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34)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36화(136/385)
명태의 저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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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브레드먼 감독은 불도저스전을 앞두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우리는 이틀 전에 선더버즈와 경기했고, 어제는 엔젤스와 맞붙었으며, 그 경기가 끝나자마자 인천으로 이동했다. 여기서 두 경기를 치르고 주말에는 대구로 가서 엔진스와 경기한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대전에서 더블헤더를 포함한 세 경기다. 이틀간 두 경기가 끝나면 그날 밤 부산으로 돌아가 네 경기를 치러야 한다.”
심지어 거기서 끝이 아니다.
불도저스와 두 경기를 하고 난 후, 다이아몬즈와 시즌 최종전이 남아 있다.
물론, 모든 팀이 각자 불만을 가지고 있을 만한 시즌 막바지다.
취소 경기를 재배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어쨌거나 복잡하고 피로한 일정임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고척돔에서 두 경기 후 잠실에서 엔젤스와 한 경기, 다음이 그나마 가까운 인천이라는 점에서 위안으로 삼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휴 브레드먼 감독이 가장 크게 불만을 가진 점은 마지막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리그 1위 싸움 상대인 불도저스와 2연전.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조금도 풀 수 없는 일정이다.
그리고 남아 있는 다이아몬즈와 한 경기가 시즌 최종전이다.
다이아몬즈는 이번 시즌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오션스는 다이아몬즈와 15번 맞대결해 6승 9패를 기록했다.
가장 약했던 엔진스(4승 1무 9패)다음으로 나쁜 상대 전적이었다.
현재 오션스의 시즌 성적은 75승 3무 52패. 승률 0.590.
선두 불도저스는 77승 2무 50패. 승률 0.606
턱밑까지 추격해온 파이러츠는 76승 53패. 승률 0.589.
마지막 세 경기 바로 앞의 경기도 파이러츠와 두 경기임을 감안하면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고의로 추가 경기를 이렇게 배정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법도 했다.
어느 한 경기도 쉽게 볼 경기가 없었다.
가장 많은 3경기를 남긴 메테오스와의 상대 전적은 7승 1무 5패로 꽤 비등비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앞서 나가야 한다. 다 함께 역사를 만들고자 한다. 나는 이 시즌이 이곳에서 보내는 첫 시즌이지만, 최초의 프로 구단인 부산 오션스 역사의 일부가 되고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리고 내 선수들이 나와 같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감독의 말에 별 감흥을 못 느끼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몇몇 선수들에게는 조금 와닿을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은퇴를 마음먹었던 내야 백업 김세완이나, 자신이 있을 곳을 찾게 된 배영한 같은 선수들.
“남은 경기에서 결과가 어떨지는 모른다. 다만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혹시나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우린 절대 실패자가 아니다. 여기엔 위대한 도전자만이 존재한다. 그건 내가 보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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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브레드먼 감독, ‘우리는 위대한 도전자.’]└퍽동님…
└빵동님…
└한숨님…
└오션스는 이쯤 되면 한국인 감독 금지 특별법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
└오션스 외국인 감독특) 어차피 포시에서 호구임
└열받게하지마라
└ㅗㅗㅗㅗㅗㅗㅗ
└근데 휴동님 오고 팀 확 바뀐 거 개좋음 ㅠㅠㅠ
└느그퍽동 덕분이 아니라 걍 간건우 뽀록 터진거임
└간건우(x) 갓건우(o)
└신인 하나 터진다고 될 일이냐?
└신인 갈아서 우승 한 번 하는 거 오션스 국룰인건 ㅇㅈ이지
└건우 안 갈렸음 지금까지 22이닝밖에 등판 안함
└지금까지 497타석 들어왔던데 ㅋㅋㅋㅋㅋㅋㅋ 고졸 풀타임 유격수 타석수 보소 ㅋㅋㅋㅋㅋ
└중간에 여섯 경기 쉼
└그거 사람패서 그런거자낰ㅋㅋㅋㅋㅋㅋ
└건우 멀쩡한데 니들이 왜 지랄임?
└백퍼 내년에 퍼진다 딱 봐라 ㅋㅋㅋ 올해 기회 놓치면 이제 느그 기회 없음 ㅋㅋㅋ
└다섯글자로 웃겨드립니다 ‘오션스 우승’
└‘오션스 왕조’
└‘오션스 1위’
└재밌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바 빵터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냐고
└개꿀잼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니까 개그프로가 망하짘ㅋㅋㅋㅋㅋㅋㅋ
└시발롬들아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꼴빠들 그만 놀려라…불쌍한 애들이다…
└ㅇㅈ수십년간 처박혀 잇다가 간만에 좀 이기니 신난 거 뿐임 그만 갈궈라
└다 디지고싶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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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별 상대 전적을 보면 우리가 어떤 시즌을 보내왔는지 대충 알 수 있다.
엔진스는 시즌 초반부터 날 거르는 접근법을 택한 팀이고, 그게 상당히 결과가 좋았다고 볼 수 있다.
다이아몬즈는…
승기 형이 타자들 타격감 다 죽여놔서 전적이 저 모양인 것 같기도 하다. 그것만 아니었어도 지금쯤 편안하게 1위를 달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뭐 하는 짓인지 처음엔 도무지 이해가 안 갔지만, 근 1년간 살펴본 결과 대충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오션스를 향한 뒤틀린 사랑이 만들어낸 이 참사.
생각해보니 열 받는다. 고작 그런 이유로 내 프로포즈를 방해한다고?
-나 : 올해 무조건 우승 갑니다
-민승기 : 안된다
-나 : 돼
-민승기 : 이 악마야
어쨌거나, 다음 상대인 바이킹스와는 8승 6패다.
시즌 개막 후 5경기 동안 4승 1패를 거뒀었는데, 그 후로 4승 5패를 한 거니 최근 전적이 좋지 못하다.
이럴 거면 차라리 그때 그 화해를 하지 말았어야 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냥 얼굴에 철판 깔고 조져버렸어야…
“행님. 권종이 햄 한 대만 때려 주면 안 됩니까.”
“권종이는 왜?”
“도저히 몬 치겠는데요.”
“그렇다고 사람을 치면 되냐?”
“행님 사람 잘 치잖아요.”
“이렇게?”
“억!”
노루 형이 대근이 형에게 또 머리를 붙잡혔다.
김권종은 오션스를 상대로 4승 2패를 기록했다.
원래 오나쌩 클럽이었는데 이 정도면 굉장히 선방한 거라고.
오나쌩 클럽은 오션스 나오면 쌩큐의 약자다.
그리고 노루 형에게 김권종의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쥐약이나 마찬가지다.
“오, 오션스 승리를 위하여.”
재밌는 사람들이다.
몇 년 뒤에도 저 사람들과 함께 뛰고 있을까.
“자! 훈이! 기억해라! 우리가 누구라고?”
“최강의…각설이…!”
“그래! 맞다! 우리는 최강이다! 그렇다면 바이킹은?”
“각설이 공연장 옆의 이동식 바이킹…!”
“각설이 공연의 메인은 바이킹인가 각설이인가!”
“각설이…!”
저 배터리는 정말 괜찮은 걸까. 저런 식으로 동기 부여를 한다는 것이 신기하긴 한데, 시즌 초를 생각하면 최근 꽤 잘 던지게 됐으니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효과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또 다른 사실은, 김권종이 우리를 상대로 수확한 4승 중 2승이 이훈을 상대했을 때라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이훈의 10패 중 2패가 김권종.
그래서 그런지 아침부터 박의현이 이훈에게 저렇게 세뇌를 시도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박의현은 회귀 전후를 통틀어 가장 이상한 사람이지만, 저러는 걸 보면 포수로서 자질은 좋은 듯하다. 타격은 둘째 치고서라도 수비는 탄탄하니 더 그렇기도 하다. 타격은 뭐.
적절히 체력 분배만 된다면 OPS 형 히터로 꽤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 포수는 수비력을 더 중시하는 포지션인데 하위 타선에서 꽤 쏠쏠하게 출루해주니 팀 전력에도 큰 힘이 된다.
-조용한 : 건우야 오늘 타석에 그냥 배트 없이 나와라 배트도 무거울텐데
-배영한 : 아 바이킹스 치사하게 또 이렇게 나와?
-김권종 : 왜??? 나 건우한테 안 맞을 자신 있는데???
-배영한 : 바이킹스 왜 이래? 의견 취합 안 돼?ㅋㅋㅋㅋㅋㅋ
-조용한 : 협조좀 해라 김권종…
농담 따먹기를 한다고 해도, 절대 방심하면 안 되는 상대가 바이킹스다.
겪어본 결과, 순위와는 관계없이 가장 까다로운 팀 중 하나였다.
-나 : 저도 마운드 올라가면 조용한 선배님은 그냥 볼넷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뭐. 오늘 경기에서 세이브를 기록할 거고 우리가 이길 거라 이런 뜻인데…
-조용한 : 오 땡큐
-조용한 : 안 그래도 나이가 들어서 오십견이 왔는지 배트가 무거워서
이 사람은 능글맞게 대꾸했고, 김권종이 팀킬을 했다.
-김권종 : 아 형 벌써 끝날 때 됐어요?
-김권종 : 하긴 고생 많이 했지…
-정조준 : 용기형
-손용기 : 왜?
-정조준 : 저 웃어도 되는 부분?
-조용한 : 하…
-손용기 : 하…
-백준섭 : 팀 케미스트리 죽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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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종은 올 시즌 지금까지 14승 6패를 기록했다. 바이킹스 팬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이 에이스는 작년 투수 골든 글러브를 탈 때만큼의 성적을 내고 있지는 못했지만, 국가대표 선발투수 Big 3 라는 명성에 걸맞게 바이킹스를 이끌고 있었다.
올해 26살이지만, 노련미도 더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먼저 타석에 나온 오션스 1번 타자 노경우를 요리하기에는 충분하다는 의미다.
따악!
“아웃!”
억지로 잡아당겼지만 2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타구.
몸쪽으로 붙어 들어와 볼이 되는 듯했다가 존 안으로 급격히 꺾인 슬라이더였다. 루킹 삼진 위기에서 순발력을 발휘해 배트를 낸 것까지는 좋았지만, 배트 안쪽에 걸려 손쉬운 타구가 되고 말았다.
다음 타자는 배영한.
김권종은 오션스 감독 휴 브레드먼이 꽤 완고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좌투수를 상대할 때 감독들은 우타자를 전진 배치하곤 한다.
물론 오션스의 선수층이 풍족하지 못하기는 해도, 우타자 황석규를 상위 타순에 배치하고 좌타자 노경우나 배영한을 뒤로 뺄 법도 한데, 좌타자 둘을 좌투수 상대로 그대로 배치했다.
오션스 팬들이 휴 브레드먼에게 불만을 표하는 것도 이런 부분이었다.
좋게 표현하면 믿음의 야구지만, 좀 다르게 말하자면 양아들 야구라고도 한다.
어쨌거나, 배영한은 김권종에게도 까다로운 상대다.
주로 당겨치긴 하지만 기술이 좋아 밀어치는 타격에도 능하다. 배트를 가지고 노는 그 재능으로 여기까지 온 사람이다.
딱!
“파울!”
딱!
“파울!”
작정이라도 한 듯 공을 커트해낸다. 휴 브레드먼은 타석에 나서는 타자에게 디테일한 요구를 하는 편이 아니다. 선수들은 각자 잘 하는 타격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 스스로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자신만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
물론 단점도 있다.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선수는 살아남을 수 없다.
배영한은 강한 타자다. 그렇지만 오늘 승리를 따내려면 김권종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Live) 부산 오션스 0 : 0 인천 바이킹스.]-배영한 7구 파울.
-1볼 2스트라이크.
└크 배영한
└진짜 킹영한 안 데려왔으면 어쩔뻔 했음???
└ㄹㅇ오션스에 필요한 인재임 저런 플레이 가능한거 우리 타선에 갓영한 뿐임
└솔직히 우리팀 되기 전에 쌍욕했다 거수
└반성하고 있읍니다,,,
└상대팀일땐 존나 싫었지 진심
└개좆같았음
└우리팀 되니까 존나 든든
사실, 파울로 투구 수를 늘리려 한다기보다는 야수들이 약간의 시프트를 가동했기에 3루 측 코너를 노리는 타격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파울이 나오는 중이었다.
파울 몇 개를 치는 것보다 안타를 뽑는 게 낫다.
배영한은 결국, 살짝 몰린 슬라이더를 밀어쳐 3루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안타를 뽑아냈다.
“배영한! 배영한! 배영한!”
배영한이 씩 웃으며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에게 손을 들어줬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행동은 하지 않았을 테지만, 배영한이 팀에 동화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리고 타석에 강건우가 들어오고 있었다. 오션스 팬들은 배영한의 이름과 함께 강건우의 이름을 외쳤고, 바이킹스 팬들은 ‘또 저 새끼냐’ 같은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강건우의 발걸음이 여유로웠다. 배트를 왼쪽 겨드랑이 사이에 끼우고, 오른쪽 어깨를 풀면서 걸어 들어왔다. 목을 뚝뚝 꺾을 때마다 바이킹스 팬들의 시름이 커지는 것 같았다.
강건우가 타석에 도착하자, 조용한이 말했다.
“배트 가지고 나왔네?”
강건우가 양손으로 배트를 잡고 등 뒤로 넘기며 마저 몸을 풀며 대답했다.
“아. 놔두고 온 줄 알았는데 습관적으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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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김권종인데 또 고의사구 내주겠어?”
유리가 구시렁댔다. 바이킹스가 해답을 찾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최근 바이킹스 상대 3연패를 기록 중이고, 강건우는 볼넷을 무더기로 얻어냈었다.
그나마 믿을 구석은 강건우가 했던 말이었다.
‘요새 타격감이 괜찮아.’
민승기를 상대하면서 본능이 깨어났다. 물론, 강건우 혼자 야구하는 것은 아니기에 매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는 없었지만.
가족들 모두 긴장된 얼굴로 1회 초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 경기 포함 남은 경기는 14경기.
여기서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48호 가즈아아아!”
정유리는 아빠가 가끔 하는 저 가즈아 라는 말이 지나도 한참 지난 유행어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엄마가 언제적 가즈아냐고 하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강건우는 지금까지 47개를 때렸다. 이번 주 첫 경기에서 홈런 하나를 기록했다.
바이킹스가 강건우를 이번에도 피해간다면 당장 홈런 기록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김권종 선수, 조용한 선수와 싸인을 주고받습니다. 예. 포수의 요구가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는 모양인데요.
-심사숙고해도 이상하지 않은 타자죠.
-드디어 결정을 내렸군요. 김권종. 강건우 상대로 1구! 던집니다!
정유리는 눈을 똑똑히 뜨고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건우의 타격 메커니즘에 무언가 이상이라도 생긴다면 자신이 가장 먼저 발견해야 한다.
강건우가 왼발을 살짝 내디뎠다. 스텝은 꽤 좋았다. 최근 인스텝을 약간 더 강하게 밟고 있는데, 비시즌에 근육량을 좀 더 늘린다면 스텝을 좀 더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포수 조용한은 약간 바깥쪽으로 앉아 있었다. 공이 존 바깥으로 궤적을 그렸지만, 어느 시점에서 급격히 꺾여 존 안쪽을 노리는 것처럼 보였다.
강건우의 몸은 회전하고 있었다. 바깥쪽을 노리면서 나간 스윙. 손목이 평소보다 조금 더 일자로 뻗어 있었다.
당겨 때리면 파괴력이 줄어든다. 기술적으로 밀어 때리려는 시도.
강건우는 이렇게 판단했다. 바이킹스와 상대할 때는 좋은 공이 잘 오지 않으니, 때릴 기회가 있으면 공격적으로 때려내야 한다고.
볼넷으로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자신이 때려야 점수가 나올 확률이 커진다. 어떤 시도를 하더라도 쉽게 원하는 것을 얻지는 못할 거라는 경고 같은 스윙.
따아아아아아악-!
평소와 비교하면 하체가 조금 더 굳은 상태에서 때린 타구였다.
하지만 타구는 훨훨 날았다.
-강건우! 강건우가 때린 공! 아! 높아요! 높습니다! 아직도! 아직도! 아직도 날아가고 있습니다! 강-건우! 강건우! 시즌 48호 홈런! 저 쉽지 않은 공을 밀어서 그대로 넘겨버렸습니다! 허탈해하는 조용한, 그리고 자신이 던졌던 공이 펜스를 넘어가는 것을 구경하고 있는 김권종! 아! 정말 괴력이에요! 저 몸에서 어떻게 저런 힘이 나오는 걸까요! 오션스가 2점을 먼저 따내며 앞서 나갑니다!
관중들도, 가족들도 난리가 났다. 정유리는 저 타격 메커니즘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뻐했다.
“건우야아아아아!”
경기가 끝나면 잔소리를 해야 할까, 칭찬을 해줘야 할까.
어쨌든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기쁜 건 기쁜 거니까. 정유리가 이 모습을 보고 있을 걸 알고 카메라를 향해 하트를 날리는 요망한 강건우를 보자 잔소리를 할 마음이 싹 사라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