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7)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7화(7/312)
에픽 아티팩트 제작 (1)
지훈은 여전히 현수를 나쁜 놈 보듯 보며 치킨 닭다리를 뜯어 댔다.
“손재주 스텟이라…….”
현수도 기본적인 것은 알고 있다.
5대 기본 스텟과 특수 스텟.
손재주 스텟은 분명한 특수 스텟 범주에 속한다.
그리고 특수 스텟은 이 5대 스텟보다 얻기 힘들었다.
“손재주 스텟 63개나 되는데 왜 뚜렷한 변화가 없지?”
“원래 특수 스텟 중에 그런 스텟들이 좀 있어, 그래도 언젠간 도움이 될 거야. 또 손재주 스텟은 내가 알기로 이것저것 다방면으로 도움이 될걸?”
“다방면?”
현수는 고개를 갸웃했다.
문득 교관에게 들었던 설명이 스친다.
손재주란 스텟은 손으로 하는 어떠한 행위를 더 잘하게 해 준다.
“……공격력도 상승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 맞네. 공격력도 좀 상승하네!”
“그렇지?”
“응, 힘 1 찍으면 물리 공격력 1 정도 오르거든? 근데 손재주 50개 정도 찍히면 물리 공격력 1정도 올릴걸?”
이렇게 들으면 최악인 것처럼 들린다.
손재주 50개를 찍어야 힘 1의 가치를 지닌다.
“근데 초보존에서 반복해서 힘 스텟 1 올리려면 5~6시간 걸린다며?”
“그렇지?”
지훈도 아차 했다.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은 거다.
“나 3시간 만에 손재주 20개 올렸는데……?”
“헉…….”
남들은 물리 공격력 1을 올려 주는 힘 스텟을 얻기 위해 최소 5시간을 소요한다.
현수의 경우 손재주로 물리 공격력 1을 올리기 위해 약 7시간이 소요된다.
“호오…….”
현수가 자신의 턱을 쓸었다.
“너 지금 내가 하는 생각이랑 같은 생각하냐?”
“맞아, 네 말대로라면 손재주 스텟이란 건 초보존에서만 그나마 얻기 쉽다는 거잖아. 물론 내 비상식적인이란 알림도 있지만.”
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지금 당장 목각인형 부수려면 이것저것 다 끌어와야 하거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쟁취해야 한다.
“심지어 날 갈기 하면 손재주도 오르는데 돈도 준다?”
“…….”
“친밀도도 오른다?”
“…….”
“거기에 공격력도 오른다?”
“…….”
그래,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작게 웃음 지은 현수가 맥주를 들이켜며 말했다.
“내일부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손재주 모아 보게.”
티끌 모아 태산.
손재주 모아 목각인형 부수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
다음 날.
현수는 옆 동네에서 자신을 찾아온 교관들을 보았다.
그들의 무기의 날을 깨끗이 갈아 주자 교관이 감탄했다.
“역시 대단하네, 소문대로야!”
“교관님, 혹시 주변에 농사를 짓거나 하시는 분들은 안 계신가요?”
“농사짓는 사람들이야 많지.”
초보존도 결국 하나의 마을이었다.
“제 이 능력을 그분들에게도 베풀고 싶어서 드린 말씀입니다.”
현수는 눈시울을 붉혔다.
“저희 할머님께서도 예전에 농사를 지으셨거든요.”
현수의 거짓말은 일취월장했다.
“농사꾼분들도 더 훌륭한 농기구를 얻게 함으로써 도움이 되고 싶은데…….”
현수의 말을 들은 교관 블렌은 감탄했다.
“세상에…… 자네, 정말 마음씨가 곱군!”
[블렌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아아, 눈시울까지 글썽이며 자신의 재능을 베풀겠다고 하는 그라니!
“내 농사꾼들에게 전하지.”
“꼭 농사꾼들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제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있다면 모두 전해 주세요.”
인간에게 있어 날카로운 도구는 꼭 필요한 것이었던 바.
이로써 현수는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수는 멀리서 농기구를 짊어지고 오는 마을 사람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어서옵쇼오!”
현수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맺혔다.
***
특별유저관리팀.
김태석 팀장이 이지희 사원과 눈을 맞췄다.
두 사람의 동공이 격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마, 맞는 것 같지?”
“네,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 집에 못 가는 거지?”
“네, 못 갈 것 같아요…….”
일순 두 사람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손재주 스텟을 모으려는 것 같네요…….”
“저 유저, 잔고는 얼마야?”
“60골드요…….”
“……?”
김태석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아니, 뭔 놈의 레벨 1짜리 유저가 60골드를 가지고 있단 말인가?
평범한 유저들은 저 레벨에 3골드도 없건만?
“손재주는?”
“현재 89입니다. 곧 100 찍을 것 같습니다.”
“100이라…… 100이면 이제 그 칭호 얻겠네…….”
김태석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실제로 전 세계 유저 중 손재주 100을 넘는 유저는 많았다.
가장 높은 유저는 2,000을 넘기도 했다.
그 덕분에 그 유저는 손재주 보정을 톡톡히 받고 있다.
하지만 초보 유저가, 그것도 레벨 1이 손재주 100을 만들었을 때는 다른 이야기이다.
현재 손재주가 가장 높은 유저도 초보존에서 10 정도의 손재주를 가졌었다.
때문에 ㈜푸름에서는 그에 대한 보상을 준비한바.
“하, 푸념해 봤자 뭐 하냐. 다 저 현수란 유저 능력인데.”
현수란 유저의 손재주가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비상식적인’이라는 시스템 때문이다.
슈퍼컴퓨터 아레스에 의해 통제되는 이 게임에서 ‘비상식적인’이라는 알림은 특별하다.
비상식적으로 그가 대단히 잘했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보상을 내리는 거다.
그리고 그 보상은 손재주였고 말이다.
김태석이 해탈한 표정으로 말했다.
“꽉 잡아.”
“넵…….”
“저 유저, 손재주 보상받고 날아간드아아아!”
“꺄, 꺄아아악…… 날아간다아!”
이지희는 테이블을 꽉 잡고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는 시늉을 했다.
먹고살기 힘들었다.
***
[손재주 스텟 100개를 달성하셨습니다.] [히든피스. 손재주의 진가를 아는 자를 달성하셨습니다.] [손재주 50을 획득합니다.] [칭호 당신만을 위한 손재주를 획득합니다.]“……오?”
현수는 마지막 농기구를 갈아 주고 렌에게 대장장이 기술을 전수해 주러 가려던 참이었다.
현수는 지체하지 않고 칭호를 확인해 봤다.
(당신만을 위한 손재주)
유일칭호
등급: A
특수능력:
·모든 스텟 +3
·손재주 획득률 50% 상승.
·봉인(손재주 2,000.)
·봉인(손재주 4,000.)
“A……?”
현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어제 지훈과 호프집을 다녀온 후로 더욱더 꼼꼼히 아레스에 대해 조사했다.
히든 퀘스트를 받았고 A급 칭호를 가진 자신은 말 그대로 사기캐와 다를 바 없었다.
어디에도 1레벨에 A급 칭호에 히든 퀘스트를 받았다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A급 칭호.
‘하이랭커들도 7~8개 정도 가지고 있을까 말까랬는데……?’
그 정도로 A급 칭호는 귀하디 귀했다.
그리고 어째서 이 칭호가 A급인지 현수는 알아봤다.
“……이런 미친!”
그는 자신이 직접 보고도 경악성을 감출 수 없었다.
손재주 획득률 50% 상승.
즉, 이제부터 현수가 손재주를 획득할 확률이 50% 더 늘었다는 것.
그러다 봉인된 특수능력을 보고 지훈에게 귓속말했다.
[현수: 칭호 얻었는데, 봉인이라고 적혀 있는 건 뭐야?] [지훈: 그거 성장형 칭호라는 건데, 엄청 귀한 거임. 계속 그 조건 달성하면 추가 보상이 풀리는 거라, 근데 왜?] [현수: 나 얻었음.] [지훈: 스샷 좀.] [현수: (스샷.)] [지훈: ……나쁜 놈. 님 차단 ㅠ] [지훈 님에게 차단당하셨습니다.]“……?”
부러움에 차단당한 현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성장형 칭호?’
찐친 지훈이 자신을 차단해 버리자 현수는 아레스 커뮤니티에 들어갔다.
간단한 검색 정도는 게임 내에서도 홀로그램으로 가능했다.
[성장형 칭호면 기존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칭호라고 봐도 되지?] [ㅇㅇ, 성장형 칭호 봉인 해제할 때마다 특수능력 풀리잖아. 만약 B급이면 사실상 A급 얻었다고 봐도 됨. 근데 왜? 님 얻었음?] [ㅇㅇ, 얻었음. 내 아레스 인생에도 광명이 온다.] [오, ㅊㅋㅊㅋ…… 개 부럽네ㅠㅠ] [와, 성장형 칭호 얻었다고? 그거 엄청 얻기 힘든 건데!]현수는 자신의 생각보다 성장형 칭호가 훨씬 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사실상 S급의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거지?’
찐친으로서 지훈이 왜 차단하고 갔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이다.
[지훈: 님, 이제 자랑질 자제 좀.] [현수: ㅈㅅㅈㅅ.]웃음 지은 현수가 렌의 대장간에 들어왔다.
현수는 생각을 정리했다.
‘당장 목각인형을 부수기 위해선 더 좋은 검이 필요해.’
더 좋은 검을 만들기 위해선 좋은 광물이 필요하다.
물론 렌을 가르치면 현수는 ‘초보존의 철광석’을 얻을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과연 초보존의 철광석으로 레어 등급의 검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잠시 곰곰이 생각하던 현수의 뇌리에 어떠한 것이 스쳤다.
‘광물이 없으면 내가 만들면 되잖아?’
그는 다른 유저들은 상상도 못 할 놀라운 일을 생각해 내고 있었다.
그가 렌에게 물었다.
“근처에 바닷가가 있다고 하셨죠?”
“예, 있습니다. 한데 바다는 왜……?”
렌은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갑자기 대장장이 기술 알려 주러 오셔서 바다는 왜……?
“다행입니다.”
현수는 빙긋 웃음 지었다.
렌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 초보존의 잡화상점 NPC에게 갔다.
잡화상점 NPC는 정말이지 많은 것을 팔았다.
“거대한 자석도 있나요?”
“네, 있긴 해요. 왜요?”
“쓸 일이 있어서요.”
자석도 구매했다.
“……?”
렌은 도무지 현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곧이어 현수와 대장장이 렌은 함께 광활한 바다 앞에 섰다.
양팔을 펼치고 그 내음을 양껏 들이켜는 현수를 보며 렌의 얼굴이 굳어졌다.
‘잘못 걸렸나……?’
현수의 대장장이 기술을 보고 감탄했던 렌이다.
그랬기에 그의 제자가 되길 청했다.
그러면서도 현수는 렌의 대장간에서 숯돌을 무지막지하게 가져다 썼다.
심지어 교관들의 무기들을 갈아 줘 한동안 자신이 굶게 생겼다.
하지만 자신이 성장한다면 대수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한데 가르쳐 주신다고 해 놓고 바다라니?
나 잡아 봐라라도 하고 싶으신 걸까?
“현수 님, 여기서 제게 뭘 가르쳐 주신다는 건지…….”
렌의 얼굴에 불신이 떠올랐다.
그리고 현수는 바다를 보며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몸에 화상이 가득 자리 잡게 되고 너무 오랜만에 오는 바다였다.
그런 렌의 불신을 보며 현수가 말했다.
“렌, 보입니까?”
그래, 보인다. 빌어먹게 넓은 바다가!
그런데 현수가 한 말은 충격적이었다.
“이 바다에 깔린 광물이.”
“네……?”
혹시 미치신 건가?
이 바닷가에 광물이 있다는 소릴 하다니?
현수가 모레사장을 밟으며 말했다.
“다행히도 이곳엔 그게 있는 것 같습니다.”
뭐가 있다는 거지?
현수가 손가락으로 모레를 가리키며 웃었다.
“사철(沙鐵).”
현수가 인벤토리에서 거대한 자석을 꺼냈다.
그 자석을 모래사장에 넣어 이곳저곳 움직여 댔다.
그다음 자석을 들어 올리자 자석에 모레처럼 달라붙은 쇳조각들이 보였다.
아니, 쇳조각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것은 가루처럼 아주 작았기에 쇳가루라는 표현이 옳다.
준비해 온 포대에 그것들을 쓸어 담았다.
“렌, 오늘 당신께 사철강괴(沙鐵剛塊)에 대해 알려 드리겠습니다.”
“사, 사철강괴……?”
“제가 있는 곳. 그리고 먼 옛날에 쓰이던 제련법입니다.”
유일하게 현수의 아버지만이.
아니, 이젠 유일하게 현수만이 할 수 있는 제련법.
한때 조선에 존재했던 광물을 얻어 내는 방법이었다.
***
특별유저관리팀.
“사, 사철강괴……? 처음 들어 보는 광물이에요.”
“그뿐만이 아니야. 사철강괴는 현재 아레스에도 존재하지 않아.”
아레스는 슈퍼컴퓨터 아레스에 대해 운영된다.
그리고 슈퍼컴퓨터 아레스는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지희가 슈퍼컴퓨터 아레스와 연동된 프로그램으로 ‘사철강괴’를 검색했다.
-사철강괴. 한국의 전통제련법으로 얻을 수 있으나 현재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합금과 강철을 얻을 수 있기에 쓰이지 않는다.
-백제의 25대왕인 무려왕의 환두대도가 이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
두 사람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백제 때에나 쓰이던 제련법이라고?”
김태석 팀장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슈퍼컴퓨터 아레스에 입력된 정보이기에 유저 현수가 아니라 다른 이들도 충분히 사용할 법하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과연 누가 알고 있겠는가?
김태석은 여러 생각이 들었다.
아레스에 없는 광물 제작에 따른 비상식적 알림.
그리고 실제로 제련법은 존재하나 이 아레스엔 없는 사철강괴.
그리고 완성된 사철강괴라는 것의 품질마저 너무 궁금하다.
김태석의 가슴이 묘하게 뛰었다.
“재밌겠는데……!?”
역사 속에서 사라진 한 제련법이 1레벨 유저의 손끝에서 이루어지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