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98)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98화(98/312)
성녀의 기도
현수가 흩어지는 다섯 번째 재앙 잭을 바라봤다.
고통스러우나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사라져 가는 잭은 악(惡)과 가장 어울리는 결말을 맞이하고 있었다.
현수의 가슴이 빠르게 뛴다.
‘진짜 해냈다.’
계획을 짜면서도 실현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빠져 있었다.
다섯 번째 재앙 잭을 죽인 것은 앞으로 현의 대장간과 자신에게 엄청난 혜택을 줄 거다.
이 재앙 사냥은 이미 모든 길드원들이 녹화 중이었던바.
지금 당장도 현수를 한 걸음 더 도약시켜 줄 것이다.
보상 알림이 강타했다.
[다섯 번째 재앙 잭을 사냥하셨습니다.] [당신의 기여도는 매우 높습니다.] [기여도에 따른 보상이 측정됩니다.] [기여도 55%입니다.] [다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200레벨을 달성하셨습니다.] [레벨 업……] [한 번에 40레벨 이상을 올리셨습니다.]현수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184레벨이었던 그가 단숨에 227레벨로 거듭났다.
200레벨 이상부터는 꽤 레벨이 있는 편에 들기에 한 걸음 더 높은 곳에 다가선 셈이라고 볼 수 있었다.
[31,803골드를 획득합니다.]3만 1천 골드. 한화로 약 3천만 원에 이르는 거금이었다.
골드 드랍만으로도 굉장히 많은 수익을 창출한 거다.
[축복받은 강화석 4개를 획득합니다.] [재앙의 코트를 획득합니다.] [재앙의……] [잭의……] [명성 500을 획득합니다.] [카리스마 100을 획득합니다.]끝없이 울리는 알림.
현수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 지경이었다.
축복받은 강화석은 한화로 3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비싼 물품이며 무기나 방어구를 강화할 수 있었다.
그 외에 잭이 드랍한 잡템들의 값어치도 상당했다.
그저 레이드를 성공한 것만으로도 골드와 잡템만 합쳐도 1억에 가까운 수익을 창출해 낸 셈이었다.
“오, 나 1업 했는데?”
“나도 1레벨 업했군, 하하!”
그리고 리셀과 바크 역시 꽤 많은 경험치를 올린 듯하다.
그들은 굉장히 기쁜 표정이었고 현수는 작게 웃었다.
그들의 강해짐은 곧 길드 광명의 강해짐이기도 했다.
더불어 두 사람은 하이랭커였다.
‘하이랭커들의 레벨 업은 더 특별하다.’
레벨 한 개 차이로도 순위가 변하며 그 강함이 차이가 나기 마련이었다.
현수는 자신의 손아귀에서 흩어져 가는 사인검을 바라봤다.
자신도 모르게 씁쓸한 미소가 그려진다.
‘잭을 사냥할 수 있었던 건 이 사인검을 제작해 내서기도 해.’
아쉬운 건 사인검을 긴급제작으로 제작해 냈단 것에 있다.
괜스레 다시 한번 사인검을 만들 때의 알림을 상기해 본다.
[가장 완벽한 사인검의 제작법일 겁니다.]긴급제작으로 만들어지는 무구는 고작 2~3초 내지로 그를 설정해야 했다.
현수가 2~3초 동안 설정한 제작법은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였다.
우리나라엔 사십여 자루의 사인검이 실존했다.
현재 만들어진 사인검은 모두 현수의 아버지와 그의 손끝에서 비롯되었다.
[당신의 경험은 놀랍습니다.] [효과 적용률이 12% 상승합니다.]수차례 제작해 본 유일한 제작자의 경험.
[당신의 이해는 탁월합니다.] [효과 적용률이 14% 상승합니다.]사인검의 진짜 의미, 그리고 만들어지게 된 계기까지 모두 이해하고 그를 검에 깃들게 할 수 있는 사람.
현수는 자신할 수 있었다.
오직 세상에 자신만이 존재한다고 말이다.
그렇게 긴급제작으로나마 탄생한 사인검.
그런데 더 이상 이런 효과와 등급을 가진 사인검을 만들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 실력이 부족해서는 아니야.’
시스템 때문이었다.
대장장이들은 비슷한 효과를 가진 아티팩트를 만들 때 이미 높은 등급에 도달한 적이 있을 시 또다시 그 등급으로 나올 확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다.
물론 아티팩트는 현수의 실력에 의해 제작된다.
그렇다 한들 효과 적용률을 넣어 주는 건 현수가 아닌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다시 전설로 만들어지긴 힘들다.
‘사인검 덕분에 많은 걸 얻을 테니 만족해야지.’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훌훌 털어 내자고 생각했다.
그때.
현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스르르, 흩어져 가던 사인검이 그 형체 그대로 남았다.
‘뭐지……?’
갑자기 소멸을 멈춘 것이다.
그 기이한 현상에 의아해하고 있을 때.
[직업 퀘스트: 신의 염원 완료] [경이적인 성과로 완료하셨습니다.] [성녀 아리아에게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경이적인 성과.
어떠한 부분이 경이적인 성과였는가?
신의 염원 퀘스트는 성녀를 구출하는 퀘스트였다.
퀘스트 자체에 다섯 번째 재앙을 죽이라는 내용은 없었는데 현수가 그를 죽이는 데 성공한 것.
[대장장이의 신이 현재의 상황을 파악합니다.] [그는 주어진 보상이 부족하다 판단합니다.]현수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긴급제작으로 흩어져야 할 사인검이 흩어지지 않은 이유가 이 알림과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다.
띠링!
[대장장이의 신이 힌트를 내립니다.] [성녀 아리아에게는 특별한 힘이 존재합니다.] [그 힘 중 하나가 사인검이 소멸되지 않게 도와줄지도 모릅니다.] [대장장이의 신의 힘이 사인검이 10분 동안 소멸되지 않게 도와줍니다.]현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 사인검을 잃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겼다.
‘성녀 아리아의 특별한 힘이라고?’
그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손에서 흩어지지 않고 남은 사인검을 확인했다.
(사인검)
등급: 전설
내구도: 10,000/10,000
공격력: 517
제한: 제작자는 제한 없음, 신성력을 다루는 자들 중 300~450
특수능력:
·신성력 10% 상승.
·악(惡)이나 언데드에 대한 공격력 140% 상승.
·악(惡)이나 언데드에 대한 방어력 25% 상승.
·악(惡)이나 언데드에 대한 방어력 40% 무시.
·유성이 쏟아져 검에 깃드는 이펙트 효과.
·액티브 스킬 호랑이 기운.
·액티브 스킬 신성의 빛.
·패시브 스킬 멸악(滅惡).
설명: 긴급제작으로 제작한 사인검으로 그 어떠한 성스러운 검도 이에 비할 수 없을 것이다.
상세 정보만 봐도 이 검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이 검이 있으면 아레스교가 재앙교와 싸울 큰 힘을 얻게 되는 거다.’
사인검은 명검 중의 명검이다.
하지만 아티팩트란 사용자에 대해 고려해 봐야 한다.
현수에겐 당장엔 필요치 않은 아티팩트다.
그리고 현수에겐 아직 몇 억의, 빚처럼 느껴지는 치료비가 남아 있었다.
‘이 사인검만 복구하면 그것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지도 몰라.’
이 역시 완전한 사인검을 되찾았을 때의 이야기였다.
‘어떻게 아리아에게 이 사인검을 복구해 달라고 말하지?’
그때였다.
알 수 없는 위압감이 느껴졌다.
완전히 흩어져 사라져 가는가 싶던 잭.
그런 잭의 잿더미가 현수를 관통했다.
[죽음의 저주] [다섯 번째 재앙 잭이 죽을 시 발동되는 저주가 당신을 잠재웁니다.] [당신은 서서히 죽게 될 것입니다.] [10분 내로 저항하지 못할 시 강제 로그아웃당합니다.]현수의 피부가 검게 물들었다. 눈앞이 아찔해지며 풀썩 하고 쓰러졌다.
[상태이상 기절에 빠지셨습니다.]쓰러진 순간에도 현수는 검을 놓지 못했다.
“사인검을 되찾아야 하는데…….”
끝으로 완전히 기절하고 말았다.
***
“혀, 현수야!”
“현수 님!”
길드 광명의 길드원들이 갑자기 쓰러진 현수에게 다가갔다.
뒤늦게 도착했던 벨리아도 현수가 쓰러진 것을 보고 다가갔다.
‘설마 잭이 저주를 걸어 놓았을 줄이야…….’
죽으면서도 남을 해하는 힘을 깃들게 하였다는 것.
참으로 끔찍한 저주다.
벨리아가 현수의 머리를 자신의 다리 위에 편안히 눕혔다.
‘어떻게 해야 하지……? 곧 강제 로그아웃되실 거 같은데…….’
현수의 HP는 갈수록 하락하고 있었고 더 까매져 가는 피부는 위태로워 보였다.
그때.
[성녀 아리아의 출현!] [가장 고귀한 빛이 등장합니다.] [성녀 아리아 Lv.348]성녀 아리아.
대륙 10대 전설과 맞먹는 가장 성스러운 빛.
잭이 죽음으로써 잃었던 힘을 되찾았다.
곧 성녀의 주변으로 수십 개의 빛이 내려쳤다.
그 빛에선 아레스교에서 유명한 성기사들을 비롯한 사제들이 강림하고 있었다.
그들의 호위를 받으며 성녀 아리아가 걸어왔다.
그녀는 쓰러진 현수를 바라봤다.
기억에 남는다.
‘광물 아스늄을 소량 얻을 수 있을까요?’
‘아스늄을요? 아스늄은 대장장이의 신의 후예에게만 주라고 약속되어 있습니다.’
‘제가 바로 후예입니다. 재앙 잭을 죽이기 위해 또 아레스교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아스늄의 가치는 천문학적이다.
하지만 저 사내의 올곧고 바른 눈빛에서 아리아는 극소량의 아스늄을 건네주었다.
그를 건네받은 사내는 달려갔다.
그녀는 차분한 시선으로 현수의 손에서 흩어지다 멈춘 검을 바라봤다.
“저 검은 어째서 흩어지는 건가요?”
넬이 설명했다.
“긴급제작한 아티팩트는 소멸됩니다.”
“……소멸이요? 그럼 다시 만들면 되는 건가요?”
“아뇨, 다시 제작하지 못합니다.”
넬은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고 현수가 두 번 다시 저런 검을 만들 수 없음을 알게 해 줬다.
“그럼에도 왜……?”
안 그래도 아리아는 그에게 커다란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고 보상을 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구출한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아레스교가 오래도록 쫓았던 다섯 번째 재앙을 죽인 인물.
이를 벨리아가 거들었다.
“이 검보다 소중한 것을 위해서였을 겁니다.”
“그게 뭐죠?”
벨리아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아리아를 응시했다.
성녀 아리아의 눈이 커다래졌다. 바로 자신을 위해서란 뜻이었으니.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
“선(善)입니다.”
그 말 한마디가 아리아의 가슴을 크게 울렸고 벨리아는 확신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적어도 제가 본 그는 그렇습니다. 저는 성녀의 아이로 전직했습니다.”
성녀의 아이에겐 안타까운 제약이 존재한다.
바로 아레스교 외에 다른 곳에 갈 수 없다는 규율.
이 규율을 어기면 자격을 박탈당한다.
그럼에도 그녀가 말한다.
“그런 제가 이런 생각을 품게 한 사람입니다.”
그 생각은 무엇인가?
“이 남자와 함께하고 싶다.”
그것이 아리아에게 가장 크게 와닿았다.
성녀의 아이 벨리아를 그렇게 만들게 한 선(善).
아리아가 잠든 현수에게 다가가 이마에 손을 얹었다.
“그 어떤 악도 당신을 헤치지 못할지니…….”
그녀의 손끝에서 비롯된 따스한 힘이 현수를 감싸 안았다.
[성녀의 자애] [죽음의 저주가 소멸됩니다.]기절한 현수의 거맸던 피부가 본래의 색으로 돌아오며 그의 표정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아리아가 흩어지는 것이 멈춘 사인검을 쥐었다.
그 검을 쥔 그녀가 또 한 번의 기도를 올렸다.
[탄생의 기도] [사라지던 어떠한 것이 다시 태어납니다.]흩어졌던 사인검이 다시 검의 잔해와 만나 천천히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잠든 현수에겐 알림이 들려오고 있었다.
[사인검이 온전한 모습을 되찾습니다.]“현수,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의 은혜를요.”
[성녀 아리아와 아레스교는 영원히 당신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몸을 일으킨 아리아가 말했다.
“그가 깨어나면 제게 와 달라고 해 주겠나요?”
벨리아는 순수한 질문을 던졌다.
“왜요?”
아리아가 사랑스러운 미소로 웃었다.
“아레스교의 보답은 이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