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350)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351화(351/435)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가장 아름다운 검 (11)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셰익스피어의 어떠한 작품에서 나온 말이다.
이처럼, 현수는 그 거대한 무게를 느낀다.
그 무게란 현수를 둘러싼 거대한 적들이었다.
아직 그가 모르는 어떠한 적들.
인지하고 있는 이름만 들어도 숨 막히는 적들이 있다.
그중 가장 큰 무게는 거대한 왕 볼론드였다.
아스간 대륙엔 10대 전설이 존재했고 몇 자리는 공석이다.
넬에게 들은 말에 따르면 아직 시기가 되지 않아 등장하지 않은 볼론드의 수하들은 그 전설들에 맞먹을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그가 기르던 개, 펜리르를 죽인 게 현수였다.
하여 현수는 하루하루 숨이 막혀 왔다.
그 무게가 언제, 자신을 무너트릴지 몰랐기에…….
(봉인의 술법서)
등급: 전설
제한: 레벨 500 이상 술법사 혹은 지혜 7,000 이상
특수능력:
·뱀파이어 발론이 봉인되어 있습니다.
·봉인의 술법서 안에 가둬진 자는 죽은 후 부활할 수 있습니다.
·단 죽은 후 부활하기까지 힘이 크게 약화됩니다.
·현재 어떠한 힘으로부터 사망하여 봉인된 대상이 크게 약화된 상태입니다.
·현재 어떠한 힘으로부터 사망하여 봉인된 대상이 깨어나기까지 30일 소요됩니다.
·현재 어떠한 힘으로부터 사망하여 본래의 모습보다 훨씬 어려집니다.
·술법서 안에 강대한 존재가 봉인되어 있음으로써 더 이상 누군가를 봉인할 수 없습니다.
설명: 아베오가 탄생시킨, 전설에 이르는 존재조차도 봉인시킬 수 있는 술법서입니다.
(아베오의 술법 제조서)
등급: 유니크
제한: 레벨 500 이상 술법사 혹은 지혜 10,000이 상
특수능력:
·아베오가 만들었던 모든 술법서 제작법이 적혀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지 않아 아무나 제조할 수 없습니다.
·정말이지 다양한 술법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설명: 아베오. 서왕의 나라에서 그가 그림자를 이끌 수 있었던 방법은 뛰어난 술법사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전설에 오르지 못했었으나 그의 술법 제조서는 전설을 넘보기 직전이었습니다.
현수는, 스스로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알고 있다.
‘개인의 강함?’
그 역시 사실이다.
압도적인 무위를 가진 자.
고야드 함락전에서 누구도 쉬이 베지 못한 혈귀대를 베었을 때처럼 압도할 수 있게 해 주니까.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주변’이었다.
지금의 아틀라스.
룩시우, 벨라, 현의 대장간 길드원들.
그 외 다수의 강자들이 없었더라면 이루지 못했다.
무게?
견디긴커녕, 이미 현수는 왕관의 무게에 압사당했을 거다.
하물며 검황 볼론드의 베일에 감춰진 수하들.
업데이트와 함께 등장할지도 모르는 그들과 싸워 줄, 더 많은 강자들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때.
‘개쩐다…….’
봉인의 술법서는, 왕관의 무게를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한다.
발론이라는 뱀파이어.
그가 했던 마지막 말.
이제까지의 현수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 보았을 때 그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
현수는 그의 눈빛에서 이렇게 느꼈다.
‘차라리 이치보다 그대와 함께하는 게 낫겠군.’
애초에 발론이란 존재, 원치 않았으나 술법서에 갇힌 것이다.
또 그가 동굴에 있던 이유.
현수의 경험에서 미루어 볼 때.
‘어떠한 이야기의 시작을 알린다.’
그는 과거처럼 어리숙하지 않았다.
열등감을 느껴 신나 떠들어 대던 아베오에게, 그는 여러 가지의 정보를 취합했으니까.
발론이란 자가 뱀파이어의 왕국에서 영토를 이끌던 작위를 가진 인물이었다는 점.
최초로 등장한 뱀파이어라는 존재가 마계의 잡종이었고, 인간보다는 상위종이라는 점.
‘그 이야기들이 이루어졌을 때, 그를 진짜 얻을지도 모른다는 것도 있다.’
뱀파이어 발론, 솔직히 말하면 바빌론이 있어서 이렇게 쉬이 이길 수 있던 존재다.
패왕의 세트에 쌍룡검 조합으로 싸웠을 때.
솔직히 말하면 현수는 승리를 점칠 수 없었다.
하물며 그는 룩시우와 비견되어 보이기도 했던 자라는 거다.
그리고 영토를 이끌었던 것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
그것은 일전에 이세진이 하였던 생각 중 하나.
“내 백성이 인간일 필요는 없던 거였어……!”
거대한 한 걸음이다.
왜?
‘다른 영주들은 알지 못할 테니까. 또 안다 해도 인정하지 않을 테니까.’
현실에서의 인간은 가장 위대한 종이다.
게임에서는 아님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들이 많을 터.
이 순간 그를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현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다.
그러다……
‘……예? 지혜 7천 이상이요? 심지어 술법 제조서는 1만 이상이요?’
현수는 당황했다.
‘유저 중에 지혜 스텟 7천 올린 애가 있긴 해?’
물론 몰빵하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허나 아레스란 게임의 순리상 몰빵 자체가 불가능했다.
지혜는 1만인데, 다른 스텟들은 5인 것.
걸어다니는 개복치와 다를 바 없다.
한 대 툭 치면 죽는.
‘이거 애초에 사용이 불가능…….’
그러다 현수는 그런 인물을 떠올렸다.
“……현자 아르테!”
현재 아카데미 교장을 맡고 있는 인물.
현자라 불리며 모든 지혜의 정점인 자.
근래 나이가 들어 기침을 자주 하는 자이다.
어쩌면 현수가 떠올린 개복치와도 비슷하나 그는 전설이었다.
‘그에게 술법서를 익히게 하고 여러 술법서들을 만든다면? 또 뱀파이어 발론을 깨워, 그의 이야기를 진행한다면…….’
아틀라스는 한 번 더 성장한다.
생각을 마친 현수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품에 안긴 공주가 다친 데는 없는지 확인하곤 안도했다.
바로 그때.
“……자네.”
인기척이 들려왔다.
*
*
*
공주가 사라졌다.
잠을 청하던 북왕이 번쩍 깨기 충분한 일이다.
그 소행은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림자들이라고……?”
그들이 누구인지 알았다.
전쟁 중인 서왕의 수하들.
발이 너무 빨라 도무지 쫓을 수 없는 자들이었다.
북왕의 가슴이 찢어지는 순간이었다.
빠득-!
평화?
그런 것은 없다.
납치된 공주는 죽었을 거다. 그러나 왕이었기에 침착하고자 하였다.
단지, 이를 일궈낸 그들에게 총공격을 가하고자 함이다.
“……대장장이가 공주를 끌어안고 싸우고 있습니다!”
“……!?”
북왕은 놀랐다.
아직, 공주가 이곳에 있다는 것이 먼저.
다음으론 고작 대장장이가 그들과 싸우고 있다는 것에.
그러나 들려온 이야기에 불과했기에 이미 그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그런데, 신하들과 함께 당도한 그는 볼 수 있었다.
피가 낭자한 대장간의 주변.
“까르르!”
웃으며 대장장이에게 손을 뻗는 공주와.
천으로 공주를 감싸 품에 안은 채, 그를 내려다보며 작게 웃는 대장장이가 있었다.
평소, 전설의 주댕이. 연극을 잘하던 자.
거짓된 것으로 보상을 극대화시키던 현수의 작위적인 행동인가?
아니다.
덧없이 맑게 웃는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어른의 당연한 면모였음이다.
그 당연함 속에서.
“……자네.”
[돌발 퀘스트: 뱀파이어 발론 완료] [북왕에게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북왕의 나라의 영웅으로 기록됩니다.]새로운 보상들이 빗발치려 하고 있었다.
현재 현수는 북왕의 나라에서 어떤 존재인가?
정확히 말하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북왕은 그를 강자라 믿고 전쟁 종결을 위해 소환했으나 대장장이에 불과했다.
또 어떤 것도 아직 해낸 것이 없기에 사실 북왕은 의뢰자, 그는 의뢰를 받은 인물에 불과했음이다.
그러나 그림자를 죽이고 공주를 안고 웃던 한 대장장이의 그 모습은 많은 이들이 보았다.
또 공주란, 멋모르는 백성들에게도 보배와 같은 존재였음이다.
[북왕의 백성들이 당신의 무용담을 듣습니다.] [공주를 안고 웃던 당신의 모습이 전역에 퍼집니다.] [백성들과의 친밀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그들은 은인에게 무언가를 판매하거나 할 시 원값만 받을 것입니다.] [명성 1,000을 획득합니다.]이런 경우 보통 할인만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원값만 받는다는 건 실로 놀라운 일이다.
본래 모든 것에는 인건비와 유통비가 들어가기 마련이다.
한데, 그것이 사라진다면 현수는 이곳에서 무엇을 구매해도 이득이 되는 것이다.
물론 무한정으로 그 특혜를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이로써 현수는 한 가지는 알게 되었다.
[북왕과의 친밀도가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자신이 북왕에게 어떠한 은혜를 입혔다는 것이 첫 번째.
또 그 두 번째는.
‘왕관의 무게가 지탱되기 시작한다는 것……!’
바라드가 친우의 가호를 내렸던 것처럼.
카셀 영지의 영주가 만인이 보는 앞에서 ‘은인’이라 했던 것처럼.
거대한 무게를 지탱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공주를 품에 안은 북왕이 조심스레 침대에 눕혔다.
그는 방금 전의 일을 떠올렸다.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피칠갑된 대장장이는 공주를 안고 웃었고, 천진난만한 공주는 죽을 뻔한 상황에서 활짝 웃었다.
그처럼 아름다웠던 공주의 미소, 처음 보는 것이었음이다.
“…….”
그가 발걸음을 옮긴다.
오직 북왕만이 들어갈 수 있는 장소.
비밀스러운 그 장소에 입장한 북왕이 그 광물을 바라본다.
인화석과는 비교되지 않는 그 광물이 상자에 담겨 있었다.
그 이름은 북왕석.
결심을 내린 그가 발걸음을 옮겼다.
*
*
*
검황 볼론드가 이끄는 파리온 제국.
파리온 제국 이들은, 어떠한 존재를 찾고 있다.
‘가장 밝은 달’이라 불리는 특별한 존재였다.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날 태어난다고 알려진 이러한 생명체는 전설들에 버금가는 힘을 가졌다고 알려진다.
그러나 개기일식 이후, 파리온 제국은 그를 찾아낼 수 없었다.
특별해서?
아니다.
그들이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을 몰라서였다.
“흉측해 죽겠군, 썩 꺼져!”
“…….”
아무도 몰랐다.
가장 밝은 달이 뒷골목의 길거리 고양이며, 검은 고양이로 태어났다는 걸.
그는 태어나자마자 불길하단 소리를 들어온 존재였다.
하여 모든 이들에게 멸시받고 학대받으며 살아왔다.
그래도 그는 스스로가 특별함은 알고 있었다.
단지, 자신을 경멸하는 자들 따위를 위해 힘을 발하고 싶지 않아서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았다.
차디찬 냉기가 퍼지는 골목길.
쓰레기통 음식을 주워 먹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 그는 쓰레기통 한편에 웅크리고 잠을 청했다.
그는 어째서 자신만이 이토록 검은 고양이로 태어났는지 원망스러웠다.
그렇게 추위에 빠져 잠들 때.
“마앙……!”
정말 이쁜 고양이야……!
“뀨우!”
심부름을 아주 잘하겠어!
“꼬꼬.”
막내닷!
“……?”
가장 밝은 달은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눈을 떴을 땐 하얀 털의 코가 촉촉한 강아지와 뼈만 있는 아기새 모습의 존재와.
또 불에 타오르는 한 마리 새가 있었다.
“캬아아악!”
상처받은 고양이는 털을 곤두세웠다.
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예쁘다니?
“캬악!”
그럴 리가 없어!
그러나 하얀 강아지가 고개를 저었다.
“망, 망망!”
무슨 소리야, 이렇게 이쁜걸? 확인시켜 줄 수 있어, 우리와 함께 가지 않을래?
“…….”
가장 밝은 달은 주변을 둘러봤다.
함께 가지 않겠냐고?
이들을 어떻게 믿고?
그러나 그는 느꼈다.
“…….”
앞의 강아지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기운을.
그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어디를 가도 이곳보다는 나을 것이리라.
그리고 곧, 펼치진 것.
화아아아아아악-!
그것은 천공을 가르는 자신이었다.
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꼬꼬의 등 뒤에서 고양이가 만끽한다.
또.
“냐아앙……!”
“뀨우!”
날아갈 뻔하자, 듬직한 둘째 뀨뀨가 그를 잡아 줬다.
그들은 강가에 도착했다.
“캬아악!”
목욕은 싫어!
하지만 그들은 예뻐지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세 존재가 으쌰으쌰, 강가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씻기는 모습.
퍽 귀여운 모습이었다.
아무튼 목욕을 마친 고양이에게 강아지가 말했다.
“망!”
봐 봐!
조심스레 강가로 걸어가 자신의 모습을 본 고양이는 놀랐다.
“…….”
한쪽 눈은 붉은색, 또 한쪽 눈은 노란색을 가진 검은 고양이.
그는 자신이 이토록 예쁘고 아름다운지 몰랐었다.
“……냐앙.”
학대받고 길거리에서 무시받던 고양이가 울었다.
“망…….”
“뀨우.”
“꼬오…….”
세 존재가 다가와 그를 꼭 끌어안아 주었다.
“냐아앙…… 냐아앙…… 냐아아앙……!”
처음으로 느껴 보는 누군가의 온기에 고양이는 슬피 울었다.
훗날.
그는 자신의 주인이라는 자와 만나기 전 두려워했었다.
그가 길거리의 사람들처럼 자신을 경멸하지 않을까 해서다.
그러나 현수라는 이름의 그가 활짝 웃었다.
“……이렇게 예쁜 고양이는 처음인데?”
“…….”
“네 이름은 이제부터 예쁨이야.”
복덩이 어셈블의 첫 번째 멤버이자, 가장 밝은 달…….
아니, 우리들의 예쁨이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