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42)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44화(144/385)
응. 다 해먹으려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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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팀이 주판알을 미친 듯이 튕기고 있었다.
메테오스는 1루수와 코너 외야에서 장타력이 필요하다.
아이언스는 외야수와 불펜, 엔젤스는 거포 타자.
엔진스는 코너 내야수를 보강하고자 하며, 다이아몬즈와 선더버즈는 키스톤에서 전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물론, 다이아몬즈는 민승기 공백 메우기가 우선이다.
불도저스와 바이킹스는 내부 전력 유출 방지에 여념이 없다. 각각 5명, 4명이 FA가 됐고 대부분 주전급이기에 전력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
사실, 오션스가 선발 투수를 영입했지만, 그보다는 다른 포지션이 더 시급하긴 했다.
내야 백업과 포수 백업, 그리고 불펜 투수.
그리고 중견수 자리의 확고한 주인도 없었다.
현시점에서 가장 머리 아픈 팀은 불도저스였다.
2028올림픽 금메달 이후 야구의 인기가 급성장했다. 만년 꼴찌팀 오션스와 메테오스가 성적 향상을 이루어내며 리그에 활기가 돌았다.
리그에 활기가 돈다는 말은, 리그에 돈이 풀린다는 뜻이다.
A급 선발 투수는 언제나 관심받는다. 오션스가 포문을 열고 활황이 된 시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KBO 수준으로 S급이라 할 수 있는 민승기가 빠르게 갈 곳을 찾자, 사람마다 평가 기준은 다르더라도 A급에서 B+급은 되는 서현우와 황보경태의 몸값도 폭등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다이아몬즈, 신임 감독에 나성림 전 한양대 감독 선임!]감독 발표를 조금 미뤘던 다이아몬즈는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불도저스 팬들에게는 충격적인 기사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스포츠 뉴스 메인을 장식했다.
[서현우, 다이아몬즈와 FA 계약 발표! 역대 투수 최고액을 며칠 만에 갈아치우며 4년 105억에 합의!]90억을 제시한 불도저스와 15억 차이. 하지만 1위 팀에서 10위 팀으로 옮긴 것은 꽤 충격적인 일이었다.
역대 투수 최고액을 갈아치운 민승기보다 더 큰 금액으로 자존심을 챙겼고, 여러 면에서 특별 대우를 약속받았다.
[계약 체결 직후 역대 투수 최고액 FA 기록이 깨진 민승기, ‘나는 100억이 아니라 140억짜리 계약을 했다.’]└얘 계약 총액 100억에 우승 시 10억 기부 옵션 아님?
└그 우승시 10억 옵션이 매년 실행 가능하다고함
└아 그러니까 4년 계약기간 동안 매년 우승할거라서 140억이라고 말하는거임?
└ㅇㅇ
└이런 시발 꼴레발;;;
└명문 오션스 에이스라면 이 정도 패기는 있어야지
└명문에서 웃으면 되냐 아니면 매년 우승에서 웃으면 되냐
└웃으면 복이 온다 걍 웃어라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웃는 새끼는 다음 시즌 끝날때 쯤 울고 있을것
어쨌거나.
서현우의 이적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오기도 전에.
굵직한 계약이 몇 건 더 성사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홀드왕 고준수, 아이언스 FA 계약 완료! 4년 45억!] [불도저스, 프랜차이즈 3루수 서우주 4년 110억 계약!] [잠실 20홈런 외야수 최종국 4년 70억에 전격 메테오스행.] [오션스 두 번째 FA 영입! 바이킹스 중견수 서창열과 4년 68억.]#
승기 형이 유리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커브를 가르쳐달라고 징징대서 우리는 함께 SMC 앞에 섰다. 커브 그립이야 흔하디흔하다.
다만, 승기 형이 원하는 그 커브는 그립이 아니라 메커니즘에 달려있는 이야기다.
무조건 큰 낙차를 원한다. 그렇다면, 커브를 던질 때 팔 각도를 지면과 수직에 가깝게 만들어서 던지면 된다.
“민승기 선수는 오버핸드로 던지니까…손목 각도 유지하는 연습만 하면 원하는 궤적 나올 거에요.”
“감사합니다. 정말…뛰어나시군요.”
“아뇨, 그 정돈 아닌데…”
“아닙니다. 강건우의 타격 폼과 투구 폼을 모두 만들어줬다고 들었습니다. 듣던 대로 빼어나십니다.”
승기 형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다시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사람이 어떻게 저 정도로 다를 수가 있지.
그나저나, 스마트폰이 미친 듯이 울려댄다.
-경우 없는 놈 : 야
-경우 없는 놈 : 야
-경우 없는 놈 : 좆됏다
-경우 없는 놈 : 창열이형 오션스랑 계약했대
-경우 없는 놈 : 나 그형 존나 무서운데
-경우 없는 놈 : 기사 봄???
바이킹스 중견수 서창열이 오션스에?
음.
아니었을 텐데. 원래라면.
또 뭔가가 바뀌었다.
“승기 형.”
“잠깐만 빠져. 지금 유리 선생님께 커브 배우는 중이니까.”
“…아니, 형.”
“왜.”
“서창열 이 사람 좀 알아요?”
승기 형은 날 귀찮아 하면서도(자기가 나한테 매달려 놓고)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알지.”
“어때요?”
“모기 같은 타자. 투수 짜증 나게 하는 데는 한국 최고. 국대에서 같이 뛸 때는 제일 든든한 타입이고.”
유리가 입이 근질근질한가 보다.
유리는 오션스 선수들도 욕했지만, 다른 팀 선수 욕도 많이 했다.
그중에 서창열도 있었다.
“서창열은 왜?”
“음.”
내가 스마트폰에서 기사를 찾아 보여주자, 둘의 표정이 볼만했다.
“서창열이?”
“서창열?”
그리고 다들 기사를 봤는지, 오션스 선수단 단톡방도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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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한 : 야 창열이 온다매?
-양대근 : 예 저도 방금 들었습니다
-배영한 : 시욱이 언제 창열이 한 번 담가버린다고 하지 않았냐?
-이시욱 : 예? 행님? 제가요? 언제요?
-이시욱 : 아 영한햄 또 장난치시네 ㅎ
-이시욱 :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씀 하지 마십쇼
-김정용 : 와 승기에 창열이까지
-김정용 : 모기업에서도 작정했나보다
-노경우 : 형님들
-노경우 : 저 괜찮을까요…?
-박의현 : 오!!!!!!!!!!!!!!!!!!!!!!!
-박의현 : 빠이브툴 중견수!!!!!!!!!!!
-박의현 :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
-박의현 : 오션스라는 두 번째 가족을 만나고
-박의현 : 여기서 인정받으면서 다음 단계를 위해 나아가고
-강건우님이 민승기님을 초대하셨습니다.
-박의현 : 오 승기형님!!!!
-박의현 : 제 인생의 멘토 제 인생의 등대 제 인생의 동반자
-박의현 : 저 박의현
-박의현 : 형님을 만나 함께 호흡을 맞추기 위해 태어나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박의현 : 형님!!!
-양대근님이 박의현님을 강제 퇴장시켰습니다.
-양대근 : 승기야 반갑다 초대가 좀 늦었네
-민승기 : 안녕하십니까
-민승기 : 오션스 선발 투수 민승기입니다
-노경우님이 박의현님을 초대했습니다.
-박의현 : 승기형님!!!
-박의현 : 소개하겠습니다!!!! 이쪽은 오션스 선수들입니다!!!
-박의현 : 형님들. 친구들. 동생들.
-박의현 : 최고의 투수를 소개합니다!!!
-박의현 : 민! 승!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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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새로 팀에 합류하면, 또 누군가는 나가는 법이다.
나는 앤디가 당장 메이저리그로 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워낙 잘 했었으니.
하지만 앤디는 재계약을 맺었다. 앤디와 짧게 통화를 했는데, 최소 일 년은 더 있을 생각이라고 했다.
-이유? 흠. 글쎄. 조금 덜 솔직하게 말하면 한국에서 더 이뤄야 할 게 있어.
“솔직하게 말하면?”
-한국에서 일 년 더 뛰고 MVP를 탄 후 더 큰 계약서에 싸인할 생각이야.
아무래도, 돈 문제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 그 외에도 자리 보장 같은 것도 좀 그렇겠지. 아직 메이저리그도 선수단 구성이 덜 끝나서 확실한 조건 제시를 못 받았을 거다. 안정적으로 1년 더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테니.
그리고 울프팩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후반기에 성적을 끌어올리기도 했고, 감독님이 팀 케미스트리에 도움이 된다고 재계약을 요청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중견수 영입도 됐으니.
다만, 커크가 일본으로 떠났다.
돈 문제였다. 누가 뭐라고 해도 돈으로는 한국 팀이 일본 팀을 이기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커크는 벌 수 있을 때 최대한 벌어서 가족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해주기를 원했다.
후반기에 승수를 많이 쌓지 못했지만 안정적인 제구력과 문화에 빠르게 적응한 점이 고평가받은 듯했다.
커크는 미국으로 돌아가 있었기에 송별 파티를 열어주진 못했다. 다만 우리는 모두 그의 성공을 빌어줬다.
-고마워, 친구들. 바로 옆 나라니까 종종 놀러 올 수 있을 거야. 날 모른 척하지 말아줘.
워낙 사교성 있는 선수니까. 거기 가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이런저런 계약이 계속 마무리되고 있다.
바이킹스는 마무리 투수 이대훈과 잔류 계약을 맺었다.
승기 형이 오션스로 온 계약의 도미노 효과인지, 서현우를 놓친 불도저스가 황보경태를 4년 80억에 영입해버렸고, 선더버즈는 바이킹스 2루수 조훈기를 4년 55억에 품었다.
극도로 혼란스러운 FA 시장이 되어버렸다.
권규영이 원소속팀 엔진스와 싸인했고 유시훈이 예상대로 파이러츠에 남았으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타팀 이적이 많이 나오는 시즌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19명의 FA 신청자 중 6명만이 원 소속팀에 잔류했고 6명이 이적을 택했다.
야구 팬들은 이걸 꼴승기 효과라고 불렀다.
오션스(꼴션스)가 2위를 차지하며 윈 나우를 외치며 데려온 민승기가 만들어낸 도미노.
그런데 승기 형은 원래 오션스에 올 운명이었다.
물론 이래저래 판이 커지긴 했지만.
어쨌거나, 난 그런 건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코어 운동과 웨이트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 근육을 급격히 단련하면 밸런스가 자연스레 흐트러질 수밖에 없는데, 그건 유리가 계속 조정해주고 있다.
“차종윤이랑 송병재는 엔젤스 남았네?”
승기 형이 자꾸 끼어들려고 하길래 나는 단호하게 끊었었다. ‘누나랑 둘이 있는 시간을 방해하지 마세요.’ 커브는 나중에 좀 봐주면 된다. 이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었다.
“그래?”
“응. 뭐, 괜찮게 잡았네. 아. 근데.”
“응?”
“조형오는 무슨 배짱으로 FA 신청한 거래?”
현재까지 미계약자는 네 명.
잠실 20홈런 1루수 이성혁과 메테오스 외야수 채정준, 아이언스 포수 최유현과 조형오.
이성혁은 불도저스가 자기와의 계약을 후순위로 미뤄서 마음이 상했다는 소문이 있다. 메테오스와 엔젤스, 엔진스와 다이아몬즈가 관심을 보여 줄타기를 한다나.
그런데 남은 둘은 조금 다르다.
조형오의 시즌 성적은 3승 5패 7홀드 4세이브다. 평균자책점은 4.21. 좀 애매하긴 하다.
“글쎄. 뭐, 보상선수 명단 때문에 전략적으로 했나?”
“근데 왜 계약을 안 맺어?”
“남으면 좋겠어?”
“어차피 불러주는 데도 없을 텐데…미운 정도 좀 들었고…”
미운 정이라.
음.
그 양반, 눈치 하나는 백 단인 사람이라 괜한 짓을 하려 하진 않았을 텐데.
무슨 일일까.
뭐,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크게 상관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휘은도 폼이 많이 올라왔었고 김정용 선배가 불펜으로 보직 변경을 자처했으니 약간 여유가 생길 것 같다.
“누나.”
“응?”
“드라이브 갈까?”
“어디로?”
“시욱이 형이 대방어 진짜 맛있는 데를 소개해줬는데.”
“짐 싸.”
“바로 가?”
“빨리 타.”
“네.”
“어휴, 우리 건우. 누나랑 맛있는 거 먹으러 가려고 미리 알아봤어? 누나 방어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고.”
“유리 누나 방어 좋아하는 거 모르면 오션스 관계자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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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박준기 단장은 두 명의 FA를 영입하며 올 시즌에 외부에서 데려올 수 있는 슬롯을 모두 채웠다.
남은 것은 조형오다. 하지만 조형오를 눌러 앉힐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이유는, 조형오가 전 수석 코치인 배유홍 라인이어서다. 물론 눈치 빠른 조형오가 배유홍 퇴출 이후 그런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안고 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오늘, 거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만 같았던 다이아몬즈 단장 정해준을 만나고 있었다.
“정 단장. 어우. 미안해서 어쩌나.”
“됐어. 빨리 말해. 나 시간 없어.”
“바빠?”
“안 바쁘게 생겼어?”
“이성혁 데려오게?”
“알면서 왜 물어?”
“쉽지 않겠던데. 몸값이 뛰어도 너무 뛰었어.”
“FA 몸값 뛴 게 다 박 단장 때문 아냐?”
싸울 생각은 없었다. 얻을 게 있으니 수원까지 온 것 아니겠는가. 박준기 단장은 ‘너희는 20억 더 불렀잖아’ 같은 말을 하기보다는, 그냥 두 팔을 들고 말했다.
“용건부터 말할게.”
“빨리.”
“조형오 관심 없어?”
“없어. 아니, FA는 선수 에이전트가 영업해야지 단장이 영업을 하러 와? 그게 끝이야?”
“아유. 왜 이렇게 급해? 이야기 좀 더 들어봐. 키스톤 필요하지? 아냐?”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정해준 단장이 다시 엉덩이를 붙였다.
2루수 조훈기 영입전에서 밀린 것이 뼈아팠다.
그런데 오션스 키스톤?
강건우는 절대 안 내줄 테지만, 노경우라면 구미가 크게 당기는 카드다.
“뭔데. 김세완 같은 소리 하면 나 그냥 간다.”
“우리 유격수 하나 더 있잖아.”
“뭐? 오션스에 유격수가 어딨어?”
“임의탈퇴 되면 보통 1년쯤 뒤에 푸는 거, 관례 아닌가?”
“임탈? 정귀현?”
정귀현.
크게 나쁜 카드는 아니다.
타율 2할 중반은 쳐주고 도루도 20개 정도는 해주는 유격수다.
“폭탄 떠넘기기야?”
“서로 문제 있는 선수들 주고받으면 어때?”
“문제? 우리 팀엔 문제 있는 선수들 없는데?”
“주상욱.”
“뭐?”
“고참들한테 찍혔다며?”
“말도 안 되는 소리.”
“왜 이래. 선수들끼리.”
“…”
다이아몬즈 몇몇 선수가 민승기 욕을 했다.
혼자 프로인 척은 다 하더니 시장 열리자마자 잽싸게 튀었다고.
그때 주상욱이 고참들에게 대들었다.
그건 그렇고.
정해준 단장이 인상을 팍 썼다. 어디서 샜을까.
“그래서, 둘이 바꾸자고?”
“정예성 얹어줘.”
정예성은 타격 재능은 그리 빼어나진 않지만, 내야 전체를 소화 가능한 멀티 자원이다.
물론, 팀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자원은 아니다.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그래도 덥석 물 수는 없다.
특히 상대가 오션스면 더더욱 그렇다.
“솔직히 주상욱이랑 정귀현 바꾸자는 말도 어처구니가 없는데, 뭐?”
“좋잖아. 우린 포수 필요하고 다이아몬즈는 유격수 필요하고.”
“유격수 필요한데 정예성을 내주겠어?”
“정귀현은 2할 후반은 치고, 정예성 이번 시즌 성적이 1할 9푼이었나? 성에 안 차서 유격수 트레이드 알아보고 있지 않아?”
“2할 후반은 무슨. 중반이지. 상욱이랑 1대 1로 바꾸자고 해도 안 할 거 같은데 억지 좀 부리지 마.”
“왜. 다이아몬즈는 포수 자원 괜찮잖아. 아니면 박성주나 이문화도 괜찮아. 셋 중 하나. 조형오 사인 앤 트레이드로 데려가면서 같이 엮어.”
“뭐?”
“조형오 연봉 1억에 세팅할게. 괜찮지 않아?”
FA 계약의 대부분을 계약금으로 채우겠다는 의미다.
조형오가 특급 불펜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험 많은 불펜 투수를 연봉 1억에 쓰는 건 꽤 남는 장사일 수도 있다. 마무리에서 내려와 중간계투로 뛰었을 때는 성적도 꽤 괜찮았고.
“박 단장.”
“예. 정 단장님.”
“일단 나 바빠서 가봐야 하니까.”
“그래? 흠. 정 단장님.”
“왜?”
“투수 하나 더 얹어 줄 수도 있어.”
“아, 말할 거면 빨리 말해!”
“최고 151까지 던지는 강속구 투순데. 선발 수업 조금만 시키면 괜찮을 거야.”
“그런 투수를 왜 줘?”
“우리 포수랑 내야수 백업이 절실하거든.”
“그래서 누군데?”
“종속진.”
“종속진?”
“예. 우리 1라운더입니다. 팬들한테 욕 오지게 먹을 각오하고 제안 드리는 거거든요. 이제 앉을 생각이 있어요?”
정해준이 혀를 차더니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하. 내가 진짜…”
박준기는 슬쩍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정해준이 슬쩍 입술을 깨물었다.
“또 속는거 같은데…”
“내가 속이긴 누굴 속여? 우리 동업자잖아. 자. 앉아,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