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57)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59화(159/385)
독수리 오형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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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단순히 평가할 수 없는 스포츠다.
오션스에서는 더욱 그렇다. 오늘 만루 홈런을 치고 영웅이 되었다가도 내일 역적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은 장기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일희일비는 팬들의 특권이지, 전문적인 관점에서는 지양되어야 할 부분이다.
휴 브레드먼 감독은 외부의 평가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꽤 많은 감독이 그렇다.
자신의 주관대로 팀을 운영하려고 하는데 다른 목소리가 들리면 자신을 흔들려고 한다고 느끼게 된다.
감독은 어차피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언제 잘려나갈지 모른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외부에서 압박이 들어오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아무튼, 휴 브레드먼은 이번 시즌 선발 로테이션이 꽤 마음에 들었다.
우투수가 넷, 좌투수가 하나. 좌투수가 하나 더 있었다면 좋았을 거라 생각하지만.
분명 KBO에서는 에이스급인 투수가 둘. 둘 다 빠른 공을 주 무기로 삼지만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민승기는 하이 패스트볼 위주의 파워 피처다. 거기에 빠른 투심과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커브를 추가로 장착했다.
앤디 가필드도 빠른 공을 가졌지만, 그 공을 베이스에 깔아두고 싱커로 땅볼을 양산해낸다.
여기서 새 투수 호세 킹이 들어올 차례다.
왼손 파이어볼러.
제구가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최고 161km/h의 포심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오션스를 상대하는 팀이 골머리를 앓을 부분은 바로 이런 부분이다.
161km/h의 빠른 공 이후 130km/h의 제구되는 투심.
다음 순번의 이훈도 이번에 투심을 장착했지만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어쨌거나.
앤디 가필드의 싱킹 패스트볼 다음으로 호세 킹의 포심을 보여줬다면 조금 더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다이아몬즈 3연전의 첫 순번으로 호세 킹이 나섰다.
“오션스 승리하리라!”
“오늘도!”
“내일도!”
“어제도!”
“백날천날!”
개막 2연전의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오션스 팬들은 자신들의 새 외국인 투수에 대해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최고 구속 161km/h의 좌완이라고 하지 않는가.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커크 심슨이 떠난 것은 아쉽지만 새 좌완이 그 빈자리를 메꿔줄 거라 믿었다.
홈에서 열리는 3연전의 첫 경기.
1회 초.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호세 킹이 그 긴 팔을 채찍처럼 휘둘러 초구를 던졌다.
-호세 킹!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는 투수입니다! 자, 와인드업! 초구!
-투구 폼이 굉장히 역동적…
퍽!
-아! 초구가 상대 타자 몸에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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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즈 1번 타자는 초구를 몸에 맞은 후, 1루로 출루하면서 호세 킹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고의로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면 타자가 제일 먼저 안다.
그런데 이건 그럴 이유도 없었다.
호세 킹은 이 등판이 KBO에서의 첫 등판이었고, 당연히 다이아몬즈 팀이나 자신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호세 킹은 그 공을 던지고 자기 자신에게 화를 마구 냈다. 본인의 제구 불안에 가장 화난 사람이 자기인 것처럼.
문제는, 다음 타자에게도 몸쪽 가까운 공이 날아갔다는 것이다.
타자가 깜짝 놀라며 뒤로 넘어졌다. 타자의 표정이 굉장히 안 좋아졌고, 호세 킹의 2구가 몸쪽 높은 곳으로 날아가자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자 호세 킹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미안해, 친구.”
쏘리 정도는 누구나 알아들으니까.
사실, 일부러 저렇게 던지는 투수들도 있다. 기본적으로 투수라면 몸쪽 승부는 할 줄 알아야 한다.
일부러 맞히려고 한다면 문제겠지만, 따지고 보면 호세같은 투수가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몸쪽 승부를 해줘야 된다.
거의 빠른 공 원툴에 가깝다.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못 잡아내고 주자를 한 명 내보낸 후 2볼.
여기서 관중석이 보이지는 않지만, 관중들의 동공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유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드래그라인(투수가 공을 던질 때 버팀 발이 끌리면서 생기는 선)이 굉장히 짧아서 투구 자세를 수정하는 게 좋겠다고 했었는데.
무슨 일이든지 무조건 맞는 건 없다.
그리고 뜻밖에도, 공이 몸쪽으로 몰리면서 생각지도 못한 효과가 날 수도 있다.
물론 생각지도 못한 효과라고 해서 드문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160km/h의 공이 몸쪽으로 날아오면 타자는 당연히 두려움을 느끼기 마련이고, 홈 플레이트에서 떨어져 타격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
혹은 몸쪽 공을 더 수월하게 치기 위해 뒤로 물러날 수도 있고.
딱!
더 잘 치려는 의도로 그렇게 했거나, 혹은 아니거나.
분명한 것은 자신의 습관과는 조금 다르게 치게 된다는 뜻이다.
빗맞은 타구가 꽤 큰 바운드를 동반해 내 쪽으로 날아왔다.
가만히 서 있으면 편안하게 잡을 수 있지만, 병살을 따내기는 어렵다.
“노경우!”
앞으로 대쉬하며 빠르게 잡아챈 후, 노경우에게 짧고 빠르게 던졌다. 내가 소리치는 걸 들은 노경우가 동작을 빨리 가져가며 내 송구를 받아낸 후 다이아몬즈 주자의 슬라이딩 태클을 피하며 1루로 던졌다.
“아웃!”
“아웃!”
우리가 병살로 막아내자 호세가 박수를 치면서 기뻐했다. 그리고 2루에서 아웃된 1루 주자에게 말했다.
“Sorry.”
미안하다는데 뭐라고 하겠는가. 약간 똥 씹은 표정이긴 한데.
그리고 호세 킹의 다음 투구.
“마!!!!”
“공만 빠르다고 다가 아이다!”
“점마 우짤긴데!”
또 몸쪽으로 가까이 붙은 공이 날아갔고, 타자가 피하다가 옷깃에 스쳐서 몸에 맞는 볼이 선언됐다.
다이아몬즈 새 감독, 나성림이 달려 나와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호세 킹을 손가락질했다.
그런데 호세 킹은 흔들리기는커녕, 또 같은 말을 반복했다.
“Sorry.”
어이없는 데뷔전 첫 이닝이다.
하지만 다음 타자에게 2구 만에 중견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서창열은 안정적으로 타구를 잡아냈고, 호세 킹은 주자에게 또 미안하다고 말한 후 덕아웃에 들어와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이야기했다.
“끝내주는 데뷔전이로군. 공 여섯 개로 1이닝을 끝내버렸어.”
듣는 내가 어이가 없어서 그를 바라보자, 호세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
“뭐, 퍼펙트게임은 불가능해졌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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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킹은 맹세코 고의로 타자를 맞히려 하는 투수는 아니었다.
원래 제구가 안 좋은 투수긴 한데, 오늘은 제구가 특히 더 잘 안 되는 편에 속했다.
‘조심해야겠는데.’
제구가 안 된다는 것은 분명히 약점이다. 그리고 제구가 안 되는 날이면 힛 바이 피치드 볼이 많이 나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런 날 호세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대한 머리 쪽으로라도 날아가지 않게 애쓰는 것뿐이었다.
따악!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타자들의 타구가 외야로 날아가더라도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중견수의 수비가 꽤 좋았다. 아슬아슬한 공도 몸을 날려 다이빙캐치로 잡아내 버리곤 했다.
“서창열! 서창열! 서창열!”
“수비 죽인다 창열아!”
오션스의 우승 도전에 수비 좋은 중견수가 들어온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포수에 박의현. 유격수에 강건우. 중견수에 서창열.
2루수 노경우도 수비력이 많이 안정되어가고 있기에 센터라인 수비력이 많이 강화되었다.
-다이아몬즈 타자들의 타구가 멀리 뻗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창열의 호수비!
-호세 킹 선수의 구위가 좋은 것도 있지만, 다이아몬즈 타자들이 몸쪽 공을 의식하다 보니 약간 멀리 들어오는 공을 치기 어려워진 것도 있어요.
-그러고 보니 다이아몬즈 타자들이 스윙할 때 약간 엉덩이가 빠지는 것 같기도 한데요.
-예. 정확히 보셨습니다. 무게 중심이 뒤에 있다 보니 멀리 오는 공을 치기 힘들거든요.
-몸쪽으로 오는 공을 피하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건가요?
-예. 맞습니다. 타자로서는 쉽지 않죠. 160km/h에 육박하는 공이 몸쪽으로 오면 무섭거든요. 다이아몬즈 타자들이 결과를 내려면 그 공포심을 이겨내야 합니다.
몸쪽 공은 던지는 투수나 쳐야 하는 타자나 용기가 필요하다. 물론, 당하고 있는 다이아몬즈 팬들 입장은 조금 달랐다.
└아니 저런 새끼가 프로;;;
└동업자 정신 말아처먹은 새끼네 진심
└저렇게 제구 안 되면 오션스 씨발새끼들아 마운드에 올리질 말아야지
└고의는 아닌듯ㅎ
└고의고 지랄이고 위험하잖아 씨팔
└ㅈㅅ
└;;
└아니 시팔 어쩌라고 내가 던졌나;;;
그리고 이 경기를 예전과는 달리 가까운 분석실에서 보고 있는 정유리는 호세 킹이 공을 던질 때마다 움찔대고 있었다.
“아…”
방금 공이 또 몸쪽 가까이 날아가자, 정유리는 울상을 지으며 추출된 영상에서 드래그라인을 확인하고 메모했다.
-투구할 때 여전히 상체 위주로 던짐.
-결과가 어쨌든 70~80구 넘어가면 구위 하락 가능성 매우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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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 호세 킹이 몸에 맞는 볼을 1회에 두 개나 내주고 볼넷을 5이닝 동안 여섯 개나 내줬지만.
[오션스 새 외인 투수 호세 킹, 5이닝 2실점 승리 투수!] [호세 킹. 제구력 보완은 필요하나 구위만큼은 합격점.] [161km/h! 오션스 새 외국인 투수 팬들 앞에서 위력 과시!] [오션스, 개막 이후 파죽의 3연승. 8대 4 승리.]어쨌거나, 승리 투수가 되는 데는 성공했다.
[강건우, 개막 2연전 4홈런에 이어 다이아몬즈 3연전 첫 경기에 2안타(2타점) 2볼넷으로 맹활약!]그리고 마운드에 오를 기회는 없었다. 대근이 형이 홈런을 쳤고 노경우도 시즌 첫 홈런을 때렸다. 투구 내용이 불안했던 것은 별개로 시원시원하게 터질 때 터지는 경기였다.
[나성림 다이아몬즈 신임 감독, ‘제구 안 되는 투수가 타자를 위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호세 킹 겨냥 발언.] [휴 브레드먼 오션스 감독, ‘킹이 고의로 그렇게 던진 것은 절대 아니다.’]경기 후에도 좀 말이 나오긴 했다. 호세에게 고의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마 정말 고의성이 느껴졌다면 맞은 선수들이 가만있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데뷔전 첫 타자에게 그럴 이유도 없었을 테고.
본인도 밝은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자기 등판이 끝나고 론버거 킨 투수 코치에게 찾아가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걸 보니 고민이 조금 있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유리와도 이야기하는 걸 봤다.
요새 좋은 점 중 하나는, 유리와 함께 퇴근한다는 것이다. 유리를 기다리느라 지난 시즌보다 조금 늦어지기는 하지만 그 정도야 뭐.
“건우야! 유리 누나한테 잘 해라!”
“유리 누나 예뻐요!”
방금 외친 사람들은 다 여자 팬들이다. 유리는 여자들도 자기한테 누나라고 부른다고 황당해한다. 게다가 나이 많은 팬들도 누나라고 부르니까.
어쨌거나, 눈치 보면서 만나지 않아도 돼서 좋다. 나랑 유리의 관계가 워낙 많이 알려지다 보니 아무도 신경 안 쓴다.
차에 타서 물었다.
“호세가 뭐래?”
“아. 호세? 등판 끝나고?”
“응.”
“뭐. 제구 개선 하고 싶다고 했지. 자기는 훈련으로 제구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나 봐.”
“다른 남자한테 자기라고 부르지 마.”
내 말에 유리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투수들은 다 왜 그럴까?”
“투수들 왜?”
“꼭 해보고 나서야 사람 말을 듣는다니까.”
음.
조금…아니, 꽤 많이 뜨끔했다.
“그래서 내가 투수 안 하고 타자 하잖아.”
“응?”
“그냥 해본 말이야.”
꼭 해보고 나서야 사람 말을 듣는…맞다. 기적이 아니었더라면 다시 말 들을 기회도 없었겠지.
“넌 뭐. 내가 말 하면 다 듣잖아.”
유리의 말에 밋밋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니까 그러네. 내 말 뭘 믿고 다 들었어?”
회귀 후, 유리의 말이라면 다 들었다. 특히 야구에서는 더.
조금 틀린 부분이 있더라도 일단 말에 따르면서 보여줬다. SMC를 믿고 한 행동이기는 하다. 약간만 잘못되더라도 SMC를 통해 결론이 나오니까.
“난 누나 말곤 아무도 안 믿어. 누나 말이라면 뭐든 다 믿을 거야.”
내 말에 유리가 이상하게 웃으며 얼굴을 살짝 찡그리더니,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어휴. 강건우 넌 진짜.”
농담이 아니라 진짜지만.
느긋하게 시트에 몸을 파묻었다. 유리가 기분이 좋아졌는지 재잘재잘 떠들어댔다.
“투수들은 있지. 꼭 시킨 대로 안 했으면서 안 되면 찾아와서 안 된다고 투덜댄다니까. 애들도 아니고.”
하긴.
회귀 전의 나는 완전 애 같았겠지.
“다 바보라서 그래.”
“그치? 다 어른인 척하는 애 같다니까.”
좀 찔렸다.
“다 우리 건우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건 안 돼.”
“하긴 다 건우처럼은 못 하더라. 이걸 왜 못하는지 고민했는데 강건우가 잘 해서 그런 거였어. 너 때문에 눈만 높아졌잖아.”
“다 나 같으면 누나가 다 좋아할 거라서 안 돼.”
“뭐래. 미쳤나 봐. 그런 뜻 아니거든?”
“나만 좋아 해야 해.”
“아, 강건우!”
“눈 높아지면 나야 좋지. 나만 볼 테니까.”
“와…”
유리가 질색하는 걸 보고 그냥 웃었다.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는 시간이다. 이렇게 의미가 있든 없든 대화를 나누다 도착해서 유리가 자기 집 현관을 열고 들어가고 나면, 나는 또 내일 이 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뭐, 아침에도 만날 거고 훈련장에서도 만날 거고 경기하다가도 볼 거지만.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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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즈와 오션스의 시즌 2차전 시작합니다! 오늘 양 팀 선발 투수는 국민성과 종속진! 오션스에서 트레이드되어 다이아몬즈 투수가 된 종속진 선수가 친정팀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느리고 제구 좋은 국민성과 구속에 비해 제구가 부족한 종속진. 정반대의 두 선수죠.
-예. 경기 시작됩니다! 1회 초 공격은 다이아몬즈! 국민성의 초구! 스트라이크! 타자가 배트를 내지 않았습니다! 존트론 영상을 보시죠.
-정확하게 들어갔어요. 정말 정확해요.
-사실 국민성 선수 같은 타입이 심판에 따라 좀 성적이 갈리곤 하는데요. 존트론 도입이 저 선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전 국민성 선수에게 정말 좋을 거라고 봅니다.
-2구, 스트라이크! 이번에도 거의 비슷한 코스! 배트 한 번 내지 않고 2스트라이크!
-제구가 정말 좋거든요. 컨디션만 좋다면 정확한 볼 판정은 저 투수에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여러 우려도 컸지만 아직까지는 정확하다는 호평이 많으니까요.
-그렇습니다. 국민성! 3구! 쳤습니다! 하지만 투수 앞 힘없이 굴러가는 땅볼! 1루로, 아웃!
-방금 공은 투심이었죠. 존 밖으로 살짝 나가는 공인데 타자 입장에서는 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저 투수 장점 중 하나는 영리하다는 점이거든요.
-예. 불필요한 투구가 거의 없죠. 2번 타자, 초구! 쳤습니다! 유격수 땅볼! 공 네 개로 2아웃을 만들어내는 국민성!
-과감하게 쳤지만 몸쪽 낮게 떨어지는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예. 저런 공은 쳐봤자 정타가 나오기 힘들어요. 스트라이크 존을 가지고 노는 모습입니다.
-네. 다음 타자는 홍석헌! 어제 투런포도 때렸고,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습니다. 초구 파울!
-공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죠. 야. 쳐봐. 때려봐. 때려보라니까?
-하하. 재밌는 표현이네요.
-그래놓고 존 밖으로 쑥 빠져나가거든요.
-국민성 선수, 인터벌이 굉장히 빠릅니다. 2구! 또 파울!
-들어오는 척하다가 나가요. 전문 용어로 벨튀라고 하죠.
-벨튀요?
-누가 왔나 싶어서 나가봤는데 없어요. 이거 열받거든요.
-하하. 그렇긴 합니다. 벨튀라니 재밌는 표현이네요. 그리고 이어지는 국민성의 빠른 투구! 3구! 루킹 삼진! 아! 홍석헌 선수! 이걸 놓치네요! 약간 낮았지만, 중앙으로 들어오는 공이었는데요!
-존에 당연히 안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국민성 선수의 제구도 굉장히 좋았지만, 어제 던진 호세 킹 선수와 너무 달라서 타자들이 감을 못 잡는 것처럼 보입니다!
-예! 가뿐하게 1회 초를 마무리하는 오션스! 잠시 후에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