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597)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597화(597/599)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조선(朝鮮). (4)
전 세계 모든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1위가 베르드 영토전이 장식했다.
파리온 제국이 어떠한 영토를 집어삼키는 것은 흔한 일이다.
제 2의 아레스가 왕의 길이 아니라 ‘파리온 상납의 길.’이라고 유저들이 우스갯소리로 말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베르드 영토전이 이렇게 화제성을 이끌 수 있던 이유는 BJ롤로 덕분이었다.
영향력 있는 BJ인 그가 방송을 켜지 않았더라면 이름 없는 병사들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산불이 바람을 타고 더 빠르게 붙는 것처럼, 이름 없는 병사들의 등장은 그들의 존재를 눈치챈 이들이 기대감을 가지고 더 많은 방송을 보게 했다.
-드미트리, 개 지리지 않냐.
-ㅇㅇ, 미쳤지. 주먹 한 번에 병사들 셋, 넷씩 쓰러지더라.
-대마법사 룬드는 어떻고? 마나드레인으로 마력 쫙 빨아들인 다음에 광역기 꽂아버리니까 다 녹던데.
-태국 랭킹 1위 타이도 장난 아니지 않았음?
-ㅇㅇ, 카벨 다음으로 암살자 원탑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더라.
사람들의 취향은 제각각인 법이다.
각자가 응원하고 좋아하는 랭커가 있기 마련이었다.
그런 그때 누군가 한 여인의 이름을 거론했다.
-가장 쩌는 건 미오다.
전 세계인들이 의아함을 가졌고 곧 그가 중요한 내용을 밝혔다.
-왜냐면…… 아직도 막고 있거든.
-전쟁 끝났는데?
-뭔 소리여?
어제 전쟁은 분명히 끝났다.
그런데 아직 막고 있다니?
모두가 우르르 한 방송을 쫓아갔다.
그곳에 미오가 아직도 다리 하나를 두고 적군들을 막고 있었다.
퍼, 퍼퍼퍼퍼펑-!
여전히 쉴 새 없이 당겨지는 화살.
다리 하나를 두고 10만 군으로부터 홀로 버텨내는 미오는 대단했다.
-미오 미쳤네…….
-홀로 신화를 써 내려가는군요…….
각종 매체와 기자들, 유튜버들까지 떠들었다.
은밀한 곳에 숨은 그녀는 골무가 완전히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쉬지 않고 당겼다.
-궁수의 신화이고, 궁수의 영웅이며, 궁수의 지존입니다.
모든 세계인들이 그녀를 찬양했다.
최초 10만 군은 어느새 7만 군까지 줄어 있었다.
또 홀로 서서 여전히 막아서는 그녀가 얼마나 높은 투쟁심을 가졌는지, 본인의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한지 깨닫게 했다.
특히 일본 국민들이 감동했다.
-고맙습니다. 미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이날 미오의 팬은 급격히 늘었다.
그러나 우습게도 미오, 막고 싶어서 막고 있는 게 아니었다.
현재 미오의 심정은 어떠한가?
‘야이 X새끼들아!’
퍼퍼퍼퍼퍼펑-!
죽을 맛이었다.
‘전쟁이 끝났으면 나를 챙겨갔어야지!!’
그랬다.
미오가 여전히 홀로 길목을 막고 있는 이유는 거대한 사명감을 가진 것이 아니다.
베르드 영토군과 현수가 자신을 잊었다.
물론 그녀도 전쟁 파티에 가입했다.
파리온 제국군이 넘쳐났을 때에만 해도 되지 않던 파티 채팅은 상당수가 줄어들자, 활성화된바.
[미오:님들, 지원 좀요. 아직 혼자서 10만 군 막고……] [무사시:비상이다. 현수가 사령관 페드로를 죽인 후 기절했다!!! 우리의 은인을 챙겨라!] [미오:……아니, 님들 저 좀……] [무사시:승전소식이다. 파리온 제국이 패배를 인정했다.] [엘롬:우와아아아아아!!!!] [카소:해냈다!] [에픽:풍악을 울려라!!!]승전소식 한 번에 단체채팅방에 떠오른 말들은 순식간에 수백 개를 넘었다.
[미오:님들?]하여 수백 개 중 하나에 불과한 그녀의 채팅은 묻힐 수밖에 없었다.
[미오:X벌……]그것이 이유다.
퍼퍼퍼퍼퍼퍼퍼퍼펑-!
‘이, 이 X새끼들아!’
여전히 홀로 활을 당기는 그녀가 차고 있는 골무를 바라봤다.
[잔여 화살이 5%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헤르드의 골무의 내구도가 10%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꼼짝없이 죽게 생겼다.
아무리 많이 상대하여 레벨을 꽤 올렸다지만 여기서 죽어서 무언가라도 드랍하면 큰일이다.
또 하이랭커의 사망은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바.
눈앞이 아찔해졌다.
바로 그때.
[현수 님으로부터 선물이 도착하였습니다.]전서구가 날아들었다.
날아든 전서구를 본 미오가 도끼눈을 떴다.
‘선물을 보내지 말고 병력을 보내라고. 인마!!’
물론 미오도 안다.
공식적으로 이야기의 왕의 병사들이 참전했던 것이기에 현은 군대를 출정시킬 수 없단 사실을.
‘화살을 보냈겠지.’
하여 화살이나 조금 보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걸로라도 고마워해야 하나? 현의 나라 재정도 안 좋다던데.’
미오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고 확인한 순간 눈을 휘둥그레 떴다.
[유니크 등급. 아르파스나의 화살 2만 개 묶음을 획득합니다.]“아, 아르파스나의 화살!?”
아르파스나.
일본서버에 존재하는 특별한 재질로 만들어진 화살이다.
일반 화살보다 그 가치가 수십 배 정도 높으며 관통력과 사정거리가 사기급에 이른다.
쉽게 손상되지 않아 모든 적을 휩쓴 후 다시 회수하여 재사용도 가능한 화살이었다.
그리고 화살만 있는 게 아니었다.
[전설 등급. 빛나는 영웅을 위한 건틀렛을 획득합니다.]‘뭐야, 이 건틀렛? 완전 내 맞춤이잖아?’
신궁 미오와 혜지의 장단점은 엄연히 다르다.
혜지는 높은 정확도와 파괴력으로 적들을 압살하는 타입이었다.
반대로 미오는 여러 가지 보정 효과로 일반 유저 대비 두 배는 긴 사정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또 마치 ‘스나이퍼’처럼 은밀할 수 있었다.
화살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며 위치를 숨길 수 있는 스킬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치명적 단점은 역시 파괴력에 있었다.
그녀는 혜지처럼 단번에 적들의 머리통을 터뜨리거나 할 수 없었다.
한데 이 건틀렛.
‘화살의 파괴력 60% 상승, 관통력 40% 상승…….’
자신에게 꼭 맞춤이었다.
마치 자신의 캐릭터 창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것처럼.
‘어떻게?’
미오가 소름 돋게 놀랐다.
자신이 잊혀졌다는 것.
물론 사실이었다.
무사시를 비롯한 모두가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러나 기절에서 깨어난 현수가 자신을 계속 들여다보고 단점과 장점을 이해하여 제작해 준 것이 분명해 보였다.
“…….”
소중하다.
자신의 한계를 넘게 해주는 아티팩트는.
‘헤헷.’
혀를 내밀고 웃는 그녀, 과거 장난스레 행하였던 ‘그럼 내가 니 딸이다.’가 전혀 싫지 않아졌다.
퍼퍼퍼퍼퍼퍼펑-!!!
그녀의 적들을 죽이는 속도가 두 배 이상 빨라졌다.
만약 그녀가 NPC였다면 현수는 이런 알림을 들었을 것이다.
[미오와의 친밀도가 MAX를 넘습니다.]이처럼 하나씩, 현수가 자신의 편을 만들어 가고 있었고 이는 한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파리온 제국의 퀘스트를 거절하였던 BJ롤로.
이제 파리온 제국으로부터 척살령이 내려져 쫓기는 신세가 됐다.
‘에휴, 후회는 말자.’
그런 생각을 하나 후회가 안 된다면 거짓말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
[현수 님으로부터 선물이 도착하였습니다.] [1,000,000골드입니다.]넬에게 그저 회유되었을 뿐인 롤로가 피식 웃었다.
‘앞으로 현의 나라를 위해 많은 방송을 해야겠어.’
물론 그는 속이 좁고 편파적인 사람이다.
그렇기에 편파적으로 현의 나라를 찬양하는 특집 편을 만들 것이다.
이처럼 곳곳으로.
[현수 님으로부터 선물이 도착하였습니다.] [현수 님으로부터 선물이 도착하였습니다.] [현수 님으로부터 선물이 도착하였습니다.]이름 없던 병사들이 한 번이라도 다시 그의 이름을 곱씹어 보고 있었다.
특히 그들이 현에게 더 감사의 마음을 느끼는 이유도 있었다.
‘현의 나라의 재정도 좋지 않을 텐데…….’
‘마음이 넓군…….’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는 거냐…….’
어느 정도 레벨이 높은 이들은 현의 나라가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음을 알았다.
애초에 콩 한 쪽도 나눠 먹겠다는 마인드를 가졌다고 여기기에 그들은 더 큰 고마움을 느낀다.
그러나 그들은 몰랐다.
현수는 전율하고 있었다.
‘난 부자다.’
현의 나라.
현수는 부자가 되었다.
이해할 수 없기도 했다.
‘왜지?’
왕국 퀘스트:최후의 전투의 보상은 고작해야 50만 골드였다.
한데 갑자기 왕들이 논의를 시작했고 왕 루마가 보낸 금액은 2,000만 골드다.
한화 200억이다.
또 다른 왕들이 보낸 것들의 가치는 다 합치면 얼마인가?
곡식과 광물들까지 합치면 약 400억 원에 이른다.
또 이름 없던 병사들에게 그가 베푼 것들, 사실상 그것들의 1/10도 되지 않으니 남는 장사였다.
그리고 현수는 갑자기 돈이 생긴 졸부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으헤헤헤, 플렉스! 플렉스다아!!”
돈을 써재끼며 졸부처럼 행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
*
*
이야기 왕은 기억한다.
‘우리의 왕이 큰 위기 속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는 고작 몇 명의 병사들로 50만 군과 대적하노니…… 전설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야기 왕은 답했다.
‘왜 전설은 매일 시작되는가…… 그만 시작되어도 되지 않는가?’
‘…….’
당시 넬은 입을 꾹 다물었고 이야기 왕은 한숨 쉬었다.
그러나 이야기 왕은 변화되는 현의 나라에 기뻤다.
이번 승전으로 현의 나라는 정말이지 많은 돈을 얻어낸 것으로 보였다.
그의 나라는 끝없이 강해지고 이름을 날린다.
곳간에 식량은 넘치게 되었고 건축물은 번쩍이게 되었다.
또 영토의 확장을 이루었고 새로운 영지민들이 새로운 터전을 잡았다.
‘고작해야 몇 개월…….’
그 시간 만에 훌륭한 국가를 이룬다.
그 모습을 한쪽에서 그저 바라보던 이야기 왕은 씁쓸히 웃었다.
‘새로운 시대가 오는구나.’
그 시대 속에 자신은 물러나야 할 사람이었다.
현은 알까?
이야기 왕의 출전은 언제든 ‘도와줄 수 있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언제일까.’
아레스는 공평한 신이다.
자신이 마음대로 규율을 깨고 움직여 현을 도왔기에 급물살을 타고 이야기가 진행될 거다.
‘파리온 제국이 이야기 섬을 찾아내는 것은 금방이겠지.’
순리란 것이 그렇다.
유저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오랜 세월을 살아온 이야기 왕만이 알고있다.
‘버틸 수 있는가.’
쌍룡검을 내려다본다.
과거 대악마로부터 싸울 수 있게 했던 든든했던 아군들은 이제 없다.
함께 싸웠던 꼬꼬도 새로운 시대의 후손을 위해 남겨주었다.
그러나.
‘우리의 영웅이시여.’
그날.
한 자루 쌍룡검을 건넸던 그 모습이면 족했다.
뚜벅뚜벅-
이야기 왕이 돌아가기 위해 걸음한다.
그러던 때.
끼에에에에-
만리새가 날아왔다.
“허허, 데려다주는 거냐?”
이야기 왕은 빙그레 웃었다.
그는 슬픈 눈으로 만리새를 보았다.
오늘이 지나면 더 이상 만리새를 보지 못할 것이다.
이제부터 이야기 섬으로 가는 모든 흔적을 지워야 할 것이며 싸울 준비를 홀로 이어가야 했다.
또 이제 두 번 다시 현의 나라에도 오지 않을 것이다.
화르르르르륵-
간만의 타오름에 이야기 왕이 슬그머니 눈 감았다.
눈 떴을 때, 그는 이야기 섬에 돌아와 있었고 그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
해안가 앞.
수만 개에 이르는 용화포(龍火砲)가 제작 완료되어 놓여 있었다.
‘뭐지?’
고개를 돌리자, 자신의 낡고 허물어지기 직전의 오두막이 멀끔히 수리되어 있었다.
‘영지……?’
그 뒤론 작디작은 소영지가 만들어져 있었다.
또 고개를 돌리자, 바다 저편 너머 정박된 수십 개의 새롭게 제작된 거북선이 멋들어진 자태를 뽐냈다.
그 선두에 붉은색으로 칠해진 하나의 거북선이 고고히 서 있었다.
[전설의 배입니다.]새롭게 만들어진 배였다.
그리고 이야기 왕이 한 사내를 발견했다.
현수였다.
현수는 모든 돈을 플렉스해서 졸부처럼 모든 돈을 다 썼다.
그리고 그 돈으로 이야기 섬을 새로운 터전으로 꾸몄다.
이곳에 정착한 20만 명의 백성이 그의 작은 영지에 이미 들어서 있었다.
그리고 현수.
10만 명의 군세의 가장 선두에 서 있었다.
“또 혼자 감당하려고 말 안 하셨죠?”
각 잡힌 10만 군 앞에 선 그는 코를 매만지며 민망하게 웃었고.
“충!!!!”
그가 새로운 세상에 내린 10만 명의 군세가 이야기 왕에게 경례했다.
그 인사를 받아 든 이야기 왕이 이야기 섬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될 것임을 느꼈다.
그 모든 것을 바라보며 미소 짓던 그가 말했다.
“이 이름 없던 섬에 이름이 필요하겠지. 네가 지어주거라.”
수백 년 동안 이름 없던 땅이다.
고작 이야기 섬이라 불렸던 곳이다.
그러나 이제 그 진짜 이름을 찾아야만 했다.
곰곰이 생각하던 현수는 쉽게 짓기로 한다.
“조선(朝鮮).”
이순신 장군이 모든 것을 걸고 지켜내고자 했던 곳.
“그 이름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조선(朝鮮)으로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