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307)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307화(307/312)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마지막 제작품 (2)
다카시는 아직도 그날의 일이 악몽처럼 느껴진다.
그 일 이후…
다카시는 자취를 감추었으며, 이제 한낱 술주정뱅이가 되었을 뿐이다.
그런 다카시가 현수가 거주하고 있다는 대장간에 들어가고자 한다.
‘오늘은 술도 마시지 않았다.’
명색이 그를 만나기 전 예의를 차리는 것이다.
또 다카시는 자신 있었다.
‘그도 대장장이이기에, 나를 만나 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현수가 거주하고 있다는 대장간에 들어서려던 다카시는 당황했다.
‘무슨 사람이…?’
현은 현재 가장 유명한 인사였다.
그를 만나기 위해, 혹은 그의 현실 대장장이 작업을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몰려든 사람들이 가득했다.
또 이때를 대비해 태하가 보낸 경호원들이 그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카시는 작게 웃음 지었다.
‘그래도 나라면 바로 만날 수 있을 게다.’
다카시는 휴대폰으로 번역기를 켠 후 경호원에게 말했다.
“나는, 대장장이 일을 했었던 다카시라는 사람일세, 현을 만나고 싶군.”
그런데 웬걸?
다카시의 말에 경호원이 한숨을 푸욱, 쉬었다.
“어르신이 39번째입니다.”
“…?”
경호원이 뒤쪽에 선 일단의 무리를 가리켰다.
다카시는 당황했다.
대장장이인 척하기 위해 집에서 쓸 법한 공구용 망치를 쥔 청년이 소리친다.
“아, 나 대장장이라니까, 제작 보여 줘요!?”
심지어 자신의 손을 보여 주는 이도 있었다.
“여기 굳은살 안 보여요?”
“이건 헬스용 굳은살이잖아!”
“마, 마음의 눈으로 보면 보인다구!”
“….”
다카시가 말했다.
“아, 아니… 나는 정말로 26대째 대장장이 일을 한 일본의….”
“…저희 가문은 13세대째 무구를 만들어 온 유서 깊은 집안이란 말입니다!”
“질 수 없지, 우리 가문은 18대째입니다!”
“우, 우리 가문은 28대째예요!”
방금 외친 이의 눈치 없는 친구가 말했다.
“너희 부모님, 국밥집 하시잖아….”
“….”
“….”
경호원이 말했다.
“…집에들 가세요. 어르신도 위험하니까 한쪽에 물러나 계시고요.”
다카시는 대장장이라며 우기는 이들 무리에 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예상 못 했다….’
현의 인기가 이렇게 하늘을 찌를 줄이야!
방금 전, 국밥집 한다는 청년이 말했다.
“헤헤, 어르신도 현의 광팬이신가 봐요. 히야, 어르신들도 좋아하는 명장 현!”
다카시는 현의 팬클럽에 껴서 당혹함을 감출 수 없었으며 제발 말 걸지 않기를 바랐으며 어이가 없기도 했다.
국밥집을 28대째 한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이것도 인연인데, 저희 국밥집 가실래요?”
다카시는 돌아 버릴 지경이었다.
*
*
*
대장간.
‘도대체 뭐가 문제지?’
현수는 근래 들어 알 수 없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건 자신의 제작 실력이 퇴보하는 듯한 느낌이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오랜 대장장이 일을 했던 현수의 직감이 그리 말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이유를 콕 집을 수 없다는 것에 있었다.
더불어 근래에 대장간 안에서 제작한 것들.
[레어 등급입니다.] [레어 등급입니다.] [일반 등급입니다.] [일반…]그것들 상당수가 처참한 결과를 보여 주고 있었다.
분명히, 지금의 현수에게 어떠한 문제가 있었다.
‘처음엔 왕이 되겠다는 압박감 때문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다.
그랬기에 현수는 필요로 했다.
그가 기사에서 봤던 내용을 떠올렸다.
-이세진 대표의 말에 따르면 대장장이 부문에 네 명 이상의 대장장이들의 자문을 구했으며…
-대장장이 스미스가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현수가 실제 대장장이임을 밝히고 얼마 안 되어 뜬 기사다.
기사에는 네 명 이상의 대장장이들의 자문을 구했다고 전해진다.
스미스.
다카시.
그 외는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지금 나 자신을 보지 못한다.’
사람은 때론 스스로의 문제점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실력 있는 대장장이들이라면 다르다.’
남들이 보기엔 쉬운 문제일 수도 있는 바.
하여 진짜 대장장이들이 자신에게 접근해 주길 바랐다.
그들이 자신을 굳이 적대할 필요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 누군가의 실마리도 잡히지 않는다.
그러던 때, 리셀이 왔다.
“현수, 네 인기가 대단하긴 한가 보더라. 대장장이 사칭자들도 더 늘었어.”
“그래?”
또 가장 큰 문제는 대장장이라고 사칭하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
그 때문에 진짜를 가리는 것도 어려웠다.
그렇다고 그들 모두를 만나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일본인 어르신도 계시다던데? 아주 다국적 스타야.”
“일본 노인?”
현수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어, 너한테 제작 의뢰할 게 있다던데. 이름이 다… 다….”
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현수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설마…!?’
“다나카?”
“…다나카면 옛날에 일본인 흉내 내던 한국인 아냐?”
“…아, 맞네.”
리셀이 손가락을 퉁겼다.
“아, 맞아. 다나카가 아니라 다카시였어!”
“그분 지금, 어딨어?”
다카시가 어떠한 인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현수다.
리셀의 말을 듣고 곧바로 로그아웃한 현수가 밖으로 나왔다.
최근, 현수는 거주지를 옮겨 대장간에 딸려 있는 방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현수가 밖으로 나오자 무수히 많은 팬들이 보였다.
현수가 서둘러 경호원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혹시 여기 있던 다카시라는 노인 어디 갔습니까?”
“예…? 노인이요? 아, 그 26대째 대장장이를 하고 있다던….”
경호원의 말을 듣자 확신이 생겼다.
“예, 어디 갔죠!?”
현수는 평소와 다르게 꽤 흥분한 모습이었다.
“아, 그분….”
그에 잠시 생각하던 경호원이 말했다.
“국밥 드시러 가셨는데요?”
“…갑자기요?”
갑자기 웬 국밥이지?
다카시.
그는 감탄했다.
‘진짜 28대째 국밥집을 하고 있었다니!’
청년의 넉살에 반끌려오다시피 했던 다카시!
그는 28대째 국밥집을 해 온 집안의 순대국밥 맛에 감격했다.
그 뽀얀 국물이 어찌나 진하던지!
심지어 한국의 깍두기라는 음식은 아주 환상적이었다.
근래 들어, 아니 자신의 생에서 먹어 본 음식 중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던 맛!
방금 먹었는데 또 먹고 싶어질 지경이다.
“또 봬요, 어르신.”
“잘 먹고 가네.”
넉살 좋았던 청년과 헤어진 다카시.
그가 막 문을 열고 나오자 자신이 찾던 인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정중히 고개를 숙여 보였다.
“일본의 명장, 다카시 어른을 뵙습니다.”
‘만난 적이 있던가?’
물론 이름은 들어 봤을지라도 얼굴을 아는 듯 그는 행동했다.
하지만 다카시에게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제작 의뢰를 하고 싶은 게 있어 찾아왔네.”
두 사람이 인근에 위치한 조용한 카페로 이동했다.
마주 앉은 현수는 궁금했다.
명장 다카시의 제작 의뢰라니?
곧 따뜻한 차 두 잔이 나왔다.
“왜 나를 그런 슬픈 눈으로 보는 겐가?”
“…죄송합니다.”
현수는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명장 다카시의 제작 의뢰.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다카시는 자신의 아버지나 자신보다 더 뛰어난 명장이었던 자다.
그러나 그 일 이후.
“내 손이 보기 흉한가?”
그는 괴로움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오른손을 대장장이용 망치로 내리찍었다.
현수는 그의 슬픔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당시 범인은 일본에서 도검을 구매할 자격 조건을 충족했던 꽤 유명했던 ‘무사’였다.
그 무사는 마약을 투약한 의심이 드러나며 몰락하였다.
문제는 그다음에 벌어졌다.
지끈-
현수는 숨이 막히는 것만 같았다.
그 무사는, 이 앞에 앉은 노인.
다카시가 제작한 ‘가장 뛰어난 일본도’로 사람이 가장 많은 오사카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많은 이들을 살해했다.
그 후, 반쯤 미쳐 버린 그 작자가 연행되며 행했던 인터뷰 내용이 세상을 충격에 빠트렸다.
‘명장이라더니, 진짜였어. 한 번만 휘둘러도 얼마나 잘 썰리던지! 크하하학!’
이후, 다카시는 자신의 모든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고 자신의 대장간을 스스로 불태웠다.
26대를 이어 온 대장간은 그렇게 잿더미가 되었다.
욱씬-
또.
그의 ‘손자’가 그가 만든 일본도에 살해당했다.
하지만 그가 어떠한 이유로 제작 의뢰를 필요로 하는지는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명확한 이유를 밝혀 주십시오.”
현수는 사실 거절하고 싶은 의사가 더 강했다.
다카시는 지금 위험한 인물이다.
모든 것을 다 잃었기에 위험했다.
또 가장 이해 안 되는 것도 있었다.
“지금의 어르신께서 어째서 무언가의 제작 의뢰를 필요로 하시는지 알 수 없습니다. 납득할 수 없다면, 절대 제작해 드릴 수 없습니다.”
스스로 모든 것을 버리고 사라졌던 노인.
또 더 이상 제작하지 않겠노라 한 노인이다.
스스로가 다짐한 것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자신을 찾아온 것이 분명했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현수는 궁금했으며 다카시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겐 아들이 있었네. 아들은 나와 다르게, 대장장이 가업을 잇기 싫어했지, 하여 쫓아냈어. 그런 어느 날 청첩장이 왔더군. 나는 가지 않았네.”
노인은 무미건조한 눈으로 찻잔을 매만졌다.
“그런 어느 날, 아들과 며느리가 한날한시에 교통사고로 하늘로 갔고 정신을 차려 보니 내가 한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있더군. 허허.”
“지 애비와 달랐어, 대장장이 일을 좋아했고 사랑했네.”
그런데.
“어느 날, 손자와 함께 이소노카미신궁에 갔네.”
현수의 눈이 흔들렸다.
‘이소노카미신궁이라면…?’
노인이 고개를 주억였다.
“맞네, 그곳엔 진짜 백제의 칠지도가 전시되어 있었지.”
지금 국립박물관에 있는 칠지도는 재현품에 불과하다.
진짜 칠지도는 일본의 이소노카미신궁에 있다.
“손자는 칠지도를 보고 기뻐하며 물었네, 어째서 한국의 칠지도가 이곳에 있는 것인지, 정녕 선물받은 것인지, 아니면 빼앗은 것인지.”
어떤 것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노인이 웃었다.
“내가 내 손주를 참 잘 키웠더군. 그때 내 손자가 자신의 꿈이라며 말하였다네.”
현수는 귀 기울였다.
손자의 그 꿈이 무엇인지.
“아오이는 말했네, 빼앗은 것인지 선물받은 것인지 모르나 우리는 역사적으로 분명히 한국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또 백제의 칠지도가 일본에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의 증명일 것이라고 말이야. 어른보다 나았던 아이지.”
현수는 다카시가 훌륭한 어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나라의 잘못을 부정하는 것보다 그를 인정하고 아이를 가르쳤던 것.
또 소년, 아오이는 너무도 밝고 올바르게 자라던 아이였기에 가슴 아팠다.
“아오이는 꿈이 생겼다고 했네.”
“….”
현수는 그 꿈을 들었으며, 다카시는 그날이 선명한 듯 아오이의 얼굴을 떠올린다.
‘할아버지! 전 나중에 할아버지처럼,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칼을 만들 거예요!’
다카시는 물었다고 한다.
왜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칼을 제작하고 싶은 것인지.
곧 다카시가 흐릿하게 웃었다.
“…녀석은 자신이 제작한 가장 뛰어난 칼로 보답하고 싶었던 거네.”
현수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가 하는 말의 의미를 그제야 깨달았다.
수백 년 전 백제의 칠지도는 일본으로 넘어갔다.
“백제의 칠지도를 내 손자 아오이의 방식으로 돌려주겠네. 일본 최고의 칼을 한국에 기증하겠어.”
모든 것을 잃은 명장의 마지막 제작품은, 가장 해맑았던 아이의 꿈을 품고 있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현수의 눈은 흔들리고 있었다.
사실상 다카시가 세상에 내놓을 마지막 제작품.
그 이유가 너무도 멋졌기 때문이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아 있었다.
“제게 무엇을 의뢰하고 싶으신 거죠?”
“한국에서는 그것을 ‘사시미’라고 부르더군.”
노인이 한국에 기증하고자 하는 것.
현재 일본의 칼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칼.
바로 사카이 회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