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4)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4화(4/312)
아직 만들고 싶다 (3)
현수의 가슴이 달아올랐다.
왜 대장장이 일을 하는 게 좋은가.
모두 같은 광석을 가지고 제작해 내도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뜨거운 화마 앞에서의 사투.
그리고 그 사투 끝에 얻는 온전한 나의 작품.
그것을 탄생시킬 때마다 현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꼈고 중독되었다.
그 일이 있은 지 3년.
‘잘할 수 있을까?’
사실 확신하진 못하겠다.
망치를 마지막으로 쥔 지가 벌써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니까.
그때 뒤에 선 렌이 말했다.
“건방진 언행과 다른 실력을 보여 준다면 내 너를 흠씬 두들겨 패 버리겠다.”
“제가 훌륭히 해낸다면 제 부탁을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렌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현수처럼 아는 척하는 이방인들이 아예 없던 건 아니다.
그럴 때마다 정작 망치를 쥐여 주면 별 희귀한 짓을 해 대곤 했다.
그러나 현수는 진심이 담긴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내게 이 대장간은 꼭 필요해.’
퀘스트는 꼭 NPC가 주어야만 발동되는 건 아니라고 들었다.
“그러지, 대신 해내지 못한다면 각오해라. 원하는 게 뭐지?”
“이 대장간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 대장간을?”
어이없는 표정을 짓던 렌이 피식 웃음 지었다.
“그러든가.”
띠링!
[퀘스트: 렌과의 내기]등급: C
제한: 렌의 제안을 받은 자.
보상: 대장간 이용.
실패시 페널티: 렌과의 친밀도 대폭 하락.
설명: 렌에게 훌륭한 검을 만들어 내어 증명하자.
렌은 이를 허락한 현수를 보며 팔짱을 끼고 그를 바라봤다.
‘어리석은 놈.’
어디에서 대장장이에 대한 잡지식을 얻어 온 것 같다.
그러나 대장장이 기술 자체는 그가 아는 것과 달리 그리 아름답지 못하다.
대장장이가 하나의 무기를 만드는 데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쉬워 보여도 굉장히 많은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시작하기 전 현수는 주변을 둘러봤다.
‘왜 초보존의 대장장이인지 알겠다.’
[초급 대장장이 렌 Lv.15]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었다.
현수는 먼저 뜨겁게 달궈진 광물을 집게로 꺼낸 후 모루 위에 올렸다.
그다음 오른손으로 쥔 망치로 매질을 시작했다.
한참을 두들기자 광물은 기다란 모양새로 변했다.
기다랗게 달아오른 광물을 말 그대로 꺾어 가격했다.
따아아아앙-!
따아아앙-!
따아아아앙-!
그리고 그 광물을 꺾어 낼 때마다 뜨거운 불똥이 튀어 올랐다.
그러한 행위를 현수는 반복했다.
1회, 2회, 4회, 8회. 계속해서.
“뭐 하는 거지?”
렌이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그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어서 하는 질문이다.
그 질문에서 현수는 말문을 잃을 뻔했다.
‘이걸 몰라……?’
이 게임의 초급 대장장이는 할 줄 아는 게 흉내 내는 정도인가?
하긴, 그러고 보면 이건 게임이다.
저런 대장장이가 실제로 있다면 밥도 못 벌어먹었겠지만 그는 15레벨의 대장장이.
“어째서 더 좋은 검을 만드시지 못했는지 아십니까?”
렌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접쇠기법을 사용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접쇠기법……?”
“접쇠기법을 통해 계속 두들기는 걸 반복하면 더 많은 불순물을 빼낼 수 있고 철은 더 단단한 강도를 가지게 됩니다.”
“……?”
렌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그를 바라봤다.
아니, 아직 렌은 그를 완전히 믿진 않았다.
그러나 현수는 계속 덧붙였다.
“만드시려는 검의 형태가 도검류에 가까웠던 걸로 보입니다. 도검류를 만들 철을 정제할 때 많이 쓰는 방법입니다.”
그렇게 말하곤 현수가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담금질을 위해 찬물에 넣어 식혔다.
치이이익-
대장간 일은 담금질과 매질의 반복이었다.
담금질을 반복할수록 철의 강도는 더 좋아진다.
시간은 어느새 몇 시간을 훌쩍 지나갔다.
그러나 현수는 시간 가는 줄 잊고 있었다.
‘재밌어…….’
자그마치 3년 만에 하는 매질과 담금질이었다.
처음엔 어색하여 잘 되지 않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갈수록 과거의 실력을 되찾아 간다.
따아아아앙-!
튀어 오르는 불의 조각들을 보며 흥분감을 감출 수 없다.
재밌다.
너무도 재밌어서 미칠 지경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
그러나 오른손이 망가져 할 수 없던 일을 다시 하게 된다는 건 이루 말할 수 없는 쾌락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렌은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이윽고 담금질과 매질을 횟수를 알 수 없을 만큼 반복한 그가 드디어 모양을 잡아 가기 시작한다.
따아아아앙-!
따아아아앙-!
따아아아아앙-!
뜨거운 용광로 앞에서 망치를 두들기는 현수의 모습을 렌이 두 눈을 떡하니 뜨고 바라봤다.
‘이, 이건 달라…….’
방금까지는 그냥 흘러가는 과정이라 생각했다.
그가 본격적인 망치질을 시작하자 생각이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현수에게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알림이 울려 대고 있었다.
[본인의 레벨에서 상식을 벗어난 대장장이 기술을 펼치고 있습니다.]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현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 스텟 얻는 게 이렇게 쉽나?’
그리고 현수에게 다른 알림도 들려왔다.
[렌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오……?’
친밀도 시스템에 대한 설명도 교관에게 들었다.
하나의 호감도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친밀도가 높아질수록 NPC가 그에게 호의적으로 변한다.
특히 친밀도가 가장 높은 지경에 이르렀을 경우엔 시장에서 10실버에 살 수 있는 걸 8실버에 살 수 있기까지 하다.
그리고 렌은 모양을 잡아 가는 현수를 계속해서 지켜봤다.
그는 현수에게 홀리기 시작한 것이다.
***
[레벨과 맞지 않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푸름의 특별유저관리팀.
화면을 모니터하고 있던 사원 이지희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무슨……?’
특별유저관리팀은 히든피스 혹은 엄청난 퀘스트, 또는 특이한 행동을 보이는 유저들을 모니터하는 팀이다.
이지희는 이런 알림은 처음 듣는 거였다.
“티, 팀장님!”
특별유저관리팀의 팀장 김태석이 서둘러 다가왔다.
“레벨과 맞지 않는 비상식적인 일……?”
김태석은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대장간 안의 현수라는 유저를 보았다.
김태석은 이 비상식적인 일이라는 알림이 뜨는 걸 요리사들에게서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대장장이는 처음이었다.
레벨 1인데 호텔 주방장이라 놀라운 칼질을 펼치는 요리사들에게서 간혹 들렸던 이 알림.
그러나 별로 신경 쓸 건 아니었다.
결국 요리라는 건 한 번 만들어지면 끝인 거였으니까.
아레스 게임 초기에 이런 알림은 꽤 흔했었고 기준점을 높임으로써 더 이상 알림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간만에 이 알림이 들려왔다.
‘뭐지……?’
모니터가 또다시 점멸하여 알림을 토해 냈다.
[1레벨의 유저가 최소 최상급 대장장이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레벨과 맞지 않는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최, 최상급이라고!?”
대장장이의 수준은 초급, 중급, 상급, 최상급, 장인, 명장으로 나뉜다.
그리고 최상급 수준의 대장장이들은 레벨이 최소 300 이상이었다.
더 재밌는 건 그 300레벨 이상의 대장장이 중 최상급 대장장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 유저는 세계적으로 다섯 명도 안 된다는 거다.
또 그런 유저들 대부분은 패시브 스킬도 보유 중이다.
그런데 저 유저는 스킬 하나 없이 최상급 수준을 발휘하고 있다.
그것도 초보존에서.
김태석은 서둘러 이지희에게 발생 이유에 대해 설명했고 곧 그녀가 혀를 내둘렀다.
“요새 대장장이라는 게 현실에 존재하긴 해요?”
“몇 명쯤은 남았다고 알고 있긴 한데…….”
너무 놀라운 일인지라 김태석도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봤다.
그러다 이지희는 궁금한 것이 생겼다.
“레벨이 낮은데 실력이 뛰어나면 제작되는 아티팩트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유저들의 아티팩트가 높은 등급이 나올 확률은 반반에 의해 갈린다.
그 반은 운, 반은 스킬빨이다.
실제로 대장장이 유저들은 대장장이 기술을 사용하지만 ‘자동제작’ 버튼을 누르면 저절로 제작을 시작한다.
당연하게도 자동으로 하는 건 디테일 부분에서 한계가 생긴다.
등 뒤로 식은땀을 흘리던 김태석이 말했다.
“잘 만들었다면 그 레벨대에서 쓸 수 있는 좋은 등급 무기가 나오겠지.”
당연한 대답이다.
스킬이 없어도, 레벨이 낮아도.
훌륭한 실력으로 제작했으면 좋은 게 나오는 게 당연한 거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건 그게 아니야.”
이지희 사원이 마른침을 삼키며 모니터를 보았다.
“비상식적인 실력으로 만들어 낸 유저가 얻는 보상을 걱정해야지.”
***
어느새 현수의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다.
기름 담금질의 과정까지 거친 후 검에 문양을 새겨 넣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벌써 손재주 다섯 개를 얻었던가?’
참 스텟 얻기 쉬운 게임이었다.
마침내 문양 새기는 작업마저 끝낸 순간.
따아아아앙-!
알림이 들려왔다.
띠링!
[초보존에서 말도 안 되는 검을 제작해 내셨습니다.] [등급이 측정됩니다.] [레어 등급입니다.] [검의 이름을 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레어 등급 아티팩트 최초 제작에 따른 보상을 받습니다.] [모든 스텟 1을 획득합니다.] [손재주 10을 획득합니다.] [명성 30을 획득합니다.] [칭호 초보존의 유일무이한 제작자를 획득합니다.]‘무슨 알림이 이렇게 많이 뜨지?’
고개를 갸웃한 현수가 제작 완료한 검을 바라봤다.
아티팩트와 스킬의 등급은 일반, 레어, 에픽, 유니크, 전설, 신으로 나뉘는 것으로 안다.
더불어 어떤 급의 아티팩트를 처음으로 만들어 낸 자는 그 보상으로 스텟, 손재주, 명성 등이 오른다.
물론 그다음부턴 같은 등급의 아티팩트를 만들어 내면 오르지 않는다.
(미정)
등급: 레어
내구도: 1,000/1,000
공격력: 36
제한: 1~30레벨.
특수능력:
·힘 2, 민첩 1 상승.
·액티브 스킬 발도.
설명: 가장 조잡한 재료로 탄생한 1레벨 유저가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검이다.
‘오, 굉장히 좋은 편인가 본데.’
설명에 친절하게도 1레벨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검이라 쓰여 있지 않은가?
현수는 아티팩트에 어떤 이름을 부여할까란 고민을 잠시 했다.
그리고 이름 짓기 고자인 현수가 빠르게 이름을 정했다.
“현(現)의 첫 번째 검.”
[검의 이름을 현(現)의 첫 번째 검으로 결정하셨습니다.]무척 황당한 이름이다.
하지만 만약 이 아레스를 계속 플레이하게 된다면 현수는 이처럼 많은 아티팩트를 만들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때 어떠한 이의 이름이 붙어 있다면 이는 하나의 브랜드화가 될지도 몰랐다.
그다음엔 칭호를 확인해 봤다.
(초보존의 유일무이한 제작자)
유일칭호
등급: A
특수능력:
·모든 스텟 +1
·아티팩트 제작 시 2% 더 뛰어나지게 된다.
·손재주 획득률 10% 상승.
·손재주 10%상승.
‘A급 칭호?’
칭호는 다중칭호와 유일칭호로 나뉜다.
다중칭호는 모든 유저들이 달성하면 얻을 수 있는 칭호.
유일칭호는 오로지 가장 먼저 해낸 유저 단 한 명만 얻을 수 있다.
당연하게도 유일칭호가 훨씬 좋은 편이며 칭호 등급은 D~SSS급까지 존재한다.
‘꽤 좋은 건가?’
그러나 지금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 때문이었다.
현수는 자신의 완성품을 렌에게 내밀었다.
그 검을 확인해 본 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 말도 안 돼…….”
자그마치 레어 아티팩트이다.
대장장이 렌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안다.
이방인들이 처음 발을 들이는 곳이다.
대장장이 렌도 하찮지만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사내에게 스킬이란 게 있을 턱이 없었다.
오로지 완전한 실력.
“이 정도면 증명되었나요?”
더불어 렌은 그의 제작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조금 더 나은 대장장이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다.
현수는 그의 대답을 기다렸고 그는 최고의 대답을 했다.
쿠우우웅-!
대장장이 렌이 무릎을 꿇었다.
[퀘스트: 렌과의 내기 완료.] [대장간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제, 제발……! 제게 대장장이 기술을 가르쳐 주십시오!”
같은 직업을 가진 자가 그에게 배우고 싶다.
그만큼 그와 자신의 격차를 여실히 깨달았으며 그에게 배움을 받아도 부끄럽지 않음을 알리는 거다.
즉, 최고의 찬사였다.
그때 추가 알림이 들려왔다.
[히든 퀘스트: 렌 성장시키기가 생성됩니다.]‘히든 퀘스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