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23)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25화(125/385)
A.I.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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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즌 아웃되더라도 신인왕 확정인 강건우, 체력 방전? 최고 구속 6km/h 저하.]└제구 안 되는 거 보니 이제 끝난 듯
└그래서 느그 마무리 평자 몇?
└님유홈?
└님유홈은 뭐임?
└님네 유격수 홈런 몇 개?
└치사하게 홈런 숫자 따지지 말고 정정당당하게…좆건우 이 씨발롬은 못하는게 없어 개빡치게
└기자 돌았음? 36년 만에 신인왕 각 보는데 이따위로 흔든다고? 시즌아웃????
└장난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 158 던지는데 체력 방전?ㅋㅋㅋㅋㅋㅋㅋㅋㅋ
└166 못 던지는 거 보니 방전 맞는 거 같은데?
└안 던지는 거지 못 던지는 거냐
└안 던지는거임
└니가 그걸 어케앎? 뭐 강건우 본인이라도 됨?
└강건우 여친 동생임
└ㄹㅇ?
└어그로 씨발 ㅋㅋㅋㅋ
[강건우. 1, 3루 역전 위기에서 씩 웃은 뒤 삼구삼진. 정녕 신인이란 말인가.]└ㄹㅇㄷㄷㄷㄷㄷㄷ포수 엉덩이 때려주고 삼진 ㄷㄷㄷㄷㄷ
└멘탈 진짜 개쩐다 ㅅㅂ
└강건우 존나 싸가지없게 생겨서 더 짜증남
└표정 좀 좆같긴함 신인다운 맛이 없음
└부럽냐?
└존나 부럽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슈퍼컴퓨터 순위 예측. 올 시즌 1위는 파이러츠. 2위는 불도저스. 3위는 오션스.]└좆똥컴 부수러 가실 분 구함
└슈퍼컴퓨터? 그래 봤자 강릉 유씨 31세손 유재호보다 두뇌 회전이 느리겠지
└컴퓨터 새끼 야알못이네 ㅉㅉㅉ
└ㅂㅅ들아 저 슈퍼컴 성능이 얼만지 알고 씨부리냐?
└지가 그렇게 잘났으면 나랑 맞다이 함 뜨던가ㅡㅡ
└ㅋㅋㅋㅋㅋㅋㅋㅋ시바 이제 컴퓨터랑 맞다이도 뜨냐?
└스카이넷이 인류 멸망시키려 한게 꼴빠들 때문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
[(이용길의 야구회로) ‘하이퍼 신인’ 강건우의 품격. 오션스 왕조 구축이 보인다.]└왕…조?
└꼴레발 ㅈㄴ 풍성하다 진짜
└누가 보면 압도적으로 1위 하고 있는줄 ㅋㅋㅋㅋ
└강건우 잘 하는 거 인정하는데 왕조 드립 칠려면 통합우승은 하고 쳐야 하는 거 아님?
└꼴용길 기사 수준 ㅋㅋㅋㅋㅋ
[(PHOTO) 카메라를 향해 윙크하는 강건우.]└어딜 남자 새끼가 윙크질을
└누가 너한테 했냐? 유리 누나한테 했지
└꼬우면 보지마라 십새야
└역대급으로 주접떠네 진심
└내가 보기엔 강건우 저출산 문제 해결하려고 한국 정부가 만든 결혼 바이럴 ai임
└븅신아 결혼 바이럴인데 꼴션스 우승하면 결혼한다고 하냐???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결혼에 골인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결혼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거임
└하여튼 꼴빠들 개소리는 알아줘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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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의 선전을 바라는 모든 사람이 그렇겠지만, 휴 브레드먼 감독에게도 큰 고민거리가 있었다.
오션스는 주전과 백업 간의 격차가 큰 팀이다. 그런 팀은 늘 주전 선수의 부상에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누가 됐건 주전 선수가 빠지면 큰 타격이 올 것이다. 하지만 가장 타격 큰 선수가 누구인지는 명확한 일이다.
강건우와 박의현.
이 두 선수가 빠진다면, 오션스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이 두 선수는 시즌 시작 전만 해도 팀 구상에 비중이 큰 선수들이 아니었다.
강건우가 큰 기대를 받으며 KBO 역대 최고 계약금을 받으며 입단했다지만 신인이었고, 휴 브레드먼 감독도 KBO가 처음이었기에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중간에 트레이드되어 온 포수 박의현도 그랬다.
1군 출장 기록도 거의 없고, 엘리트 선수도 아닌 포수.
선수 입장에서도 인생 역전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팀 입장에서도 그랬다.
감독에게 강건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신인 선수들이 1군 무대에서 활약하면 체력 안배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강건우는 달랐다.
심지어 올림픽까지 다녀왔음에도 언론에서 떠드는 체력 고갈이나 부상 위험의 전조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166km/h의 강속구를 던지지 않은 것 또한, 제구가 잘 잡히지 않고 일정한 코스로만 들어가는 편이라 한동안 자제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근육량이 좀 늘어나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즌 중이고 아직 체력이 조금 부족해서 이 시점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강도를 높이면 밸런스가 무너질 것 같아서 비시즌 때 훈련 코스를 조절해볼 생각입니다.”
어찌 이런 선수를 예뻐하지 않을 리가.
본인의 상태를 스스로 파악하고 있고, 벌써 시즌 후의 계획까지 세워놨다.
그렇다고 의욕만 앞서서 망가지지도 않는다. 페이스를 유지하는 모습만 봐서는 프로에서 20년은 뛴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하지만 박의현은 다르다. 오버 페이스로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 분명했다.
팬들이 정말 좋아하는 타입이다. 타구가 어떻게 날아가더라도 전력 질주한다. 상대의 실수가 나와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경우도 분명히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손해가 될 수도 있다.
자기가 지쳐서 진이 빠진 상태에도 웃으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한다. 부은 발목에 얼음을 대고도 목이 쉴 때까지 덕아웃에서 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 저 선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했다.
“몸을 아껴서 써야 해. 한 가지 말해주지. 갱이 왜 도루를 많이 시도하지 않는지 알고 있나?”
강건우의 시즌 도루 기록은 고작 4개.
4번 성공해서 모두 성공시킨 바 있다.
“내가 보기에 갱은 40-40은 충분히 해낼 자질이 있어. 어쩌면 50-50을 해버릴지도 모르지. 그건 선수 개인에게 엄청난 영광일 거야.”
휴 브레드먼은 자신을 바라보는 박의현에게 말했다.
“그런데 그가 도루하지 않는 이유? 그건 팀을 위해서지. 자신이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음에도, 온전히 경기장에 있을 때 팀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아니까.”
물론, 비슷한 맥락이기는 했다.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박의현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체력을 신경 쓰도록 해. 우리의 운명은 자네와 갱에게 달려있어.”
박의현에게 강건우는 본인과 비교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멀리 있는 존재였다.
강건우와 함께 이렇게 중요한 선수로 취급받을 줄이야.
상상도 못 해본 일은 아니었다.
솔직하게, 몇 달 전에 상상‘만’ 했던 일이었다.
“감독님. 저 박의현, 죽을 때까지 이 말씀 잊지 않겠습니다!”
감독은 당황했다. 죽을 때까지?
그리고 더 당황한 것은, 체력을 아끼라고 했더니 덕아웃에 선수별로 응원 피켓을 가지고 들어온 일이었다.
“그건 뭐냐?”
“예. 응원하느라 체력이 떨어지면 안 되니까 응원 도구를 준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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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한은 최근 기분이 꽤 괜찮았다.
나쁠 이유는 없었다. 솔직히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오션스와 계약한 후 커리어에 대한 욕심을 거의 버렸었는데, 의외로 커리어 2막에서 희망이 보이고 있었다.
강건우 없는 오션스에서의 배영한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개인 성적은 훌륭하지만 팀을 이끌지는 못하는 선수.
자기 성적만 신경 쓰고 베테랑으로서 리더십 발휘는커녕, 선수단에서 겉도는 아웃사이더.
자기 잘난 맛에 몸이나 사리고 밤마다 술이나 마시는 퇴물.
큰돈을 받고 팀에 합류했던 배영한은 조금만 못 해도 공적으로 불리기 일쑤였고, 몇 시즌 후에는 부상을 당한 후 재활도 건성으로 하며 오션스 팬들의 분노를 한 몸에 받고 은퇴해버릴 선수였다.
물론, 돈도 벌 대로 벌었고 투자에도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었기에 먹고 사는데는 조금도 문제가 없었다.
그게 오션스 팬들의 더 큰 분노를 샀을 뿐이지.
스트라이크 판정 논란 이후 주식으로 쏠쏠하게 돈을 만진 배영한은 선수들에게 간식도 돌렸다. 몇몇 선수들에게 재테크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아. 행님. 이거 지금 팔까요?”
십분 간격으로 이시욱이 자기를 찾아 주식에 대해 물었다.
“아! 또 오르네! 더 살걸!”
“너 같은 녀석들한테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 줄 아냐?”
“주식 꿈나무요?”
“껄무새.”
“앵무새요? 전 노룬데요.”
뭐, 나름 귀여운 맛이 있는 녀석이라 조금 귀찮긴 했지만 가르쳐 줬다.
그런데 라커룸에서 강건우가 주식 앱을 보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야구는 미스테리할 정도로 잘 하지만 아직 20살짜리 꼬마다. 투자금을 날려 먹기라도 하면 인생 자체가 흔들릴지도 모른다. 배영한은 이 고졸 신인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뒤로 조용히 다가갔다. 그리고 화면을 보면서 말했다.
“오. 천재 소년. 존트론 투자했네?”
“아, 예.”
“보자, 우리 야구 천재 주식은 얼마나 잘 하나…”
강건우가 머쓱하게 스마트폰을 내려놓았지만, 배영한은 분명히 봤다.
강건우의 시드머니.
강건우의 수익률.
강건우 이 미친 새끼.
“…뭐?”
“예?”
“너 뭐 하는 놈이야.”
“강건운데요.”
“아니, 너 뭐 하는 놈이길래…”
경악스러웠다.
“너, 뭐, 존트론 내부 정보 같은 거라도 알고 있었냐?”
“아니요.”
최근 사태로 인해 급부상한 존트론은 예전부터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는 했다.
물론, 스트라이크 판정만으로 회사가 그렇게 뜰 리가 없다. 그 회사가 주목받은 이후 연관 기사가 계속 떴는데,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의 판도를 바꿔놓을 만한 기술력을 가졌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런 기술력으로 스트라이크 존 판정 장비를 만들고 있었던 미친 회사다.
“그런데 존트론에 10억을 박아? 그것도 말도 안 되는 평단가에…”
강건우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고 보니, 계약금이 15억이라고 했었던가.
평정심을 찾은 배영한이 강건우 옆에 슬며시 앉았다.
“건우야.”
“예.”
“형 종목 추천 좀 해주라.”
“저 주식 잘 모르는데요.”
“그럴 리가 있냐.”
“진짜요.”
“야. 너. 진짜 A.I.냐?”
“사람인데요.”
“내가 보기에는 너, 미친놈 아니면 인공지능이거든?”
“둘 다 아닙니다.”
“둘 다 아닌데 개잡주에 어떻게 십억을 박냐 미친.”
“인생은 한 방이죠.”
“야. 시발. 너 이제 내가 사주는 밥이나 간식 먹지 마라. 넌 그냥 직접 계산해.”
“제가 최저 연봉자라…”
“와. 조준이 마음이 이해가 가네.”
“그건 좀…”
“너 이 나쁜 새끼. 못 하는 게 없어.”
“그건 노경우 말투인데요.”
“노경우는 선 넘었지.”
마침 근처로 오다가 그 대화를 들은 노경우가 발끈했다.
“제가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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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있으면 좀 편하고, 없으면 또 없는 대로 살아지고…라고 말하기에는, 떠올려 보면 돈이 없었던 때가 별로 없어서.
마이너리거 때도 그렇게까지 부족하진 않았다. 계약금을 꽤 받았던데다가 집이 엄청 풍족하진 않았어도 힘들진 않았기에 온전히 내가 관리했다.
사실 메이저리거 시절 번 돈에 비하면…음.
좋은 집을 살 생각은 없다. 이사하면 유리랑 멀어지니까.
그냥 뭐.
홈런 치고 삼진 잡다 보면 돈은 벌리게 되어 있다.
“강건우! 강건우! 강건우!”
타석에 들어설 때, 저 환호가 커질수록 더 그렇게 될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만큼은 못 벌 테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라고. 있다가도 없는 게 돈이고, 난 돈이 많아 봤자…흠. 아무튼.
유리랑 결혼하면 어디서 살지?
그런 생각을 하며 히죽 웃었더니, 선더버즈 외국인 투수가 날 좀 불쾌하게 노려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현재 상황은 무사 1루.
6회 말, 스코어는 6대 2.
우리가 지고 있다.
종속진은 3.1이닝 6실점으로 오늘도 그리 좋지 못했다. 3점 홈런을 친 윤태호가 베이스를 돌면서 내게 들릴 듯 말듯 말했다.
“고춧가루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이휘은이 잘 막아내면서 관중들이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저 돼지 말고 휘은이 쓰라면서.
괜히 그런 결정을 한 건 아니다. 이휘은은 마운드에서 100구를 던질 수 있는 타입이 아니다.
어쨌거나, 초구.
부웅-
“스트라이크!”
각 큰 커브에 당했다. 첫 타석에서는 깊숙한 외야 플라이.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어냈다.
타석에서는 여러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외야수들이 뒤로 물러서서 수비하는 것은 익숙한 모습이다. 1루수도 라인에 바짝 붙어서 뒤로 물러났다. 주자 배영한이 도루가 가능한 것과 투수가 초구를 던질 때 셋 포지션이 아닌 와인드업으로 던졌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도루를 시도하면 그냥 내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루하면 볼넷을 주더라도 좋은 볼을 안 주겠지.
나는 번트 자세를 취했고, 투수의 표정이 굳는 걸 보고 다시 타격 자세로 돌아왔다.
따아악-!
“우아아아아아아!”
우측 폴대 쪽으로 크게 휘어져 나가는 파울.
팬들이 환호하며 일어서서 화살표를 미친 듯이 흔들다 단번에 주저앉았다.
2스트라이크에서 요새는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공이 들어오지 않는다.
3구.
“볼!”
4구도 볼.
선수 풀이 조금 좁다 보니, 용감하게 덤비는 투수가 그리 많지 않다.
배트를 붕붕 돌렸다. 관중석에서 환호가 쏟아진다.
한국에서 뛸 때 장점은 메이저리그보다 공격적인 상대가 적다는 점도 있다.
투구에서의 공격성 말고, 빈볼이라거나 주먹질 같은 부분.
화살표가 가리킨 곳을 향해 윙크했다. 머리로 날아오면 잽싸게 피해야 한다.
하지만 투수의 공은 내 머리가 아닌, 존 중앙으로 향했다.
손에서 빠져 가운데로 몰린 행잉 슬라이더.
이런 공을 놓치면.
따아아아아아아아악-!
홈런 40개씩 못 때리지.
타구가 시원하게 뻗었다. 화살표들이 들썩였고, 나는 그쪽을 향해 손 키스를 날리며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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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9회 말! 2사 만루! 타석에는 강건우!
선더버즈 마무리 봉재석은 생각했다.
‘자동 고의사구가 어떨까요, 감독님.’
하지만 벤치에서 움직임이 없었다.
스코어는 여전히 6대 4.
차라리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내주고 다음 타자랑 승부한다면?
‘시발. 그래. 지가 쳐봤자 4할이지.’
경기 전에 강건우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헛스윙 한 번 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강건우는 눈 감고 휘두르겠다고 대답했다.
‘눈 감고 던져야 할 판이네.’
KBO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봉재석이다.
그런데 국가대표로 함께 뛰어본 후에 강건우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
절대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단기전의 마력일 수도 있겠지만, 강건우는 필요할 때면 무조건 때려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잘 알 수 있었던 선수다.
시즌 최고 156km/h까지 던진 봉재석이었다. 국내 최고 수준의 포심 패스트볼을 가지고 있었고, 투구의 대부분을 포심으로 던진다.
세컨드 피치로 커브가 있지만 주력으로 써먹을 공은 아니었다.
문제는, 강건우가 빠른 공에 엄청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인데.
봉재석의 또 다른 장점은 멘탈이라고 평가받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정말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을 다잡았다.
‘그래 뭐 맞으면…’
고개를 끄덕이고 던질 채비를 마쳤다.
‘맞는 거지.’
크게 숨을 내쉬었다.
‘쟤한테 맞는 건 어쩔 수 없지.’
그냥 던질 것이다. 던진 후에는 어쩔 수 없다. 그냥 야수들에게 맡길 수밖에.
차라리 바로 인플레이 타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런 놈을 상대로 공을 오래 던지고 싶지가 않았다.
전력투구.
온몸을 비틀어 던졌고, 공이 손에서 떠났다.
봉재석은 던진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다.
따아아아아아아아악-!
맞자마자 이게 홈런임을 눈치챘다. 사직 야구장이 무너질 것처럼 함성이 터져 나왔고, 강건우 저놈은 배트를 시원하게도 던져버렸다.
강건우 응원가가 귓가에 들려온다. 강건우가 두 팔로 크게 하트를 만들어 1루 관중석 어딘가에게 자기를 어필한 후 달렸다.
오션스 포수가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며 물통을 들고 뛰쳐나오는 것이 보였다. 1루수 윤태호가 다가와서 말했다.
“형. 재석이 형.”
“…”
“형 아직도 학다리 하고 있어요. 빨리 내리고 들어가요. 형 지금 이거 전설의 움짤로 남을지도 몰라요.”
남을지도 모른다가 아니라 이미 남았다. 야구 팬들은 강건우가 2루를 돌 때까지도 다리를 내리지 않고 굳어버린 봉재석을 보며 폭소했다.
[41호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 [투수 누가 고장냈냐] [정지화면인줄 알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봉재석 배터리 떨어짐.gif] [누가 재석이 당수 때렸냐 왜 기절함?ㅋㅋㅋㅋㅋㅋ]강건우가 홈을 밟고 물벼락을 맞았다. 봉재석은 모자를 눌러쓰고 표정을 가리며 생각했다.
‘시바. 오션스 원래 내 봉이었는데…’
오늘은 국대 단톡방을 열어보지 않을 생각이었다.
보나 마나 정조준이 자기를 놀리려 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