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74)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76화(176/385)
누추한 곳에 귀한 분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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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스는 3할 30홈런 외국인 타자 리암 맥코넬과 14승을 거둔 시몬 토바르와 재계약했다.
두 선수는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KBO에서 바이킹스 소속으로 몇 년째 뛰고 있었다. 지난 시즌 바이킹스 용병 슬롯의 남은 한 자리는 잭 플랙에서 로메로 카스트로로 바뀌었다.
160km/h를 던지던 로메로 카스트로는 울프팩에게 흠씬 두들겨 맞았던 투수다.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좋지도 않았고,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면모가 워낙 많이 보였기에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데려온 투수가 스티브 브룩스.
바이킹스 최성곤 단장은 이 투수가 성공할 거라 확신했다. 그렇기에 몇 달을 직접 쫓아다니며 겨우 영입할 수 있었고, 메이저리그로 돌아가 뛸 수 있도록 모든 면에서 돕겠다고 약속했다.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컴백해 성공한 투수들의 자료를 준비한 것은 물론이다.
올림픽에서 보여준 한국 대표팀의 실력이 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강건우를 중심으로 모든 선수가 100% KBO 소속 선수들이었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몇몇 선수들에게 꽤 관심을 보이며 스카우트를 꾸준히 파견하고 있었기에 그들의 레이더에서 벗어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거기에 금전적인 요소도 분명히 있었다.
스티브 브룩스는 가족의 병원비를 마련해야 했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다면 해결될 이야기겠지만 그렇지 못했고, 최성곤 단장은 마이너리그와 비교되지 않는 연봉에 치료비를 구단에서 전액 지원해주기로 했다.
어쨌거나, 최성곤 단장은 이 투수가 오션스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사람들의 갑론을박이 있긴 했지만 최 단장은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팀이 오션스가 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테이블세터진의 공백은 당장 메꿔지지 않을 것이다. 시즌을 보내며 해답을 찾아야 한다.
시즌 초반에 오션스가 치고 나가는 것을 보며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축구와 달리 야구는 정규시즌 1위를 한다고 해서 최종 승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포스트시즌을 노릴 수 있다. 물론, 정규시즌 1위를 해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 더 좋겠지만.
타선 공백은 있지만 스티브 브룩스 영입으로 투수진은 업그레이드했다. 게다가 FA 보상으로 모두 투수를 데려왔다. 단기전에서 투수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주 잘 알고 있다. 거기에서 승부를 걸 생각이었다.
따아아아아아악-!
-아, 강건우! 강건우의 타격! 타구가! 공이! 예! 멀리! 저 멀리! 아직도! 날고 있어요! 아직도! 아직도! 드디어! 넘어갑니다! 넘어갔습니다! 강건우의 시즌 10호 홈런! 12경기 10홈런! 강건우가 또 넘깁니다! 바이킹스 외국인 투수 브룩스의 KBO 첫 피홈런!
-이야. 정말 멋지게 날아갑니다. 보고 있으면 속이 뻥 뚫려요. 강건우 선수의 스윙을 보면요. 이런 느낌이 들어요.
-어떤 느낌이요?
-자. 투수가 공을 던진다. 그럼 타자들은 패스트볼일지 브레이킹볼일지 오프 스피드 피치일지 고민을 한단 말이에요. 공도 구분하고, 코스도 판단하고, 배트를 낼지 말지도 고민해야 하죠. 그 시간이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 할 짧은 시간이지만요.
-영 점 몇 초였나요?
-0.045초죠.
-아. 그 짧은 시간에.
-맞습니다. 근데 이 선수는, 어떤 공이 오는지 신경 안 쓰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떻게 저렇게 칠 수 있죠?
-너, 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무슨 상관이야. 난 강건운데. 이러고 때리는 것 같단 말이죠. 천재적이에요. 아니, 천재라는 말로도 부족하죠. 천재들은 다들 3할 정도 치고 있거든요.
야심 차게 데려온 새 투수가 초구 홈런을 맞는 걸 보고 있는 최성곤 단장이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자막으로 강건우의 이번 시즌 기록이 나오고 있었다.
[강건우] [우투우타, 유격수/투수] [2029시즌 타율 : 0.486/출루율 : 0.568/장타율 : 1.405/10홈런/21타점/21득점]해설자의 다음 멘트가 그나마 마음을 달래주고 있었다.
-농담처럼 나오는 이야기가 있죠. 강건우한테 초구 홈런 맞으면 그 투수는 에이스급이다.
-예. 에이스 판독기. 브룩스 투수가 KBO 에이스 테스트를 통과했군요.
단장은 허탈하게 듣고 있다가, 인터넷 중계 댓글 창에 짧게 댓글을 달았다.
└ㄹㅇㅋㅋ
딱히, 더는 할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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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는 아직 여유가 있다. 조금 많이 졌다 하더라도 괜찮다. 여전히 치고 나갈 여지가 있고, 트레이드 등을 통한 선수 보강의 여지도 있다.
단장들의 성향에 따라 다른 이야기이기도 하다. 선수가 다른 팀에 가서 잠재력이 터지기라도 하면 크게 역풍을 맞을 수 있기에 트레이드를 꺼리는 구단도 있다.
10개 구단으로 이루어진 단일 리그이기에 더욱 그렇다. 보낸 선수가 전 소속 팀을 상대로 미친 활약을 언제든지 보일 수 있다.
어쨌거나, 아직은 잠잠하다. 그래도 물밑에서 은근히 접촉이 이뤄지고는 한다.
지금 사직 야구장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두 팀도 마찬가지였다.
오션스 단장 박준기를 찔러보는 단장도 꽤 있었다.
그들이 주로 꺼내는 이름은 노경우, 황석규, 유준 같은 타자들.
노경우와 황석규는 아직 제대로 터지지는 않았지만 테이블세터나 하위 타선에서 모두 적절히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특히 노경우는 최근 수비 안정감도 갖췄다.
물론, 박준기는 노경우와 황석규를 향한 제안을 거절했다. 지난 시즌 모습을 드러내며 0.245의 타율을 기록한 외야수 유준은 적당한 제안이 있으면 협상해볼 수도 있지만, 2할 중후반의 타율에 20-20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군필이며 3루와 코너 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황석규나 강건우의 조련 하에 공격형 2루수로 가능성을 보이는 노경우를 파는 것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었다.
강건우는 오퍼는커녕 이름조차 거의 나오지 않는다. 다들 아는 것이다. 강건우를 팔면 맞아 죽을 것이 뻔하다는 것을. 구단을 팔면 또 몰라도 강건우 같은 선수는 팔 수가 없다.
사실, 원하는 카드가 상대에게 빤히 보인다는 것은 트레이드를 더 어렵게 만든다. 오션스가 오랫동안 제대로 된 포수를 구하지 못한 것이 바로 그런 문제였다. KBO 단장이 아니라 동네 꼬마들도 오션스가 포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안다. 심지어 2할 2푼짜리 포수를 이시욱과 바꿔먹으려 했던 비양심도 있었다.
어쨌거나 급하지는 않다. 불펜이나 왼손 대타를 보강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 있었지만, 손실을 감수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다이아몬즈 단장은 이제 전화도 받지 않는다. 아이언스 단장이 자신을 사기꾼이라 욕하고 다닌다는 소문도 들었다.
사기꾼 소리를 듣는 것이 꿈이었다. 예전만 하더라도 경기를 보면서 기도하곤 했는데, 요새는 아주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
바이킹스가 데려온 새 투수는 오션스도 관심을 가졌던 투수였다. 실패했고, 무슨 수를 썼는지 바이킹스가 영입에 성공했을 때는 조금 배가 아팠지만 강건우에게 홈런을 맞는 걸 보니 마음이 굉장히 편안해졌다.
3회 초가 끝났다. 앤디 가필드가 3이닝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고, 박준기 단장으로서는 다년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앤디 가필드의 싱커에 바이킹스 타자들이 꼼짝도 못 하고 있습니다!
-오션스 키스톤 콤비의 안정적인 수비력이 돋보입니다. 강건우 선수가 3루까지 커버하는 범위가 늘어났지만, 2루수 노경우 선수의 수비력이 일취월장하면서 오히려 더 단단해진 것 같거든요.
해설자의 말에 그저 미소지을 수밖에 없었다.
호구 물 단장에서 KBO 역사에 남을 명 단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민승기도 그렇지만,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한 박준기였다. 강건우를 고르고 흐트러진 드래프트 때, 노경우를 뽑을 수 있었던 것은 꽤 행운이었다. 물론 노경우보다는 정현덕이 우선순위였고 그랬더라면 트레이드 없이 포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지도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드래프트는 말도 안 될 정도로 운이 좋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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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나 같은 놈들은 야구를 좀 좆같이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좆같이요? 형처럼요?”
“말하는 뽄새가 좀 좆같은데. 내가 착각한 거겠지?”
서창열과 노경우의 대화다. 둘이 잘 맞을지 걱정했었는데, 은근 괜찮은 조합이다.
내가 아는 노경우는 서창열의 말처럼 야구를 조금 그렇게 하는 타입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시비를 걸고 멘탈을 무너뜨리는 스타일은 아니었고, 은근슬쩍 상대를 긁는.
“아무튼, 너나 나나 죽었다 깨나도 강건우는 안 되거든.”
“예…”
“그러니까 강건우는 못 하는 그런 걸 해야지.”
“형님처럼 때리고 욕해요?”
“하. 이 새끼가 진짜.”
노경우는 능글맞게 두 손을 들어 막는 척을 했다. 서창열은 때리려고 한 적도 없는데 억울해했고, 그런데도 노하우를 전수해줬다.
“기분 안 좋은데 컨디션도 안 좋으면 어떠냐.”
“삼진 먹고 욕먹죠.”
“둘 다 배터지게 먹고 나면 어때?”
“기분이…안 좋죠.”
“그럴 땐 내 기분도 조졌으니 투수 기분도 조져준다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서라.”
“홈런 치고 빳따 시원하게 던지고 개다리춤 추면서 베이스 돌면 투수 기분 완전히 조져질 것 같은데요.”
“내가 아까 말했지?”
“그건 강건우나 하는 거라고요?”
“아는 놈이 왜 그래?”
내가 있는데도 왜 자꾸 날 민망하게 언급하는 걸까. 서창열은 번트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번트 댈 줄 알지?”
“예.”
“번트 댄다는 느낌으로, 그냥 갖다 대면서 배트에 맞을 때 뒤로 슬쩍 힘을 빼면서 파울라인 옆으로 흘려.”
“그게 되면 그냥 안타 치고 나가는 게 낫지 않습니까?”
“칠 수 있냐?”
“있을 수도 있죠.”
둘은 계속 의미 없이 말다툼을 이어나갔고, 3회 말이 시작될 때까지도 그랬다.
그리고 이닝 선두 타자로 나서게 된 노경우는 투수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 섰다. 내가 홈런 치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해준 대로다.
서창열의 말은 그거였다. 어차피 안타 못 칠 거 같으면 번트 자세는 아니지만, 번트 댄다는 느낌으로 투구 수를 늘리고 투수를 짜증 나게 만들라는 거다.
나쁘지 않은 이야기다. 바이킹스는 불펜이 강력한 팀 중 하나지만, 우리가 대량 득점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상대해볼 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3일 전 국민성이 완봉승을 거뒀고, 2일 전에는 필승조 대신 다른 불펜 투수들이 주로 나섰다. 그리고 어제도 승기 형이 완투를 했으니 충분한 휴식을 취한 불펜이 버티고 있다.
3연전 첫 경기니 선발을 조금이라도 빨리 내리고 불펜을 가동하면 시리즈가 편해진다. 앤디도 컨디션이 좋으니 3연전 전체를 봤을 때 더욱 그렇다.
하지만 노경우는 고등학교 선배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을 선택한 모양이었다.
제대로 풀스윙했다. 양쪽 발이 굳건하게 몸을 지탱했고, 몸통 전체가 크게 회전했다. 제대로 힘이 실렸다는 이야기다.
따아아아아악-!
저렇게 크게 후려갈겼는데 임팩트도 제대로 됐다면 당연히 넘어가야 한다. 타구가 펜스를 살짝 넘겼고, 노경우는 배트를 뒤가 아닌 앞으로 집어 던지고는 개다리춤까지는 아니지만, 살짝 오두방정을 떨면서 뛰었다.
“노경우! 노경우!”
“메가 노라니포 터졌다!”
“갱우야!”
1루까지만 방정맞게 뛰더니 갑자기 얌전하게 뛰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걸 보고 웃다가 홈을 밟고 돌아온 노경우를 축하해주기 위해 앞으로 나왔는데, 노경우가 살짝 풀죽은 표정을 하고 들어오다가도 서창열 앞에서 까불기 시작했다.
“아, 홈런 어떻게 치는지 가르쳐 드려요?”
“이 새끼가. 야. 근데 호근이가 뭐라고 했냐?”
“아…”
“존나 깝치더니 한 소리 들을 줄 알았다.”
“제가 언제요.”
“이 새낀 자꾸 말을 한마디씩 얹어. 오션스 기강 한번 잡아야 하는데 진짜.”
“대근이 형한테 다 말해.”
“뭐?”
노경우는 잽싸게 도망갔고, 대기 타석에 있다가 바이킹스 투수 코치의 마운드 방문으로 잠깐 여기 있었던 서창열은 다음 순번이기에 노경우를 잡으러 가지 못하고 타석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서창열은 노경우에게 했던 말을 실행했다. 거를 공 거르고, 애매한 공 파울치고, 투수가 던지기 직전에 타임 걸어 타이밍 뺏고.
물론, 저런 걸 아무나 하지는 못 한다. 서창열은 자기 나름대로 노경우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9구째에서 서창열이 배트를 내다가 제자리에 주저앉다시피 하며 참아내 볼넷을 얻었다.
바이킹스 1루수 김호근에게 뭐라고 하는 것 같은데, 뭐 노경우 복수라도 해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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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근이.”
“형. 잘 지내지?”
“요새 많이 빠졌다?”
“뭔 말이야?”
“너 우리 막내 갈궜냐?”
“존나 오버하잖아.”
“오버하든 말든. 왜 지랄이야?”
“아니, 형. 그게.”
“너 내가 딱 지켜본다. 너 홈런이고 안타고 지랄이고 치고 나서 쪼개는지 안 쪼개는지.”
“와. 오션스 선수 다 됐네.”
“그럼 씨바 내가 바이킹스로 보이냐?”
“아, 알겠어요. 알겠다고요. 미안합니다.”
“잘 해줄 때 똑바로 좀 하자.”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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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오늘 우리는 꽤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스티브 브룩스가 6이닝 2실점을 하는 동안 앤디가 6이닝 1실점.
불펜 싸움이 시작됐다.
바이킹스 불펜 김일전이 올라와 1이닝을 삭제시켰고, 이휘은이 똑같이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바이킹스 허병재가 올라와 대근이 형에게 홈런을 맞았다. 노루 형과 울프팩이 연속 볼넷을 얻어 출루하자 익숙한 얼굴이 등판했다.
“은수야!”
“이게 누고! 박은수 아이가!”
“은수야 거기서 뭐하노!”
서창열의 보상 선수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박은수의 등판이다.
팬들이 어떤 심정으로 소리를 질렀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뭐.
황석규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찬물을 끼얹나 했지만, 주상욱에게 쓰리런을 맞아버렸다.
스코어 5대 1.
내 등판이 물 건너간 것 같기도 하다.
노경우가 주상욱에게 어깨동무한 채 서창열을 놀렸다.
“형. 홈런 치는 방법 아직도 안 궁금해요?”
“아, 이 새끼가 오늘 진짜.”
“저, 저는 아닙니다. 창열이 형. 전 모르는 일이에요.”
웃기긴 하다. 서창열한테 맨날 갈굼당하면서도 까불어대는 노경우와 진짜 겁먹은 것 같은 주상욱. 승기 형한테 말고는 순한 사람이다.
8회에 마운드에 선 김정혁은 투런 홈런을 맞고 추격을 허용하며 오션스 팬들에게 야유를 받았다.
“오늘 뭐 친정팀한테 홈런 내주는 날이가!”
“마! 김정핵! 똑바로 안 던지나!”
그다음이야 뭐.
내가 몸을 빠르게 풀고 마운드에 섰고, 내 자리에 정예성이 들어갔으며, 지명타자 울프팩이 빠졌다.
공이 손에서 살짝 빠져 1루수 김호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긴 했지만, 나머지는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난 절대 고의로 맞힌 게 아니었다. 그런데 서창열이 경기 끝나고 악당처럼 웃으며 내게 말했다.
“안 그래도 내가 한마디 해놨는데. 일부러 맞히면 어떡하냐. 아, 저 새끼 속 좁아서 오래 기억하는데.”
진짜 아닌데.
“다음부터 맞힐 거면 미리 신호 좀 주고 해라. 오케이?”
어쨌든, 또 승리 투수가 된 앤디가 박의현과 함께 이상한 춤을 추고 있었다.
“존나 perfect! 존나 great! Yeah!”
…
승기 형 온 뒤로 팀이 더 맛이 가는 것 같은데…
또라이 총량이 무제한으로 증가할 수도 있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