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37)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39화(139/385)
쌍깃발 휘날리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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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를 뒤흔드는 거짓말 같은 신인, 강건우.]타율 0.395/출루율 0.531
50홈런, 136타점
└내년엔 진짜 100홈런 치는 거 아님?
└에바 작작
└100홈런은 몰라도 2년 연속 50홈런은 존나 쌉가능일듯
└좋겟다 ㅅㅂ 족같네 우리가 꼴찌 했으면 강건우 우리건데
└유리 누나 없으면 강건우 메이저 갔다고
└메테오스 그래도 유병성 잘 하지 않냐? 올해 신인치고는
└병성이 잘 하는데…비교대상이 강건우잖아 시발
└그래도 병성이 50년 연속 2홈런은 가능할 듯 건우처럼 2년 연속 50홈런은 무리더라도 ㅎ
└?
└선넘네 꼴빠새끼들 안 그래도 스윕당해서 속 뒤집히는데
└유병성(대전 메테오스, 71세) 통산 102홈런 기록하고 은퇴 소감 발표 ‘우승…하고 싶었는데…’
└메전드;;;
└꼴션스가 저런 말 하니까 좀 웃기네 ㅋㅋㅋㅋ
└걱정마라 돌멩이들아 우리 우승해도 날파리들 94년 이후 우승 0 있으니 외롭지 않을거임
└일단 우승부터 하고 말해라 십새들아
└오션스(92) 엔젤스(94) 메테오스(99)
└저 뉴빈데 팀 뒤에 붙은 숫자 무슨 뜻이에요? 팀별 최다 승리 수???
└마지막 우승 연도
└??? 1992년??
└ㅇㅇ
└뉴비라고 속이는거임? 어케 20세기 이후 우승을 못 해볼 수가 있음?
└좀 닥쳐 시발
└?이새끼 뉴비인척 하고 사람 속 긁네
└아니;;; 상식적으로 10개 팀 중에 세 팀이나 그럴리가 있냐고요;;;
└학생 글 내려^^
└진짜 ㄹㅇ임?
└레알로 ㄹㅇ이니까 이 이야기 그만하자
[진격의 오션스. 이번 시즌이 적기.]└아어강 드립이 떠오르는구만
└오이적
└‘오션스 이번 시즌이 적기’ㅋㅋㅋㅋㅋ
└꼴레발은 뭐다?
└꼴션스특)꼴레발 치는 순간 떡락
└이번엔 다르다
└오션스 이번 시즌에 좀 다르긴 함 평소 시즌 말쯤 되면 내년엔 다르다 하는데 아직도 이번엔 다르다 하고 있음
└응 아니야 지금 떨어져봤자 3위는 쌉가능이야
└3위하고 바이킹스한테 처맞고 광탈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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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선수단은 부산으로 돌아왔다. 여기서 아이언스와 두 경기를 치르고 연달아 파이러츠와 두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그러면 달콤한 휴식일이 기다린다.
물론, 그 하루가 끝난 후에 어쩌면 올 시즌의 운명을 가를지도 모르는 불도저스와의 두 경기와 다이아몬즈와의 최종전이 기다리고 있다.
강건우의 시즌 50홈런을 축하하려고 대전에 다녀온 정유리는 친구 이민아를 만나고 있었다.
“가시나. 대전 갔다 왔다며?”
정유리가 실실 웃었다.
“내 남친 쩌는 거 봤지?”
이민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 팔불출.
물론, 쩔긴 쩔었으니까.
“내 남친도 쩔었거든?”
노경우도 요새 썩 안정된 모습이었다. 1번 타자로 보내면서 빠른 발도 살리고, 감독의 디테일한 작전 지시로 성적도 좋았다.
“언제는 영 별로라고 헤어질 거라고 했으면서.”
“보다 보니 귀엽더라.”
이민아가 씩 웃었다. 정유리는 코웃음을 쳤다.
“너도 진짜 답도 안 나온다. 그냥 차면 야구 못할까 봐 시즌 끝나고 찬다더니. 갑자기 귀여워졌어?”
“야. 우리 경우가 얼마나 귀여운데.”
“됐다, 됐어. 오늘 야구장 콜? 현수 없어서 자리 하나 비는데.”
“너랑 가는 건 고민 좀 해봐야겠다.”
“왜? 나랑 왜?”
“너랑 갔다가 전광판에 나오고 경우가 갑자기 민아 누나 사랑해 할 것 같아서.”
“아.”
“절대 안 돼.”
“생각보다 괜찮아.”
“안 괜찮아.”
“왜?”
“야 솔직히…”
“뭘?”
“꼴빠들 조금만 못 해도 욕하는데 좀 그래. 니 남친이야 뭐. 좀 다르지.”
“경우도 잘 하잖아.”
“경우? 건우보다 귀엽긴 하지.”
“건우도 귀엽거든?”
오션스 신인 내야수 둘의 여자친구는 서로 자기 남자친구가 더 귀엽다고 쓸데없는 자랑 배틀을 벌이다가 헤어졌다.
정유리는 집으로 돌아와 사직 야구장으로 갈 채비를 마쳤다.
“정기사. 준비됐나?”
“오늘 내가 운전해?”
“딸내미 차 타고 야구장 가는 건 모든 꼴빠들의 꿈이란다, 딸아.”
“주차 괜찮을까?”
“정유리 허머 탄다는 소문 아직 안 났나?”
“그건 왜?”
“어제 1위 찍었는데. 탱크 타고 가도 주차 자리 양보해줄걸?”
“그게 그렇게 되나?”
“아직 멀었구나. 그런 것도 모르고.”
“아, 뭐. 저 차가 한국에 한 대뿐인가? 내가 타는 걸 어떻게 알아?”
“딸.”
“응?”
“아직 멀었구나. 훌륭한 꼴빠가 된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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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차 유리 누나 차 아니냐?.jpg]└맞을걸??? 은색 허머 근데 왜?
└주차하는데 족나 커서 짜증낼뻔 했네 휴
└유리누나한테 짜증내지마라 죽기싫으면
└마 차 빼라 유리누나 출차할때 거슬린다
└시발 ㅋㅋㅋㅋㅋㅋㅋ 초보운전 스티커 뭐임
└오션스 돌앗나??? 갤주님 오시는데 발렛 안 해주고 뭐함????
└차 존나 크네 시발 ㅋㅋㅋㅋㅋㅋㅋ
└꼴션스 야구 신경써서해라 쌍깃누님 개빡치면 저거타고 경기장 난입각 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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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팀이 약간의 잔여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대표팀 단톡방이 최근 조용한 편이다. 다들 마지막 스퍼트를 내야 하고, 이상한 소리를 했다가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뭐, 할 말이 있으면 따로 메시지를 보내니까. 조준이 형은 파이러츠가 2년 연속 통합우승 할 거니까 꿈도 꾸지 말라고 했고, 승기 형은 여전히 오락가락하고 있다.
-민승기 : 올해는 안 된다
-나 : 올해도 하고 내년에도 하면 좋잖아요
-민승기 : 물론이지
-민승기 : 오션스의 2년 연속 우승을 응원하고 있다.
-나 : 감사합니다
-민승기 : 그래도 올해는 안된다.
-나 : 예???
-민승기 : 2029년과 2030년 연속은 어떠냐
-나 : 2028~2030 3년 연속은요?
-민승기 : 꽤 괜찮은 제안인데
-민승기 : 다시 생각해보니 안될 것 같다
뭘 어쩌자는 건지.
어쨌거나, 이번 포스트시즌에 존트론의 볼 판정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기사가 떴다.
주가가 다시 날아올랐고, 심판들이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욕만 들어먹었으며, 그래도 포스트시즌 같은 중요한 경기에 실험은 아니지 않으냐는 의견이 나오긴 했다.
뭐, 어차피 내년 시즌에는 저게 적용될 것이다. 그리고 그건 내게 더 유리해질 거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와는 별개로, 문제는 언제나 생길 수 있다.
대근이 형이 타격 훈련 중 옆구리 근육에 통증을 느꼈다.
아이언스는 시즌 중반 부상으로 이탈했던 토종 선발 에이스 최철이 복귀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악재가 가득한 것도 야구의 일부다. 사실, 이 정도로 얇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온 것은 주축 선수의 장기 이탈 같은 큰 사건이 없었던 행운이 따른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급하게 병원을 찾은 주장은 2~3일 정도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주사라도 맞고 경기에 출전하겠다고 했지만 감독님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이날, 우리는 하루 만에 1위에서 내려왔다.
다음 날, 2연패로 상승세가 꺾여버렸다.
오션스 팬들은 포스트시즌에서 기계 심판을 도입해야 한다고 난리를 쳤다.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연패에 빠졌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그것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일 뿐이거나.
하나 확실한 것은, 그런 요인에 팀이 흔들리면 안 된다는 뜻이다. 아직 기회는 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KBO 리그 선두 싸움.]1. 불도저스 : 81승 2무 55패(승률 0.595)
2. 오션스 : 80승 3무 56패(승률 0.588)
3. 파이러츠 : 81승 0무 57패(승률 0.586)
그나마 다행인 점은 우리가 6승 3패를 거두는 동안 불도저스는 4승 6패로 주춤했다는 사실이다. 파이러츠는 같은 기간 5승 4패.
어차피 이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은 확정이다. 아직 최종 순위가 정해지지 않았을 뿐.
감독님의 고민이 깊어 보인다.
하긴, 내가 감독이라도 그럴 것 같다.
총력전을 펼쳐 1위를 달성하고 한국 시리즈가 열릴 때까지 충분한 휴식을 갖는 것이 최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총력전을 하고도 3위까지 밀려나 버린다면, 체력과 휴식 시간이 둘 다 부족하게 될지도 모른다.
일개 선수가 할 수 있는 것은 당장 코앞에 닥친 경기에 집중하는 것밖에 없다.
아이언스 2연전에서는, 오대서 감독이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렸다. 그것 또한 프로의 방식이다. 이번 시즌 여러 불운이 겹쳐 성적이 좋지 못했으니 내년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것이다.
연달아 이어지는 경기. 승률이 고작 0.2% 차이에 불과한 파이러츠전.
오늘은 조준이 형이 캐치볼 하자고 찾아오지 않았다. 뭐. 오늘도 그렇게 칠렐레 팔렐레 하고 있으면 좀 그렇긴 하지.
국민성과 손용기가 맞붙는다.
파이러츠 팬들은 똥볼 플루크 투수 국민성(14승 3패, 평균자책점 4.05)과 국가대표 우완 손용기(15승 7패, 평균자책점 3.67)의 맞대결이라며 파이러츠가 2위를 탈환할 거라고 자신하고 있는 듯하다.
아직도 국민성을 저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평균자책점이 4점대라고는 해도 내년에는 훨씬 더 강해질 투수다.
투승타타(투수는 승리, 타자는 타점)라는 관점은 당연히 신뢰하기 힘든 지표지만, 국민성은 뭔가 독특한 사람이다. 내줄 점수까지만 내주는 경기가 많았다. 그걸 의도하고 할 수 있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14승은 제비뽑기로 따낼 수 있는 승리 수가 아니다.
경기 직전. 시구자로 국민성의 여동생인 국민혜가 시구했다. 오빠한테 배운 것인지 꽤 정확하게 던졌고, 관중석이 좀 술렁댔다.
“국민혜 영입해라!”
“유리 누나랑 원투 펀치로 쓰자!”
국민성은 정말 단 한 줌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표정으로, 시구한 후 팔짝팔짝 뛰는 자신의 여동생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례적으로 한숨을 푹 내쉬고 마운드로 올라왔다. 국민성의 여동생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활발해 보이긴 했다. 경기 전에 싸인을 받아가기도 했었다.
그리고 국민성은.
“볼!”
오늘도 침착하게.
“볼!”
파이러츠 선두 타자에게.
“볼!”
볼넷을 내주고 경기를 시작했다.
“볼넷!”
여지없이 탄식이 터져 나온다.
“아! 시작부터 볼넷이고!”
“마! 정신 차리라!”
하지만 국민성 등장 초반과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런 외침도 들린다는 것이다.
“국민성 점마 변태다! 선두 타자 볼넷 주고 병살 잡는 게 취미니까 걱정하지 마라!”
“민성이는 다 계산이 있다!”
국민성은 생각보다 세심한 사람이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다른 사람이랑 대화할 때 ‘네가’ 혹은 ‘니가’라는 발음을 하지 않는다. ‘너가’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울프팩에게 괜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다.
그렇다.
그 좋은 제구로 세심하게 존을 체크해본 것이고, 다음 타자에게는…
딱!
유격수 앞 땅볼 유도.
나는 살짝 미끄러지며 타구를 처리했다. 글러브로 바닥을 쓸 듯이 공을 잡아냈고, 글러브를 치켜들면서 빠른 속도로 오른손으로 공을 빼냈다. 자세가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플레이는 보기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다. 급하게 하다가 공이 빠져버리면 2사에 주자가 없어야 할 것을 무사 1, 2루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완벽하게.
2루 베이스와 가까우니 강하게 던질 필요는 없다. 어깨 회전을 최소화하고 손목으로만 노경우에게 던져준다.
“아웃!”
그리고 노경우는 내 송구를 받고 몸을 돌리며 1루에 강하게 송구.
“아웃!”
더블 플레이 완성.
“우와아아아아아!”
“국민성! 국민성! 국민성!”
“우리 변태 최고다!”
“좆준아 주자 없다 우짤래!”
그리고 타석에 들어온 조준이 형은, 4구째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시즌 33호 홈런을 때려냈다.
“마!!!!”
“좆준아! 고마 해라!”
“아 왜 또 저 새낀데!”
워낙 어그로를 많이 끌어댔으니, 우리 팬들이 싫어할 수밖에.
조준이 형은 시원하게 배트를 던지고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2루를 지나가면서 내게 말했다.
“어우파. 어엠정.”
…?
그 말을 한 후, 기분 좋아 죽겠다는 얼굴로 뛰어 홈을 밟았다.
저 말이 그렇게 하고 싶었나.
“뭐라고 한 거야?”
“어우파 어엠정.”
“어차피 우승은 파이러츠 어차피 엠브이피는 정조준?”
“그런가 봐.”
노경우 마저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 분…좀…이상하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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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에게 일격을 당하고 난 후, 1회 말.
따악!
“노경우! 노경우! 노경우!”
선두 타자 노경우가 국가대표 우완 손용기의 초구를 때려 2루타를 만들어냈다.
타이밍을 개선하고 강건우의 타격 폼을 벤치마킹해 팔꿈치를 몸통에 붙이고 스윙하게 된 후, 노경우의 성적은 조금씩이나마 상승하고 있었다.
배영한은 타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진루타는 만들어냈다. 1사 3루. 그리고 타석에 강건우.
손용기는 벤치에서 나온 싸인에 입맛을 다셨다. 1회부터 고의사구다.
사실, 양대근도 부담스러운 타자다. 두 경기를 쉬었기에 감각이 조금이라도 떨어졌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리고 이 시점, 강건우가 도루를 성공시켰다.
“세이프!”
“강건우! 강건우! 강건우!”
“건우야!”
“못 하는 게 뭐꼬!”
위험할 수도 있지만, 1루를 채운다는 생각으로 던지기로 했다.
1사 2, 3루면 병살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양대근이 발이 느린지라 그게 최선이었는데, 평소 도루를 거의 하지 않던 강건우가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버렸다.
‘조준이가 뭐라고 했던 것 같은데. 혹시?’
정조준의 팀 내 별명은 입벌재다.
입만 벌리면 재앙.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것은 아닐까.
어쨌거나 존을 벗어나는 유인구.
양대근은 이틀을 쉬면서 감각이 죽기는커녕, 부족했던 휴식을 취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예전 같았으면 건드리지도 않았을 바깥쪽 낮은 공을 부드럽게 밀어쳤다.
따악!
좌타자에 대비한 수비 시프트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시프트의 구멍 난 곳으로 타구가 비교적 느리게 굴러갔다.
시프트가 걸리지 않았더라면 유격수가 잡아낼 수 있는 타구였을 것이다.
그리고 타구가 빨라 외야수가 빠르게 잡았더라면 1점만 내주고 말았을지도 모르지만,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 잔디에서 속도가 줄어드는 사이 노경우에 이어 강건우까지 홈을 밟았다.
“오오, 양! 대! 근! 오오! 양! 대! 근! 오션스 거인 양대근! 양! 대! 근!”
즉시 역전 타점을 올린 캡틴을 향해, 오션스 팬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양대근은 팬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화답해준 후, 지난 시즌 막바지쯤의 추억을 떠올렸다.
‘마! 양대근! 덩칫값 좀 해라!’
‘양대근 이 시발놈아! 닭 다리로 또 맞고 싶나!’
‘덩치는 산만한 게 그게 뭐고!’
‘나가 죽어라 이 돼지 새끼야!’
비록 발이 느려 그 타구에도 2루까지 도달하진 못했지만.
양대근은 1루 베이스에 서서 콧잔등이 시큰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나도 다른 팀으로 뜨고 싶었는데…’
지금은,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그냥 요새는 야구가 재밌었다. 잘 해도 욕먹는다며 속상해하며 다른 팀으로 가면 안 되겠냐고 말하던 아내의 생각도 좀 바뀌었고.
물론, 저 팬들은 다음 타석에서 병살이라도 치면 언제 환호했냐는 듯 다시 욕을 퍼부을 것이다.
그러면 뭐 어떤가. 그냥 야구가 재밌고 아내도 행복해하니 된 거지.
아침에는 생선가게 사장님이 우리 주장님 주라고 서비스로 넣어줬다는 전복으로 끓인 전복죽을 먹고 왔다.
양대근이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수줍게 카메라를 향해 하트를 그렸다.
전복죽을 먹고 출근하는 길에 아내에게 홈런 치고 하트 보여준다고 큰소리를 치고 나왔으니.
물론, 홈런은 아니지만.
양대근이 파이러츠 1루수 용병 타자의 시선을 느끼고 황급하게 손을 거둬들이고 주장답게 근엄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