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46)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46화(46/312)
오리하루콘 애기살 (2)
대여 대장간 안에 들어온 현수는 생각했다.
‘기여도 50%를 달성해야 해.’
그러기 위해 필요한 건 뭘까? 바로 현수의 단련이었다.
현수의 단련. 대장장이인 그에게 단련은 자신이 사용할 아티팩트 제작을 뜻한다.
베컬이라는 이와 대화하며 바라드를 만날 방법을 찾아낸 현수는 그 때에 뭘 만들지 확정지었다.
그가 인벤토리에서 오리하루콘과 애기살을 꺼냈다.
오리하루콘.
녀석은 광물이라고 믿기지 않게 말도 안 될 정도로 가벼웠다.
그리고 애기살. 애기살은 파괴력이 일품이다.
하지만 화살은 소모성 아티팩트에 불과하다.
이 소모성 아티팩트에 불과한 것을 그렇지 않게 한번 만들어 볼까 한다.
‘애기살의 장점은 화살대가 짧아 강한 파괴력을 낸다는 거다.’
그런데 오리하루콘이란 녀석은 불순물을 제거하면 나무처럼 가벼울 것으로 추정된다.
불순물이 제거되기 전의 녀석만 봐도 알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광물로 만드는 오리하루콘 화살.
‘이것도 잊으면 안 돼.’
부러져선 안 되며 남에게 빼앗겨서도 안 된다.
화살은 남에게 가장 뺏기기 쉬운 무기이다. 퉁겨지는 순간 자신의 손을 벗어나니까.
그렇기 때문에 현수는 주인에게 되돌아오며 부러지지 않는 화살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상식적으론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수에겐 가능한 일이다.
[신의 맞춤제작을 시작합니다.]“부러지지 않고 주인에게 되돌아오는 화살을 만든다.”
무엇을 만들지 설정한 후 현수가 광물 제작자 칭호를 이용하여 오리하루콘의 본질을 들여다봤다.
[오리하루콘] [은과 블랙 미스릴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천 년간 땅속에 묻혀 갈수록 가벼워지고 강도가 높아졌습니다.]‘블랙 미스릴과 은이라…….’
은에 대한 제련엔 익숙했고 블랙 미스릴이라는 특별한 광물은 익숙지 않다.
그러나 미스릴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익숙하다.
‘철과 망간, 산소, 인, 규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지.’
블랙 미스릴 역시 이와 같은 법칙을 따른다면 현수에게 어렵지 않다.
현수가 용광로의 온도를 어느 정도 끌어올린 후 오리하루콘을 집어넣었다.
잠시 기다리며 생각한다.
“아레스에서 특별한 광물의 제련은 어렵고 힘들다. 무슨 의미지?”
현수가 아레스의 특별한 광물을 사용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처음엔 초보존의 미스릴.
두 번째가 바로 이 오리하루콘이었다.
현수가 듣기로 광물의 등급이 높은 경우 그 제련이나 정제 등의 난이도가 상식을 불허할 정도로 올라간다고 들었다.
그때.
[오리하루콘 제련을 시작하셨습니다.] [제련과 관련된 스킬의 효과가 50% 일시적으로 감소합니다.]현수는 눈을 끔뻑였다.
‘뭐라고……?’
스킬 효과 감소.
[자동제련에 대한 안내가 완전하지 않습니다.]완전하지 않다.
어느 정도는 제련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전부 알려 주진 않는다.
‘재밌네.’
현수는 웃어 버리고 말았다.
오리하루콘 제련을 시작하는 순간 유저들이 열광하는 시스템이 일부 꺼져 버리는 거다.
쿠르르르르-!
[경고.] [온도를 올바르게 설정해 주십시오.] [광물 오리하루콘이 쉽게 제련되지 않습니다.] [적절한 온도를 설정하지 못할 시 오리하루콘이 용광로 안에서 증발됩니다.]“와…….”
현수는 헛웃음을 지어 버리고 말았다.
증발된다는 건 재료의 소멸을 의미한다.
그것도 오리하루콘급의 재료가 소멸된다?
이처럼 대장장이들에게 두려운 말이 있을까?
저 극소량의 오리하루콘이나마 현수는 한 가지를 장담할 수 있다.
‘최소 1천만 원의 가치를 가질지 모른다.’
저 극소량의 오리하루콘 따위가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소멸된다니?
오리하루콘은 요물이다.
한낱 레벨 따위가 높아도 용기와 도전, 그리고 지식 일부가 없으면 허용하지 않겠단 거다.
지식.
350레벨 대장장이들은 자동제작을 통해 제련과 정제, 단조 등 많은 과정을 거친다.
그중 99%의 유저들은 켜 놓고 딴짓을 할 거다. 아니면 멍을 때리거나.
1%의 유저들은 아니다.
그것을 반복하며 학습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을 거다.
그러한 것에 의해 이해가 있는 사람.
시스템을 일부 꺼도 따라올 수 있는 사람만이 오로지 오리하루콘을 제련할 수 있다.
‘물론 스킬 레벨이 더 높아지면 저마저 무시할 수 있겠지.’
하지만 현재의 대장장이들 수준으로 가히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
용광로의 온도를 높인다.
적절하게 올려야 한다.
[용광로의 온도가 올라갑니다.] [용광로의 온도가 1,850도에 이릅니다.]현수의 지식 안에서 은과 미스릴을 녹일 수 있는 최고의 효율점을 찾아낸다.
어떻게 아냐고?
애초에 미스릴이란 재료는 그 구성 요소가 철과 닮아 있다. 또 은의 경우 현수가 수천 번도 더 제련해 본 재료다.
끼리리리리리-!
용광로에서 들을 수 없는 알 수 없는 소음이 퍼진다.
그러다.
[오리하루콘을 녹이기에 최적화된 온도입니다.] [어쩌면 조금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할지도 모릅니다.]솨아아아아-
흘러내리는 쇳물을 보며 현수가 희열한다.
어느새 완전히 흘러내린 오리하루콘이 다시 굳어진다.
돌무더기처럼 굳어져 버린 그 광물 안에서 이제 해야 하는 건 정제의 과정.
울퉁불퉁한 돌에서 진짜 오리하루콘을 얻어 내는 과정이다.
[오리하루콘의 손상도가 30% 이상 일어날 시 오리하루콘이 소멸됩니다.]“…….”
현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마치 게임에 존재하는 강화 시스템 같다.
아티팩트는 처음 강화는 확률이 무척 높지만 갈수록 확률이 무척 낮아지고 실패 시 아티팩트가 소멸된다.
다른 점이라면 이 녀석은 강화한 적도 없는데 다짜고짜 바로 소멸된다고 협박 중이란 거다.
하지만 괜찮다.
현수의 정제 솜씨는 그 어떤 대장장이보다 훌륭하니까.
[오리하루콘의 손상도가 최소화됩니다.] [어쩌면 조금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할지도 모릅니다.]그리고 이 맹랑한 녀석은 자신의 기준을 부합시키면 잘했다고 칭찬하듯 미약한 흑빛을 뿜어낸다.
어느새 단조의 과정을 거친다.
따아아앙-!
따아아아앙-!
정제를 끝내자 현수가 얻은 양은 정말이지 적었다.
보통의 화살촉은 손가락 하나만큼도 되지 않는다. 이 적은 양의 오리하루콘으로 아티팩트를 만든다.
현수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일이다.
그렇게 두들기다.
따아아앙-
쉬이이이이이-
[오리하루콘은 쉽게 단조되지 않습니다.] [2일 내로 단조 완성도 60% 이상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할 시 오리하루콘이 소멸됩니다.] [현재 단조 완성도 1%입니다.]현수는 20분가량을 두들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단조 완성도란 것은 1%밖에 되지 않았다.
‘시간이 촉박하다.’
하지만 급하지 않았다.
단조란 작업은 고체인 재료를 모루 위에 올린 후 망치로 두들겨 그 모양을 잡아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수는 그 누구보다 오랫동안 단조를 해 본 사람이었다.
여러 개의 주문제작이 들어왔을 때 그 납품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밤낮을 새운 적이 있을 정도다.
‘마치 날 시험하는 것 같기도 해.’
현수는 명검을 만드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건 바로 시간과 공을 충분히 들여 제작하는 것이다.
따아아아앙-!
따아아아아앙-!
현수는 단조질을 멈추지 않았다. 녀석은 일반 광물보다 훨씬 더 까다롭고 어려웠다.
아무리 두들기고 아무리 모양을 잡아 가려 해도 쉬이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불평하진 않는다.
오리하루콘은 수천 년을 땅속에서 불순물에 뒤덮여 기다려 왔고 자신은 고작 며칠 만에 녀석을 무기로 창조시키는 것이었으니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의 밤도 지새운다.
[현재 단조 완성도 91%입니다.]어느새 오리하루콘이 현수가 원하는 모양새로 갖춰졌다.
이제까지 오리하루콘은 계속 이런 알림을 토해 왔다.
[어쩌면 조금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할지도 모릅니다.]하지만 현수가 단조 작업을 끝낸 순간 그 알림은 달라져 있었다.
[오리하루콘이 최고의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화살촉은 이미 완성되었다. 현수의 지식 안에서 부러지지 않는 화살을 제작하는 방법.
질 좋은 나무로 짧은 화살대를 깎아내 만든다.
화살대는 평소에 만들던 화살대보다 더 가늘고 가볍다. 그것에 녹여져 있는 남은 오리하루콘을 화살대에 코팅했다.
현수는 식히고 코팅하고의 과정을 반복적으로 진행했다.
그다음 화살촉에 ‘현(現)’이라는 한자를 새긴 다음 화살대와 화살촉을 결합하며 마무리 지었다.
그 순간 끊임없는 제작 알림이 들려왔다.
그 알림을 듣는 현수는 희열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곧바로 실험해 보기로 했다. 새로 제작된 오리하루콘 애기살의 효과가 어떤지.
딸깍-
오리하루콘 애기살을 통아에 담은 현수가 밖으로 나섰다.
밖에는 대여 대장간 이용자들이 활과 화살을 제작 후 위력을 실험하는 과녁이 놓여 있었다.
곧 현수가 활시위를 놓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
NPC 팔콘은 대여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다.
한때 꽤 잘나갔던 대장장이였으나 그는 상급 대장장이까지 오르고 자신의 한계를 느껴 은퇴했다.
그는 아침 일찍 자신의 대여 대장간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대여 대장간에 그가 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과녁을 교체하는 일이다.
밤사이 활이나 화살을 제작한 대장장이들이 과녁에 그것을 실험해 보고 하니까.
그렇게 걸음을 옮기던 팔콘은 곧 과녁 앞에 서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한 대장장이를 볼 수 있었다.
기억난다.
엊그제 이틀간 대여 대장간 비용을 지불했던 청년이다.
사실 이틀만 대여를 했기에 의아했다.
‘이틀 동안 뭘 제대로 만들 수 있긴 한가?’
그리고 곧 팔콘은 고개를 갸웃했다.
‘저게 뭐지?’
팔콘은 대나무 속에 끼워진 화살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 특이한 것도 있었다.
‘화살이……?’
저렇게 짧을 수가 있는 건가? 더불어 팔콘의 이목을 더 크게 끄는 건 바로 그 화살의 자태였다.
화살촉과 화살대마저 흑빛으로 이루어진 화살은 영롱하게까지 보일 정도다.
‘좋을 때구나.’
한계를 느끼고 은퇴를 해 버렸던 팔콘은 팔짱을 끼고 그를 바라봤다.
‘초급 대장장이인가? 아니면 중급?’
대여 대장간을 이용하는 이방인들은 대부분 낮은 급의 대장장이들이다.
보통 수준 높은 대장장이들은 개인 대장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보다 화살을 이틀 동안이나 만든 겐가? 끌, 안타까운 일을 벌였군.’
화살이란 것의 값어치는 한없이 낮은 법이니까.
그러다 팔콘은 과녁을 바라봤다.
단 하나의 나무에만 걸려 있다.
말이 과녁이지 그저 나무에 양피지로 그려 걸어 놓은 거다.
그리고 그 나무 뒤에는 일렬로 서 있는 총 아홉 그루의 나무가 있었다.
그 순간 사내가 활시위를 놓았다.
쐐에에엑-!
“……!?”
팔짱을 끼고 있던 팔콘이 자신도 모르게 팔을 풀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날아간 화살이 과녁과 닿는 순간.
콰르르르르륵-
나무가 찢겨 나갔다. 그리고 이어 뒤쪽에 있던 나무들을 관통했다.
퍼서억, 퍼석, 퍼석, 퍼석, 퍼석-!
맹렬히 날아간 화살이 여섯 그루째 나무에 멈췄다.
‘지금 내가 뭘 본 거지?’
저 나무들은 트롤나무다. 일렬로 세워진 이유는 간혹 뛰어난 대장장이들이 만든 화살이 나무를 관통해서다.
트롤나무는 특이하게도 상처를 받으면 재생되어 복구된다.
그런데…….
끼이이이익-
쿠우우웅-
과녁이 걸려 있던 나무가 그대로 쓰러졌다.
그 충격파를 견디지 못한 거다. 더불어 재생 역시 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소모성 화살이 이런 힘을 낸다니?’
그때.
여섯 번째 나무에 박혔던 화살.
그 화살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쿠르르르-
나무에서 뽑혀 나온 화살이 그가 손을 들어 올리자 그 손에 촥, 하고 부드럽게 감겨 들어갔다.
그의 손에 쥐어진 화살을 보며 팔콘은 더 경악했다.
‘믿을 수 없어……!’
화살의 촉이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 화살대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 순간 팔콘은 고정관념이 깨졌다.
화살은 소모성이다란 관념.
그리고 끓어올랐다.
상급 대장장이에서 한계를 느낀 자신이 다시 더 높은 단계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욕망이!
‘기쁘다……!’
다시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되다니?
그보다 팔콘은 다급했다.
이런 놀라운 일을 해낸 대장장이.
그는 누구인가?
그가 다급히 그에게 다가갔다.
“자네, 정말 대단한 화살을 만들었군, 그리고 고맙네!”
“……?”
사내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고맙다니?
“자네의 화살을 보고 내가 다시 망치를 쥐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거든. 궁금하네, 자네의 이름이…… 아니, 대장장이님의 존함을 여쭈고 싶은데, 알 수 있겠습니까!?”
그에 화살대를 등 뒤에 걸은 사내가 작게 웃음 지으며 답했다.
“대장장이 현(現)입니다.”
고개를 숙여 보인 사내가 빛이 되어 스르르 흩어졌다.
이방인이 자신의 세상에 돌아가는 거다. 그리고 로그아웃하는 현수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한 대장장이가 오래도록 오늘의 일을 기억할 것입니다.] [명성 10을 획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