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90)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90화(90/312)
대장장이의 신의 검 (1)
현수의 입가에 웃음이 맺어졌다.
구독자 순위 19위, 구독자 수 71만.
현수가 알기로 이 정도 순위권에 드는 대장장이 길드는 월 평균 매출 10억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
그리고 10위권 내는 20억 이상. 3위권 내는 40억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
월매출 기준이기에 연으로 환산하면 엄청나다.
즉, 이제 현의 대장간은 일반적 의뢰만 받아도 연 20억 이상을 무조건 올릴 수 있다.
‘검은모루는 몇 만이지?’
현수는 문득 우리나라 대장장이 랭킹 1위 길드. 검은모루의 순위가 궁금해졌다.
[검은모루 구독자 3,303,001명.] [현재 한국 구독자 순위 1위입니다.]2위와 비교할 시 150만이 차이 날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으며 지난 3년간 한 번도 변한 적 없는 순위다.
현수는 로운이 보낸 쪽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현 님. 로운입니다. 두 개의 전설 아티팩트를 제작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마지막 영입 제안을 하려고 쪽지드렸습니다.]마지막 영입 제안.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1년간 저에게 들어오는 수익의 50%를 약속드리며 부길드 마스터 자리를 드리겠습니다.]파격적인 수준을 넘어 충격적인 수준이다.
현수가 알기로 로운이 얻는 연 수익은 100억 원이 넘는다.
이 순간 현수는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금액을 듣고 있음에도 너무도 기뻐 미칠 것 같지 않게 되었다는 걸.
[그래도 안 오신다면 현 님께선 다른 목표가 있으신 거겠죠.]오늘 순위를 확인한 순간 현수는 새로운 목표 하나를 잡았다.
[현 님, 제가 있는 곳까지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1위가 바뀌는 날이 온다면 제게 제안해 주시겠습니까?]현수는 그 말을 보고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부길마 자리를 줄 테니 올 생각 없냐고요.]지금은 로운이 제안을 하는 갑의 위치에 섰다. 아무리 현이 요새 잘나가도 그와 비할 바는 없다.
그런데 그런 날이 온다면, 검은모루를 흡수할 여지를 주겠다는 거다.
현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이렇게까지 말씀하시지?’
그의 쪽지에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것이 세계 랭킹 1위를 이 자그마한 나라에서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테니까요, 모쪼록 현 님이 이곳까지 올 때까지 3년, 5년, 10년이든 기다리겠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그것이 힘이 부치실 땐 우리 검은모루로 오십시오.]로운은 현명한 길드 마스터였다.
1위인 검은모루를 제치지 못할 시엔 순순히 들어오라는 말을 부드럽게 하고 있다.
‘다행이다.’
현수는 작은 웃음을 지었다. 몇몇 최상위권 대장간은 현의 견제를 시작할 터.
한데 검은모루는 지켜보는 입장이 되기로 결정한 것.
로운이 영리하다고 판단되는 건 현의 가능성을 보고 적이 아니라 아군의 여지를 열었다는 거다.
현수가 웃었다.
‘3년? 5년? 그렇게까지 안 걸릴 겁니다.’
1년.
그래, 1년 내로 현수는 현의 대장간을 우리나라 구독자 1위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때마침 길드 채팅창에 넬이 말했다.
[넬: 1 사라진 거 보니 아버님 잘 뵈셨나 봐요? 이번 AJ인터넷 방송국 후원금 관련해서 연락받았습니다. 총 후원금 3천8백에, AJ 인터넷 방송국에서 출연료로 1천만 원을 지급해 주겠다고 하네요.] [리셀: 저 출연료 안 받기로 되어 있었는데…… ㄷㄷ] [넬: 길마님한테 앞으로도 잘 부탁한대요.] [리셀: 오……] [바크: ㅊㅋㅊㅋ.]4천8백만 원.
물론 이 역시 전부 병원비로 쓰일 예정이었다.
“또 올게.”
현수는 아버지를 향해 작게 웃어 주고는 밖으로 나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꾸준히 단톡방이 활성화되고 있었다.
[넬: 구독자 수는 녹화분이 풀리면 꾸준히 오를 겁니다. 아마 16위엔 안착하지 않을까 싶어요. 당분간은 길마님 개인의 성장이나 제작을 목표로 하셔도 될 것 같아요]현수는 이제 고작 레벨 120의 대장장이였다.
아무리 길드가 뛰어나지고 구독자가 높아져도 현수 개인의 레벨이 너무 낮아선 안 되었다.
또 각 클래스들은 직업 퀘스트들이 존재했고 이 직업 퀘스트들은 꾸준히 완료해 주는 것이 좋다.
직업 퀘스트를 완료하면 그 직업에 걸맞는 보상을 얻을 수 있으니까.
어느새 현수가 캡슐 앞에 섰다.
[아레스에 접속합니다.]거점지인 대장간에서 나타난 현수는 오늘도 황량한 대장간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페르는 현재 발라스 영지의 안정화를 위해 힘써 주고 있기에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돌아와 줄 거였다.
‘나도 첫 직업 퀘스트를 해 볼까.’
[직업 퀘스트: 대장장이의 신이 남긴 검을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알림에 떠올라 있는 내용 중 하나다.
처음 대장장이의 신으로 전직했을 당시 현수는 한 자루의 검을 얻었었다.
이는 직업 퀘스트용 아티팩트로 추정되었으며 모든 것이 ???로 되어 있었다.
현수가 직업 퀘스트를 열람해 봤다.
[직업 퀘스트: 대장장이의 신이 남긴 검]등급: A
제한: 대장장이의 신의 후예, 레벨 100~130
보상: ???
실패 시 페널티: 대장장이의 신의 후예 자격 박탈.
설명: 검의 대장장이의 탑장 댕을 만날 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뭔 페널티가 이렇게 살벌해?’
실패 시 대장장이의 신의 후예 박탈이다.
현수가 보유한 신의 맞춤제작, 신의 맞춤수리, 긴급제작과 같은 스킬 모두가 사라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레벨 제한이 130까지기에 그 레벨을 넘어도 자동 박탈 당하리라.
‘대장장이의 탑을 가는 건 오랜만이네.’
현수가 출발 전 검의 탑장 댕에게 매를 띄워 자신이 간다는 걸 밝혔다.
***
검의 대장장이의 탑의 꼭대기 층.
대장장이의 신의 사자가 방문했다.
신의 사자는 신의 말을 전해 주는 이들을 뜻한다.
그저 사제나 혹은 숭배하는 이들이 간택될 수도 있었고 기존에 대장장이의 신에게 계시를 받아 기다리고 있던 이들도 있다.
신의 사자 발람.
그의 가문은 오래 전부터 대장장이의 신을 섬겼다.
발람이 특별한 이는 아니었다. 단지 신의 말을 전해 주는 한 사람에 불과하고 신의 의지를 잇는 자였다.
그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후예께선 자격을 박탈당할지도 모릅니다.”
대장장이의 탑의 이들의 얼굴에 희비가 갈렸다.
검의 탑장 댕, 활의 탑장 콜슨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고 다른 탑장들은 화색이 되었다.
검의 탑장 댕은 신의 신화가 이루어지길 바라기에 현수가 언젠간 우리를 이끌길 바랐다.
또 콜슨의 경우 처음 대장장이의 신을 부정했으나 현수와의 대장장이 승부로 인해 그에게 매료되었다.
반대로 다른 탑장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자리가 위협받는 게 너무도 두려웠다.
물론 그저 박탈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대장장이의 신이 남긴 검은 그가 전직 후 성장하는 동안 그가 일군 것들을 측정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인정도 40%를 넘지 못하는 순간 그 자리를 박탈당할 겁니다.”
댕은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찌 신께선 자신의 후예라 일컬어지는 자를 이리도 쉽게 내친다는 말입니까?”
신의 사자 발람은 씁쓸한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봤다. 낡을 대로 낡았으며 또 시간이 흘러 누렇게 변색되어 버린 사제복.
자신이 사제인가, 거지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지금 저의 모습이 그 이유입니다.”
댕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세상엔 무수히 많은 신의 신전이 존재하며 아레스교의 신도는 수억에 이릅니다.”
아레스교.
가장 위대한 신 아레스.
아레스는 슈퍼컴퓨터이지만 실제로 이 게임 내에서 가장 위대한 신이란 설정이다.
“그 외의 다른 신전들은 아레스교보다 규모가 작죠, 그래도 수천만의 신도를 능가합니다.”
발람이 콜슨과 댕을 보며 쓰게 웃었다.
“그리고 대장장이의 신을 따르는 자들은…….”
발람이 콜슨을 보고 댕을 보았다. 그리고 자신을 가리켰다.
“우리 셋이 끝일지도 모르는 겁니다.”
신의 사자 발람은 지쳐 있었다.
“이젠 이 대에서 저 역시 대장장이 신을 섬기는 것을 끊고 싶습니다. 너무 배고프고 힘들거든요.”
많은 신도가 있어야, 그 신을 따르는 자들도 배불릴 수 있는 거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긴 겐가?”
“대장장이의 신께선 무위와 대장장이 기술을 동시에 상징합니다. 오히려 이것이 독이 되었습니다.”
“그게 독이 되었다니?”
댕은 신화를 들을 때마다 기뻤다.
대장장이의 신은 놀라운 무구를 제작하고 뛰어난 힘을 가졌다 했다.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란 말인가?
“댕 님께서 강한 힘을 추구하는 신도라면 검신을 섬기겠나이까, 대장장이의 신을 섬기겠나이까?”
자신은 검신을 섬길 거다.
둘을 가진 신보다 하나를 가진 신이 적어도 그 방면에선 강한 힘을 가지니까.
“신께서도 이 사실을 알고 계십니다. 가장 낮은 곳에 계신 신께서 자신을 계승하는 조건이 너무 어렵고, 숭배를 하게 만들기 어렵다는 걸요. 그렇기에 신께선 이제 과감히 후예를 버릴 준비가 되신 겁니다.”
“그럼 신께선 그가 어떤 업적을 이뤄야 그를 인정해 주시는 건가.”
“신의 인정도란 다양한 것을 나타냅니다. 그가 전직한 후 쌓은 무력의 양. 이제까지 제작한 무구의 힘들까지. 적어도 전설과 가장 가까운 아티팩트를 제작해야겠지요.”
“……불가능한 일에 대한 바람을 가지셨군.”
댕과 콜슨이 헛웃음을 흘리고야 말았다.
“사자시여, 어찌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이에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업적을 세우라 하는가.”
레벨은 이방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다.
지금 신이 주장하는 내용을 NPC들에게 적용하면 9살짜리에게 전설과 가장 가까운 무구를 제작하란 말과 같다.
때마침.
“……현수 님께서 오셨습니다.”
탑의 직원 중 한 명이 현수를 데리고 나타났다.
발람 역시 신의 뜻을 이해한다.
‘비루하게나마 신전을 유지하시고 후예를 키우는 것보다 없는 것이 낫다 판단하시는 거다.’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애석하게도 대장장이의 신은 다른 신들에 비해 뒤처져 있다.
신께선 그를 능가하고 앞서갈 후예를 원해한다.
그 조건이 너무 까다로우시지만 그 마음을 백번이고 천번이고 이해한다.
그가 나타난 후예께 정중히 말했다.
“후예시여, 그 검은 전직 후 당신의 업적이 고스란히 깃든 검입니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그 업적에 대해 나타날 것입니다.”
“업적이 나타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제작한 아티팩트에 깃들었던 특성 중 기억에 남는 걸 연상하십시오, 그리고 지나온 길에 쌓은 당신의 업적에 대해 말해 보십시오 ‘하나. 나는 무엇을 했다.’로 하여 하나하나 말해 나가시면 됩니다.”
“제작한 것에 깃든 스킬이 발현되는 것을 의미합니까?”
“예, 그 힘이 발현될 겁니다. 그러나 걱정 마소서. 그것은 신기루의 힘에 불과하여 휘두른다 해도 그 누구에게도 해를 입히지 못하니까요.”
고개를 끄덕인 현수란 신의 후예께서 천천히 검을 뒤로 젖히셨다.
그리고 힘껏 휘둘렀다.
“하나…….”
그가 첫 번째 업적을 말한 순간 댕과 콜슨의 눈이 부릅떠졌다.
“하나…….”
두 번째 업적을 말한 순간 신을 부정하던 방패의 대장장이의 탑장 렉이 경악성을 토해 냈으며.
“하나…….”
또 다른 하나를 말한 순간 이제 더 이상 헛된 대장장이의 신의 신화를 믿지 아니하고 그를 부정하고자 했던 발람이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하나.”
또다시 이어지는 그것에 발람은 비로소 진짜 신께서 오셨음을 알게 되었으며.
“하나.”
떼어지는 그의 입술 끝에서 그에게 매혹되었던 발람이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렸다.
우측의 한 공간이 완전히 얼어붙어 있었다.
좌측에는 흉폭한 용 한 마리가 콧김을 내뿜으며 자신을 응시한다.
어떠한 곳에선 세상에서 가장 성스러워 보이는 하나의 종이 거센 종소리를 퍼트렸고.
대애애애앵-
또 다른 한쪽에선 활 하나가 스스로 당겨져 한 몬스터를 맞혀 그를 땅에 처박았다.
그리고 어느새 발람은 자신도 모르게 이마를 땅과 맞닿게 하고 현수란 사내를 경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