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321)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321화(322/435)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진짜 검이란 (9)
한 사내가 즐투브를 통해 한국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있다.
화면 속에선 박물관 직원이 카메라에 인터뷰하고 있었다.
-국립박물관에서 사랑받는 것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
-본래는 명장 현이 복원한 용광검, 재현한 칠지도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제작자의 제작품 역시 각광받고 있죠.
리포터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현(現)의 제작품이 아닌 다른 이의 제작품이 각광받다니요? 놀라운 이야기인데요?
-그 제작자가 일본의 명장이라고 불렸던 다카시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카이 회칼을 한국 국립박물관에 기증했죠.
-회칼은 일본도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제작품 중 하나…….
-명장 다카시는 이를 제작하고 기부하였으며, 이는 백제의 칠지도를 얻은 일본의 답례품이라는 뜻이 담겨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있죠.
눈을 가늘게 뜬 사내가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그건 절대 다카시가 만든 회칼이 아니다.”
일반인의 안목으로 보지 못할 것을, 그는 보고 있었다.
모든 예술가들, 무언가를 만드는 이들에겐 습관이 존재한다.
또 그 차이는 너무도 미묘한 것이었다.
“현이 만든 것이다, 한데 제작법은 다카시의 것을 따왔다라…….”
곧 리포터가 말한다.
-명장 다카시는 10여 년 전 있었던 오사카 일본도 칼부림 사건으로……
-현재 다카시의 행방은 오리무중인 것으로 밝혀져……
‘다카시를 건드리지 않았던 건 그가 더 이상 제작을 하지 않을 거란 확신 때문이었건만……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를 보고 사내는 알 수 있었다.
현과 다카시가 가까이 있다는 걸.
‘현은 더 이상 성장하기 힘들었어야 하건만……’
아무리 뛰어난 축구 선수라도 코치, 감독이 없다면 안주하고 나아가지 못하기 마련인 것처럼.
허나, 다카시는 달랐다.
20대 이상을 내려져 온 명문 가문의 사내.
또 한 경지에서 최고에 오른 노인은 엄청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너는 왕이 되어선 안 된다. 그 자리는 내 것이니.’
그 역시 왕이 되고자 하는 이 중 한 명이었다.
또 무섭게 느껴졌다.
다카시를 얻은 현의 성장은 감히 자신도 상상할 수 없을 테니까.
그는 곧 휴대폰을 꺼내 텔레그톡에 접속했다.
텔레그톡은 기록과 추적이 불가능한 특수한 앱이었던 바.
그가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 내용 중 핵심은 이것이었다.
-한국에 사카이 회칼 기증 후, 죄책감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다.
한편.
텔레그톡으로 해당 의뢰를 받은 이민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려서부터 UFC나 주짓수, 유도 등 무수히 많은 운동을 배워 온 그다.
하지만 선수로서 살아갈 실력은 되지 못했다.
평범하게 경호업체 직원 같은 걸로 연명할 수 있던 그였으나 성깔머리가 워낙 더러워 할 수 있는 건 잡심부름, 사람 때려 주는 일, 떼인 돈 받아 주는 일밖에 없었다.
그런 그는 곧 내용을 보고 어이없어했다.
‘때가 어느 땐데……’
곧, 의뢰금을 본 그가 당황했다.
[15억.]“……?”
말이 달라진다.
또 합리적인 이유라며 갖다 붙인다.
‘스스로 죽을 만한 노인네잖아?’
의심을 사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심지어 일본인이며, 가족은 없다고 하고 커다란 죄책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하니.
의심할 사람도 없고, 부검할 이유도 없다!
그의 얼굴 사진을 확보한 그가 경상북도 경주시에 도착했다.
*
*
*
“이야기의 왕이라고?”
카벨은 꿈속에서 있었던 일을 들을 수 있었다.
또 사내가 끝에선 이야기의 왕이라는 사실을 드러냈음도.
카벨은 이제 정보꾼으로서의 길을 버리고 아수라의 길을 걷지만, 여전히 그 어떤 이들보다 많은 정보를 가진 인물이었다.
또 아틀라스의 성장이 복덩이를 지킬 수 있는 길임을 알기에, 여전히 여러 정보들을 수집하는 중이었다.
“이야기의 왕이라는 것은 나 역시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야기’와 관련된 대륙이 개척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
㈜푸름은 새로운 것을 풀어낼 때 과하게 풀지 않는다.
어떠한 연관성 있는 존재들을 이용해 조금씩 소문을 낸다.
“낚시 중에 해일에 쓸려 갔던 한 어부가 새로운 대륙에 잠깐 흘러 들어갔었고, 다시 눈을 떴을 땐 본래의 대륙으로 돌아와 있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지.”
기연에 의해 해당 대륙에 들어간 존재도 결국 제약에 걸려 오랜 시간 머물지 못한 거다.
“이런 식으로 하나둘씩 그곳에 대한 정보가 풀리기 시작하는 거지. 또 가장 핵심은 이야기의 왕이, 너를 필요로 한다는 건 곧 가속화되어 정보가 풀리게 될 거라는 사실이겠지, 그래서 너는 그와 어느 정도의 연을 쌓고 왔지?”
“나와 우군이 되고 싶으시다던데…… 크, 짜릿하더라, 장군님께서 나를 필요로 하시다니.”
“……우군이?”
그 말을 들은 카벨은 놀랐다.
네 번째 왕은 베일에 감춰졌으며 어쩌면 다른 왕들보다 더 특별하고 강할지도 모르는 존재다.
또 그렇기에 가장 가까워지기 힘든 존재다.
“도대체 뭘 만들었기에…….”
곧 현수가 만인 제작법을 건넸다.
그를 본 카벨의 눈이 흔들렸다.
‘……성장하고 있군.’
카벨은 감탄했다.
현수의 아티팩트 상당수는 어떠한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좋게 말하면 이야기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모방에 가까웠다.
한데, 이젠 달랐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작법으로나마 ‘초월’을 빚어낸 것이다.
또 ‘사인검’이 모든 백성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국태민안의 검인 것처럼.
‘만인은, 모두를 위한 검이다.’
이 또한 너무도 숭고한 검이며, 카벨이 보았을 때 결코 사인검에 담긴 뜻에 뒤처지지 않음이다.
‘스스로가, 역사에 기록될 업적을 만들고 있다.’
카벨은 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나는 네가 올라오는 게 무섭다.’
원래 사람이란 게 그렇다.
본래 더 뛰어났던 자가 누군가에게 붙잡히려고 하면 두려워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감정보다 기쁜 게 더 컸다.
‘네 덕분에 나는, 더 정진할 수 있을 것 같다.’
최소한 현수와 카벨은 선의의 경쟁자였으니까.
“장군님께서 꼭 내가 먼저 당도해야 할 거라고 하시던데, 이건 이유가 뭐야?”
“……제약이 걸려 있는 거다. 아무리 전능한 NPC라고 할지라도 오픈되지 않았을 때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하니까. 하여 NPC들은 무작정 퍼 줄 수 없다. 이를 가능케 하는 방법은 딱 하나다.”
현수가 카벨의 말에 귀 기울였다.
“유저가 그 길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 아니면 유저가 가진 힘에 의거해 알게 되는 것. 그것 말곤 없기 때문에 네가 먼저 그를 찾았으면 하는 거다.”
“내가 먼저라…….”
씰룩씰룩-
현수의 벌렁거리는 콧구멍과 기쁨을 감출 수 없는 웃음이 보인다.
“내가 장군님께 그토록 필요한 존재라는 거겠지?”
“그럴 거다.”
카벨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다 잠깐 생각해 봤다.
‘이야기 관련한 대륙이 오픈되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될 터다.’
어쩌면 모든 대륙이 그곳으로 배를 출정시킬 수도 있다.
새로운 것의 등장은, 약탈과 침략, 전쟁을 통해 얻을 것이 많아지니까.
또 이걸 ㈜푸름은 알고 있었을 거다.
카벨은 상상해 봤다.
‘이야기는 ㈜푸름의 예상처럼 흘러갈 거다. 그럼 현수가 거북선의 제작자가 되는 건가?’
물론 이것까지 ㈜푸름이 예상한 내용은 아닐 터다.
허나, 그것이 꽤 신빙성 있다고 생각하다가 카벨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역시, 충무공의 이야기를 사랑했다.
‘아니, 현수는 그때 거북선을 제작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야기의 왕은, ‘왕이다.’
실제 그의 ‘직책’과 어울리지 않았다.
하여 그는 현수에게 부탁할 수도 있다.
바다를 지켜 달라고.
카벨은 상상했다.
수천 척의 약탈하려는 배와 좌수사(左水使)의 모습으로 쌍룡검을 허리춤에 차고 바다를 지키는 현수의 모습을.
‘……’
그날, 그는 전 대륙과 싸우게 될지도 모른다.
‘……재밌겠군.’
카벨은 상상만 해도 즐거웠다. 그리고 깨닫는다.
어느새 현수 역시 자신에게 굉장히 소중해지고 있었음을.
“흐아암, 역시 난 전생에 거북선에 탔던 게 분명해. 아마 노라도 열심히 젓지 않았을까? 그러게, 너도 전생에 같이 탔어야지.”
물론 한 번씩 푼수 같은 소리를 하는 현수다.
“잠을 못 자서 자고 올게.”
현수가 로그아웃한 후, 카벨도 로그아웃했다.
그의 본명은 강윤찬.
근래 유일한 친구인 현수의 대장간 근처에 머물고 있었으며 한 번씩 경호원들을 체크하기도 했다.
“오늘은 별다른 일 없었나?”
“예, 현수 님 관련해서는 딱히 없었습니다.”
“현수 관련해서는? 그럼 다른 것 관련해서는 있었나?”
“예, 어떤 사람이 일본인 노인을 근처에서 본 적 없냐고 묻던데요?”
“……?”
다카시의 존재는 경호원들도 모른다.
또 이곳에 외국인 관광객들 상당수도 현을 보기 위해 온다.
하지만 이건 이야기가 다르다.
일본인 노인을 콕 집는다는 것.
‘다카시 어르신을 노린다?’
곧 윤찬이 그곳으로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큰일이군……!’
윤찬, 그가 아둔하게도 다카시 쪽에는 경호원을 붙이지 않아서인가?
애초에 그곳엔 경호원을 붙일 필요가 없었다.
윤찬은, 다카시나 길드원, 혹은 현수의 주변 인물들의 최소한의 정보만은 수집한다.
이유는, 다른 길드의 첩자.
현수를 노리는 자들.
그 외 복덩이를 노리는 자들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중 처음 다카시를 국밥집에 데려갔던 현수의 팬클럽 일원이자 손자의 정체도 확인하게 되었다.
그의 정체는 꽤 놀라운 것이었다.
그렇다. 윤찬이 큰일이라고 생각한 이유.
‘만약 다카시의 생명을 위협한다면……’
그가 상대방을 패죽일지도 몰라서였다.
*
*
*
딸랑-
“할망구, 내일 봐.”
이민우가 퇴근하는 다카시를 바라봤다.
그는 28대째 일품국밥 안에 들어가 식사하며 다카시란 인물에 대해 확인한 바 있다.
그는 소문과 달랐다.
‘……내가 확인한 기사들 같은 것을 보면 괴로워 견디지 못할 게 분명해 보였는데……’
다카시는 생기 잃은 눈빛이 아니었다.
국밥을 나르며 한 번씩 실수를 하면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기도 했고, 깍두기를 담으며 ‘이제 누구보다 빠르게 담지 않습니까? 허허.’라며 웃기도 했다.
또 한 번씩 다른 이들에게 ‘일본에 꼭 체인점’을 낼 거라고 웃기도 했다.
이제 60대의 나이.
그가 왜 한 분야에서 최고에 올랐던 인물인지 여실히 깨닫게 해 줬다.
하나의 삶이 지었음에도, 그는 국밥 따위라고 생각지 않고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갔다.
‘그런데 나는……’
허나 반성도 잠시다.
애초에 이민우는 쓰레기 중에 쓰레기였다.
15억이면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고, 저 노인처럼 열심히 살 필요도 없었다.
‘또 너무 쉬운 일이지 않은가?’
힘없는 60대 노인이다.
그는 품속에 준비해 놓은 마취제가 가득 발린 손수건을 꺼냈다.
‘주변도 너무 좋다.’
국밥집 인근은 사실상 시골에 가까워 가로등도 많이 없는 곳이었다.
‘즉 CCTV가 없다는 뜻.’
그렇게 손수건을 꺼내고 슬그머니 다가가던 이민우가 당황했다.
텁-!
어떠한 손이 자신의 입을 막고 질질 끌고 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를 내동댕이친 사내.
경상북도 경주시의 자랑.
10년 전, ‘할머니의 국밥을 좋아해요!’라고 인터뷰하며 씨름계 천하장사에 올랐던 이.
또 현수의 팬클럽 회원이자 닉네임 ‘현수님템좀요’이자 이태호였다.
그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카벨 님 말을 듣고, 2040년대에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게 말이 되나 싶었는데.”
다카시가 이곳에서 일한 지 고작 한 달이 되어 간다.
처음 이곳에서 일을 시켜 달라고 했을 땐 난감했다.
하지만 너무도 열심히 하는 모습에 할머니도, 자신도 마음을 완전히 열었다.
‘뭐 이렇게 커?’
이태호는 과거보다 살이 빠졌지만 여전히 운동을 열심히 하는 바.
이민우는 당황해서 품에서 서둘러 나이프를 꺼냈다.
“이 X새끼가, 내가 종합 격투기 몇 단인 줄…….”
홱!
“헉!”
이민우가 당황했다.
둔하게 생긴 그가 빛처럼 나이프를 낚아채더니 스스로의 팔뚝을 슥, 그은 거다.
“이제 정당방위다.”
그랬다.
‘CCTV가 없다는 건……’
자신에게도 불리했던 것이었다!
또 운동선수 출신인 이태호의 깡다구는 잡범 이민우 따위가 비할 수 없던 것!
콰아아아앙-!
퍽퍽, 쾅, 콰직, 쿠웅-!
“억, 크허억, 카학! 컥! 사, 살려…….”
이민우는 정말이지 딱 죽기 전까지 맞았다.
“자, 자모해써요…… 사려주세요…….”
반죽어 가면서 이민우는 생각했다.
‘나는 바보였나…… 왜 하필 현의 주변 사람을……’
어떻게 고작 노친네 한 명 주변에 이런 경호원이 있단 말인가?
똑똑한 현이 모든 상황을 예상하고 배치해 놓은 게 분명하다!
그는 그렇게 착각하고 있었다.
그 곁에 정말 똑똑한 카벨이란 인물이 있음을 모르던 그의 실책이다.
‘다시는 현을 건드리지 않겠어……!’
하지만 그의 생각은 틀린 것이었다.
이미 현상수배 중이었던 그는, 살인미수 혐의가 추가되어 징역 20년을 선고받게 되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