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14)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16화(116/385)
만능 열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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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와 바이킹스가 더블 헤더 첫 경기를 이른 시간에 치르고 있는 도중, 어제 경기에서 7.1이닝 2실점 패전투수가 된 민승기는 클럽하우스에 평화롭게 앉아서 그 경기를 보고 있었다.
“형. 뭐 해요?”
“어. 야구 본다.”
“오션스 전이네요?”
“어.”
“재밌어요?”
“재밌지. 이거 봐. 방금 김권종이 강건우한테 2루타 맞았다. 강건우한테는 저렇게 승부하면 안 돼. 그냥 생각할 시간 안 주고 팍팍 던져야지. 고민 오래 할수록 더 맞게 되어 있는 거야.”
주상욱은 ‘형 강건우 상대로 몇 타수 몇 안타인지 알아요?’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피안타율 5할로 상대했다 하면 절반은 맞았으면서.
“어제는 죄송합니다.”
“뭐가?”
“타자들이 점수를 못 내서…”
“오. 쳤어. 양대근 이 사람 밀어치는 거 봤어? 근데 바이킹스가 수비 하나는 끝내준다. 이걸 그래도 점수 안 내주고 막네.”
양대근이 툭 밀어친 타구를 바이킹스 유격수 김만재가 끝까지 쫓아갔다. 아웃으로 연결시키진 못 했지만 2루 주자 강건우가 홈으로 뛰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승기 형.”
“야. 잠깐만. 요새 이시욱 타격감 좋다. 이것만 보자.”
이시욱이 초구 패스트볼에 휘둘러 파울을 쳤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헛스윙일 거거든? 권종이가 바깥쪽으로 되게 잘 뺐잖아.”
“하긴 저 코스 치기 어렵죠.”
“오션스 후반기에 힘 안 빠지겠다.”
“오션스 우승할 것 같으세요?”
별생각 없이 주상욱이 꺼낸 질문에, 민승기가 눈을 가늘게 뜨고 미간을 좁혔다.
“올해는 절대 안…와! 이시욱!”
이시욱이 평소와는 달리 간결하게 밀어치는 타격으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주상욱은 요새 하도 말이 많아서 정말 오션스 갈 거냐고 물으려고 했다가 그만뒀다.
안 물어봐도 알 것 같아서였다.
“야. 봤어? 김권종 좆밥이지? 안 그래?”
평소에는 과묵한데 오션스 야구를 볼 때만 이렇게 변한다. 물론, 오션스와 맞붙을 때는 뭔가 좀 맛이 가는 사람이긴 하다.
“형. 목 쿠션 드릴까요?”
“오. 목 쿠션. 좋지.”
민승기는 낄낄 웃으며 목쿠션을 받아 더 편안한 자세를 취했다.
주상욱은 올 시즌을 끝으로 민승기와 호흡을 맞추지 못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쉬웠다. 포수로서 아직 부족하지만, 저 사람에게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군대나 가야겠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상무 야구단 입단 신청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갔다 오면 좀 나아져 있겠지.’
우승은 못 해봤지만 가을 야구도 경험해봤다.
다음 시즌에 새 감독이 오고 민승기가 떠난다면 새 판을 짜야 할 것이다.
군대를 다녀오면 자기 자리가 없어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야. 상욱아.”
“예. 승기 형.”
“어제 경기는 신경 쓰지 마라. 어제 같은 날도 있는 거다.”
주상욱은 감동받았고, 민승기는 별생각이 없었다.
그냥 오션스 팬들이 댓글에서 하는 이야기들을 보고 기분이 좋아져서 좋은 말을 해준 것뿐이었다.
└일단 내년에 오승기 오면 왕조 구축 백퍼각
└승기야…보고싶구나…
└야 민승기 데려오면 우리 걍 용병 타자 둘 쓰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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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헤더는 선수들에게는 꽤 힘든 일정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런 날씨라면 더더욱 그렇다. 비가 많이 와서 습한 데다가 덥다.
그래도 타자들은 그럭저럭할 만하다. 집중력의 문제가 있긴 하다.
선수들은 한 경기가 끝나면 쉬는데 리듬이 맞춰져 있으니, 두 번째 경기에서 집중력을 잃는 것도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첫 경기에서 우리는 4대 3으로 승리했다. 나는 2안타에 세이브까지 추가했고, 감독님은 내게 2차전 등판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2차전 선발 명단]1. 노경우(2루)
2. 배영한(우익)
3. 강건우(유격)
4. 양대근(1루)
5. 이시욱(지명)
6. 황석규(좌익)
7. 박의현(포수)
8. 유준(중견)
9. 김세완(3루)
노경우가 전진배치 됐고 황석규가 뒤로 밀리면서 외야수로 나서게 됐다.
울프팩에게는 휴식이 주어졌다. 본인은 경기에 나서고 싶어 하지만, 1차전에서 볼 판정 문제로 심판과 약간의 언쟁이 있었기에 빠진 듯했다.
더블 헤더 2차전 선발은 국민성.
제구 좋은 좌투수 이후 제구 좋은 우투수.
썩 나쁘지 않은 더블 헤더 선발 조합이다.
“제기랄.”
울프팩이 머리를 감싸 쥐고 있었다.
올림픽 브레이크 이후 겨우 살아나는 모양새였는데 빠지게 된 것이 화가 나는 것 같았다.
“주자가 가득 차 있다면 대타로 나올 수 있을 거야.”
잘릴 만하면 만루 홈런을 치면서 생명 연장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울프팩이다. 울프팩은 씩 웃으면서 내 어깨를 두드렸고, 워낙 유쾌한 사람이다 보니 어두운 모습을 길게 가져가지 않았다.
“헤이. 니거. 1번 타자로 나서게 된 걸 축하해. 가서 내 몫까지 때리고 오라고.”
근처에 있던 노경우에게 말했는데, 노경우는 다는 못 알아들었지만 니거라는 말은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야. 울프팩한테 나도 니거라고 불러도 되냐고 물어봐 줄래?”
“왓? 니거?”
내가 말을 전하기도 전에 울프팩이 정색하며 말했다. 노경우가 움찔하자, 울프팩은 장난이었다며 웃음을 띠고 노경우에게 어깨동무하며 말했다.
“농담이야, 니거.”
내가 이런 장면을 직접 보게 될 줄이야.
이런 건 메이저리그에서도 본 적이 없다.
약간 어질어질해질 정도다. 그래서 유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 건우야?
목소리만 들어도 힘이 난다.
“응. 뭐 하고 있었어?”
-2차전 기다리면서 너 공 던지는 거 돌려보고 있었어.
“그래? 어때?”
-흙바닥이 많이 젖어있어?
“응. 좀 그래.”
-어쩐지. 공이 조금 뜨는 느낌이더라.
“2차전에서는 등판 안 할 거야. 감독님이 그러더라.”
-그래? 다행이네. 그럼 조형오가 마무리 상황에 올라가나?
“그렇지 않을까?”
-요새 좀 불안불안하던데…
“그럼 마무리 상황 안 나오게 막 두들겨 팰게.”
-그래? 자신 있어?
“당연하지.”
유리가 또 신나서 떠들어댔다. 노경우랑 이시욱의 타격감이 올라와서 다행이라며 우승 경쟁에 큰 힘이 될 거라고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두 사람 다 비슷한 부분에서 밸런스를 회복했다.
쓸데없는 힘이 빠지고 스윙이 간결해졌다.
물론, 큰 스윙이 필요할 때도 있긴 하지만, 팀 전체로 봤을 때 두 타자의 변화는 꽤 도움이 될 것이다.
어차피 노루 형이야 간결하게 쳐도 워낙 손목 힘이 좋아서 넘어갈 타구는 넘어갈 테고.
노경우는 홈런보다는 2루타를 양산해 내는 것이 훨씬 좋고.
“누나 목소리 듣고 완전 회복됐다. 가서 바이킹스 찢고 올게.”
유리가 좋아했다.
바이킹스 조용한에게서 온 메시지를 읽씹하고 스마트폰을 덮었다.
-조용한 : 건우야
-조용한 : 우리 새 외국인 좀 살살 만져줘라
-조용한 : 얘까지 망하면 우리 진짜 죽는다
새 외국인 투수라.
신고식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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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KBO 팀들은 올림픽 기간에 외국인 교체를 단행했고, 메테오스가 외국인 타자 교체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홈런 12개를 치긴 했지만 타율은 0.246에 그쳤고, 9도루 10도루 실패를 기록하며 1루수와 지명타자만 소화할 수 있었던 피오 게릭슨을 내보내고 데려온 빅터 발타사르가 7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때리며 13타점을 쓸어 담은 것이다.
7경기 타율 0.514.
바이킹스도 잭 플랙을 방출하고 로메로 카스트로를 영입했다. 꽤 기대받은 투수였지만, 불운과 부상이 겹쳤다.
지난 등판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로메로 카스트로는 최대 160km/h까지 던질 수 있으며, 제구보다는 구위에 특화된 타입이었다.
-바이킹스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약간 우려되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강건우 선수가 저런 타입에게 매우 강하거든요.
-그렇죠. 직전 등판에서 94개의 공을 던졌는데, 51개가 포심이었고 36개가 슬라이더였습니다. 남은 7개는 체인지업이었고요.
-강건우 선수와의 맞대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하하.
포심 구속과 구위를 앞세운 투수들이 얼마나 두들겨 맞았는지는 야구 팬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었다.
심지어 KBO에 올 일이 없는 레벨의 투수조차 올림픽에서 그랬으니.
바이킹스 김영준 감독 본인도 그런 우려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타자 하나 무서워서 투수 로테이션을 바꿀 만큼 여유가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어차피 오늘 피하더라도 내일 또 오션스와 경기해야 한다.
“꼭 승부 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강건우에게 한 방 맞는다고 해서 시즌 운영이 꼬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강건우 특유의 그 거대한 포물선이 나오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김영준 감독은 채지성 같은 영리한 투수를 좋아했다. 불같이 달려들고 이런 건 별로였다. 볼넷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매번 강건우가 홈런을 치는 것도 아니지만, 저런 놈에게 볼넷 하나로 퉁치는 건 남는 장사다.
“쯧. 용한이한테 리드 신경 써서 하라고 해.”
“예.”
막판에 협상이 틀어지지 않았더라면 더 좋은 투수를 데려올 수도 있었을 텐데.
말 안 듣는 놈이 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은 성에 차지 않지만, 그래도 공 자체는 괜찮은 편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한 방 맞고 나면 정신 차리려나.”
김영준 감독은 그렇게 말하고는 생수를 꺼내 입을 씻었다.
맞는다.
진다.
그런 말은 입에 담으면 안 된다.
선수들보다도 더 강박관념 같은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 이 감독은, 더블 헤더 1차전에 지고 난 후 속옷과 양말을 버리고 새 걸로 갈아입었다.
유니폼도 마찬가지였고, 가르마도 반대로 탔다.
거슬리는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오션스가 1번 타자로 내세운 노경우는 리듬을 빼앗는 것이 중요한데 로메로 카스트로는 너무 정직한 투구 리듬을 가지고 있었고, 1차전에서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었던 울프팩이 상대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그나마 믿을 구석이라면 상대 팀의 3루수와 좌익수의 왼쪽 라인.
“왼쪽 위주로 공략하라고 전달했지?”
“예. 감독님.”
“번트도 적극적으로 대고, 도루도 평소보다 많이 시도한다.”
“예.”
국민성이 공이 느리다. 그리고 선발 3루수로 나온 놈은 정말 오랜만의 선발 출장이다.
3루수 붙박이로 나서다 좌익수로 나선 황석규도 외야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파고들 계획이었다.
경기가 시작됐다.
그리고 노경우는, 로메로 카스트로의 158km/h 패스트볼을 받아쳐 시작부터 2루에 안착했다.
“저 간나새끼…”
제구가 불안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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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팬들은 홈런과 강속구를 좋아한다.
사실, 166km/h 패스트볼을 종종 던지는 것은 대부분 팬 서비스에 가깝다.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할 경우가 있다면, 상대 타자가 변화구를 커트해내려고 작정하고 달려들 때다.
투수가 160km/h짜리 공을 던질 거라고 이미 예상하고 타석에 들어선다면, 투수는 다른 공을 던져야 한다.
160km/h가 아니라 170km/h라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타자가 노리는 공을 던져준다면 당연히 맞게 된다.
물론, 투수가 자기 공을 지나치게 믿고 있다면 또 그걸 던질 것이다.
탁!
배영한이 기습 번트를 대버렸다.
바이킹스는 번트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나라도 그럴 거다. 무사 주자 2루에 배영한도 타격 실력이 상당하고, 다음 타자가 나니까.
벤치에서 번트 싸인이 나온 것도 아니었다. 별 싸인이 없었기에 바이킹스에서 더 대처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밀어쳐서 3유간을 꿰뚫는 진루타를 노리는 배영한에 맞춰서 3루수 위치도 그리 좋지 못했다.
투수가 직접 번트 타구를 처리하러 뛰어나왔지만 송구가 늦었다.
그리고 투수는, 내야수들에게 불만 섞인 눈빛을 보냈다. 자기 잘못 따위는 없다는 듯한 표정.
위기에 몰리면 내줄 점수는 내주고 가는 것이 맞다. 조용한은 내가 타석에 들어서자 웬일로 조용했다.
“새 용병이 말을 안 듣나 봐요?”
“존나 잘 들어. 걱정하지 마.”
“투수 꿀밤 때리고 올 동안 기다릴게요.”
“말 잘 듣는다니까. 내 말이면 아주 껌뻑 죽어.”
무사 1, 3루면 외야로 공을 띄우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다 넘어가면 좋고, 배영한의 주력을 생각해 볼 때 홈런이 아니더라도 외야수 사이로 타구가 빠지면 한 번에 2타점을 올릴 수도 있다.
잘못돼서 플라이가 나오더라도 노경우는 빠르니까 태그업으로 희생 플라이 득점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병살이 나오더라도 득점이 나올 수 있다.
즉, 무사 1, 3루에서 점수 못 내면 바보라는 뜻이다.
물론 못 내는 경우도 많기는 하지만.
유리가 바이킹스 찢고 오라고 했으니 절대 그럴 수는 없다.
얼굴 생긴 것만 봐도 대충 안다.
위기 상황에서 표정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쿠바 출신의 강속구 투수라.
그럼 십중팔구는 포심이다.
투수가 공을 던졌고, 내 얼굴 가까이 날아왔다.
나는 굳이 피하진 않았다. 안 맞을 것 같아서.
그 상황에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놀란 것 같았다. 투수가 인상을 쓰면서 날 바라봤고, 양쪽 덕아웃에서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타격 준비 자세로 가만히 서 있자, 조용한이 일어나서 내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야. 야. 제구 안 된 거야. 진짜야.”
“예.”
이런 건 그냥 흔하디흔한 기 싸움이다.
아무리 멍청한 놈이라도, 투수에게 빈볼을 던지면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 거다.
물론 내가 오늘 선발은 아니지만.
여차하면 마운드에 올라와서 자기 팀 누군가의 머리통에 166km/h 짜리 공을 꽂아버릴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다시 타격 자세를 잡았다.
흥분하면 진다. 그래도 다시 한번 비슷한 코스로 공이 날아오면 공 대신 투수의 턱을 때릴 준비는 되어 있다.
유리가 얼마나 놀랐을까.
2구는 바깥쪽으로 빠진 슬라이더.
조용한이 몸을 던지며 잡아내 뒤로 새지는 않았다.
그리고 3구째.
종종 타석에 서 있으면, 많은 것들이 느껴지는 타이밍이 있다.
온몸의 털들이 곤두서고 공기의 흐름이 그 털끝에서 느껴지는 것 같은 민감함.
흔히 찾아오는 상황은 아니다. 대기 타석에서 대근이 형이 눈을 부릅뜨고 위협적으로 연습 스윙을 하며 투수를 바라보고 있다.
공이 존 약간 높은 곳으로 날아올 것 같다.
내버려 두면 3볼이 되겠지만, 이게 또 그냥 넘어가기에는 첫 공이 조금 기분 나빴단 말이지.
높은 공에는 굳이 아래에서부터 스윙이 안 나와도 된다. 그냥 몸통 회전력을 살려서 후려갈겨 버리면 충분한 비거리가 나온다.
왼발, 무릎, 허리를 거쳐 양쪽 어깨와 오른쪽 다리까지 힘을 분배하고.
슈웅-
종국에는 팔꿈치와 팔뚝을 거쳐, 손목으로.
따아아아아아아악-!
소름 끼칠 정도로 제대로 맞은 타구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조금 벗어난 높은 곳에서 맞았고, 힘 전달이 제대로 됐다.
팔로 스로우 후, 양손에 반동을 줘서 배트를 위로 튕겨냈다. 배트가 꽤 멀리까지 날아가 투수를 기분 나쁘게 만들 것이다.
뭐, 홈런 맞은 것보다 배트 플립에 더 기분 나빠 하는 놈이라면 무서울 것도 없다.
“야아아아아아아아!”
“우우우우우우우우!”
바이킹스 홈 팬들의 비명과 야유가 섞였다. 베이스를 도는 내게 투수가 삿대질하며 빨리 뛰라고 재촉했고, 나는 2루를 돌면서 투수에게 대답했다.
“퍽 유, 베리 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