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97)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97화(97/312)
광명의 레이드 (3)
현수는 무모하지 않다.
어떠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실현 가능성을 생각해 본다.
상식적으로 레벨 120의 대장장이가 성녀를 구하겠다고 잭과 홀로 싸우는 건 미친 짓이다.
벨리아의 말을 듣고 머릿속으로 수십 번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가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길드 광명엔 최고의 딜러로 거듭난 용기사 리셀이 있었고 비공식 랭커로 활동하는 최강의 탱커인 바크도 있었다.
[길드 마스터 현수: 다섯 번째 재앙 사냥 어떠신가요?] [리셀: 좋죠, 재앙들은 한 번도 레이드된 적 없어요, 그런 재앙을 우리가 잡을 수만 있다면 추후 현의 대장간의 명성에도 대단한 효과를 만들어 낼 겁니다.] [넬: 저 역시 좋은 생각 같은데요.] [바크: 기대되는데 ^^?] [넬: 핵심은 이거입니다. 재앙의 서의 힘은 그 어떤 이도 뚫고 들어갈 수 없다는 겁니다.]현수는 차분하게 생각했고 곧 계획을 말했다.
[길드 마스터 현수: 하늘에도 결계가 쳐진 건 아니잖아요, 용광검으로 만들어진 용으로 결계 위쪽에서 대기하고 계시는 건 어떨까요? 잭이라는 자는 성녀를 제물로 바치기 전에 자신의 약화된 힘을 되돌려 놓으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데.] [넬: 님, 천잰 듯……?] [리셀: 막상 다섯 번째 재앙이랑 싸울 생각하니까, 쫄리네요, 이길 수 있을까여……?] [넬: 쉽진 않겠죠. 네임드 NPC들의 HP나 방어력이 워낙 높은 수준이어서요. 또 잭이라는 존재가 리셀이나 바크 님보다 레벨이 높은 편이기도 하죠.]현수는 공감했다.
[넬: 거기에 네임드 NPC는 동 레벨이라고 할지라도 훨씬 더 강해요, 그렇기에 현수 님이 잭의 HP를 얼마나 깎아 놓는지가 핵심이 될 겁니다. 재앙의 서 페널티가 사라진다고 상처가 회복되는 건 아니니까요.]계획은 완벽했고 모든 계획이 실현되자 현수가 잭을 겨누며 말했다.
“길드 광명. 첫 번째 레이드 시작합니다.”
[다섯 번째 재앙 잭 Lv.365] [HP 32% 미만입니다.]이미 잭은 현수의 궁니르와 검의 울음에 꽤 큰 피해를 입었기에 레이드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이, 이익…….”
당혹스러워하며 뒷걸음질 치는 잭에게 리셀과 바크가 동시에 공격해 들어갔다.
그들의 공방을 보며 현수는 아리아에게 걸어갔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해.’
잭은 레벨 365의 네임드 NPC다. 녀석과의 전투에서 184레벨의 현수가 끼는 건 오히려 방해가 된다.
그랬기에 현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했다.
바로 긴급제작으로 사인검을 만드는 일이다.
현수는 이미 긴급제작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벨리아의 말에 따르면 성녀 아리아가 재사용 대기시간을 삭제시켜 줄 수 있을 거라 했다.
그리고 이 사인검은 예전에 만들었던 것보다 훨씬 강할 것이다.
‘벨리아가 말해 줬어, 아리아 성녀가 극소량의 아스늄을 가지고 있다고.’
아스카가 만들었다는 광물 아스늄.
이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신성력을 품은 광물이었다.
***
뒷걸음질 치던 잭에게 리셀이 빠르게 접근했다.
키헤에에엑-!
검을 휘두를 뿐인데 용의 거친 울음이 들린다.
뒷걸음질 쳤던 잭은 곧 차분해졌다.
‘그렇다 한들, 결국 약자다.’
레벨의 차이라는 것의 차이는 크다.
잭과 리셀의 레벨은 30 이상 차이 나고 있었다.
자신이 아무리 큰 피해를 입어 약화되었다 한들 좁혀질 수 없는 차이다.
거기에 네임드 NPC와 유저의 차이도 명확하다.
그래, 지금 리셀은 어린아이가 어른에게 덤벼드는 것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거다.
쩌저저저저적-
수십 개의 흑마력의 칼날이 생성되며 하나의 방패를 이루었다.
그런데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흑마력의 칼날방패와 리셀이란 자가 휘두르는 용이 깃든 검.
그 두 개의 병장기가 부딪치면 ‘까아아앙!’ 소리가 나야 맞다.
헌데, 흑마력의 칼날방패가 말 그대로 베였다.
쩌어억!
“크읍!”
함께 베인 잭의 몸에서 붉은 핏줄기가 솟구쳤다.
잭의 눈이 흔들렸다.
‘왜지?’
엄청난 데미지가 들어왔다.
잭의 방어력과 HP양은 동 레벨 대비 2배에 이른다.
그리고 또 한 번 휘둘러지는 검에서 스치는 예기.
‘이 검 때문인가?’
블링크.
잭이 위로 올라섰다.
그가 자신을 올려다보는 리셀과 바크를 보며 거대한 힘을 강림시켰다.
까르르르륵-
이번엔 칼날이라 표현할 수 없다.
수십 개의 기다란 장검 형태의 흑마력이 쏟아졌다.
그 순간 바크란 사내가 리셀의 앞으로 힘껏 방패를 내리 꽂았다.
두 사람이 함께 방패 뒤로 숨었다.
“어리석구나, 그 방패는 곧 종잇장처럼 구겨질 것이다.”
흑마력 장검은 추가 공격력 400%에 이르는 힘을 가진다.
이제껏 어떤 방패도 자신의 이 흑마력 장검을 막은 적이 없…….
까아아아앙-!
경쾌한 소리와 함께 흑마력 장검이 퉁겨 나갔다.
방패엔 흠집만이 남았다.
수십 개의 장검들이 떨어진다.
떨어지는 장검을 ‘아이기스’라 적힌 방패가 한 번도 허용치 않고 모조리 막아 냈다.
“서리의 파도.”
쩌저저저저적-
나아가 방패에서 솟구쳐오는 기운.
잭은 이 순간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고 있음을 느꼈고 자신을 내려다봤다.
어느새 자신의 목까지 모두 얼어붙어 있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지?’
잭은 이해할 수 없었다.
***
㈜푸름 회의실.
다섯 번째 재앙의 죽음은 앞으로 2달 뒤에나 이어질 거라 생각했다.
악신 강림에 성공한 후 수많은 신전을 파괴한 다섯 번째 재앙은 우리나라 최고의 랭커들에게 퀘스트로 내려져 사냥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곳에서 사냥이 시도되고 있었다.
“광명은 길드 레벨로 치면 1에 불과하건만.”
이세진 대표가 헛웃음을 흘렸다.
길드의 레벨은 길드원들의 레벨이 아니라 그들이 이루어 낸 것에 따라 달라진다.
그를 봤을 때 최근 뭘 한 것이 없는 광명은 최하위 레벨이었다.
스크린 속 당황한 표정의 잭.
그가 어째서 당황하는지 이 자리의 이들은 알고 있었다.
“맞아, 리셀과 바크가 아무리 강해도 잭의 상대가 될 순 없겠지.”
그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그를 어긋나게 하는 게 있었다.
“한 자루의 전설과 전설과 가까운 유니크.”
전설은 우리나라 서버에 열 개도 채 되지 아니한다.
즉, 잭이란 이보다 값지고 희소성 있다는 것.
그럼에도 스토리팀 부장 이해석이 확신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못 잡겠군요.”
“……동감하네. 힘의 차이가 너무도 크네. 또 잭은 자신이 위험하다 판단하면 재앙을 발현한 걸세.”
네임드 NPC들은 특성을 가졌고 그는 특별하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그들이 계속 화면을 담는다.
그렇게 5분이 지났을 때.
“또다시 해낸 건가……? 긴급제작으로는 처음인데?”
이세진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스토리팀 부장 이해석은 몸을 일으켰고 김태석 팀장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뱉었다.
곧 이세진이 말했다.
“잡을 수도 있겠군.”
그의 생각이 순식간에 바뀐 이유는 바로 스크린에 떠오른 알림 때문이었다.
[세 번째 전설에 다가섭니다.]***
리셀과 바크.
그들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근육이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며 온몸이 긴장하게 만든다.
그 정도로 잭과의 전투는 두 사람에게 짜릿했다.
또 현수의 도움이 없어도 우리가 잡을 수 있다란 오만과 확신에 사로잡혀 있었다.
바크의 방패가 잭에게 힘껏 내리쳐졌다.
방패를 내리친 바크가 당황했다.
한손으로 방패의 밑면을 잡아채 막아 내는 잭이 보였기 때문이다.
바크와 리셀은 이해할 수 없었다.
마법사들은 근접전에 취약하다.
그랬기에 자신들과 가까워진 잭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사냥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잭이 진득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처음엔 놀랐고 두 번째엔 감탄했으며 왜인지 알고 싶었다.”
바크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너희 같은 강자들이 저자를 따르는가란 생각을 했지. 과연 그럴 만하더군, 저자가 만들어 낸 아티팩트는 훌륭해. 이제 그 이유를 알았으니 흥미가 떨어졌다. 또 위험도 느꼈고.”
오랫동안 적수를 찾지 못한 잭에게 이것은 신선한 즐거움으로 다가왔던바.
잭은 졸렬하고 악랄하다.
[다섯 번째 재앙.] [강화의 재앙이 발동됩니다.]재앙들에게 ‘재앙’이란 수식어가 붙는 이유.
자신들만의 특성을 재앙처럼 발현해서다.
[잭이 한층 더 강해집니다.]잭의 재앙은 스스로를 강하게 하는 것에 있다.
[마법 방어력이 44% 상승합니다.] [마법 공격력이 56% 상승합니다.] [물리 방어력이 54% 상승합니다.] [물리 공격력이 43% 상승합니다.] [잭이 일시적으로 스스로를 초월합니다.]“내가 왜 너희를 가까이 오게 하였는지 아느냐?”
바크와 리셀이 신음 흘렸다.
잭의 몸에서 거대한 흑마력이 폭주를 일으킨다.
곧 그 흑마력이 창이 되어 주변으로 비산했다.
푸푸푸푸푸푸푸푹-
[HP가 90% 미만으로……] [HP가 60% 미만으로……] [HP가 40% 미만으로……]수십 개의 창을 피할 새도 없이 두 사람이 관통되었다.
“크흡…… 용의 발톱!”
뒤로 날아가는 순간에도 리셀은 반격을 가했다.
허공에서 나타난 두 개의 날카로운 발톱이 잭의 가슴팍을 내리쳤다.
콰자아악-
엄청난 데미지를 입은 바크와 리셀이 5초 이상의 스턴에 빠졌다.
가슴을 추스른 잭이 두 사람에게 걸어갔다.
일단 이 두 사람을 죽인 후 그 대장장이를 죽일 거다.
‘이젠 무서울 게 없구나.’
[다섯 번째 재앙 잭 Lv.401] [HP 11% 미만입니다.]자신은 급격히 강화되었고 그 누구도 자신을 어쩌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때 등 뒤에서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누군가 스위치를 딸깍이듯 밝았던 주변이 밤처럼 어두워졌다.
잭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28개의 별들이 떠올라 있었다.
‘이건 뭐지?’
곧 잭은 이것의 정체를 알고 등 뒤로 소름이 돋았다.
아티팩트에는 이펙트 효과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고작 아티팩트라는 것이 이처럼 낮을 밤으로 바꾸는 건 처음 본다.
‘도대체 무엇이 만들어진 거냐…….’
식은땀을 흘리는 잭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있는 현수가 한 자루의 검을 들고 잭을 바라보고 있었다.
***
아리아에게 소량의 아스늄을 얻었던 현수.
그의 손바닥 위에 쥐어진 아스늄이 천천히 떠오른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신성력을 머금었다 알려지는 백색 광물.
아름다운 모습으로 벼려지는 백색의 검을 현수가 쥐었다.
‘한낱 신기루가 될 거다.’
만들어진 이 검은 30초 후에 소멸되니.
그러나 괜찮다. 그만큼 값진 것이 돌아올 것이니.
선조들이 이 검을 만든 이유를 알고 있는 그의 지식과 경험에 의해 빚어진 검.
[세 번째 전설이 쓰여집니다.]이펙트 효과가 일어나 주변이 밤처럼 어둠에 잠식된다.
몸을 돌린 잭과 현수의 시선이 마주쳤다.
잭은 순수한 궁금증에 물었다.
“……도대체 그 검은 뭐냐.”
“사인검이란 이름의 검이다.”
하늘 위 28개의 별이 유성이 되어 검에 스며든다.
“이 검은 베는 검은 아니다. 주술적 의미로 제작됐지.”
크허허헝-!
검에서 호랑이 울음이 터뜨려진다. 거센 신성력의 힘이 바람이 되어 잭을 덮쳤다.
[호랑이 기운.] [거대한 신성력의 힘이 당신을 약화시킵니다.] [약화됩니다.] [약화됩니다.] [다섯 번째 재앙 잭 Lv.331] [다섯 번째 재앙 잭 Lv.301] [다섯 번째 재앙 잭 Lv.287] [3초간 스턴 상태에 빠집니다.]잭은 살면서 한 번도 느껴 본 적 없는 디버프를 받았고 현수는 이 사인검에 대해 말했다.
“왕은 바랐다.”
국태민안(國泰民安).
“백성과 나라가 모두 편안했으면 좋겠다.”
태평성대(太平聖代).
“내가 다스리는 동안이나마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니 그런 검을 만들어라.”
현수가 또 한 번 검을 휘둘렀다.
[신성의 빛] [악(惡)이나 언데드에게 640%의 데미지를 입히며 반경 15m까지 뻗어 갑니다.]거대한 신성력의 빛이 잭을 집어삼켰다.
“그를 위해 만들어진 검이 이 사인검이며 조선의 성검이다.”
잭은 느꼈다.
자신의 몸이 천천히 소멸되어 가고 있음을.
저항할 수 없는 힘이다.
온몸을 불태우는 강력한 힘과 고통은 너무도 강렬해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더불어 하찮은 레벨을 가진 자라고 생각했던 생각이 변했다.
무시해선 안 되는 자였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무구를 만드는 대장장이였던 거야.’
다른 방식의 강자였던 것.
스르르르르-
그렇게 다섯 번째 재앙 잭이 완전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초네임드 NPC 중 하나이자 악의 축을 죽인 현수에게 엄청난 보상 알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