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51)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53화(153/385)
굳이 따지자면 무기징역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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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tv- (Live) 오션스 대 A’s 연습 경기 생방송! (국민성 해설 중)]-안녕하십니까, 팬 여러분. 국민성 선수를 모셨습니다. 국민성 선수!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속보) 오션스티비, 1회 만에 해설자 교체
-국민성 선수! 박의현 선수가 강건우 선수 홈런 때리는 거 보고 바로 뛰쳐 나가 버렸거든요. 원래 좀 흥이 많은 선수죠?
-예.
-아…하. 예. 다음 타자는 양대근 선수인데요. 2년 연속 주장을 맡은 양대근 선수는 국민성 선수가 보기에 어떤 선수입니까?
-큽니다.
└누가 홈런 좀 쳐주라 제발;; 국민성도 뛰쳐나가게;;
-예? 그, 좀 자세히…
-몸도 마음도 큽니다.
-…아. 예. 그렇군요.
└어떤 미친놈이 쟤 데려옴
└국민성 만든놈 제발 언어팩 업데이트 좀 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구! 양대근 선수가 지켜봅니다! 볼!
-선구안이 좋죠.
-양대근 선수가요?
-예.
-하하. 그럼 돌발 질문 하나 해보겠습니다. 오션스 선수 중에 해설자를 하면 가장 잘 할 것 같은 선수는 누구일까요?
-배영한 선배님이 아닐까요.
-그다음은요?
-이시욱 선배님도요.
└왜쳐 갓노루
└배영한은 실실 쪼개면서 야구판 썰풀고 이시욱은 삼진 먹고 욕먹은 썰풀듯
└노루는 해설이 아니라 유튭으로 초코파이 먹방 하면 대박 칠 거 같은데
-예…그렇군요. 아. 양대근 선수의 타구는 아쉽게 2루수 정면! 이닝 종료됩니다! 국민성 선수! 해설 감사했습니다!
-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쫓아내는거임?
└뭐했다고 벌써 끝남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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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tv- (Live) 오션스 대 A’s 연습 경기 생방송! (이훈 해설 중)]-예! 시청자 여러분! 2회 초가 시작됩니다! 해설자로 이훈 투수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예, 안녕하십니까.
-크으. 오션스 10승 투수 이훈!
-작년에 왔던 각설이 이훈입니다.
-예?
-죽지도 않고 또 왔습니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소리여 이건
└후니단 화력체크 ㅎㄴㅎㄴ
└ㅎㄴㅎㄴ
└ㅎㄴㅎㄴ
└ㅎㄴㅎㄴ
└제발 후니단 누가 좀 치워주라;;;
-민승기 선수가 다시 마운드에 섰습니다. 이훈 선수가 보는 민승기 선수는 어떤 투수인가요?
-존경스럽습니다.
-그런가요?
-각설이가 될 필요도 없고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체크해볼 필요도 없겠죠…저랑은 다르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갑자기 자신감 상실
└얘랑 박의현이랑 텐션 좀 반반 섞으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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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tv- (Live) 오션스 대 A’s 연습 경기 생방송! (민승기 해설 중)]-자! 여러분! 오늘 경기 2.1이닝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친 민승기 선수를 모셨습니다!
└드디어 사람다운 해설 왔음???
└와 킹승기!!!
└승기형 오션스 좀 우승시켜 주세요
└천재투수.민승기선수.오션스.유니폼이.정말.잘어울려요.
└내가 갓승기 오션스 오라고 1000일 기도했다 진짜 ㅠㅠㅠㅠㅠ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소원이 민승기 오션스 유니폼 입는거였으뮤ㅠㅠㅠㅠㅠ
└우리도 에이스 있다고!!!
└진심 민승기 우리 팀 온다는 소리 듣고 쓰러진 할머니 벌떡 일어나심
└승기 오빠 유니폼 10벌 샀어요!!!!!!
└오션스 민승기 보유팀 개꿀
-저기, 민승기 선수?
-…
-미, 민승기 선수. 여기 휴지 있습니다. 괜찮으신가요?
-흐흐흡…
└얘 왜 우냐
└;;;;;;;;;;
└돌겠네 오늘 진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이런 캐릭터임?
└일본에서 별명이 눈물의 왕자임
└근데 왜 우는 거냐
└승기야 외우냐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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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tv- (Live) 오션스 대 A’s 연습 경기 생방송! (서창열 해설 중)]-예, 시청자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민승기 선수가…예. 예기치 못한 사고로. 또 다른 FA 기대주 서창열 선수를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션스 중견수 서창열입니다.
-오션스에 온 소감을 여쭤보고 싶은데요.
-정말 좋습니다. 선수들도 다들 좋고, 코치님들도 그렇고요.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라운드의 깡패라는 별명이 있는데…
-아유.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ㄷㄷㄷㄷㄷㄷㄷㄷ오해라뇨 형 저 형 눈만 봐도 빵 사러 가려고 지갑 챙겨요
└채팅창 갑자기 멈춘 거 실화냐
└야 다들 말 좀 해 설마 팬을 때리겠어??
-오햅니다. 다들 채팅 좀 활발하게 쳐주세요. 즐겁게. 예?
└예 형
└얘들아 웃어 눈치 없냐?
└형님 야구 안 했으면 뭐 했을 거예요?
-저요? 흠. 글쎄요. 뭐가 어울렸을 거 같다고 생각하세요?
└통신기기 판매업자?
└도축장 에이스?
└채권추심 전문가?
└뒷세계 보안 책임자?
└니들 아까 다른 선수들 왔을 땐 자유분방하게 채팅 막 치더니 이 형 왔다고 단어 선택이 좀 조심스럽다?
-아. 오션스 팬분들이 듣던 대로 좀 짓궂네요. 안 그래요? 뭐. 전 선생님이나 경찰이 됐을 거 같은데요.
-하하. 예…선생님…예. 경찰은 괜찮네요.
-왜 눈을 까세요. 사람들 오해하게.
-아뇨, 그. 저도 모르게 그만.
-편하게 해요, 편하게.
-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 뭐임
└눈을 못 마주치네 ㅋㅋㅋㅋㅋㅋㅋ
-아. 말씀드리는 순간. 강건우 선수가 타석에 나왔습니다.
-크. 건우. 잘 치죠.
-뭘 잘 치죠?
-…
└뭘 잘 치냐니 ㅋㅋㅋㅋㅋㅋ
└공이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창열이 형 눈빛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기 ㄷㄷㄷㄷㄷㄷㄷ
-예, 예, 예. 강건우 선수! 때립니다! 오! 오! 오! 또! 또! 또! 또! 홈런이에요! 홈런입니다! 멀 해리슨을 상대로 홈런!
-봐요. 잘 치잖아요.
-예! 멀 해리슨이 어떤 선수냐! 작년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3.89에 11승을 거둔 투수입니다! 그런 선수를 상대로 오늘 홈런 두 개째! 정말 잘 칩니다!
-맞아요. 정말 잘 칩니다. 제가 치는 거 봤는데, 어우. 주먹이 진짜. 아주 소름이 돋는다니까요.
-예? 주먹요?
-아뇨. 말을 잘못했네요. 배트요.
-예, 배트…예. 그렇군요.
-배트라고요.
-예.
-배트.
-예. 배트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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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tv- (Live) 오션스 대 A’s 연습 경기 생방송! (정유리 코치 해설 중)]-안녕하세요! 팬 여러분! 오션스 스포츠 과학 파트 인턴 정유리입니다!
└와 유리 누나
└화사해진다
└창열이 형 있을 땐 해설 부스 분위기 유치장 같았는데 확 사네
└누나 예뻐요!!!
-감사합니다.
-자. 정유리 코치님. 오션스 코치로 합류해서 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예. 요새는 투수들 새 구종 장착하는 일을 돕고 있어요.
-아. 그럼 이훈 투수 투심 배운게…
-저도 조금 도움을 주긴 했는데, 론 버거킨 코치님이 주로…
└아냐 다 유리 누나 덕분이야 유리 누나가 다 한 거야!!!
└유리 누나 강건우 오션스 종신 계약하게 해주세요
└누나 이현호도 사람 좀 만들어 주세요
└아 이제 채팅창 숨 좀 쉬겠네
-예. 이휘은 투수가 마운드에서 초구를 던집니다! 파울! 크. 저 컷패스트볼도 정유리 코치님이?
-커터가 잘 맞을 것 같다고 권유하긴 했고요, 투수 코치님이 자세를 잘 잡아 주셨어요.
└유리 누나가 꼴펜 사람 만드신다ㅠ
└누나 꼴갤 보세요?
-라이언 콜린의 타구! 유격수 정면! 강건우 선수가 아주 부드럽게 처리해내서 1루로! 아웃! 아웃입니다!
└유리 누나 건우 수비 하는 거 보고 웃고만 있음 ㅋㅋㅋㅋ
└누나 강건우가 그렇게 좋아요?
└누나 좋아해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휘은 선수 커터 잘 던지시는 거 보고 감탄해서…
└유리누나 괴롭히지 마라
└유리누나 부끄러워하는 거 귀여워
└유리 누나 나중에 감독도 해주세요
└유리 누나 감독하면 강건우 종신 계약 쌉가능
-아! 바비 모리스의 타구! 강건우가 점핑 캐치로 잡아냅니다! 이야! 저걸 잡아내네요!
-우와아!
└해설하라고 불렀더니 우와 ㅋㅋㅋㅋㅋ
└그래서 꼽냐?
└유리누나 꼽준거?
└주소불러라
└누나 하고 싶은 거 다해
└꼴빠들 맞나??? 분위기 존나 이상하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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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지막 연습 경기는 7대 5 패배로 끝났다. 승패는 관계없다. 내가 홈런 두 개를 때려서 그런 것도 아니고, 투수로 마운드에서 1이닝 3K로 끝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승패는 관계없는 경기라서가 아니라, 게임이 끝난 후 오션스 선수들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는 뜻이다.
내가 이 팀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오션스는 패배 의식으로 가득한 팀이었다. 훈련 때도 고참 선수의 눈치를 보고, 이기든 지든 선수들의 표정이 똑같았던 그때랑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원래 최고의 팀플레이는 승리다. 어느 정도 승리에 익숙해졌고, 이긴다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이다.
물론 어떤 선수들은 주전 라인업을 그대로 냈더라면 이겼을 거라고 아쉬워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그건 상대 팀도 마찬가지다. 몸 덜 풀린 선수들도 많았고.
“좋은 경기였어.”
예전 친구, 바비 모리스가 내게 다가와서 악수를 청했다. 좋은 녀석이다. 실력도 인성도.
나는 과거를 털어내려 노력하고 있고, 바비는 나와는 달리 과거와 단절되어 있다. 내민 손을 흔쾌히 붙잡고 말했다.
“올림픽 때는 인사할 겨를도 없었지.”
“기억하고 있었나 보네.”
“물론.”
“좋아. 우리가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만나면 좋겠어. 기왕이면 같은 팀으로.”
“생각 좀 해볼게.”
“왜? 여기에 오기 충분한 것 같은데?”
나는 웃음으로 그 대답을 대신했다. 과거가 어땠는지는 명확하게 알고 있지만, 내 미래는 나조차도 모른다. 뭐. 원래 미래라는 게 그런 거지. 아버지가 항상 그러셨다.
미래는 모르는 일이라고.
아직도 그 미래가 사전적 의미에서의 미래인지, 아니면 엄마 이름인 미래를 가리킨 건지는 잘 모른다.
에슬레틱스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꽤 많은 선수가 나와 대화했다. 그들은 내가 영어와 스페인어에 능숙하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지만, 내가 에슬레틱스에 거의 입단할 뻔했었는데 마지막에 방향을 튼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에슬레틱스 감독도 진한 미련을 가진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그리고 휴 브레드먼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
“좋아 보이는군.”
“자네도.”
“자네 팀의 유격수…”
“제기랄. 내 근황도 좀 물어보고 갱에 관해 묻는 게 낫지 않아?”
“빌어먹을. 얼굴 보니 잘 먹고 잘살아서 포동포동 살이 올랐는데 뭘 또 물어?”
하긴. 원래 아는 사이였었지.
게다가 감독과 코치로 같이 일한 관계이기도 하고.
“미안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서비스 타임 7년을 채워야 포스팅 자격이 생겨.”
“왜?”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일본은 1년만 뛰어도 되잖나.”
“그럼 자네가 KBO에 가서 규정을 바꿔 달라고 따져.”
“나보단 자네가 따지는 게 낫지 않아?”
“내가 왜?”
“저런 친구를 독차지할 셈이야? 그에게도 메이저리그가 행복하지 않겠어?”
“저 친구는 애인만 있으면 행복해하는 친구야.”
“저 친구의 애인을 스카웃하면 되는 건가?”
“미안하지만, 저 친구의 애인을 우리가 스카웃했지.”
“얼굴에 살이 찐 게 아니라 욕심이 찐 거였군.”
“하긴. 자네 팀 유격수를 보니 탐이 날 만도 하던데.”
“뭐? 내 유격수를 모욕한 건가 지금?”
아무튼, 저 감독은 내게 와서 말했다.
“정말 안타까워. 내 팀으로 왔더라면 마이너리그로 안 보내고 바로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했을 텐데 말이야.”
뻥 치시네.
나도 마이너리그에서 구른 몸이다.
뭐, 회귀하고 갔으면 어떻게 됐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그는 목소리를 낮춰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조금 못해서 주목을 덜 받으면 내가 반드시 자네를 데려올 수 있는데 말이야.”
약 팔아봤자…
“제가 조금 못하면 그만큼 몸값이 떨어지잖아요.”
“흐흐. 농담이야. 아무튼, 정말 인상적인 모습이었어. 꼭 다시 봤으면 좋겠군.”
사실, 감성적으로 생각할 이유는 없었다.
에슬레틱스가 날 하필 뉴욕으로 트레이드하는 바람에 유리와 나의 관계가 결정적인 변화를 맞이했다고 생각했었다. 뭐, 그냥 궁지에 몰린 상태에서 남 탓할 거리를 찾은 것뿐이었다는 건 알고 있다.
물론, 그건 그때 나의 변명에 불과하긴 하다. 에슬레틱스는 스몰마켓 구단이고 대형 선수들의 몸값을 온전히 감당하기는 힘들었을 테니.
그래도 옛 친구들을 가까이서 보니 그리 나쁘진 않았다.
“KBO 감독으로 오시면 절 볼 수 있을 겁니다.”
“오.”
내가 보고 싶으면 자기가 한국으로 오면 되는 간단한 일을.
내 농담에 놀라워하는 표정을 지은 그는, 휴 브레드먼 감독에게 외쳤다.
“자네 유격수, 배트만큼 입도 센 것 같은데!”
휴 브레드먼이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개수작 그만해, 라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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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프링 트레이닝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야구가 다시 시작되려 한다. 매년 시작되는데도 야구광들은 새 시작에 열광하고 있다.
스포츠 매체들은 2029시즌 예측을 앞다퉈 내놓고 있고, 많은 기사에서 오션스의 우승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이다.
오션스가 우승하려면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인데, 그중에 꼭 들어가는 것이 이거다.
[오션스 우승을 위해서 필요한 것, ‘2년 차 징크스를 피해 가는 강건우.’]원래 언론이 그렇다. 그럭저럭 괜찮은 단어를 가져다 붙여 유행처럼 돌려댄다.
나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에 10승에 15홈런으로 신인왕을 타냈고, 두 번째 시즌에 14승에 18홈런을 때렸다. 소포모어 징크스 따위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3번째 시즌에는 뭐.
선발로 20승, 타자로 20홈런을 때리며 MVP와 사이 영 상을 같이 탔었다.
“아들. 잘 다녀 왔냐.”
“건우 미국에서 별일 없었니?”
“무슨 일이야 있었겠어? 유리도 같이 갔는데.”
“하긴. 유리가 잘 보살펴 줬겠지. 유리 같이 가니까 어찌나 든든하던지.”
“야, 아들. 신혼여행 느낌 좀 났냐?”
두 분은 날 반기면서 날 놀리려 하셨다.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신혼여행치고는 좀 짧지 않았어요?”
“뭐?”
“저 결혼하면 1시즌 푹 쉬면서 세계 일주할 건데요.”
내 대답에 어머니는 웃으셨다. 그리고 아버지가 진지하게 되물으셨다.
“유리가 잘도 그러자고 하겠다. 세계 일주 갔다가도 오션스 연패하면 유리가 귀국하자고 난리를 칠 건데.”
“그럼 잠시 귀국해서 연승 좀 하고 다시 나가죠. 뭐.”
“에라이, 이놈아.”
아버지는 웃으며 내 등짝을 살살 때리셨고, 나는 두 분께 선물을 내놓았다. 영양제와 화장품 등등.
“저녁은 유리네랑 같이 먹기로 했다. 안 피곤하면 지금 같이 내려가자.”
윗집 아들과 아랫집 딸이 같이 귀국했으니까 뭐.
“고생 많았다, 건우야.”
“얼굴 좋네.”
“유리 누나랑 같이 있어서 그런가 봐요. 여기 선물 있습니다.”
“아이고, 뭘 이런 걸다.”
“양주네? 비싼 거네?”
“하. 건우 저놈. 나한테는 영양제 갖다 주더니.”
“어허. 술 나눠 먹고 영양제도 나눠 먹으면 되지.”
“건우 형! 메이저리거들한테 홈런 뻥뻥 치더라?”
시끌벅적한 환대가 기분 좋다. 자기 방에서 나온 유리와 눈이 마주쳤고, 같이 슬쩍 웃었다.
이게 더 좋다.
“안녕하세요! 저희 잘 다녀 왔어요! 잘 지내셨죠?”
“우린 잘 있었지.”
“유리도 건강해 보이네. 잘 갔다 왔어?”
“잘 갔다 왔죠!”
“가서 힘들진 않았고?”
“아뇨! 아, 건우 때문에 좀 부끄럽긴 했는데 괜찮아요!”
“내가 부끄러워?”
“우리 아들이 사람 좀 부끄럽게 만들긴 하지. 유리 네가 고생이 많아.”
“뭘요.”
“제가요? 뭘요?”
“원래 가해자는 잘 몰라.”
“예?”
뭔가…
승기 형이 된 기분인데 이거.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더 억울해지네.
“건우가 저 안고 가다가 감독님이랑 마주쳤거든요. 내려달라고 막 했는데 말도 안 듣고.”
“어휴. 유리가 고생이 많았어.”
“휴게실에서 갑자기 안아서 선수들한테 들키기도 했어요.”
“으휴. 즈그 아빠 닮아서 말은 드럽게 안 들어요.”
“뭐? 여보, 내가 뭘?”
…
억울하다.
하지만 저 둘은 이길 수 없다.
“아들.”
“예.”
“처신 잘 해라.”
“예?”
“너 때문에 나까지 욕 먹잖아.”
“…”
억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