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84)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86화(186/385)
볼륨 업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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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 형이 좌절하길래, 뒤에서 말해줬다.
“형. 전에도 홈런 맞은 적 있어요.”
“뭐…?”
“메테오스 용병한테 맞았잖아요. 사직에서.”
“그럴 리가…!”
“진짠데요.”
“…”
승기 형은 갑자기 고개를 확 숙이더니, 또 그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천천히 일어섰다.
“큭큭큭…홈런은 언제 맞아도 익숙해지지 않는군…”
“…”
사실, 홈런을 맞을 만한 코스는 아니었다. 그냥 타자가 잘 때린 것뿐이다. 원래 홈런을 종종 맞는 편인 하이 패스트볼이 아니라 낮은 코스에 꽤 잘 제구된 저 공을 넘긴 타자가 잘 한 거고, 칼 제구 하겠답시고 힘 빼고 던진 투수가 못 한 거다.
그래도 큭큭 대며 웃는 걸 보니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 같기는 하다. 그리고 OTL 자세로 엎어져서 통곡하던 박의현도 승기 형이 정신을 차리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자리에서 일어서서 외쳤다.
“그걸 아십니까! 사실은 타이레놀도 실수로 만들어진 발명품이라는 것을! 그렇습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그것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 또한 사람의 몫입니다!”
타이레놀이랑 피홈런이랑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승기 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마운드에 섰다.
미친 사람들끼리는 통하는 무언가가 있는지도 모른다. 노경우가 이상한 얼굴로 둘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걸로 확실해졌다.
저 둘은 노경우 그 이상이다. 그 노경우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라면 더는 말이 필요 없는 것이 확실하다.
“민승기의…”
파앙!
“커브…!”
저런 미친 소리를 하면서 공을 던지는 거 보면 더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스트라이크!”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이 뭔가 공허하게 들린다. 나만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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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주는 홈런을 친 것 자체도 기뻤지만, 약간 침체된 것 같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 같아서 더 좋았다.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다.
지난 시즌을 통합 우승으로 마무리한 후, 거의 형제처럼 지냈던 서현우가 팀을 떠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서우주는 조금 충격을 받았지만 내색하지 않으려 했다. 우승 축하 파티를 할 때만 해도 그런 분위기조차 풍기지 않았었다.
‘현우도 이유가 있겠지.’
선수가 팀을 옮기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돈 때문에 키워준 팀을 버렸다고 욕하는 팬들도 있긴 했지만, 서우주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의 일이기에 서우주가 100%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서현우가 팀을 떠났지만, 자신은 잔류했고, 최종국과 이성형, 고준수가 줄줄이 다른 팀과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아무리 최고 3루수 자리를 수년간 지키며 팀 리더로 발돋움한 서우주라도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팀을 아우르며 이끌어야 한다.
빠져나간 선수들의 공백이 꽤 컸다. 자기 성적만 챙기는 선수라고 비난을 받지 않으려고 후배들을 챙기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퍼펙트 피처 민승기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낸 후 선수들이 더 힘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집중하고! 이 게임 잡고 집에 가자!”
민승기가 삼구삼진으로 홈런 맞은 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괜찮다. 선취점을 올리면 당연히 승리 확률은 높다. 첫 경기에서 멘탈이 좀 흔들렸지만, 이제 회복됐다.
“자자! 설리반! 파이팅!”
“설리반! 에이스!”
“잠실 설씨 공 죽인다아!”
수비 이닝. 수비 위치를 잡자, 벤치에 앉은 선수들이 소리높여 오늘 선발인 제이스 설리반을 응원했다.
좋은 모습이다. 서현우는 갔지만, 설리반이 있다.
외국인 투수지만 팀 투수진의 핵심적인 선수. 신인급 투수들을 돌봐주며 구종의 그립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실력과 인성 어디 하나 빠지는 곳이 없다.
서창열은 기습 번트에 능하다. 서우주는 평소보다 살짝 전진해서 섰다. 주축 선수 몇이 이적하긴 했으나 수비는 여전히 탄탄하다.
초구를 던지기 전부터 번트 자세. 기습 번트는 말 그대로 기습이다. 저건 그냥 초구를 지켜보고 투수에게 시비를 걸려는 수작. 제이스 설리반은 저런 장난질에 속지 않는다.
딱-!
하지만, 서창열은 밀어쳤다. 3루 방향으로 짧게 뜨는 타구였다.
서우주가 덩치에 안 맞게 잽싸게 팔을 뻗었지만 머리 위로 지나가는 야속한 타구.
전진 수비를 안 했더라면 잡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가정 따위는 아무 의미 없지만, 순간의 판단으로 판도가 갈리는 야구에서 그런 생각을 머리에서 비울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서창열! 서창열!”
“바람처럼 스쳐 가는! 정열과 서-창-열!”
영 듣기 안 좋은 응원가다. 서창열이 리드 폭을 늘렸다 좁혔다 하면서 투수를 교란한다.
어지간하면 도루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있었다. 오션스의 주포는 누가 뭐라고 해도 강건우.
대부분 팀이 1루가 비어 있으면 강건우에게 정면 승부하지 않는다.
강대노울.
국대급 테이블세터도 골치 아픈데, 3번부터 6번까지 이어지는 강타자 라인도 강력하다.
그렇긴 하지만, 강건우보다는 다른 세 타자를 상대하는 것이 훨씬 낫다.
도루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물론 1회에 3번 강건우가 타석에 나오긴 하겠지만 주자가 있을 때만큼 압박감을 주지는 못 한다.
투수에게는 큰 부담이다. 2번 타자 배영한에게 병살을 유도하고 싶기는 한데, 존 아래로 떨어지는 공을 던지다가 볼넷이라도 내주면 주자를 늘린 채로 강건우를 맞이하게 된다.
만약 무사 1, 2루에서 강건우를 상대하게 됐는데, 강건우가 무서워서 피하면 무사 만루에서 양대근-이시욱-울프팩을 상대해 아웃 카운트 세 개를 잡아내야 한다.
지나치게 큰 부담이다.
그렇다고 해서 배영한이 쉽게 상대할 타자도 아니다. 타율 0.331. 작년 기록이다.
설리반은 신중하게 승부를 시작했다. 바깥쪽 포심으로 카운트를 하나 잡았고, 백도어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또 잡으려 했지만 볼.
몸쪽 낮은 체인지업을 파울. 높은 포심이 볼.
그리고 바깥쪽 체인지업을, 배영한이 툭 밀어쳐 유격수 키를 넘겼다.
서창열의 팁을 그대로 재현해낸 것이다. 시작부터 연속 안타를 맞은 설리반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가아아앙-거어어언-우우우우! 강! 건! 우!”
어마어마하게 뿜어져 나오는 음량에, 서우주는 귀를 틀어막고 싶은 충동마저 느꼈다.
“강건우! 오션스 강건우우!”
“갱! 건! 우!”
“오-션스! 3번 타자! 강! 건! 우!”
“오-션스! 홈런왕! 강! 건! 우!”
“느그는 뒤졌다! 강건우 나왔다!”
“마!!!”
“자신 있나!”
“건우야! 다 때리 뿌사삐라!”
서우주도 그랬지만, 아마 지금 가장 긴장한 것은 불도저스 포수 박지훈일 것이다.
‘시발. 어떻게 해야 하지?’
정면 승부하면 큰 거 한 방을 맞을 것 같고, 볼넷으로 내보내자니 시작부터 무사 만루가 된다.
그나마, 정말 그나마 위안을 삼자면 도루를 내주진 않으리라는 것.
‘그게 위안이 되나?’
박지훈은 속으로 욕설을 퍼부으며 간절한 눈빛으로 덕아웃을 바라봤다. 뭔가 파훼법을 내주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지난 4시즌 간 우승 2회 준우승 2회를 이끌며 불도저스 왕조를 구축한 승부사 문호철 감독은, 어렵게 승부하라는 싸인을 냈다. 완전히 피해 가지는 말고, 그렇다고 정면 승부도 아닌.
말이야 그렇지만 이도 저도 아닌 지시다.
당장 코앞의 위기를 피해 가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유인구에 강건우가 속을 수도 있고 병살을 칠 수도 있다.
홈런이 아니라 범타에 그칠 확률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식은 다르다.
여기서 소리 지르고 있는 팬들이 뭘 바라고 있겠는가.
이 상황에서 타석에 서 있는 선수가 강건우가 아니라면 이 정도로 달아오르진 않을 것이다. 1회라면 더 그렇다. 심지어 평일 경기다.
민승기가 선발 등판하는 날, 시작부터 관중석을 가득 채워버린 팬들은 강건우가 또 한 방 때려주기를 바라고 있었고, 그러리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강-건-우!”
“유리 누나가 보고 있다! 건우야!”
-불도저스, 경기 시작되자마자 위기를 맞습니다. 무사 1, 2루. 타석에는 강건우. 대기 타석에 양대근. 이야. 정말 무시무시한데요?
-작년 시즌 초를 생각하면 더 그렇죠. 강건우 선수가 저렇게 잘 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초구, 던집니다. 볼!
-쉽지 않아요. 그렇다고 볼넷으로 보내기도 힘든 상황이고요. 최근 경기를 보면 양대근 선수가 득점권에서 뭐라도 해주거든요.
-예. 제이스 설리반. 2구 던집니다! 강건우 스윙! 아! 안타! 강하게 잡아당겨 3유간을 꿰뚫습니다! 짧은 타구지만, 서창열! 3루를 돌아, 홈으로! 홈으로! 홈 승부! 홈에서-세이프! 세이프! 포수 태그를 피하며 세이프! 오션스가 1점을 먼저 냅니다!
-세 타자 연속 안타가 모두 저쪽 방면으로 나왔는데요. 예. 사실 어느 정도는 수비 시프트가 가동됐는데도 불구하고 다 뚫렸다는 것은, 조금 운이 안 따라준 것이 아닌가.
-아니면 타자들이 잘 친 걸 수도 있고요.
-그래도 뭐, 강건우 상대로 홈런 안 맞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볼 수 있죠.
-하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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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을 얻고 도루하는 것도 괜찮지만, 어중간한 공이 오면 그냥 때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때리는 것보다 타율이 좀 떨어질 수는 있어도, 나는 원래 출루해서 득점을 올리는 것보다는 기회에서 타점을 올리는 거로 유명했었다.
상대도 나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 하겠지만, 나도 어느 정도 대처할 방법은 있다.
출루는 다른 선수들에게 맡기면 된다. 뭐, 주자 없는 상황이라면 볼넷도 괜찮다. 상황에 따른 플레이를 하면 되는 거다.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는 것도 장타와 홈런, 타점이다. 내가 잘 하는 것도 그거다.
승기 형은 홈런 한 방을 맞은 뒤 정신을 차렸다. 삼진, 삼진, 범타, 삼진, 범타, 범타, 삼진.
시즌은 길기에 일 년 내내 좋을 수는 없다. 언젠가 좀 두들겨 맞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다른 선발 투수들의 페이스도 괜찮으니, 잠깐 부진에 빠지더라도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평균자책점 2점대를 하는 투수라면 어느 정도의 일관성은 유지된다고 봐야 한다. 물론 매번 2점대를 찍을 수는 없을 수도 있지만.
시즌 초반 페이스를 보면 최소한 올 시즌만큼은 걱정할 것 없을 거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어쨌거나, 타격 패턴에 조금 변화를 주자 불도저스 배터리가 당황하는 것이 눈에 선하게 보일 정도였다.
1회 초에 1점을 내줬지만 1회 말에 곧바로 3점을 내며 반격했다. 승기 형은 큭큭 웃으며 다 들리게 혼잣말을 했다.
“그래…불멸의 에이스라도 팀원들의 도움을 받을 때도 있는 법…대신 내가 주는 도움은 더 거대하겠지…”
저 이야기를 입 밖으로 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미친 사람이긴 하지만, 부인할 수는 없다. 어찌 됐거나 저 정도의 커리어를 쌓은 에이스가 같은 팀에서 1선발로 뛰고 있다는 것 자체만 하더라도 팀 선수들에게는 큰 안정감을 준다. FA 선수들이 계약 직후 퍼지는 경우도 많은 것을 생각하면, 개막전 퍼펙트게임의 임팩트 덕분에 민승기가 나오면 이긴다고 생각하는 건 팬들뿐만이 아니라 선수들도 그렇다.
물론 그것만 믿고 안일한 플레이를 하면 안 되겠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승리 투수가 됐기에 5번 등판해 5승을 기록했으니 에이스 이름값을 충분히 해주고 있는 상태다.
승기 형은 기자들 앞에서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사직 야구장에서 오션스 홈 팬들에게 팀이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습니다.”
조금 억울했다. 기자들이 내게 활약 비결을 물어보길래 ‘유리 누나가 존을 조금 넓혀 보는 것이 어떨까?’ 라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고 했을 뿐인데.
[민승기, ‘사직에서 홈 팬들에게 지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지 않다.’] [강건우, ‘유리 누나의 조언 덕분에…’]기사를 놓고 팬들이 날 음해하고 있다.
[오늘의 MVP 투표 유리누나무새vs사패모]└사패모는 뭐임?
└사직에서 패배를 모르는 남자
└솔직히 난 강건우 유리누나 거리는거 이제 좀 뇌절같음
└님 혹시 불도저스 팬임?
└다시 함 말해봐라 뭐? 뇌절?
└이새끼가 죽고싶나
사실, 어떤 소리를 듣든 별 상관은 없지만, 혹시라도 유리가 상처받을까 봐 조금 자제해볼까 싶었다.
광주 원정을 떠나면서, 유리는 이번 원정길에 동행하지 못했다.
수업은 거의 안 나갔지만 시험은 쳐야 한다나.
어쨌거나, 어딜 가더라도 나는 인터뷰 대상이 된다. 그래도 MLB 시절보단 나은 게, 그때는 파파라치까지 쫓아다녔으니까.
“이번 원정에 임하면서, 정유리 코치님의 어떤 조언이 있었나요?”
유리가 말하길, 이번 시즌 최철이 심상치 않다고 한다. 슬라이더를 진짜 미친 수준으로 던진다고 신중하게 접근하라는 말을 들었다.
조금 생각하다가, 말을 약간 돌렸다.
“언제나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좋은 경기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유리에게 불똥이 튈까 봐 조금 걱정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그렇게 대답했는데, 기사를 본 유리가 전화해서 이렇게 말했다.
-야.
“응? 왜, 무슨 일 있어? 목소리가 왜 그래?”
-너 인터뷰에서 내 이야기 물어보니까 말 돌리더라?
그게 섭섭했나 보다. 섭섭해하는 유리가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왜. 왜. 왜 웃냐?
“누나.”
-왜!
“섭섭했어?”
-섭섭은 무슨…
“우리 유리 누나, 괜히 나 때문에 악플 받을까 봐 그랬어.”
-악플?
“누나 힘든 거 싫어.”
유리가 잠깐 멈추더니, 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야. 난 상관없는데.
“그럼 계속 주접떨어?”
-…응.
“안 질려?”
-안 질려.
“정말?”
-매일 짜릿하고 새로워.
이런 거로 섭섭해하는 게 너무 귀여워서 마구 웃어댔다. 유리는 왜 웃냐고 화를 냈지만, 사실 화를 낸 건 아닐 거다.
하긴. 그러고보면…나도 홈런 쳤는데 내 칭찬 안 해준다고 이랬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말했다.
“오늘 최철 조지고 유리 누나 이야기만 한다.”
-안 하기만 해봐라.
“딱 봐라.”
-못 조지기만 해봐라.
“내가 보여준다.”
-안 보여주기만 해봐라.
“어쩔 건데?”
-뽀뽀 3주간 압수.
“뭐?”
-추가로 손잡기 5주 압수.
“나 특타 치러 가야 하니까 나중에 전화해.”
-안돼.
“왜?”
-조금만 더.
“나도 누나 목소리 듣는 거 좋아.”
-매일 듣는 데 좋아?
“매일 짜릿하고 새로워.”
유리가 뭐라는 거냐며 막 웃었다. 뜬금없이 사랑한다고 말하자 더 크게 웃었다.
이 웃음소리가 없어지고 얼마나 허전했는지, 이 웃음소리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아니까.
내게 다른 욕심은 없다. 그냥 유리 웃는 소리 들으면서 사는 거로 만족한다.
-아, 강건우 완전 누나한테 빠져 가지고.
만족스러워하는 목소리다. 과거로 돌아온 지 거의 2년이 다 되어 간다.
우리의 볼륨은 비슷하게 맞춰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