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81)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83화(183/385)
볼륨 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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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4월 24일 월요일.
휴 브레드먼 감독 부임 이후 월요일은 항상 자율 훈련을 실시했고, 서울-대구의 원정을 떠났다가 복귀한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힘든 원정길이었다. 물론, 따지고 보면 우천 취소 때문에 한 경기를 쉬어 5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원정 6연전을 떠나기 전 연패에 빠져 있었던데다가 연패를 이어나가는 시점에서 우천 취소를 겪었기에 그리 편안하지는 못했다.
어쨌거나 오늘, 휴 브레드먼 감독은 훈련을 하더라도 일찍 퇴근해야 할 거라고 엄포를 놓았다.
“더 운동하고 싶은 친구들도 있겠지. 안됐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왜냐하면, 나도 오늘은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낼 예정이기 때문이야.”
몸이 굳지 않을 정도로만 운동하고, 지난 1주일간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보충하는 정도만 가능한 시간이다.
양대근은 필라테스를 끝내고 휴게실에 앉아 있었다. 옆에는 지난 경기에 등판했기에 마사지를 받고 자신의 투구 모니터링을 마친 국민성이 앉아 있었다.
“투심 진짜 좋더라.”
“감사합니다.”
“…”
“스윙 좋으시던데요.”
“고맙다.”
“…”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선수단에 활기가 넘치는 것이 보기 좋지만, 때로는 주파수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껴진다.
“자아, 후니후니! 작년과는 달라져서 돌아온 우리 각설이 배터리가 내일 경기를 지배할 수 있을 거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저놈이다. 한참 멀리서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것 같았다. 움찔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가려는데, 다른 쪽 출입구로 또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배영한과 강건우다.
“야. 건우야. 너 아직 존트론 안 팔았냐?”
“네.”
“언제 팔 거냐?”
“조금 빼긴 했는데, 음.”
“왜 뺐냐?”
“땅 좀 샀거든요.”
“건우야.”
“예.”
“혼자만 하지 말고 좋은 거 있으면 같이 좀 하자.”
“…”
“…”
굳이 비교하자면, 강건우는 그럭저럭 양대근과 음량이 맞는 편이었다. 노경우한테는 조금 다르지만, 강건우는 기본적으로 그렇게까지 말이 많지는 않다.
물론, 정유리와 대화할 때는 달라지기는 한다. 하지만 그건 양대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런지 은근히 공감대가 있었다.
양대근은 이시욱을 갈굴 때, 그리고 와이프 앞에서만 애교가 많아지는 남자다. 강건우가 노경우를 갈구고 정유리 앞에서만 사랑이 넘치는 것과 유사하다.
배영한은 처음 왔을 때 말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말이 없다고 해서 잘 맞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가장 불편한 사람 중 하나였다.
“힌트 좀 주라.”
배영한이 절실한 얼굴로 강건우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배영한도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 초창기에 받은 느낌은, 그냥 거액 받고 놀러 온 관광객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꽤 친숙한 모습이다.
“20만 원 정도에 파세요.”
“20만 원까지 간다고?”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럼 전 재산 풀 매수 때린다?”
“…”
요새 하는 걸 보면 그냥 평범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국가대표에, 거액 FA에, 우승 경험까지 있는 다른 세상 사람 같았는데.
그리고 그새 박의현이 들어왔다. 박의현답게 그냥 들어오진 않았다. 왜 그러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팝핀을 추면서 들어왔다. 뒤따라 들어오던 이훈은 정말 안 어울리게 상체 웨이브를 추고 있었다.
“…”
“…”
“앗! 오션스의 기둥! 오션스의 등대! 오션스의 빛! 오션스의 희망! 다들 여기 모여 계셨습니까! 저 박의현은 오션스의 신발 밑창 정도로 만족하겠습니다만, 여기 차세대 에이스 이훈 만큼은 오션스의 다이아몬드 원석 정도로 취급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아앗!”
“…”
“…”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좋은 선수고, 좋은 사람이며, 훌륭한 팀 메이트지만, 저 지옥에서 온 것 같은 텐션 만큼은 익숙해지려야 익숙해지지 않는 점이었다.
“…”
동작을 멈춘 이훈이 박의현을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주장으로서, 배터리 간의 관계에 균열이 가는 것만큼은 막아야 했다.
힘겹게 입술을 뗐다. 마치 강력 본드로 누가 붙여 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주장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어, 그래, 어. 훈이 왔냐. 오션스의 다이아몬드 원석, 그래. 훈아. 음. 기대가 크다.”
“…”
“오션스의 심장! 오션스의 거인! 주장님께 인정을 받았다! 훈아아아앗!”
양대근은 후회했고, 배영한은 폭소했으며, 강건우는 못 볼 꼴을 봤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눈을 감아버린 국민성은 상체 웨이브를 하다 굳어버린 이훈의 울 것 같은 눈을 보지 못 했다.
그리고 박의현은 디스코 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양대근이 머리를 감싸 쥐며 말했다.
“감당하기 힘든 볼륨이야…낮출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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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의 결정에 가장 환호한 사람은 아마 내가 아닐까 싶다.
배영한의 점심을 사겠다는 제안이나, 승기 형이 SMC를 사용하고 싶다는 말을 모두 걷어찼다. 유리에게 다가오는 검은 손길들을 모조리 잘라내고 유리 손을 잡고 냅다 뛰었다.
“야, 건우, 건우야! 왜!”
“빨리 가야 해!”
퇴근해서 차에 타자마자 말했다.
“빨리 나가자.”
“어디로 가?”
“일단 아무 데나!”
사실, 유리도 이미 알고 있었다. 내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되게 재밌다는 듯 웃더니 말했다.
“이거 뭐, 사랑의 도피 그런 거?”
“그것도 괜찮고. 오션스 우승시키고 도피할까?”
“오션스 팬들이 목숨 걸고 찾아오지 않을까?”
내 급한 모습이 재밌었는지, 유리는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일단, 데이트하려 해도 차가 너무 눈에 띈다. 그래서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서 다른 차로 갈아타고 나오기로 했다.
“운전 배워야겠다.”
“응? 운전은 왜? 나 운전하는 거 별로야?”
“아니. 누나 맥주 한 잔씩 하는 거 좋아하잖아.”
“그게 왜?”
“같이 밥 먹고 누나 맥주 한잔하고 내가 운전하면 괜찮다 싶어서.”
“올.”
“괜찮지?”
“어우, 강건우. 누나 생각도 다 해주고.”
유리가 신나게 웃었다. 나와 유리의 볼륨은 꽤 달랐다.
나는 항상 작았고, 유리는 컸다. 유리는 날 위해 그랬던 거였다.
유리가 내게 이별을 고할 때, 이런 말을 했었다.
‘건우야. 난 있잖아. 나 나름대로 널 배려해서 한 거였다? 근데 너한텐 아니었던 것 같아. 우린 다른 사람이었어. 내 행동들은 내가 힘들 때 네가 해줬으면 하는 행동들이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 내가 억지로 유리에게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억지로 하려 했다면 티가 났을 거다.
절실하게 그런 걸 느꼈을 뿐이다.
유리의 마음을 이해했고, 과거로 돌아와 보니까 애정 표현이라거나 유리가 바라던 행동을 하더라도 내가 어떻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남자가 무슨 그런 행동을 하느냐고 생각했었던 것이 그냥 내 엄살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신나게 웃고 떠드는 걸 왜 힘들다고 생각했을까. 좋으면 좋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마주 앉아 웃는 걸 왜 귀찮다고 생각했는지 모를 일이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누나. 맞다. 나 얼마 전에 예쁜 주택가 봤거든.”
“예쁜 주택가?”
유리가 또 이런 거에 환장한다. 좀 살다 보면 주택 싫다고 아파트 가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질릴 때까지만이라도 뭐 어때.
질리면 다른 데 이사 가면 되는 일이다. 굳이 ‘내가 그럴 줄 알았다. 그러길래 진작에 내 말 듣지 그랬냐.’라고 말하는 건 안 좋은 선택이다.
그게 아니면 뭐.
여기서도 만족할 수 있게, 처음부터 마음에 쏙 들도록 짓거나.
“어딘데?”
나는 네비게이션으로 집을 짓기 시작한 곳 근처의 주소를 찍었다. 유리의 취향은 꽤 알고 있다.
“마음에 들 거야. 여기 예쁜 카페도 있던데.”
“오. 강건우. 누나랑 데이트하려고 많이 알아봤다?”
“그 정도는 해야지. 누나랑 데이트하려면.”
솔직히, 건축은 나는 잘 모르는 영역이다.
누가 그랬다. 잘 모르면 돈 더 주면 된다고. 그냥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좋지만, 유리가 예전에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한국에 정말 자기 취향에 딱 들어맞는 건축가가 있다고.
그래서 존트론을 일부 정리하고 그 건축가를 수배했다. 아직 그렇게까지 유명하지는 않아서 말도 안 될 정도로 큰 금액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나는 유리가 좋아하는 것들만 이야기했고, 건축가가 알아서 지어줄 것이다.
어쨌거나.
유리는 기대된다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했다.
“오. 동네 좋은데.”
일단 위치는 합격.
우리는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주택가를 걸었고, 나는 떠들어댔다.
“중앙 정원 만들건데, 벽 좀 높게 세우고. 정원에는 풀 많이 안 심고 그네 의자 큰 거 넣으면 좋겠지? 2층에 욕조 큰 거 들어가는 욕실 만들고 옥상은 테라스 예쁘게 꾸며서 바비큐장도 만들고.”
유리가 아저씨처럼 크으으 소리를 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가구는 엔틱으로.”
“당연히 엔틱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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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
당연히, 우승을 위해서다.
우승해야 하는 이유는 유리가 원하니까.
우승에 목메는 선수들도 있다. 그런데 그건 그냥 일종의 립 서비스인 경우도 꽤 많이 봤다.
“제가 여기 온 것은 우승을 위해서입니다.”
어찌 보면, 그냥 당연히 해야 할 말일지도 모른다. 팬들에게 뭐라 말하겠는가. 특히, 거액을 받고 온 슈퍼 스타라면.
어떤 선수들은 우승을 몇 번 경험하고 나면 그게 별거 아니라고 여기기도 한다.
솔직히 말하자.
사실, 나도 좀 그런 편이었다.
우승 그 자체보다는 우승 후 딸려오는 다른 것들이 좋기는 했다. 그냥 단순하게 표현하면…대단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그런 것.
오클랜드의 베이스볼 지니어스, 뉴욕의 클러치 갱.
손발이 오그라드는 그런 별명들에 심취했던 것 같다.
이제는, 그냥 정유리 남친이면 된다. 여기서 조금 올라가서 정유리 남편이 되고 싶을 뿐이다.
그걸 하려다 보니 유명해지는 거지, 유명해지는 것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
승기 형의 미친 소리에 가끔 질색하기는 하지만, 승기 형을 묵묵히 도와주려 하는 것은 그 형이 진심으로 오션스 우승을 바라고 있어서다.
KBO를 박살 내는 것이 찔리지는 않는다.
국가대표팀 단톡방에서 종종 듣는 농담들이 있다.
강건우 때문에 타자들 연봉 고과 박살 난다거나, 불쌍한 외국인 노동자들 나 때문에 짐 싸서 집에 가야 한다거나, 우물 안에서 개구리 다 잡아 죽이지 말고 메이저리그로 가버리라거나.
뭐.
그러면, 그냥 얌전하게 항복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쨌든, 경기에 임할 때는 차분하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잊지 않고 보여주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우리 투수가 던진 공을 상대 타자가 치면 잡는다.
그리고 상대 투수가 던진 공은ㅡ
따아아아아아악-!
야구 배트로 때려서 펜스를 넘기면, 나는 자연스럽게 내 목표에 다가서게 될 것이다.
“강건우! 강건우! 강건우!”
“강-건-우우우우! 강-건-우! 강건우! 오션스 강건우!”
“갱! 건! 우!”
“건우야 유리 누나가 홈런 치라고 시키드나!”
“갱태야! 간만에 부산 왔으면 함 맞고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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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서울 불도저스 0 : 2 부산 오션스.]-1회 말. 1사 1루.
-불도저스 선발 투수 황보경태(평균자책점 3.18, 2승 1패)
-오션스 3번 타자 강건우(타율 0.450, 13홈런)
-1루 주자 배영한(시즌 2도루)
-초구 타격(구속 142km/h)
-타구 발사 속도 188.3km/h, 타구 발사 각도 41도.
-좌우중간 담장 넘기는 2점 홈런(비거리 127m)
-강건우 시즌 14호.
└아직도
└직이도
└킹직도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
└황보경태 불도저스 에이스 인증 완료
└붓산 왔으면 강건우 홈런볼 맛은 보고 가야 한다 안카나!
└마 느그 사직동 아이스 아메리직도 무봣나
└홈런 페이스 보소 ㄷㄷㄷㄷㄷㄷㄷ
└잘가요 불도쟈쓰
└살려면 민승기 같은 투수를 사야지 황보경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그래서 작년 코시에서 처발린거 누구?
-오션스 4번 타자 양대근(타율 0.365, 5홈런)
└포수 조용수만 아니엇어도 니넨 존나 처맞고 끝났음
└ㄹㅇㅋㅋ 조용수 쓰고도 박빙이었는데 잘난척 개에바임
└느그 포수 조용수였으면 4대 0이었다ㅗ
└조용수한테 너무한거 아니냐? 아무리 그래도 니네 프차 아님?
└프차는 모르겠고 사직구장 앞에서 포차 차리면 가서 매상은 올려줄 수 있음
└꼴션스 이새끼들 진짜 말하는 뽄새;;
└조용수 프차ㅋㅋㅋㅋㅋㅋ그건 모르겠고 불도저스 느그 프차는 우리팀 2번 타자~
└배영한 우리 프차 아닌데? 우리 프차는 서우준데?
└그건 모르겠고 우리 프차가 방금 투런홈런 때림 ㅎ
-초구 타격(구속 135km/h)
-중전 안타.
└온 우주가 우리 후니 시즌 3승을 돕는구나
└득점지원 가자!!!!! 킹갓훈 다승왕 가자!!!!
└갑자기 기분 나빠짐
└걍 오늘 대충 치고 져도 될 거 같은데 이훈 승 챙기는거 좀 짱남
└훈이한테 왜구랭;;
-오션스 5번 타자 이시욱(타율 0.296, 6홈런)
└노루야 살살하자
└노루 이번엔 안타 못 쳐도 욕 안함
└노루단 일동은 더 이상의 득점 지원을 보이콧합니다
└지면 쌍욕박을 새끼들이 이훈 억까 ㅉㅉㅉ
└솔직히 훈이 승리투수 돼도 그게 이훈 덕분이냐 건우덕분이지 ㅋㅋㅋ
-3구 타격(구속 132km/h)
-6-4-3병살.
-이닝 종료.
└아
└아 씹
└노루 시발
└노루단 죽어라
└노루새끼 요새 좀 친다 싶더니 이걸 또 이렇게
└광고소환 ㅅㅂ
└얘들아 훈이 욕 마저 하지 않을래?
└노루단 물타기 보소 ㅋㅋㅋㅋㅋㅋㅋ
└노루단 필사의 똥꼬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훈이)1이닝 무실점 노루)병살 당연히 노루 욕 타임 아님?
└노루쉑 진심 ㅅㅂ
└솔직히 양대근 좀만 빨랐으면 병살은 아니었다 ㅇㅈ?
└ㅇㅈ은 무슨 개똥꼬 뜯어먹는 소리임 저건 주자가 강건우라도 병살임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