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88)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88화(88/312)
언박싱 (2)
예고편을 준비하라는 말에 빠르게 걸음을 옮기던 김 PD는 한숨을 쉬었다.
‘하, 예산 좀 많이 주시지, 편집자들도 많이 붙여 주고.’
김 PD가 생각했을 때 꽤 많은 시청자를 불러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를 통한 광고라…….’
김 PD는 쓴웃음을 지었다. AJ인터넷 방송은 최근 미친루키와 현의 동시 출연으로 인해 화제를 모았던 바.
그때에 이어 언박싱 방송은 파장이 일어날 거다.
‘대신 시청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아티팩트라면……?’
구독자 수는 떨어져 나가게 될 거다. 그때 김 PD는 이 국장의 전화를 받았다.
-생각해 보니 황당하네? 지들이 뭔데, 우리를 통해서 광고를 해? 이 녀석들, 아주 혼쭐을 내 줘야겠어!
하지만 이 국장의 목소리엔 웃음이 가득했다.
-팀원들 여럿 붙여 줄 테니까, 예고편 기깔 나게 뽑아, 우리가 누군지 보여 주자고!
“예!”
명령이 떨어졌다. 최고의 예고편을 만들어 현의 대장간을 혼쭐(?)을 내 주라는 명령이.
그리고 김 PD가 다시 넬에게 연락하며 중얼거렸다.
“언박싱할 출연자도 중요한데……?”
이걸 생각 못 했다.
영향력 있는 사람일수록 시청자들이 가지는 기대감이 클 테니까.
곧 넬이란 여인에게 승낙이 떨어졌음을 말했다.
‘누굴까?’
김 PD가 조심스레 의뢰자가 누구였는지 물었다.
-용기사 리셀입니다.
그 말을 들은 김 PD의 입이 떡 벌어졌다.
‘구, 국내랭킹 21위 리셀?’
용기사 리셀은 엄청난 인사다.
비록 국내랭킹 21위일 뿐일지라도 새로운 세상이 된 아레스에 의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거기에 용기사 리셀은 공개랭킹에서 21위에 떡하니 기재되어 있긴 하나 이제까지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이안 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궁수 랭킹 1위 이안.
그가 방송 당시 엄청나게 구매 의사를 밝혔으니까.
하지만 리셀과 이안의 방송 파급력을 비교하면 리셀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이안은 이미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리셀은 아니니까.
꿀꺽-
‘대, 대박이다.’
김 PD의 마른침이 삼켜졌다.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김 PD가 의욕을 불태웠다.
AJ인터넷 방송국의 사활이 걸렸다는 걸 직감한 거다.
-필요하신 자료 있으시면 요청해 주세요.
“예!”
여러 팀의 최고의 인재들이 붙었다. 회의를 거치고 어떤 식으로 제작할지 결정되었다.
그리고 현 측에 자료 요청을 한 후 빠르게 예고편을 완성시켰다.
즐투브에 내보내기 전 예고편을 확인한 김 PD가 직감했다.
‘이건 대박난다. 아니, 날 수밖에 없어!’
[현의 제작품 언박싱 예고편이 업로드되었습니다.]예고편이 공개됐다.
***
현의 대장간의 뜰.
[현 님, 언제쯤 제작해 주시나요. 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안, 아직도 저러고 있네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 [이안의 삼고초렼ㅋㅋㅋㅋㅋ.]뜰은 커뮤니티처럼 글을 남길 수 있었다. 이안뿐만 아니라 이름 있는 궁수들 몇몇과 이름난 이들이 보였다.
[궁수랭킹 18위 칼럼입니다.] [마법사 랭킹 2위 브로운입니다. 제작 의뢰 좀 수락해 주세요. 벌써 두 달째 매일 꾸준히 글 올리고 있어요.] [와, 독하닼ㅋㅋㅋ.] [브로운은 두 달 전부터, 이안은 방송 이후로 매일 뜰에 글 올리고 있음ㅋㅋㅋ.] [랭커들의 삼고초려임ㅋㅋㅋㅋㅋㅋ.] [그 정도로 갖고 싶단 거시다. 요놈들! 꿈 깨라, 천근활 같은 게 또 나오겠느냐!] [맞음, 꿈들이 너무 크시네.]그때.
[야, 얘들아 즐투브에 ‘현의 제작품 언박싱’이란 이름으로 예고편 올라왔어!]곧바로 답글이 남겨졌다.
[진짜?] [??? 이안 님, 여기서 머 해요?]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네.] [무슨 현의 대장간 지박령입니깤ㅋㅋㅋㅋ.] [아앗…… 호, 혹시 님 매일 현의 대장간 들여다보고 있는 건 아니죠?]그러나 그 뒤로 이안은 답하지 않았다.
왜? 서둘러 예고편을 보기 위해 달려가서다.
그처럼 무수히 많은 유저들이 예고편을 클릭했다.
딸깍-
클릭한 순간 예고편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검은 바탕화면으로 하얀색 글씨가 떠올랐다.
[현의 제작품 언박싱 예고]천천히 그 글자들이 흩어지고 웅장한 음악이 깔린다.
그 음악과 함께 아주 작은 점 같은 것이 천천히 확대되기 시작한다.
그 점 같은 것의 정체를 시청자들은 알 수 있었다.
[현의 첫 번째 제작검.]그 주변으로 경매장 커뮤니티 반응이 스크린샷 수십 장으로 나타난다.
곧 그 상세 정보가 떠오르고 순식간에 현의 두 번째 활로 바뀐다.
달력을 바꾸듯 웅장한 음악과 함께 이제껏 현이 판매했던 아티팩트들이 순차적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쿠우우우우웅!]화면이 순식간에 전환되며 천근활로 펜루스의 조각의 머리를 땅에 내리꽂는 미친루키의 모습이 비춰진다.
[천근활의 제작자!] [검왕 바라드의 검 제작자!]다시 모든 글자가 사라지고 오로지 검은 화면만이 예고편을 가득 채운다.
갑자기 확 하고 떠오른 하얀 글자.
[대장장이 현……]그 글자가 흩어지고 새로운 글자가 떠오른다.
[그리고 의뢰자.]의뢰자라는 부분에서 시청자들이 긴장한다. 과연 무수히 많은 이들을 제친 의뢰자는 누구인가?
곧 그 이름이 떠올랐다.
시청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리고 그 글자 역시 사라지며 떠오른다.
[8월 18일. 특별편 방송. 현의 제작품 언박싱. AJ인터넷 방송에서 확인하라.]끝으로 영상이 종료됐다.
예고편 게시와 함께 커뮤니티가 뜨거워졌다.
[이건 못 참짘ㅋㅋㅋㅋ.] [본방 본다.] [용기사 리셀이라고요? 띠용!] [캬, 이번엔 현과 리셀의 콜라보냐!] [시청자 좀 많이 모이겠는데요? 저번 천근활 바로 다음 꺼라…ㅋㅋㅋ.] [그럴 듯? AJ 망해 가더니, 현이 살렸누.] [저번에 제작 의뢰한 랭커들도 전부 가서 볼 듯. 니가 날 버리고 누구한테 갔나 보자!] [헤어진 전 연인 시점ㅋㅋㅋㅋㅋ 니가 감히 날 버려!?] [못생겼겠지? 별로겠지 해서 들어갔는데 리셀이었던 것……]예고편의 조회 수가 계속 오른다.
인터넷 기사들도 몇 줄씩 떠오른다.
[대장장이 현, 용기사 리셀과 콜라보.] [천근활에 이은 두 번째 아티팩트는?] [현의 도박수. 시청자 만족 못 시키면 추락, 만족시키면 비상. 현의 갈림길.]천근활 다음을 기대했던 시청자들과 해당 방송의 녹화분을 봤던 시청자들.
그에 더해져 용기사 리셀을 궁금해하고 있던 유저들까지.
그들이 예고편을 보며 기대했다.
그리고 예고편의 조회 수는 계속해서 올라갔고 꾸준히 기사도 나와 줬다.
그리고 본방송이 시작 될 때에 현수는 눈앞에 떠오른 시청자 수를 보고 감탄했다.
[현재 시청자 수 186,313명.]시작과 동시에 18만 명은 굉장한 수치다.
끊임없이 올라오는 채팅창에서 외국인들도 보였다.
그 정도로 천근활과 현, 용기사 리셀의 정체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컸던 것이다.
그리고 시작된 방송을 보며 현수는 작은 웃음을 지었다.
‘이제 내 쪽에서도 큰 거 한 방 준비해 볼까?’
현수도 가만히 시청만 하며 손가락만 빨진 않는다.
어차피 밝혀질 거, 여기서 한번 지원사격을 가해 볼까 한다.
현수가 컴퓨터로 경매장에 로그인했다.
***
궁수들의 우정은 디질 때까지라는 단톡방이 존재하는 것처럼 대장장이 랭킹 2위에서 10위가 속한 단톡방도 존재한다.
대장간이란 이름의 단톡방엔 랭킹 1위를 제하고 2~10위까지 속해 있다.
또한, 이들 대부분은 경매장에서 10위권 내의 대장간 주인들이다.
대장장이 랭킹 2위, 그리고 대장장이 길드 1위 및 경매장 구독자 1위인 검은모루의 로운. 즉, 태현도 시작된 방송을 보았다.
화면 속에서 용 가면을 쓴 키 180cm에 이르는 남성이 등장했다.
그와 함께 시청자 수가 더 빠르게 붙었다.
-용기사 리셀, 가면 쓰고 있는데도 잘생겼누…….
-저 상자는 또 뭐냐?
-언박싱 모르냐, 신제품 개봉하는 박스잖아, 저 안에 그 무기 들어 있을 듯.
[현재 시청자 203,013명.]태현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시청자 수에 긴장하고 있다.
단톡방에도 글이 올라왔다.
[난쏘공: 로운 님께서 분명 제안하셨을 텐데, 개인적으로 활동한다는 건 사실 기정사실이 된 거나 마찬가지네요. 현은 어떤 길드에도 속할 생각이 없다는 걸요.]태현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이미 그들도 정보를 통해 안 거다.
태현이 백지수표를 준비했었다는 걸.
[난쏘공: 이 방송으로 광고를 함으로써 확실하게 못 박은 거기도 하겠죠, 현은 우리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태현도 인정한다.
곧 랭킹 4위 대장장이가 말했다.
태현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코코냥: 또 개인으로 추정되는 대장장이 한 명이 기업으로 이루어진 수백 명의 대장장이를 보유한 우리를 파고든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난쏘공: 동감합니다.] [콩아범: 저도요.] [락캘: 맞습니다. 현이 올라올 수 있는 위치는 딱 30위까지입니다. 재미와 기대감만으로 올라온 순위잖아요, 그다음부턴 실수요자들이 있지 않은 이상 올라오지 못해요.]태현도 거들었다.
[로운: 동감합니다.]그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그래도 나중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러나 자신도 그들과 의견이 같았다.
TV 화면 속 MC와 대화를 나누던 용기사 리셀이 작은 칼로 그 박스의 테이프를 자르는 게 보였다.
태현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웃었다.
‘유니크? 저번과 같으려나?’
현은 꽤 자신만만해 보였다.
전설과 가까운 아티팩트로 순위를 끌어올리겠다는 것 같다.
하지만 불과 며칠 전 태현도 전설과 가장 가까운 아티팩트를 추가 제작해 냈다.
랭킹 1위는 두말할 것도 없고.
이미 검은모루에 로운이란 사람이 있는데, 굳이 현의 대장간을 구독하겠나?
재미와 기대만으로?
그래, 그것엔 올라가는 게 한계가…….
그때.
“대, 대표님!”
태현은 밖에서 들리는 소란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중요한 일 아니면 찾지 말라니까.”
“대장장이 현이 경매장에 검왕 바라드한테 제작해 줬던 검의 정보를 열람했습니다.”
태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것도 전설과 가장 가까운 검인가?
그렇다고 자신의 시청을 막을 정도는…….
“전설 등급입니다.”
“……무슨 소리야? 전설 등급은 세계적으로 대장장이 스미스만…….”
곧 여직원이 휴대폰 화면을 내밀었다.
그곳에 검왕 바라드의 검 상세 정보가 열람되어 있다.
등급에 떡하니 적혀 있다.
전설.
순간 태현의 사고가 정지된다.
그가 자신이 들고 있던 휴대폰을 바라본다.
한참 떠들던 단톡방 멤버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들도 지금 같은 보고를 들은 거다.
태현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까똑-!
침묵의 단톡방에서 글이 올라왔다.
태현의 눈이 흔들렸다.
화면 속, 용기사 리셀이 천천히 상자 안에서 그 검을 꺼낸다.
‘아닐 거야…….’
그 검은 그립의 뒤쪽이 용의 머리로 이루어져 있다.
천천히 드러나는 검신에 적힌 ‘용광검’이란 글자가 태현의 눈을 크게 뜨이게 한다.
‘안 돼…….’
태현의 등 뒤로 소름이 돋는다.
용광검?
자신이 아는 용광검?
안 된다.
시청자들은 즐거워하고 기대한다.
무엇에?
우리가 현실에서 알고 있던 무구가 실현되었을 때!
이순신의 쌍룡검.
중국의 막야와 간장검.
그람과 발뭉.
제우스의 번개와 헤르메스의 신발.
모두가 아는 그것들이 현실이 된다는 건 엄청난 거니까!
‘시청자들은…….’
구독을 누를 것이고.
‘그것의 등급마저 훌륭하다면…….’
재밌어 할 거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그 검의 완벽한 자태 속.
“와…….”
옆의 여직원이 눈치 없이 감탄했다. 그리고 용기사 리셀이 말했다.
[현의 두 번째 전설 아티팩트. 언박싱 시작합니다.]세상이 고요해졌다.
아니, 태현의 세상만이 고요해졌다.
그 고요 속에서.
[현재 시청자 수 343,190.]시청자들의 가슴엔 불이 지펴지고 있었다.
기대와 즐거움이라는 가장 뜨거운 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