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18)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20화(120/385)
만능 열쇠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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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파이러츠 상대로 낙동강 더비 5대 3 승리!] [강건우의 데뷔 후 연속 무실점 기록을 13.2이닝에서 끊은 정조준! 시즌 17호 홈런!]└좆준이 홈런치고 존나 깝치더라
└진심 끝내기 친줄 ㅋㅋㅋㅋㅋ
└좆준이 발광하면서 뛸 때 건우 표정 봄?ㅋㅋㅋㅋ
└좆건우 저새끼는 대선배 보는 눈빛이 존나게 띠꺼워서 더 짱나네
└건우니까 그 정도로 넘긴거임 ㅋㅋㅋㅋㅋ
└바이킹스 카스트로였으면 이미 중지 올라갔지
└홈런 치고 좀 좋아할 수도 있지
└조하다 추준아
[무결점 마무리 강건우의 첫 실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14호 세이브 수확.]└이새끼도 이제 밑천 드러날때 됐지
└강건우 잘하는거 ㅇㅈ하는데 너무 과하게 빨리는거 같음
└존나 잘하니까 빨릴만도 하지 ㅎㅎ
└걍 냅두면 좋아할텐데 팬들땜에 좀 싫어질려고함
└구라치지마셈 ㅋㅋㅋ 가만 냅둬도 싫어했을거 다 알고 있음ㅋㅋㅋ
└님이 그걸 어케 앎?
└나도 걍 조준이 싫어함 ㅎ 내가 해봐서 알지 ㅎ
└꼴빠들 경험담 ㅋㅋㅋㅋ
[강건우, ‘홈런 맞아도 괜찮다. 정 그러면 내가 때린 홈런에서 맞은 홈런을 차감해도 상관없다.’]└35개 때리고 1개 맞았으니 34개?
└패기 ㄷㄷㄷㄷㄷㄷㄷ
└건우는 개인스탯 신경안씀 ㅎㅎ 팀 우승말곤 관심없을무임 ㅎㅎ
└좆건우 말은 저렇게 했지만 ㅈㄴ부들대고 있을듯ㅋㅋㅋ
└경기는 졌지만 조준이가 강건우 무실점 기록 깨고 홈런 때렸으니 조준이가 승자임
└좆준이 경기 지고 표정 개썩어서 들어가던데?ㅋㅋㅋㅋㅋ
└좃준이가 승자면 건우는 승승자임?
└홈런 맞았지만 팀 이겨서 웃으면서 팬들한테 인사한 건우가 더 멋있음
[정조준, ‘강건우 잡을 수 있는건 나 밖에 없다.’] [정조준, ‘다시 한 번 강건우랑 붙어도 자신 있다.’] [정조준, ‘강건우, 나만 보면 겁부터 날 것.’]└얜 왜케 건우한테 집착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울지말고 말해라 조준아
└건우 스토커 같음 ㅋㅋㅋㅋㅋㅋㅋ
└얜 좀 오락가락하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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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공이 좀 높게 뜨긴 한다. 그치? 투구 폼 미세 조정해봐야 할 것 같긴 한데. 166km/h 낮게 제구되면 대박 날 거 같지?”
경기 끝나고 조준이 형에게서 온 메시지 폭탄을 받았었다.
이제 힘의 격차를 알겠느냐느니, 자기는 해법을 찾았다느니, 앞으로 극존칭을 붙이며 형님 대접을 해주면 자신이 찾아낸 내 투구 폼의 비밀을 알려주겠다느니.
-나 : ㅊㅋ
이렇게 보내자 메시지가 어마어마하게 쏟아졌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내일 캐치볼 잠깐만 해주면 된다.
그리고 비밀은 무슨.
그냥 맞았을 뿐이다. 그 홈런 타구에서 다른 팀 전력분석원들이 힌트를 찾아낼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 무적의 공은 없다.
어차피 주 무기로 사용하지도 않았고, 평소에 150km/h 중반대를 던지다가 166km/h 포심은 타이밍을 빼앗는 용도로 사용하면 된다.
느린 구속으로 타자를 속이는 체인지업의 역발상처럼, 빠른 공으로 현혹하는 거다.
그리고 홈런 한 방 맞은 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싶어 하는 유리에게 말했다.
“누나.”
“팔꿈치 위치 수정되면 제구가 좀 잡힐 것 같기도 한데 이게 또 구속 상승 요인이니까…응?”
“망고 빙수 먹으러 갈래?”
내 말에 유리가 야구 생각을 멈췄다. 뭐, 야구 고민도 좋지만, 지금은 그냥.
솔직히 말해서 166km/h 안 던진다고 해서 내가 두들겨 맞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선발로 풀타임을 뛰면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올까.
지금보다는 안 좋을 수 있다.
그래도 1이닝만 던지는 마무리라면, 평균자책점만 보면 훨씬 더 좋을 수밖에 없다.
물론 야수로 경기 내내 수비하고 타격하다가 등판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긴 하지만, 그런 분야에서 나는 최고 수준의 경험이 있다.
그걸 떠나서, 한 방 맞았다고 멘탈 깨져서 훈련법 바꾸고 자세 바꾸고 그런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냥 유리랑 노는 게 더 좋다.
“근데…홈런 맞았잖아…”
“난 괜찮아.”
“그것도 좆준이한테…”
아하. 그게 문제였구나.
오션스 팬들은 정조준이라는 선수를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다.
파이러츠 구단 자체가 연고지도 가까운 창원에 있고, 낙동강 라이벌이니 뭐니 하지만 성적은 한참 후발주자인 파이러츠가 훨씬 좋았고, 조준이 형은 입 털어대는 게 취미 생활이니까 더더욱.
뭐라고 했다더라. 파이러츠와 오션스를 라이벌로 묶으니까 라이벌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 않냐며 차라리 아이언스나 엔진스랑 붙여달라고 했었다던가.
나는 씩 웃으며 말했다.
“그냥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거야. 내일 또 붙으면 무조건 삼구삼진 잡을게.”
“그래도…”
“그래서 망고 빙수 안 먹을 거야? 더운데?”
“그건 먹어야지.”
“그치? 먹어야겠지?”
내가 웃으니 유리도 웃었다. 조준이 형한테 홈런 맞은 거 전혀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유리가 신경 쓰니 신경 좀 써야겠네.
나는 조준이 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나 : 캐치볼 못함
-정조준 : ?
-정조준 : 뭐?
-정조준 : 혹시 홈런 때렸다고 삐졌냐?
-정조준 : 아니면 뭐
-정조준 : 캐치볼 할 때 변화구 던졌다고 뭐라해서 그래?
-정조준 : 야 형이 다 너 잘되라고
-정조준 : 하 이 새끼 진짜
질척대기는.
“망고 토핑 좀 추가할까?”
“아니. 너무 과하더라.”
유리라면 질척대도 괜찮겠지만, 다른 사람은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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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야. 조준이가 너 찾던데?”
“부상당했다고 해주세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래도 잠깐 놀아줬다.
오늘은 캐치볼 할 때 투심을 던져도 불평이 없었다.
원래 그런 사람이다. 스플리터로 던지니까 좀 깜짝 놀라긴 했다.
인터뷰용으로 말하자면…
“강건우 선수! 정조준 선수와 라이벌 관계가 부각되고 있는데요! 두 분이 꽤 친해 보이는데 또 사이가 안 좋다는 말도 있습니다. 정조준 선수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평소 말투가 좀 이상해서 오해를 많이 받긴 하는데 속은 여린 사람이에요. 인터뷰에서 제 이야기하는 것도 저랑 더 친해지고 싶어서 하는 것 같습니다.”
[강건우가 생각하는 정조준은 ‘더 친해지고 싶어서 자꾸 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좋은 사람.’] [정조준에게 강건우는? ‘건방진 신인.’]그런 인터뷰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냥 야구 팬들이 야구 외적으로 조금씩 즐길 거리일 뿐이다.
-유리 누나 : 좆준이 쟨 왜 저래 진짜???
-나 : 안 그래도 대표팀 단톡방에서 욕먹었어
-나 : 캡쳐 보여줄까?
-유리 누나 : 한번 보여줘 ㅋㅋㅋㅋㅋ
-민승기 : 정조준
-민승기 : 다음 등판 때 보복 빈볼 맞을 준비는 됐겠지
-정조준 : ?????
-정조준 : 내가 뭘 했다고 빈볼요???
-민승기 : 건우 괴롭히지 마라
-정조준 : ??????????
-정조준 : 하 진짜 내가 괴롭혔다고??? 내가 괴롭힘 당한게 아니고???
-백준섭 : 저새끼는 좀 맞아봐야해
-서우주 : 조준이 강건우 스토커냐?
-송병재 : 왤케 집착해?
-정조준 : 강건우한테 삼진 먹은 사람들 채팅 금지를 건의합니다
-조용한 : 눈감고 휘둘렀다 뽀록으로 한 방 때렸다고 잘난 척 오지게 하네
-옥시경 : 조준아 나도 부끄러우니까 그만해
-정조준 : 진심
-정조준 : 내가 강건우한테 한 방 더친다
-정조준 : 딱 봐라
-김권종 : 딱 보고 있을게
-정조준 : 권종형 형이 보기엔 어때요 진짜 뽀록 같았어요?
-김권종 : 응
-정조준 : ???
-김권종 : 왜?
어쨌거나, 3연전 2번째 경기가 시작됐다.
오늘 우리 선발은 국민성.
그리고 파이러츠 선발은, 내게 엄청 두들겨 맞고 KBO에서 적응 못 하다가 방출된 리키 미겔을 대신해서 영입된 마셜 채드윅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강속구 투수로 짧게 활약하다 일본에서 조금 오래 뛰었는데, 부상 이후 대만 리그에서 자리를 잡았다가 영입된 선수다.
198cm의 장신, 만 35세의 노장.
큰 키에서 내리꽂는 묵직한 포심은 구속은 140km/h대 후반에 형성되지만 구위는 아직 살아있는 투수.
물론, 그런 타입이라면 나는 환영이다.
따아아아아아아악-!
1회 말, 투런 홈런으로 선취점을 기록했다. 조준이 형이 타구를 쫓아가는 걸 포기할 정도로 큰 타구였다. 오늘 컨디션이 괜찮다.
유리 표정이 좋아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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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홈런! 넘어갑니다! 넘어갔어요! 강! 건! 우! 강건우의 투런포! 시즌 36호! 마셜 채드윅에게서 점수를 빼앗습니다! 마셜 채드윅의 KBO 첫 피홈런은 강건우! 강건우 선수입니다!
-예. 외국인 투수라면 이 선수에게 한 방 정도는 맞아야죠. 하하. 역시 정말 시원하게 날아갑니다. 홈런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더 벌리는군요.
-스윙 자체도 호쾌하고, 날아가는 것도 그렇고요. 사직 구장을 찾아주신 오션스 팬 분들의 환호도 어마어마합니다!
-예. 하하. 관중석에서 아주 난리가 났어요. 사실 안 그러기가 힘들죠. 정말 대단한 겁니다. 투수들이 좋은 공을 안 주려고 노력하는데도 꾸준히 홈런을 뽑아내고 있어요. 나쁜 공만 보다 보면 타격감이 무너지기 마련인데, 강건우 선수는 뭐. 걱정할 필요가 조금도 없겠네요. 올림픽 이후 14경기에서 6홈런입니다.
투수들이 강건우를 피해가려고 애썼지만, 그래도 꾸준히 홈런을 뽑아내고 있었다.
1회 초로 시간을 돌려보면 그런 피칭에 당한 것은 정조준도 있었다.
국민성은 1번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고 2번 타자에게 2루수 라인드라이브를 유도했다.
노경우는 반사적으로 타구를 잡아냈다. 최근 1번 타자로 나서면서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수비에서도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발휘 중이었다.
그리고 국민성은, 정조준에게 볼만 네 개를 연거푸 던졌다.
그럼에도 카운트는 2볼 2스트라이크.
어떻게든 때려내는 컨택 능력은 돋보였지만, 결국 5구째 투심을 때려 병살을 치고 말았다.
경기 흐름은 비슷했다.
양 팀 투수들의 성향 탓일 수도 있었다.
국민성은 투심을 던지는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리면서도 바깥쪽 낮은 코스를 우직하게 던졌고, 마셜 채드윅은 1회 말에 2점 홈런을 맞았음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어쩌면 자신감일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20년을 넘게 던져온 기계적인 움직임일 수도 있다.
두 투수의 구속은 달랐지만 피칭 자체는 비슷했다.
하지만 3회가 끝났을 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강건우! 강건우의 3점 홈런! 강건우 선수가 연타석 홈런을 때렸습니다! 지난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큰 기대를 샀던 마셜 채드윅이 무너집니다! 3회에 단 한 명의 타자도 잡아내지 못하고 추가 실점!
-커브가 덜 떨어졌어요. 강건우 선수의 좋은 먹잇감이었죠. 강건우 선수는 절대 저런 공을 놓치지 않습니다!
마셜 채드윅은 그럼에도 5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5회 말 선두 타자인 강건우에게 범타를 유도해낸 후, 주먹을 불끈 쥐고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본 네티즌들이 마셜 채드윅에게 새로운 별명을 붙여주었다.
[강건우한테 홈런 두 방 처맞고 외야 플라이로 한 번 잡았다고 신난새끼.jpg]└시발 투수계의 정조준인가
└조드윅이네
└개조준 어제 홈런 쳤다고 오늘 스윙 존나 커졌던데
└투수 시발 좀 제대로 된 새끼로 데려오지
└진심 ㅇㅇㅇ 데려올 놈이 그리 없나 왜 대만에서 데려옴 저런 퇴물새끼를
└근데 강건우한테 맞는다고 퇴물은 아닌듯 강건우한테 안 맞은 놈이 있긴 함?
└윗댓글 꼴빠새끼임?
└어케알앗냐
└느그갤로 꺼져 씨발
└검거완료
└마셜 채드윅의 파이러츠 종신 계약을 지지합니다
└꺼지라고
어찌 됐거나, 오션스의 시즌 101번째 경기는 오션스의 승리로 끝났다.
스코어 9대 3.
강건우가 등판할 일은 없었고, 오션스는 시즌 58번째 승리를 수확하며 시즌 2위를 유지했다.
국민성은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9승 3패를 기록하며 오션스 팬들에게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공은 느리지만 제구 하나는 기막히는 새끼…]└새끼?
└국니친?
└야구 구속으로 하는 거 아니다
└강건우는 구속으로 하던데?
└갓갓갓은 ‘야구 그 자체’ 이기 때문
└첨엔 뽀록인줄 알았는데 존나 믿음직함
└내년 선발로테)민승기-가필드-심슨-국민성[email protected]
└훈이 왜 빼냐 시발롬아
└가필드랑 심슨 일본이나 메이저 가는 거 아님?
└아 ㅋㅋㅋㅋ 훈이 어디갔냐고 ㅋㅋㅋ
└훈이는 좀 냅두자
└이훈 팔고 포수 백업 사오자
└훈이 팔면 조용한이나 백준섭급 가능하지 않냐
└시팔 후니단 새끼들아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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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난주에 조금 주춤하는 동안, 불도저스가 치고 나가서 1위를 굳히고 있다.
약간 밑에서도 다른 팀들의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몇 개 팀은 탄력을 제대로 받으면 치고 올라올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40경기 정도를 남겨둔 상황에서 승차가 크게 뒤집히기는 힘들겠지만, 야구는 또 어찌 될지 모르는 종목이라서.
오션스의 현재 성적에 대해서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반반이다.
입단 전에는 꽤 자신이 있었다. 그래도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트로피만 몇 갠데.
그런데 입단 후 팀 상황을 본 후에 이거 보통 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성적이 좋다.
첫 시즌에 우승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면 장담은 힘들 것 같다.
전력 손실이 하나도 없다는 가정을 해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디 한 군데라도 구멍이 난다면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요즘 박의현이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어 보인다.
올림픽 브레이크가 있었기에 좀 나았겠지만, 풀타임을 처음으로 소화해보는 선수들은 힘들 수밖에 없다.
그건 노경우도 마찬가지다. 요새 타격감도 올라오고 수비력도 일취월장해 에너지가 넘쳐 보이지만, 한 번 피로를 느끼면 어찌 될지 모른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내게 고의사구가 쏟아진다면?
내 몸 하나 건사하는 건 문제가 없으니, 다른 선수들에게 맡겨야지.
그에 못지않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박의현이 빠지는 것이다.
어쨌든, 나는 파이러츠와의 3차전에 마무리로 등판했다.
현재 스코어는 9대 8.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자면 꽤 길다.
4회에 박의현이 주루 플레이 도중 살짝 발목을 다쳤다. 크게 다친 건 아니지만 더 큰 부상 방지를 위해 교체되었고, 그때까지 잘 던지던 이훈이 와르르 무너졌다.
나를 포함한 타자들이 화력을 폭발시켜 그나마 여기까지 온 것이다.
상대 타자는 이틀 전에 홈런을 친 정조준.
그리고 포수는 조용수.
나도 소속팀에서 박의현 없이 던지는 건 처음이라.
어지간하면 무브먼트 덜 한 공으로…
딱!
“파울!”
투수들의 마음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포수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으면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리가 있나.
초구 156km/h 포심이 파울이 됐다.
그리고 2구도 포심이다.
따아악!
“파울!”
조금 크게 맞았지만, 파울.
조준이 형이 타석에서 물러나 크게 심호흡하며 연습 스윙을 하고 있다.
타이밍이 계속 빠른 걸 보니, 166km/h 포심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저 형도 저게 문제다.
투수가 바보도 아니고, 맞았던 공을 또 던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니.
물론 투수 중에는 맞았던 공을 계속 던지는 타입도 있다.
하지만 난 그런 타입이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구속을 줄여버리기로 했다.
140km/h대 중반 정도로.
타자로서는 체인지업이랑 비슷하게 느껴질 거다.
아주 편안하고 부드럽게.
가장 빠른 공을 던질 때 투구 폼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을 눈치채지는 못한 것 같았다. 평범하게 던질 때도 더 빠른 공에 타이밍을 잡으려는 걸 보면 그렇다.
느리게 던진다고 해서 힘을 빼는 것은 아니다.
완벽하게 제구한다는 느낌으로.
바깥쪽으로 낮게.
타자의 배트가 나온다. 스윙이 빠르다. 체인지업도 변화구도 아닌데 공이 배트를 피하려는 것처럼 느릿하게 들어간다. 배트는 속절없이 허공을 헛돌았다.
포수는 그래도 이 공은 포구해냈다.
“스트라이크-아웃!”
“강건우! 강건우!”
솔직히 이것도 못 잡으면 은퇴해야지.
조준이 형을 잡아내고 다른 두 타자도 무사히 잡았다.
승리를 축하하고 있는데, 파이러츠 덕아웃 쪽에서 조준이 형의 눈빛이 느껴진다.
뭐.
그러게 누가 146km/h짜리에 헛스윙하랬나?
삼구삼진으로 유리와의 약속을 지켰으니 나는 만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