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44)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44화(44/312)
현(現)의 가치 (3)
칼의 말을 기다리는 현수가 마른침을 삼켰다.
‘라마스의 종 수리 퀘스트는 본래 3만 골드는 받기로 되어 있었어.’
그 과정과 결과만 본다면 15만 골드는 족히 받아도 될 정도였다.
칼이 작성해 온 양피지를 흩었다.
“자네의 종은 유니크 아티팩트이지, 광범위 적용 아티팩트라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어, 그러나 유니크보단 좋아도 전설보단 못할 수밖에 없네.”
현수는 수긍했다.
“아무리 좋다 한들 그 효과는 전설급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우리가 측정한 금액은 25만 골드일세.”
“2, 25만 골드요……?”
25만 골드라는 금액이 현수를 경악하게 한다.
한화로 2억 5천. 어지간한 사람들은 평생 모아야 모을 수 있을 법한 돈이었다.
“자네는 우리 카셀 영지의 은인일세, 본래라면 18만 골드가 적당했을 걸세, 그렇지만 영주님께서 힘 좀 쓰셨지.”
[250,000골드를 획득합니다.]진짜였다. 현수는 자신의 인벤토리에 들어온 어마어마한 돈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칼이 다른 것도 내밀었다.
“이건 죽음의 영주를 죽이고 얻은 골드와 보상들을 판매한 값이네.”
[78,000골드를 획득합니다.]“…….”
현수는 그가 호의로 내민 골드를 보며 고마움을 감출 수 없었다.
“카셀 영지의 은인이여, 진심으로 고마움의 인사를 전하네.”
[칼과의 친밀도는 이미 MAX입니다.]그가 정식으로 고개를 숙여 보였다. 곧 고개를 든 그가 멋쩍게 웃었다.
“언제라도 다시 카셀 영지에 방문해 주시게나.”
“……챙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광물 이야기를 영주님께 했더니 직접 하사하시겠다 말씀하셨네.”
끝으로 칼이 나섰다.
그가 나서고 현수는 마음이 급했다.
‘이 돈이면 이제 아버지의 대장간을 찾을 수 있어……!’
총328,000골드가량이었다. 나머지 금액은 자신이 가진 돈으로 충당하면 된다.
똑똑-
아직 남은 게 있었다. 얼마 후 넬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현수는 라마스의 종을 뛰어넘는 종을 제작한 자신의 가치가 궁금했다.
그랬기에 자신의 가치를 측정해 보라는 말을 넬에게 했다.
그녀는 단도직입적이었다.
“당신의 가치에 대해 측정을 끝냈어요, 우리 황금방패 길드에서는 당신에게 연 계약금 12억 원을 제시합니다.”
“…….”
크다. 너무도 큰 액수다.
일반 사람은 평생을 모아도 만져 볼 수 없는 돈이었다.
“당연히 황금방패 길드에서 무한하게 지급되는 재료로 제작을 하시면 되고 제작 시 정산 비율 역시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드립니다. 비율은 7: 3이에요.”
현수는 느껴졌다.
넬이 얼마나 자신을 가지고 싶어 하는지. 얼마나 목말라하는지 느껴지고 있다.
그리고 넬은 사실상 업계 최고 금액을 승인해 온 거다.
넬이라는 인물이 황금방패 길드에서 가진 신뢰에 의해 만들 수 있던 금액이다.
실제로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부를 수 있는 이는 없을 터.
넬은 욕망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곧 현수가 답을 내렸다.
“……거절하겠습니다. 제안은 감사합니다.”
“…….”
넬은 대답하지 않았다.
현수의 정중한 제안 속에서 넬은 사실 붙잡거나 하지 못했다.
그는 영리한 유저였다.
‘알고 있어…….’
고작 12억에 불과하다는 것을.
국내 10위권 내에 드는 하이랭커들은 1년에 백억 이상을 벌어들이기도 한다.
그만큼 레벨 높거나 특별한 유저들의 값어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
고작 12억.
그리고 이 자리에서 현수는 한 가지 사실을 결정지었다. 눈치 빠르고 영리한 넬이 웃었다.
“보통 이 정도 금액을 거절하면 다 이유가 있죠.”
그래, 이유가 있었고 그것을 넬은 알고 있었다.
“본인의 대장간을 차리실 생각이시군요.”
“……맞습니다.”
그래, 현수는 대장간을 차릴 거다. 현의 대장간. 그것이 곧 길드화 될 것이다.
“다시 제안하셔도 이제 흔들리지 않습니다. 처음엔 아주 작게 시작하겠죠. 하지만 사람들이 모일 거라 믿습니다.”
넬은 대답하지 않았다.
곧 작게 목례한 현수가 밖으로 나서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때 넬이 말했다.
“그 대장간을 차렸을 때.”
현수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는 황금방패 길드를 탈퇴할 생각입니다.”
현수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활짝 웃는 그녀가 그를 마주 보며 말했다.
“……당신의 첫 번째 길드원이 되고 싶습니다.”
뒷말은 삼켰다.
자신이 꽤 유능한 사람이라는 말은.
“물심양면으로 당신을 가장 위로 올리겠습니다.”
황금방패라는 초라한 길드를 성장시켰던 것처럼.
“최고의 대장장이라고 불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에 현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
“환영합니다. 넬 님.”
넬이 그 손을 힘껏 잡았다.
***
현수는 넬과 헤어진 후 곧바로 로그아웃했다.
목표했던 금액에 도달한 순간 마음이 급해졌다.
‘아버지의 대장간…… 아직 공사 시작 안 했으려나……?’
강혁수는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다시 제 값에 팔아 주겠다고 했다.
전화를 걸자 다행히도 받으셨다. 또 묻지 않았음에도 말씀하셨다.
-내일 건설사와 계약서를 작성할 예정일세.
늦지 않았다.
현수는 카페에서 그와 만나기로 하고 곧장 달려갔다.
달리면서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게 있었다.
혁수는 엄밀히 따지면 남이었다. 어째서 자신에게 이런 호의를 베푸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더불어 자신이 아버지의 대장간을 되찾을 수 있는 돈을 마련했다며 호들갑 떠는 성격도 아니었다.
천천히 그에게 그 이유를 듣고 싶었다.
물론 그에 대한 의심도 있다.
그 정도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신을 어떠한 것으로 묶지 않을까 하는 의심.
그와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에게 첫 번째 이유를 들었다. 그 이유는 현수가 봐도 진심이 느껴졌다.
또 그 눈빛은 강직했다. 그 강직한 눈이 알려 줬다.
최소한 그는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그저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
“자네가 살길 바랐네.”
죽고 싶었다.
모든 것이 무너진 순간 죽고 싶다는 생각 밖에 할 수 없었다.
“죽지 않고 살길 바랐네, 그 순간에 하나쯤의 목표는 있어야 하니까. 그 목표를 위해 나아가야 하니까. 그거라도 있어야 살아갈 테니까. 헌데, 지금 자네 눈빛을 보니 알겠네.”
그 말이 혁수에 대한 완전한 믿음을 주었다.
그리고 그때 죽고 싶다는 생각과는 전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젠…….’
누구보다 살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렸다. 그에게 환전해 온 돈이 들어 있는 통장을 내밀었다.
확인한 혁수가 놀랐고 현수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살겠습니다…… 남들보다 최선을 다해, 남들보다 특별하게. 남들보다 더 멋지게 살겠습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혁수에 대한 보답이었음을 의심치 않았다.
혁수는 웃었다.
“하, 하하하, 하하하하하하!”
한참이나 자신을 보며 웃던 혁수가 말했다.
“잘했네, 잘했어……!”
혁수는 자신의 일처럼 즐거웠다.
그가 이제 앞으로 올라갈 길이 훤히 보여 기대되는 것이다.
그리고 혁수는 그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묻지 않았다. 그가 나쁜 짓을 할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부동산 중개인을 불러 계약서를 작성했고 곧바로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현수가 그와 함께 아버지의 대장간이 있던 그곳에 갔다.
한때 자리를 지켰던 대장간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대장간은 이미 전부 타 버렸었어.’
본래 현수가 살던 집과 연결되어 있던 대장간이나 흉가와 다를 바 없게 되었었다.
“……다시 저곳에 대장간을 세우려면 얼마나 들까요?”
“6억 정도 들 것 같네. 집도 함께 지어야 하니까”
어째 돈이 계속 필요했다. 쉴 틈이 없는 거다. 하지만 이젠 자신이 생겼기에 고개를 주억였다.
“필요할 때 연락 주시게, 아는 건설사를 연결해 주겠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수는 혁수에게 뭔가 하나라도 보답하고 싶었다.
혁수가 이 땅을 매입한 이유가 투자 목적이라는 것은 안다. 그리고 혁수는 그를 이용해 많은 부를 쌓은 인물이다.
무엇을 지었든 잘되었을 거다.
그런데 그 수익을 포기하고 베푼 그에게 뭔가 해 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됐네, 나한테 이런 땅쯤이야 수백 개도 넘으니.”
그 마음을 읽은 혁수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고 그것은 사실이기도 했다.
“그래도 뭔가 해 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아레스란 게임을 아시나요?”
그 질문에 혁수의 눈에 이채가 생겼다가 사라졌다. 아주 찰나에 사라졌기에 현수는 눈치채지 못했다.
“알지, 요새 그 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있던가?”
“제가 아레스라는 게임에서 대장장이로 활동하고 있거든요.”
“오호, 그런가? 아주 딱 맞는 직업인데? 하하.”
“그래서 아티팩트라도 하나 제작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티팩트라…….”
혁수는 부동산 재벌이다. 그 역시 아레스를 즐기는 입장에서 현질을 안 했겠는가?
굉장한 템들로 무장하고 있는 그였다.
하지만 저거라도 받지 않으면 현수가 계속 마음의 짐을 덜지 못할 것 같았기에 고개를 주억였다.
“좋네, 그럼 하나 제작해 주시게.”
물론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가 원체 가진 것들이 값져야 말이지.
곧 현수가 펜과 종이를 찾았다.
“여기에 원하시는 효과와 아티팩트 종류, 레벨을 적어 주시면 만들어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효과?”
효과를 적으라는 말에 작은 웃음이 지어졌다.
“마치 맞춤정장을 지어 주겠다는 것 같군? 하하. 레벨은 적지 않겠네, 그저 적당히 좋은 것 하나 만들어 주시게.”
혁수가 건네자 현수가 그것을 품속에 고이 잘 넣었다.
“최선을 다해 만들어 보겠습니다.”
혁수가 차에 올라 사라졌고 현수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돈이 더 있어야만 해…….’
대장간을 짓고 새로운 보금자리 역시 필요했다.
‘아, 그러고 보니.’
현수가 웃음 지었다. 영주 케른이 광물을 주겠다 했던 것이 떠올랐다.
집으로 돌아가는 현수의 발걸음이 경쾌해졌다.
***
영주 케른은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은 모든 것을 내려놔 술에 취했을 때 한 대장장이가 일주일 동안 잠 한숨 자지 않고 종을 제작했다고.
자신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부복한 현수란 자는 너무 앳되었다.
이미 그의 옆자리엔 미리 준비시켜 놓은 광물이 담긴 고급스런 나무상자가 놓여 있다.
주기 전에 물었다.
“어째서 그리 최선을 다했는가. 잠 한숨 자지 않고 그리 노력하였는가.”
그에 이방인 현수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이 영지가 그것을 필요로 했으니까요.”
케른이 아는 대장장이들은 광물만 만질 줄 아는 무식한 자들이다.
평생 살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인 적 없고 전쟁터에 나가지도 않는 그들을 아낀 적 없다.
그들은 병사보다 값지지 않다.
그런 고정관념이 깨진다.
“대장간에서 같이 싸웠을 뿐입니다.”
심금을 울린다.
피 향이 짙은 전쟁터에서만의 전투가 다가 아니었음을 그가 알린다.
“그렇군.”
케른이 작게 웃었다. 물론 많은 대장장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인 적 없으나 그들이 흔히 납품하며 하는 말도 안다.
얼마를 줄 거냐.
뭘 해 줄 거냐.
레어가 되면 날 이 성에 취직시켜 줄 거냐. 그러나 달랐다.
“자네는 명장(名匠)이군.”
그리 웃으며 케른이 말했다.
“칼, 그것을 가져오게.”
생각이 바뀌었다.
칼은 그 광물에 대해 알면서 모른 척했고, 자신 역시 특별한 광물이 ‘이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댕이 그를 보낸 진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가문에 대대로 내려져 온 보물.
오래전부터 전승되어 왔으나 결국 창고에 박힌 한낱 돌덩이.
칼이 먼지 쌓인 상자를 케른에게 건넸다.
***
현수는 걸음을 옮겨 계단을 내려오는 케른을 바라봤다.
[보상이 변경됩니다.]알 수 없는 알림이 들린다.
자신의 앞에 서서 그 상자를 직접 건네는 케른이 먼지 쌓은 상자를 열어젖혔다.
“자네에게 어울리는 선물일세.”
곧 알림이 들려왔다.
[전설 속의 광물 최하급 오리하루콘을 획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