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92)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92화(92/312)
늑대의 왕 (1)
‘가세요, 벨리아. 아직 재앙은 당신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벨리아는 흐릿하게 웃어 보였던 아리아 성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성녀의 아이는 성녀 후보 클래스다.
에픽 클래스에 해당하는 성녀의 아이는 다양한 버프기와 뛰어난 힐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성녀 후보인 그녀는 성녀를 따라다니며 많은 걸 배운다.
‘성녀님…….’
성녀 아리아가 만든 포털을 타고 도망치는 데 성공한 벨리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런 벨리아의 외모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검은색 머리카락과 투명할 정도로 맑은 피부.
키는 165cm에 평범한 정도였지만 가히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는 여럿 남성들의 가슴을 흔들 정도였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벨리아가 입술을 깨물었다.
성녀의 아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성녀를 따라 한 신전에 방문했다.
아레스교.
가장 위대한 교다.
아레스교의 신전은 세계 곳곳에 세워져 있다.
어떠한 신전들은 노후되었고 또 어떠한 신전들은 성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방대했다.
그들이 이번에 방문해 신의 말씀을 전하려 했던 곳은 레아스 신전이었다.
레아스 신전은 하나의 요새를 방불케 하는 곳이다.
먼 옛날. 아레스교가 적대교인 재앙교와 전투를 벌일 때 쓰였던 요새 겸 신전으로 알려진다.
재앙교.
아레스교와 반대되는 악(惡)을 숭배하는 교단이었다.
아레스교와 여러교는 오랜 시간 동안 계속 재앙교와 전쟁을 벌여 왔던 바.
벨리아는 그때의 일을 떠올렸다.
성녀님이 여느 때처럼 아레스님을 숭배하는 이들에게 따스한 말씀을 전하고 있을 때.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흑빛의 빛줄기와 함께 이런 알림이 들려왔다.
[다섯 번째 재앙의 출현.] [다섯 번째 재앙이 재앙의 서를 이용하여 영지 전체에 결계를 형성합니다.]그 결계가 문제였다.
[레벨 200 이상의 NPC와 유저는 결계를 뚫고 들어올 수 없습니다.] [결계는 신전을 반경으로 5km까지 적용됩니다.] [신성력을 품은 모든 존재가 20% 약화됩니다.]흑빛의 빗줄기가 번져 나가며 요새이자 신전 전체에 결계를 형성시켰다.
다섯 번째 재앙이란 무엇인가.
바로 악신을 섬기는 자들의 강한 우두머리들이다.
숫자가 높아질수록 약한 편이었으나 다섯 번째 재앙 잭 역시 터무니없이 강한 편에 속했다.
물론 아레스교의 힘을 빌린다는 걸 가정할 시 충분히 대항 가능했으나 잭은 이것을 노린 거다.
레벨 200 이상은 접근할 수 없다.
상식을 벗어나는 디버프의 힘.
물론 이로 인해 잭과 그 안에 있는 악신의 신도들 역시 커다란 디버프를 입게 되었다.
하지만 잭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시켰다.
바로 성녀 납치다.
‘시간이 없어.’
벨리아는 알림을 들었다.
[3일 후 성녀 아리아는 모든 성력을 빼앗기고 제물로 바쳐지게 됩니다.]다섯 번째 재앙은 성녀를 제물로 바쳐 악을 실현코자 했다.
곧 벨리아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성녀님…….’
벨리아는 NPC였지만 성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슬픔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인공지능이라 말하나 이 아레스란 세상 안에서 그들은 실제 인간과 다를 바 없었다.
그녀가 쌓은 성녀와의 유대감은 특별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그녀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간다.
아레스 커뮤니티란 곳에 글을 올려 하이랭커들의 도움을 받는가?
‘불가능해.’
200레벨 이상의 제한이 발목을 잡는다.
‘그럼 200레벨 이하의 슈퍼루키들을 모을까?’
그 역시 불가능한 사실이었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해야 3일이었다.
이 3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슈퍼루키들이 모인다 해도 승산이 없다.
‘잭이 힘을 사용한 대가로 모든 레벨이 하락했다 해도 강해.’
벨리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이러다 성녀님이 제물로 바쳐지면 어떡하지?’
스스로가 얼마나 나약한지 깨닫게 된 순간 알 수 없는 무력감이 몰려왔다.
그때.
띠링!
[직업 퀘스트: 구원자를 찾아서]등급: A
제한: 성녀의 아이
보상: 신성력 200
실패 시 페널티: 신전의 파괴.
설명: 당신의 신전. 그리고 섬기고 있는 성녀 아리아가 위기에 빠져 있다. 구원자를 찾아 나서라, 그 구원자는 현재 검의 대장장이의 탑에 위치해 있다.
벨리아가 희망을 보았다.
‘구원자가 있다고?’
시스템이 직접 말하고 있다.
구원자가 그곳에 있다. 벨리아에겐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구원자께서 검의 대장장이의 탑에 계시지?’
곧 그녀는 깨달을 수 있었다.
‘아…… 검의 탑장들에게 무기 제작을 의뢰하셨구나!?’
슈퍼컴퓨터가 아레스라는 사실은 이미 대중에게 알려져 있는 바.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
아레스 역시 성녀의 죽음은 원치 않을 터.
그로 인해 아주 강하고 특별한 자를 엄선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전투직 전설 클래스. 그런 거이려나? 혹시…….’
그녀는 이채를 띠었다.
최근에 핫한 루키 중 한 명이 대륙 10대 전설 중 하나인 창천(槍天)의 후예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혹시 그 사람?’
더 이상의 생각은 접어 뒀다.
구원자를 만나기 위해 벨리아가 검의 대장장이의 탑으로 향했다.
***
[직업 퀘스트: 신의 염원이 생성됩니다.]새로운 스토리가 현수에게 발발했다.
[직업 퀘스트: 신의 염원]등급: S
제한: 대장장이의 신의 후예
보상: 광물 아스늄, 신의 비기.
실패 시 페널티: 다음 직업 퀘스트를 진행할 수 없음.
설명: 대장장이의 신은 신도들뿐만 아니라 신들 사이에서도 외면받아 왔다. 대단한 힘을 가졌으며 뛰어난 제작자라는 아스카를 신들은 부정했다. 현재 아레스교의 성녀가 위험에 빠졌다. 그녀를 구출해 냄으로써 대장장이의 신이 어떤 힘을 가졌는지 낱낱이 보여 줘라, 곧 성녀의 아이 벨리아가 구원자인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
현수는 새롭게 뜬 퀘스트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성녀의 아이 벨리아?’
이는 현재 현수도 많은 정보가 없는 이였다.
때마침 신의 사자 발람이 몸을 일으켜 현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후예시여, 저는 후예께서 다음으로 치르실 일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전설을 만드는 거였습니다. 이미 해낸 일이기에 새로운 임무가 부여됐다 판단됩니다. 그 일이 어떤 건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발람의 당신에 대한 신앙심이 MAX입니다.]발람의 목소리는 왕을 알현하듯 부드럽고 겸손했다.
어서 대가 끊겼으면 좋겠다 바라던 발람은 신을 믿고 따를 힘이 생겼다.
그 모든 건 현수가 보여 준 업적에 의해 비롯되었다.
현수는 퀘스트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발람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하, 신께서 후예님을 통해 다른 신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가 봅니다.”
현수는 궁금한 것이 한 가지 있었다.
“광물 아스늄이 뭐죠?”
“아스늄이요? 혹시 얻게 되는 것이 아스늄입니까?”
발람의 목소리가 격앙된다.
현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목소리에서 그 광물이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되었다.
‘애초에 정보도 없는 광물이다.’
아레스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철광석, 미스릴, 오리하루콘 외에도 많은 신광물이 존재하는 바.
“대장장이의 신께서 빚으신 성스러운 광물입니다.”
그 말은 신 아스카가 만들어 낸 광물이라는 뜻이다.
“그는 세 개의 신의 광물 중 하나에 속하며 아주 강력한 신의 힘이 깃들었지요.”
발람이 아는 신화의 내용.
그를 들으며 현수는 아차 했다.
“혹시…….”
“맞습니다. 세 개의 신의 광물 중 하나인 아스늄은 신성력을 품은 광물로 전설의 광물입니다.”
현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전설의 광물?’
현수가 가져 본 전설 광물은 최하급 오리하루콘이 다였다.
그것도 화살 하나밖에 만들지 못하는 극소량이었던 바.
‘미쳤다…….’
현수의 가슴속에 작은 불씨가 지펴졌다.
그것은 아스늄이란 방대한 신성력을 품은 광물에 의함이다.
그를 이용해 꼭 제작하고자 하는 검이 있었다.
일전에 현수는 이미 그를 긴급제작으로 제작해 봤다.
그때의 그 검은 가짜에 불과했다.
현수가 이미 현실에서 만들어 본 검임에도 가짜였던 명백한 이유.
‘시스템은 그와 가장 적합한 제작법이라고 판단되면 높은 효과율을 준다.’
하지만 실제로 그 검은 그럴 수 없다.
인년, 인월, 인일, 인시에만 제작해야 하며 그를 실제로 쫓아가면 60년 만에 한 번 제작할 수 있다.
그러나 강한 신성력을 품은 광물이 있다면 그러한 조건을 어그러트려 줄 거다.
현수가 아스늄으로 제작할 검.
바로 사인검(四寅劍)이었다.
‘아레스에서 제작된 진짜 사인검은 과연 어떤 힘을 품고 있을까.’
대부분의 탑장들이 돌아가고 밤늦은 시간이 되었을 때.
“성녀의 아이 벨리아가 당도했습니다.”
현수는 그녀와 만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짧게 통성명만 했고 그들에겐 시간이 부족했다.
두 사람이 댕이 마련해 준 말 위에 올랐다.
“어디로 가야 하죠?”
“북쪽에 있는 늑대의 성지로 가야 합니다. 늑대의 성지를 지나야만 신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탄 말이 빠르게 늑대의 성지를 향해 달렸다.
***
늑대의 성지.
레벨 110~180 유저들의 사냥터로 너무 외곽에 위치해 인기 없는 곳이다.
그곳이 소란스러워졌다.
[보스 몬스터의 출현!] [잿빛늑대 Lv.212] [잿빛늑대를 사냥한 자는 보상을 받습니다.]한 달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잿빛늑대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뛰어요! 잿빛늑대는 우리 파티로는 절대 잡지 못합니다!”
파티원을 이끄는 파티장 룩이 서둘러 파티원들을 이끌고 안전 지역을 향해 달렸다.
“크하아아악!”
“커허억!”
“으, 으아아악!”
뒤에서 유저들이 잿빛늑대에게 갈기갈기 찢기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린다.
‘잿빛늑대는 이제껏 사냥터의 적격 레벨 유저들에게 잡힌 적이 없다.’
잿빛늑대의 무서움은 놈의 특성에 있다.
잿빛의 하울링은 반경 30m 내로 늑대가 적으로 인식한 이들이 많을수록 더 많은 디버프를 준다.
열 명이 모이면 자그마치 40%의 모든 스텟이 하락한다.
더불어 놈의 속도는 섬광과 같다.
빠르게 달리던 룩은 막 말에서 내린 두 사람을 발견했다.
사제 클래스로 추정되는 아름다운 여인. 룩이 보기에도 감탄이 나올 여인이 말한다.
“레벨 120의 대장장이라고요? 창천의 후예가 아니라요?”
“네, 맞아요.”
“현수 님. 진짜 들어가도 되는 걸까요? 잿빛늑대가 출몰할 때면 주변으로 많은 늑대들이 모여들어요.”
“……?”
룩은 미간을 찌푸렸다.
‘대장장이?’
그리고 사제 클래스?
그것도 레벨 120이 저곳에 들어간다고?
빠르게 달리며 돌아본 룩은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제와 대장장이를 봤다.
‘허세가 뇌를 장악한 건가?’
사제의 말처럼 잿빛늑대가 출몰하는 곳 주변으로 늑대들이 몰린다.
레벨 120의 대장장이가 저길 들어간다고?
‘예쁜 여자 앞이어서인가?’
안전지대에 들어와 거친 숨을 몰아쉬던 룩은 즐거운 생각이 스쳤다.
“30분 후에 다시 들어가죠.”
“미쳤어요? 저길 왜 다시 들어가요.”
“사제랑 대장장이 템들 못 봤습니까?”
룩은 대장장이와 사제의 템들을 스캔했다.
강제 로그아웃당하면 유저들은 템을 드랍한다.
“드랍템을 줍고 오자고요?”
하지만 다른 파티원들은 고개를 저었다.
“초입에 있었잖아요, 그거 줍기 전에 우리가 먼저 죽을걸요.”
“죽으려면 혼자 죽으세요.”
“저도 안 가요.”
파티원들이 파티를 떠났다.
늑대의 성지 사냥을 위한 일회용 사냥이었기에 룩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겁쟁이들 같으니. 대장장이가 찬 검은 최소 에픽은 되어 보였다고.’
30분이 지났을 때 룩이 다시 들어가기 시작했다.
‘입구 초입쯤에 죽어 있었으면 좋겠는데.’
사제와 대장장이가 함께 죽었을 테니, 템이 나란히 드랍되어 있을 터.
입구 초입에 들어간 룩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뭐, 뭐야?”
수십 마리가 넘는 늑대들이 잿더미가 되어 흩어진 자국이 곳곳에 깔려 있다.
곧 룩은 충격적인 알림을 듣게 되었다.
[잿빛늑대가 사냥되었습니다.]유저들에게 한 번도 레이드된 적 없는 잿빛늑대가 사냥되었다는 알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