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331)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332화(332/435)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명예의 탑 (10)
쿠르르르르르-!
가슴이 달아오르는 현수처럼 용광로가 타오른다.
쉬이이익-
산소가 연소되는 소리.
따닥따닥-
불이 타오르며 들려오는 소리.
또.
‘후끈후끈함.’
남들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할, 공간 전체를 50도 이상으로 채우는 고열.
고작 23살.
‘나는 어리다.’
하지만 이 안에서 살아왔던 시간만은 어리지 않음을 직시한다.
광물 자에를 집어넣자 검은 연기가 꿀럭인다.
그 꿀럭이는 검은 연기를 보자마자 예측한다.
[탄소량이 낮아집니다.]타오르는 소리, 녹는 모습만 보고도 알아챈다는 것.
현수란 대장장이가 장인(匠人)에 이르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제껏 쌓인 경험으로 ‘철광석’을 집어넣는다.
[탄소량이 올라갑니다.] [가장 적절한 탄소량입니다.]장인은, 명장과는 그 뜻이 조금 다르다 할 수 있다.
명장이 그 분야 최고의 권위자라는 느낌을 준다면, 장인은 꽤 오랜 시간 그 일에 몰두한 이를 뜻하게 한다.
흘러내리는 쇳물을 장인의 눈으로 보며.
식어 버린 광물을 명장의 손으로 제련한다.
[손상도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깨끗하게 제련된 그것을 다시 뜨겁게 달구며, 머릿속의 생각을 구체화한다.
‘오늘은 다르다.’
앞으론, 제작법을 만들어서 수정과 보완, 노력을 동반시키겠다고 했었다.
그럼에도 다르게 하는 이유.
아버지의 말이 작용한다.
‘한 달을 고안한다고 최고의 제작품이 나오는 건 아니란다. 여러 가지의 것들이 쌓여 온 어떠한 이들은 찰나의 발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며 그 무언가를 창작하고 만들 때 알게 된단다.’
‘오늘 특별한 무언가가 나올 것이다.’
현수가 작게 웃는다.
오늘, 굉장한 것이 나올 것이다.
이것은 감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쌓이고 쌓인 자의 감은 명작을 탄생시키는 법이다.
고작 20초 동안 현수는 멈췄다.
그러나 20분 이상을 생각한 것처럼 빠져들게 한다.
[무아지경(無我地境)에 빠져듭니다.]본래 무아지경은 전투와 연관된 칭호다.
허나 스텟을 올려 주는 것과 별개로 비상식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 20초의 비상식적 몰입감 속.
머릿속의 수백 개의 여러 과정들이 얽히고설켜 결론을 도출한다.
‘프람베르그.’
물결치는 모양새의 검이다.
프람베르그는 굉장히 잔인한 무기이다.
그 물결치는 모양새는 적을 벤다가 아니라 ‘찢는다.’의 느낌을 준다.
그러나 잊지 말자.
‘이것은 내가 생각하는 마검의 진짜 모습일 것이다.’
수백 개의 여러 과정들 틈에서 찾아낸 도안법.
그리고 그 도안법의 퍼즐이 그리지 않았음에도 ‘머릿속에서’ 맞춰진다.
프람베르그를 본따지만 그와 다른 검이 될 거다.
프람베르그의 단점은 사실상 적을 벨 수 없는 것.
일반 장검의 단점은 프람베그르처럼 악마의 검이 될 수 없다는 것.
‘……피를 머금은 장검이 프람베르그처럼 된다면?’
두 가지 이점이 모두 갖춰진다.
따아앙-!
가히 완벽한 상상이다.
따아아아앙-!
따아아아아앙-!
그리고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현수의 실력 성장은 무구가 아니라 ‘아티팩트의 관조’에도 생겼다는 것이다.
아티팩트는 엄연히 현실 속 무구와 다르며, 대장장이들이 꿈꾸던 상상을 이뤄 줄 수 있었다.
불을 내뿜는 마검!
모든 것을 얼리는 창!
하늘을 꿰뚫는 활!
500일 이상의 플레이를 한 유저의 발상과 장인의 안목, 명장의 손놀림을 가진 현수가 폭주한다.
“우오오오오오!”
너무 몰입하고 흥분하여 저절로 튀어나오는 소리!
따아아아앙-!
그리고 때론 하나의 장검이 될 수 있게 때론 하나의 프람베르그가 될 수 있게!
따아아앙-!
쌍룡검이 몇 척의 거대한 대도라는 독창성을 가진 것처럼.
따아아아앙-!
사인검이 호랑이의 기운을 불어 넣어 모든 악귀를 물리친다는 사념이 깃든 것처럼.
따아아아아앙-!
한 줄기 뻗은 검날에 여러 개의 가지를 붙여 비롯된 백제의 칠지도처럼.
따아아아아앙-!
이 시대엔 이 시대의 대장장이가 존재하며, 지금 유일하게 그를 제작할 수 있는 이는 그밖에 없었음이다.
‘현실적 불가능함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물결치는 모양새의 칼날을 수십 개로 쪼개어 붙인다.’
피를 머금은 그것에 ‘철컥’이는 소리가 나는 순간 평범하게 보이던 그것이 수십 개의 물결을 일으킨다.
그러나 수십 개의 칼날을 만드는 것, 이어 붙이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
일반 대장장이라면 짧게만 주어진 시간 동안, 그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수가 완벽한 재료들에 하나가 추가된다.
[극한의 정신력을 발휘합니다.] [의지 1을 획득합니다.]그것은 바로 의지.
어떤 유저도 갖지 못한 전설 스텟의 힘이다.
의지란 개수가 많을수록 덜 지치게 한다.
덜 지치게 한다는 건 최상의 컨디션으로 제작에 임할 수 있게 하며, 현재 현수의 의지 스텟양은 수백 개가 되었다.
이것 역시 현수가 쌓아 온 것이다.
그가 쌓아 온 여섯 개의 완벽한 재료가 완벽한 육위일체를 이룬다.
따아아앙-!
따아아아앙-!
따아아아앙-!
수십 개의 작은 칼날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만들어 가며 지치지 않는다.
반대로 힘이 빠지려 할 때마다.
[극한의 정신력을 발휘합니다.]그가 쌓음으로써 만들어진 칭호와 의지 스텟이 그를 뒷받침한다.
비로소, 귀에 들려오는 모든 소리가 차단되고 현수가 시간 흐름을 인지조차 못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허나 그와 다르게 이를 듣는 이들이 있었다.
*
*
*
따아아아앙-!
따아아아아앙-!
따아아아아앙-!
스크린에서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거세고 강한 망치질 소리.
러시아 지부장이 신음한다.
-벌써 이틀하고도 반나절이 흘렀습니다.
게임 안에서의 이틀에 불과하고 현실에서는 열 시간을 넘는다.
당분간 집에 가지 못해, 따분하게 스크린 앞에만 앉아 있을 거라 여겼던 지부장들이다.
허나 아니었다.
앞에 시켜 놓은 도시락을 먹다가 그들 모두가 멈춰 현수를 보고 있었다.
몸에서 흠뻑 흐르는 땀이 몇 지부장들을 신음시킨다.
-어떻게…….
그러나 그 땀과 대조되는 진심으로 즐거워 보이는 미소에 어떠한 이는 그처럼 웃는다.
-대단하군요.
또 어떠한 이. 이세진은 현수는 듣지 못하고 있으나 간만에 들려오는 알림을 본다.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초창기, 유저 현수로 인해 자주 들린 알림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유저 현수의 레벨이 높아짐으로써 이 알림은 사라지게 되었다.
한데, 멈췄던 성장이 재개되기 시작했음을 알리듯 다시 이 알림은 들려오고 있었다.
이세진 대표는 놀라웠다.
만으로 고작 22세의 나이.
설화의 대단했던 것들을 누구보다 훌륭하게 빚어낼 줄 알았던 청년이다.
그러나 ‘청년’은 계속 성장하고 나아간다를 알려 주듯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4인의 장인 중 한 명인 다카시를 만남으로써 이루어지는 일.
이는 그가 성장의 끝에 도달함을 알리나?
아니다.
‘그가 앞으로 걸어야 할 길 중 하나에 불과하고, 첫 번째에 불과함이다.’
그리고 이세진은 은연중에 느껴 가고 있었다.
‘저것은 이 시대의 쌍룡검이다.’
그 시대에 어떠한 명장이 충무공에게 나라를 지켜 달라는 마음을 담아 제작하여 선물하고 역사로 새겨진 것처럼.
그리고 다시 사람들이 밥을 먹지 못했음을 자각하고 식어 버린 도시락에 손을 대려던 때.
따아아아앙-!
경쾌한 단조와 함께 퍼지는 소리가 그 자리 이들 중 몇몇을 자리에서 일어나게 한다.
[유저 현수가 진짜 대장장이 신으로서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뭐……?
-이, 이럴 수가?
-지금은 제2의 장이 열렸을 뿐인데?
아직은 어떠한 유저에게 들려선 안 될 알림이다.
자리에서 일어난 이 중 한 사람으로 이세진도 있었다.
세진의 가슴이 뜨겁게 달궈진다.
꽉 쥔 주먹에서 과거 현수가 ‘대장장이 신’이 되려던 때 들었던 여러 우려들이 스친다.
‘저 어린 청년이요?’
‘신이라니, 가당키나 합니까.’
‘그가 유일한 수작업 대장장이인 것은 맞으나 몇 안 되는 신 클래스를 고작 21살짜리가 게임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가지다니.’
‘이거만 한 밸런스 붕괴가 어딨겠습니까?’
그러나 앞의 청년은 증명하고 있었다.
이 아레스란 땅에서 정말 누군가 신이 되어야 한다면, ‘그’여야 할 거라는 걸.
또 그를 믿어 왔으나 본인조차 의심했던 세진이 이제야 확신을 갖는다.
‘역시 틀리지 않았다, 유저 현수 당신만이 가능하다.’
언젠간 이뤄질 최초의 신화.
그 첫걸음을 내딛는 현수를 이세진도 느낀다.
현수가 지금 감에 의해 ‘대단한 검’이 나올 것을 아는 것처럼, 이세진도 대단한 검이 나올 것을 느끼고 있었음이다.
그 감 속에서 완전한 끝을 향해 달리는 현수를 바라보던 세진은 이어진 ‘마지막 재료’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가 흔들리는 눈으로 스크린을 눈에 담는다.
[대장장이의 혼이 발동됩니다.]마지막 재료.
그를 보며 넋 나간 표정을 짓던 세진이 홀린 듯 그것을 바라보다 궁금해진다.
그 궁금증은.
‘쌍룡검과 사인검. 이 검들의 장점은 이름조차 멋지다는 것에 있다.’
그렇다면 저 검의 이름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이것은 굉장히 중요했다.
그리고 한 지부장이 설마 하는 우려로 말했다.
-현의 열다섯 번째 검 같은 이름이 나오면 어쩌죠?
-…….
-…….
-…….
-…….
모두, 아니길 바라며 스크린에 집중한다.
*
*
*
하나의 견고한 검신에 수십 개의 물결치는 작은 칼날을 붙이는 작업에 열중한다.
또 그저 물결치는 것이 아니었다.
이는 결국 ‘아티팩트’ 제작이었다.
그것을 잊지 않으며 이런 발상을 했다.
‘수십 개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도 멋지나 어떠한 순간 수십 개의 칼날이 적들을 향해 터져 나가듯 날아가게 하는 것.’
‘또 이는 무한한 재생을 가능하게 하는 그라우트의 피라는 점을 이용, 이 피는 나를 끝없이 회복시켜 줄 것이다.’
‘한 가지 더, 재생의 피에 있는 또 다른 이점. 무한하게 강해지게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니, 이것 역시 넣는다.’
하지만 본래라면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사용자를 회복시켜 주고, 또 검이 강해지며, 필요에 따라 장검화, 또 프람베그르화 되는 것은.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것들이 있었다.
첫째로 그라우트란 존재다.
‘이 검은 깃든 악마의 힘에 따라 달라지는 검이 될 것.’
두 번째론 재생의 피에 있다.
‘재생의 피는 끝없는 회복에 도움을 줄 것.’
세 번째론 자에석에 있다.
‘재생의 피는 잘못 떨어트리면 나를 삼키고 다시 그라우트를 부활시킨다. 그러나 훌륭하게 제작된 자에석이란 감옥이 그를 가둔다.’
어느새 모든 칼날을 붙인 현수가 다듬으며 제작의 끝에 다다른다.
가장 중요한 것인 재생의 피를 떨어트리고자 한다.
[재생의 피는 사용자의 피를 빨아들이려 할지 모릅니다.]퐁-
마개를 열어 그 붉은 피, 한 방울을 떨어트리려는 순간이었다.
화아아아악-
검은 기류가 뻗어 와 현수를 삼키려 했다.
그러나 검이 한발 더 빨랐다.
그 검이 검은 기류를 되레 꿀럭꿀럭 삼키기 시작했다.
그 틈에, 현수는 재생의 피를 떨어트렸다.
[그라우트가 검 속에 봉인됩니다.]마침내, 검이 완성된다.
이 검의 이름을 정해야 하는 순간임을 알았다.
머릿속에 어떠한 헛된 이름도 떠오르지 않았다.
흠뻑 젖은 채 그 검을 바라본다.
이 검이 그간 걸어온 길의 증명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현수다.
‘너무 힘들었다.’
여러 번의 계절을 겪으며 쉽지 않았다.
너무도 뜨거운 햇볕에 쓰러지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독보적인 길을 걸으며 모두가 어울리는 좋은 계절에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 슬픔의 순간도 있었다.
너무도 시린 계절에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우리는 한 번의 계절에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가 검을 들어 천천히 그를 바라본다.
이는 적들의 피를 머금은 날 흐드러지게 피어나 증명해 줄 것이다.
“만개(滿開). 이 검의 이름은 만개다.”
피의 벚꽃이 활짝 피다란 뜻.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이름이었다.
그리고.
[무아지경에서 풀려납니다.]만개(滿開)의 등급이 결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