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46)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48화(148/385)
굳이 따지자면 무기징역 -3-
#
[(이용길의 야구회로) 오션스 리뷰&프리뷰]2028년의 부산 오션스는 돌풍 그 자체였다. 강건우(타출장 : 0.394/0.531/0.882, 52홈런, 25경기 25세이브 평균자책점 0.36)라는 괴물이 나타났고, 두 외국인 투수가 모두 제 역할을 해주며 두각을 드러냈다. (앤디 가필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97/커크 심슨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35)
또 다른 신인 노경우는 타율 0.268과 출루율 0.354.
2루타 31개와 홈런 9개에 도루 19개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마쳤다.
주장을 맡은 양대근에게도 뜻깊은 한 해였을 것이다.
타율 0.324/출루율 0.435에 25홈런 115타점.
리그 최하위 수준의 배트 적극성을 36.6%에서 43.5%로 끌어올렸음에도 병살타가 27시즌의 23개(리그 위)에서 12개로 줄어든 데는 강건우의 영리한 주루 플레이 영향도 있겠지만, 더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따랐다고 볼 수 있다.
(평균 타구 발사속도 144.1km/h->155.4km/h)
2027시즌, 타율 0.254에 19홈런을 때려냈던 이시욱은 시즌 중반에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기(타율 0.245/8홈런)와 후반기(타율 0.289/14홈런)는 거의 다른 타자를 보는 듯한 느낌.
올림픽 브레이크는 드루 울프팩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올림픽 전만 해도 퇴출설이 강하게 돌았던 울프팩은 타율 0.274에 32홈런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78억 FA 배영한은 타율 0.331에 13홈런 114득점으로 2번 타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황석규는 타율 0.271에 출루율 0.353과 15홈런 21도루로 20-20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레이드로 합류해 오션스의 빛과 희망이 되었던 박의현은 타격(타율 : 0.249/출루율 : 0.356)에서도 이바지했지만 수비에서 더 강점을 보였다.
Pass/9(9이닝당 폭투+포일) : 0.381(리그 3위)
도루 저지율 35.5%(리그 3위)
마운드에서도 신선한 얼굴이 있었다. 공은 느리지만 정확한 제구와 구위로 15승(3패) 투수가 된 국민성.
평균자책점은 4.22.
운이 좋았다고 이 투수를 깎아내리는 의견도 있지만, 그 제구력은 운이 좋아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이훈(평균자책점 5.23, 11승 11패)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승 투수가 되었다.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피칭을 보여주기도 했고 타선의 도움을 많이 받긴 했지만, 2027시즌(6.45 4승 11패)보다는 훨씬 나아진 모습.
또 다른 FA 영입 생 김정혁은 평균자책점 3.66에 12홀드 6승을 거두며 허약했던 오션스 불펜의 새 축이 되었고, 김정용(평균자책점 4.35, 7승 8패)은 잔 부상으로 최근 몇 시즌 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투수진의 정신적 리더로 팀에 기여했다.
그리고 이제는 불펜으로 자리를 옮겨 이휘은(4.32, 2승 2패 5홀드)과 함께 좋은 활약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관련 기사) [박준기 오션스 단장의 2029 오션스 전망. ‘고진감래, 이제는 결실을 볼 때.’]
2029시즌, 오션스에게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아마 오션스 팬들은 이런 것들을 바랄 것이다.
1. 강건우가 최소한 지난 시즌 정도의 실력을 보여준다.
2. 거액의 FA 영입 생 서창열(타율 0.317, 34도루)과 민승기(평균자책점 2.47, 12승 10패)가 돈값을 해준다.
3. 이시욱과 울프팩이 작년 후반기의 감각을 잃지 않는다.
4. 노경우와 황석규가 더 좋아진다.
5. 앤디 가필드가 작년만큼, 새 투수가 커크 심슨 정도로 던져준다.
6. 국민성과 이훈이 1, 2선발급 4, 5선발로 성장한다.
7. 그간 최하위를 전전하며 끌어모은 투수 유망주들이 불펜에서 터져준다.
…
…
└이 정도면 이용길의 야구회로가 아니라 걍 꼴빠놈들의 행복회로 아님?
└꼴빠행복회로 맞으니까 타팀새끼들은 꺼지셈
└아 우리만 볼거니까 다 나가~~~
└2029꼴션스순위예측)꼴
└1션스 백퍼임
└1션스 해본적도 없는데 어케 앎?
└내가 백퍼라면 백퍼임
└지랄노노
└2029시즌은 오션스한테 덜 처맞은 순서대로 2위부터 줄설거임 븅신들아 줄서라
└꼴션스 깝치는거 보니 슬슬 봄이네 봄잠바나 사러 가야겠다
└벚꽃 보며 데이트하는 커플들, 봄션스, 좆같은 꽃가루…내가 봄을 싫어하는 이유.txt
└2029시즌특)강건우 시즌2
└느그건우 2년차 징크스 오지게 처먹을듯ㅋㅋ
└그래서 느그팀 간판 누구?
└건우도 없는 새끼들이 까불어 ㅋㅋㅋ
#
나는 솔직히,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유리와 데이트를 하며 적당한 여유를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완전히 무너졌다.
“민성이 투심 정말 좋아지고 있는데?”
“야. 방금 싱커 아니었나?”
“무브먼트 뭐냐?”
작년, 직간접적으로 유리의 영향을 받은 투수 중 커크는 일본으로 떠났지만 국민성은 남아 있다.
국민성은 투심 연마에 사활을 걸었다. 겨울에 쉬지도 않고 몸을 만들어 왔는지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되자마자 론버거 킨 투수 코치와 유리의 도움을 받아 투심을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했고, 괄목상대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하루하루 투심 패스트볼의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그리고 그걸 본 다른 투수들이 유리에게 몰려왔다. 유리 본인도 당황한 모습이었다.
“큰일이야.”
“왜?”
“투수들이 전부 투심 배우려고 해.”
조금 지쳐 보이는 얼굴이었고, 약간 혼란스러워 보였다.
“한 팀 투수들이 너무 같은 공만 던지면 간파당하기 쉬울 텐데…”
틀린 말은 아니다.
전 투수 코치 아래에서 모든 오션스 투수들이 포크볼을 던졌고, 타자들에게 간파당한 가운데 모든 오션스 포수들이 바운드 볼을 블로킹하지 못했던 것이 큰 문제긴 했으니.
“투심이 잘 맞을 것 같은 투수한테만 투심을 추천해주고, 아니면 다른 구종을 추천해줘.”
“그럴까…?”
하긴.
처음으로 프로팀에 몸담았는데, 주어진 일 이상으로 소화해내기가 그리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잘 해낼 거라 믿는다.
다음 날, 유리는 밤을 새워서 자료를 만들어 투심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 투수들에게 배포했다.
“이훈 선수는 투심을 배우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이휘은 선수는 그것보다 컷 패스트볼을 좀 더 연마하는 게…아. 그리고 김호진 선수는 포크볼 대신 스플리터를 던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똑같은 그립으로 던지더라도 투수마다 다 다른 공이 나온다.
투구 자세나 릴리스 포인트, 그리고 공을 던질 때 각 부위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그럴 수밖에 없다.
유리는 각 투수의 투구 자세를 분석해 어떤 공이 가장 효율이 좋을지를 제시했다.
포심이 밋밋한 이훈이 투심을 장착하면 피장타율이 낮아질 테고, 포심과 포크볼, 싱커를 주로 던진 이휘은은 릴리스 포인트가 높고 파워풀하게 던지는 스타일이니 커터가 어울릴 거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거의 억지로 포크볼을 던졌던 김호진에게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스플리터를. 비슷하지만 다른 구종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결정이 되면 유리는 데이터를 론버거 킨 투수 코치에게 제공한다. 론버거 킨은 그걸 바탕으로 투수에게 적합한 훈련 프로세스를 제시하고. 아무래도 현장에서 직접 가르치는 것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니까.
이뿐만이 아니다. 부상 위험도를 낮추는 훈련 방법을 준비하기도 한다.
그리고 타격 코치님과 타격 자세 교정 협업도 진행하기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것이다.
“나…인턴 맞니…? 원래 인턴이 이런 거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유리가 원래 시키는 것만 하는 거랑은 거리가 먼 스타일인 데다가, 이 구단에 취직하기 전부터 오션스 선수들의 메커니즘을 관찰하고 개선 방법을 고민하는 취미가 있었으니 자기도 의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뭐…
취미가 일이 되면 괴로운 법이다.
“오! 유리 누나님! 키킹 자세 바꿔봤는데 함 봐줘요!”
“안녕하세요. 노루…룰룰룰루~”
“뭐라고요? 노루요?”
“아뇨? 그냥 콧노래 부른 건데요?”
노루 형은 유리 누나님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노루라고 부를 뻔했다.
어쨌거나, 서서히 적응해가고 있는 것 같다.
#
유리는 힘들어하지만 그래도 즐거워하고 있다. 개막장 만년 하위 팀의 팬으로 살아오면서 손수 저 프로 같지도 않은 팀을 개조해버리겠다는 야망을 품었었는데 그 꿈이 현실로 다가왔으니 그럴 법도 하다.
스프링 캠프에 합류한 세 명의 신인(투수 둘과 타자 하나)은 조금 더 담금질이 필요하지만 재능은 꽤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새로 합류한 외국인 투수 호세 킹은…
“왓섭, 브로. 오, 빌어먹을, 호미. 혹시 네 주머니에 든 거 총이야?”
노경우를 굉장히 좋아한다. 노경우는 박의현과 함께 영어 공부를 했다고 했는데, 호세 킹의 갱스터같은 억양은 거의 못 알아 듣고 있다.
즉, 울상을 지으며 날 바라봤다는 이야기다.
“주머니에 든 거 총이냐는데?”
“바나난데…”
호세 킹은 노경우가 죽상을 짓는 걸 보고 뭐가 그리 재밌는지 노경우의 등짝을 때리며 웃었다.
“오, 바나나! 난 그게 총인 줄 알았어!”
“윽!”
저 투수는 2.01m의 신장을 가지고 있고, 손 크기가 거의 글러브만하다.
“오, 형제들. 여기 모여서 뭐 해?”
울프팩까지 합류하면 노경우는 두 용병 사이에서 정신을 놓아버린다. 그런데 여기서 서창열까지 들어온다?
“야. 노경우.”
“헤이. 인천 갱스터.”
“저 친구도 총을 가지고 다녀?”
거의 뭐, 끝장난다고 봐야지.
노경우가 내게 구조 요청의 눈빛을 보내지만, 누가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노루 형은 지난 시즌 스프링 캠프에서도 3루수 전환 테스트를 거쳤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자기 자리를 만들겠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석규 행님.”
“어.”
“제가 자리 뺏었다고 원망하면 안 됩니다.”
“3루가 쉬워 보이냐?”
“존나 어려운데요.”
“그럼 좌익수 할래?”
“행님.”
“어.”
“저는 외야에서 방정맞게 뛰어다니고 그런 거랑 안 맞습니다.”
“야구의 꽃은 외야…”
“예?”
“너는 드넓은 외야를 미친 듯 뛰어다니는 한 마리 노루…”
“예? 또 무슨 말씀 하십니까?”
“나는 야구장의 고독한 황석규.”
“…”
“…”
“하…”
“…멋있지 않냐?”
“행님이랑 이야기 안 할래요.”
“풍류를 모르는 어리석은 노루 같으니라고…”
“아. 이 행님 진짜. 애리조나 대마초 합법이라드만 대마초를 빠셨나.”
“…”
아무튼, 평화롭고 땀내나는 스프링 트레이닝이 이어지고 있다.
팀 분위기는 좋다.
승기 형은 캠프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다.
본인 훈련도 양과 질을 점점 끌어올리고 있다. 커브에 집착하면서.
“폭포수…! 커브…!”
최근에는 피칭 훈련도 시작했는데, 설마 실전에서도 필살기 외치듯 저렇게 소리치며 던질 생각은 아니겠지.
“주상욱.”
“예, 형.”
“자세가 어설프다. 넌 유연성이 부족해. 요가 훈련 시간을 늘려라. 그리고 정예성.”
“예.”
“아직 운동량이 부족하다. 풋워크가 무거워 보인다.”
거기에 다이아몬즈에서 건너온 두 명을, 본인이 코치가 아닌데도 쥐잡듯이 잡고 있고.
그리고 나만 보면 뇌를 거치지 않고 떠들어댄다.
“강건우!”
“…”
“너는 죄가 없나!”
…무슨 개소리를 하는 것인지 진짜.
“나는 속죄하기 위해 나 자신과 싸운다!”
“예…많이 싸우세요…제발 혼자 싸우세요…저는 좀 빼주시고요.”
제발요.
#
“요새 좀 어때?”
오랜만에 유리와 단둘.
그렇다고 긴 시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유리는 내 말을 듣고는 눈물을 글썽이며 내가 폭 안겼다.
“왜그래? 누가 괴롭혀? 죽빵 한 대 돌릴까?”
“아니이…그런게 아니라…”
유리는 두 팔로 날 꼭 안으며 말했다. 얼굴을 내 가슴팍에 푹 파묻으면서.
“다 잘해주는데…일이 너무 많아…”
유리가 우는 소리를 냈다.
회귀 전에도 종종 투정을 부린 적은 있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
원래 이런 사람일 거다. 징징대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고.
그런데 내 모습에서 여유를 찾을 수 없으니 그러지 못했던 게 아닐까.
날 달래주고, 날 격려해주고.
이제 내가 그렇게 해줄 차례다.
“누나 너무 잘 하고 있어.”
“그런 거겠지…?”
“선수들 사이에서 호평이 자자하던데?”
“너 앞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걸지도 몰라…”
“아니야. 누나가 너무 잘 해서 다른 코치들 다 잘라도 될걸.”
“안돼!”
“안돼?”
“나 죽어…”
울상짓는 것도 귀엽다.
그러고 보니.
그렇게 강한 모습만 보여주려던 유리의 멘탈을 흔들어놓은 건 두 가지였다.
나, 그리고 오션스.
내가 없는 오션스는 도대체…
“선수들은 좀 어때?”
“강건우 최고…”
“응?”
“난 다 너처럼 빨리빨리 배우고 잘 이해할 줄 알았어…”
선수들은 유리의 코치에 꽤 만족하는 모양이었지만, 아무래도 유리의 생각만큼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하긴, 오션스 선수들이 다 나 같지는 않으니까.
“대체 왜.”
“왜?”
“릴리스 포인트 오차가 그렇게 큰 거지?”
“누구?”
“이훈.”
“하체랑 코어 운동 많이 시켜야겠네.”
“그리고.”
“그리고?”
“노루는 대체 왜…키킹할 때 디딤발이 계속 다른 데를 짚냐고오.”
“그 형 안 되겠네.”
“정예성은 자꾸 상체로만 스윙하고.”
“승기 형한테 일러바칠게.”
“김호진은 계속 던질 때 불필요하게 힘주고.”
“우리 누나 너무 힘들겠다.”
유리는 다시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었다.
축축하다.
눈 위치 말고 코 위치가.
콧물이 나왔구나. 모른 척 해주자.
그냥 유리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히잉 하고 소리를 내더니 손으로 눈가를 훔쳐내더니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족밥 꼴션스…해체해라…”
나 때문에 눈이 너무 높아진 건 아닐까.
이렇게 말해도 이 일이 좋으니까 더 열심히 하는 거겠지.
“해체는 안 돼.”
“왜?”
“일단 우승부터 하고 해체해야지.”
유리가 바보처럼 헤헤 웃었다. 그게 너무 귀여워서 입술에 뽀뽀를 해줬는데, 유리가 기겁하고 튀어 올랐다.
“누가 보면 어쩌게!”
아니, 뭐.
성인들이 연애하는데 뽀뽀도 안 할 거라고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이 있어?
“여기 미국이잖아.”
“아.”
유리가 다시 내 품으로 안겨 들어왔다. 그 한마디로 납득해버리다니.
그리고 얼굴을 비비며 나른하게 중얼거렸다.
“그냥 강건우 전담 코치로 취직시켜 달라고 할걸…”
“지금이라도 바꿔 달라고 할까?”
“안돼…”
“왜?”
“연습 경기 첫 게임 파이러츠랑 하잖아…좆준이 찢어야지…”
아하. 그런 이유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