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319)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320화(320/435)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진짜 검이란 (8)
현수는 이제껏 여러 것들을 모방하여 많은 아티팩트들을 만들어 왔다.
티르빙이나 혹은 벤에게 쥐여 준 삼지창, 또는 궁니르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것들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유명한 것을 표방한 ‘모작’에 불과함을.
물론 이것들이 결코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결국 진짜를 뛰어넘을 수 없으며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
문득 아버지의 말이 스친다.
‘지금은 이렇게 모방하여 만들어도 괜찮다. 나중에는 이 모방한 것들을 발판으로 진짜 너의 제작품을 만들 수 있는 날이 올 거다. 그때, 너는 또 한 번 특별한 대장장이로 성장할 것이란다.’
당시의 현수는 듣기만 해도 행복했다.
그 누군가가 만들어 낸 것을 따라 하는 것도 아니고.
그 누군가의 사상이 깃든 검을 만드는 것도 아니며.
그 무엇도 흉내 내는 것이 아닌, 오직 나의 독창적인 제작품.
아버지는 언젠간 그러한 것을 만들 수 있을 거라 하셨으며, 지금 자신은 그 앞에 있었으니까.
[네 번째 초월이 쓰여집니다.]물론 제작법과 제작은 엄연히 달랐다.
제작법은 최소 제작 가능 등급과 최대 제작 가능 등급을 보여 준다.
반대로 제작은, 해당 제작의 최선만을 보여 주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뛰어난 제작법을 가졌다 하여도 최소 등급 제작이 될 수 있는 것.
‘초월의 제작법이 쓰여졌다지만 전설 등급 아티팩트 정도와 비슷한 값어치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낮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현수가 조만간 만인을 위한 검을 만들 수 있다는 암시가 되어 주기도 한다.
또 이러한 뛰어난 것을 만들어 냈을 때 얻는 보상은 고작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도 있다.
‘또다시 강해진다……!’
초월 아티팩트를 빚을 때마다 현수는 정말이지 많이 강해졌었다.
모든 스텟이 비상식적으로 올랐으며, 최초로 해낸 것에 대한 보상 자체가 어마어마했음이다.
곧 기대했던 알림이 들려온다.
[모든 스텟……]그런 현수의 표정이 처참히 일그러졌다.
[정정됩니다.]‘정정이라고……?’
그러다 퀘스트의 내용 중 일부가 떠올랐다.
퀘스트 설명에는 이렇게 서술되어 있었다.
‘???의 왕이 당신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제작법을 완성하여, 그를 만족시켜라. 단 완성된 그 어떤 것도 실제로 그에게 줄 수 없으며, 당신 역시 그 안에서 그 무엇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이 힘을 통해 이뤄진 그 모든 것은 그와의 만남이 끝난 순간 소멸되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랬다.
이 안에서 얻는 그 어떤 것도 그와의 만남이 끝난 순간 소멸되어 사라진다는 제약이 있었다.
즉, 이 안에서의 업적 중 그 무엇도 얻을 수 없는 거다.
월드 메시지도, 네 번째 초월 등급을 빚은 것에 대한 스텟 상승도, 칭호도.
‘왜…… 왜!!!!’
왜, 나는 이토록 운이 없단 말인가!?
문득 소설, 운수 좋은 날이 생각난다.
어쩐지 오늘따라 운이 좋더라니!
자신을 노리는 이들도 많다는 것도 알았지만 필요로 할지도 모르는 ‘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까!
심지어 그가 만리새마저 보내 자신과 만나 보고자 했으니까!
‘또!’
모두를 위한다는 마음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운수 좋게 알아내었으며, 그로 인해 새로운 성장의 길을 엿보게 되었다.
‘어쩐지, 오늘은, 운수가, 좋더라니!!!!!’
현수는 엉엉 울고 싶어졌다.
운수가 좋으면 뭐 하는가!?
마지막에 최악의 악운(惡運)이 발동해 버리는데!
또 그 말은 이 만인의 제작법도 결국 소멸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거기에 이어진 상황에 현수의 얼굴이 허탈함에 물들었다.
‘젠장…….’
물음표의 왕이 들어서고 있었다.
현수가 스스로를 더 밉게 만드는 것은 그의 몸 전체가 모자이크가 낀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해당 퀘스트는 제작법 의뢰 퀘스트입니다.] [그는, 제작법을 볼 권한이 있습니다.]현수가 주기 싫어도 그는 이 제작법을 강제로 열람할 수 있는 거다.
“왜 말 안 했습니까?”
“……몰라서 묻는 건가?”
아무튼, 그의 손에 저절로 쥐여진 제작법을 보며 현수는 망연자실했다.
자신은 그의 진짜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이렇게 남 좋은 일만 시켜 주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된 거다.
하지만 현수의 생각과는 달랐다.
애초에 이 퀘스트의 본질은 베일에 감춰진 자를 만족시키는 거였다.
사내는 사실 서둘러 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먼 옛날, 그가 어렸던 시절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특별한 자들만이 남들은 해내지 못한 일에 다가선단다.’
그랬기에 다급히 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하여 다급하게 열람해 봤다.
(만인)
등급: 노멀~초월
공격력: 178~1,213
제작제한: 명장(名匠)
제작재료: 최상급 철광석, 혹은 오리하르콘
특수능력:
·모든 스텟 최대 76% 상승.
·모든 검술 스킬 최대 8레벨까지 상승.
·소드 마스터리 최대 최상급 소드 마스터리까지 상승.
·노멀 등급 검을 제작해도 초월까지 상승할 수 있음.
·착용 제한이 존재하지 않음.
·액티브 스킬 칼의 신화.
·액티브 스킬 신검.
·패시브 스킬 처음부터 끝까지.
·패시브 스킬 고작 한 자루로.
·패시브 스킬 만인의 검.
설명: 대장장이의 신 현이 빚어낸, 초월 등급까지 만들어질 수 있는 첫 번째 제작법이다.
그는 당황스러웠다.
혹시나 했지만, 진짜였다.
‘진짜 신이란 이름이 부족하지 않았던 건가?’
현수, 그는 신이다!
그는, 신이라더군!
소문이란 부풀려지기 마련이었다.
한데, 들려왔던 이야기가 진짜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더 의아한 것도 있었다.
“에휴, X펄.”
“?”
시대를 초월할 정도의 제작법을 만들어 놓고도 저런 표정이라니?
이 검의 제작법은 정말 이름처럼 ‘만인’이다.
‘약자가 쥔다면 그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이름을 날리기 시작할 것이고.’
‘강자가 쥔다면 그는 더 높은 길을 엿보게 될 것이며.’
‘왕이 쥔다면 새로운 세상을 열 발판이 되게 해 줄 거다.’
신은 위대함을 내려, 어떠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자인 바.
이 제작법은 그에 걸맞다.
물론, 한낱 제작법에 불과하다.
최소 제작 가능 등급이 ‘노멀’이기에 노멀 등급으로 나올 수도 있었다.
허나 최대 등급이 초월이라는 것 자체는 비상식적인 것이 사실이었다.
“궁금한 것이 있다.”
“뭐요?”
“…….”
그는 지금 기분이 안 좋은 것인지 퉁명스럽기 그지없다.
“어떻게 이런 제작법을 만든 거지?”
자신은 그저 환도의 제작법으로 확인하고자 했었다.
퉁명스러운 표정이었던 사내의 표정이 변한다.
“이 제작법을 그리며 이런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가 작게 웃었다.
“모두의 사랑을 받는 제작법을 그리고 싶다. 라고요.”
“…….”
그것에서 느껴지는 진심과 그것에서 느껴지는 힘에 사내는 놀랍기 그지없었다.
명장이기에 높은 자들만 생각해야 맞는 자가, 만인을 생각하니, 이 검의 이름은 실로 적절하다.
또 지금, 부드러운 웃음을 그리며 그에 대해 읊어 나가니, 그의 모습 진짜 모두를 위하는 명장…….
“그럼 뭐 해, 어차피 못 가져가는데.”
입이 대쭉 나온 그를 보고 이해했다.
‘그래서였구나.’
이곳은 결국 꿈속.
이뤄졌던 것은 한낱 꿈에 불과하게 되는 곳이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틀린 것이었다.
사내가 손을 휘젓는 순간.
세상이 변했다.
*
*
*
[꿈속에서 벗어납니다.] [이야기의 왕이 잠시나마 꿈이 아닌 현실로 당신을 이끕니다.]화아아아악-!
앞의 사내가 손을 젓는 순간, 현수는 놀랐다.
하얗기만 하던 공간이, 한 바닷가로 그와 자신을 안내했기 때문이다.
비록 여전히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리고.
[히든 퀘스트: 제작법 완료.] [모든 스텟 2를 획득합니다.] [보상이 극대화됩니다.] [이야기의 왕이 권한을 발휘합니다.] [만인의 제작법은 소멸되지 않습니다.] [이야기의 왕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이야기의 왕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띠링!
[이야기의 왕은 당신을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상태가 변화됩니다.] [이야기의 왕은 당신을 우군으로 두고 싶어 합니다.]‘……뭐라고?’
현수는 강하고 든든한 우군을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달라지고 있었다.
자신뿐 아니라 그도 자신의 우군이 되고 싶어 한다.
무엇 때문에?
‘……만인의 제작법 때문이다.’
하나의 제작법이 그의 생각을 송두리째 흔든다.
“모두의 사랑을 받을 제작법을 그리는 자라면, 믿을 수 있겠지.”
현수가 그가 악인인지, 선인인지 몰라 그의 정체를 필요로 했던 것처럼.
그 역시 현이란 사람이 어떤 자인지 알고자 했음이다.
“이건 자네의 것일세.”
그가 현수의 손에 만인의 제작법을 다시 쥐여 줬다.
나아가, 비록 모든 스텟 상승, 칭호, 월드 메시지 등 일반적인 보상을 얻지 못하였음이 사실이다.
허나, 이 순간 더 값진 것들이 그에게 쥐여진다.
그가 내보이지 않았던 자신의 무기를 꺼내 든다.
그를 본 현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쌍룡검!!!!?’
부서지고, 문양이 많이 지워져 있으나 저건 분명한 쌍룡검이었다.
‘도대체 이 왕은 정체가 뭐지?’
이야기의 왕이라는 사실을 현수는 아직 몰라서다.
허나 저 쌍룡검을 통해 이 순간 현수의 몸에 전율이 쫙, 일었다.
‘저 쌍룡검은, 시스템이 이러이러했을 것이다로 만든 것인가?’
아니, 아니다.
현수는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다.
비록 쌍룡검은 처참한 몰골이었으나 부드럽게 이어진 곡선과 완벽한 제작 방식은 진짜가 분명했다.
본래 현실에서 쌍룡검은 100여 년 전 사라진 검.
‘……누군가 그 쌍룡검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그 누군가가 ㈜푸름에 알려 준 것이다.’
㈜푸름은 대장장이 자문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또 상당한 아티팩트들을 세계 박물관 등을 이용해 본땄다.
‘……어딘가에 진짜 쌍룡검을 가진 사람이 있으며, 저 쌍룡검은 진짜라는 사실이다.’
이것이 놀라운 보상인 이유.
‘나는, 저것을 통해 부족한 것을 배워 더 뛰어난 쌍룡검을 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
만져 보고 싶다.
저것을 뜯어보고 싶었다.
가짜 아닌 진짜를 만져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
“이 검을 수리해 줬으면 한다.”
현수가 쾌재했다.
그러나.
“곧 그대는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게 될 거다.”
그것이 지금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다시 이곳에 왔을 때 이 쌍룡검을 수리해 줄 수 있는가?”
“……승낙합니다.”
보이지 않는 모자이크 너머, 그의 웃음이 보이는 것 같았다.
또, 그는 말했다.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점을, 사과한다. 이것은, 사과의 선물이다.”
그것은 오래되고 낡은 반지였다.
[이야기 왕의 반지를 획득합니다.]“……딱 한 번, 나의 도움이 필요할 때 사용하면, 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수는 잠시 생각했다.
지금 수리를 맡기는 것도 아닌데, 그는 너무 친절했다.
그러나 합당하기도 했다.
‘지금 나보다, 그가 나를 더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수는 시야가 흐릿해지는 걸 느꼈다.
“……이곳으로 오는 길을 나는 안내할 수 없다. 이것을 해내야만 하는 것은 너의 일이다.”
시스템적 제약이었다.
여러 제약들이 복잡하게 설키고 얽혀, 그는 길 안내를 해 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흐릿해지는 시야 속에서 현수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자각했다.
‘잠깐만, 쌍룡검의 주인이라면……?’
자신이 아는 쌍룡검의 주인은 한 명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면 모자이크 너머 보이는 커다란 키와 서적에서 보았던 내용이 일치한다.
‘……그는 185cm를 넘는 장신이다.’
또 덧붙여진 내용.
‘그는 호랑이를 연상케 하는 범의 얼굴을 가졌다.’
“…….”
현수의 가슴이 뜨거워진다.
비록 이것은 게임 속이나, 내가 알던, 내가 위했던, 내가 궁금해했던 자가 눈앞에 있었다.
또 그는…….
“누구보다 먼저 당도해 주게, 그 반지를 준 이유는 그것에 있음이니.”
자신을 누구보다 필요로 하고 있었으며.
“그 검이 수리되어야만, 나는 이 바다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니.”
그는 지금 자신에게 말하고 있었다.
역사적 그날처럼 그는 싸울 것이며, 현수는 그의 옆에서 함께 싸우게 될 것이다.
현수의 가슴이 뭉클해진다.
또 흐릿해지는 정신이나마, 힘껏 그에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다음엔…… 더 공손히 뵙겠습니다. 장군님.’
어쩌면 그의 이름은 자신이 아는 그 이름과 다를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알 수 있었다.
㈜푸름은 자신이 아는 그분을 본따 저자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이제부터 그에게 실수하지 말아야겠다.
그를 겸허한 마음으로 맞이할 것이며 예의를 차리고자 했음이다.
곧 완전히 정신이 끊어지려는 순간.
“……왜 만리새가 돌아오지 않는 거지?”
‘……만리새? 아까 그 새? 아직 안 돌아왔나?’
현수는 진심으로 안타까워졌다.
‘저런…… 우리 장군님의 만리새가 무슨 일이 생겼나……?’
현수는 몰랐다.
앞으론 그를 위하겠다는 마음을 품은 그가, 하필이면 만리새를 납치해 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