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92)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94화(194/385)
잔말 말고 타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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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우가 선발로 뛸 수 있다는 이야기는, 팬들에게 강건우가 선발로 뛴다는 뜻으로 읽혔다.
성공한다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패한다 하더라도 강건우의 타격 실력이나 마무리로서의 위상이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선발로 못 쓴다며 깎아내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이야기는 쓸모없는 트집에 불과하다.
어쨌거나, 오션스 프런트는 홍보를 아끼지 않았다. 주말, 파이러츠 3연전에 나설 투수들의 얼굴이 크게 새겨진 초대형 플래카드를 사직 야구장 외벽에 급히 제작해서 붙이기도 했다.
결과가 어찌 나올지는 모르지만, 흥행은 보증된다. 불펜 투수가 선발로 갑자기 전환해서 100구를 가득 채워 던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리듬이 다르고 페이스 조절이 명확해야 한다. 강건우가 KBO 역사상 존재한 적도 없는 유형이자 그런 레벨의 선수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건 없는 성공을 예측할 수도 없다.
물론, 오션스 관계자들은 이 시도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또 성공할 거라 믿고 있었다.
[-오션스tv- 오션스 선수단 근황 talk!]-안녕하세요! 오늘은 이시욱 선수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팬 여러분. 여러분의 우기우기! 이시욱입니다!
-예…?
└?
└우가우가?
└노루 뭔데
└이상한 별명 셀프로 만들지 마라 노루새끼야
-아, 예.
-아이쿠. 예. 그럼 오늘 기왕 이렇게 된 거 훈련장에 몬 들어오는 사람들 썰이나 함 풀어 볼까요.
└몬데 왜 갑자기 자기가 진행함?
└노루쉑 정신 차리고 토크해라
└없는 사람들이면 징계먹은 놈들 아님?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썰 함 오지게 풀어봐라
-썰이요? 아이구, 감사합니다. 그럼 일단, 강건우 선수 이야기 좀 들어볼까요?
-건우라…
└노루야 무게 잡지 마라
└턱 괴고 눈 감으니 극혐이네
└니들 노루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 ㅋㅋㅋㅋㅋ
-건우는 뭐…
-예. 강건우 선수는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친굽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일단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한테 무관심합니다. 딱 한 사람만 빼고요.
└ㅇㄹㅇㄹ
└ㅇㄹㅇㄹ
└유리누나!!!!!!!!!
└강건우답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가요?
-구단주님이 와도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요. 눈치를 안 봅니다 눈치를.
└금융 치료가 안 먹히는 인간이 있다?
-아. 한 사람은 쫌 다르긴 한데.
-누구요?
-노갱우요.
-노경우 선수요?
-예. 건우가 갱우만 보면 쥐잡듯이 잡을라고 합니다. 갱우가 그래가 사람 됐거든요. 와. 수비 내보다 몬 하는 놈은 처음 봤는데 건우가 좀 잡으니까 사람이 변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노경우
└건우야 노루도 좀 잡아라
└아니 그래도 설마 노루보다 못 했겠음?ㅋㅋㅋㅋ
└노라니 킬러 ㅋㅋㅋㅋㅋㅋㅋㅋ
└노경우 수비력 좋아졌다 했드만 그런 비밀이
-많이 잡았나요?
-보고 있으면 웃깁니다. 분명 입단 동긴데…
-노경우 선수가 말을 잘 듣나 보죠?
-예. 강건우보다 선배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가끔 수비하다 실수하면 강건우가 사람 죽일 듯이 노려보는데 그래도 선배라서 욕은 안 하거든요. 갱우가 실책하면 진짜…와. 불쌍합니다, 불쌍해.
└ㅋㅋㅋㅋㅋ강건우가 큰일 했네
└건우한테 갈굼먹으면 노루도 유격수 가능?
└노루가 유격수? 웃고갑니다 ㅋㅋㅋ
└노루형 양캡 이야기 해주세요
-예. 팬분들이 양대근 선수 이야기도 좀 해달라고 하네요.
-대근이 햄요? 아. 얼마 전에 진짜 빡치는 일 있었는데.
-무슨 일요?
└노루 표정만 봐도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심 빡쳤나봄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밥을 먹으러 갔는데요. 진짜 간단하게 맥주도 한잔했거든요. 근데 옆에서 누가 숙덕거리더라고요.
-뭐라고 했나요?
-야구 선수 실제로 보니 화면보다 더 못생겼다고.
└엌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ㅅㅂㅋㅋㅋㅋㅋㅋㅋ
└그걸 대놓고 말하냐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대근이 햄이 뭐라고 했냐면요.
-예.
-아니, 와. 진짜. 진심으로.
-뭐라고 했나요?
-갑자기 일어나더니, 하…
-예.
-싸인볼 드릴 테니까 어디 가서 시욱이 못 생긴 거 소문내지 말아 달라고. 어이가 없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기요. 엠씨님?
└진행자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
-정신 차리세요.
└나같아도 이건 못 참지 ㅋㅋㅋㅋㅋㅋ
└바닥 구르면서 웃네 ㅋㅋㅋㅋㅋ
└누가 진행자 배꼽 좀 찾아줘라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렇게 웃으면 내가 뭐가 됩니까! 저기요! 일어나세요! 방송해야지!
└노루 찐텐으로 빡쳤네 ㅋㅋㅋㅋㅋㅋㅋ
-Daeyang9959님이 10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
└갑자기???
└뭔데 이건 또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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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정지 징계 중이라도 팀 훈련에는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중에는 유니폼을 입을 수 없고, 덕아웃에 있을 수 없다.
기자석이나 중계석에도 들어갈 수 없다. 물론, 괜히 거기 갈 생각도 없지만.
나는 눈에 안 띄게 구장 안쪽 분석실에 자리 잡았다. 울프팩과 호세 킹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고 싶다고 했고, 대근이 형은 훈련만 소화하고 형수님이 데리러 왔다며 먼저 퇴근했다.
아무튼, 경기 전에 꽤 시끄러웠다. 조준이 형이 찾아와서 캐치볼 하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난 응하지 않았다. 어깨를 적절하게 준비해야 한다. 심각할 정도로 루틴을 지키려는 시도는 아닐지라도, 유리가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기에 그에 따라야 한다.
조준이 형은 유리가 살짝 노려보자 움찔했고, 서창열이 노려보자 도망갔다.
여러모로 쓸모 있는 사람이다.
오늘 노경우는 지명 타자로 나서게 됐다. 손등 통증 때문인데 오늘과 내일 두 경기에서 그럴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정예성과 김세완이 키스톤 콤비로 출전한다.
정예성은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수비력이 괜찮다. 김세완이 약간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국민성은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타구를 유도하는 신기를 가진 투수니까.
파이러츠 타선은 짜임새가 꽤 좋다. 국가대표는 아닐지라도 박근수-김해근 테이블 세터는 조용하게 자기 할 일을 할 줄 알고, 정조준-에릭 랜들러-최지용으로 이루어진 클린업 트리오도 꽤 강력하다. 조준이 형과 에릭 랜들러는 딱히 약점이 없는 타입이고, 최지용은 약점이 있긴 해도 강점도 뚜렷하다.
하위 타선도 꽤 짜임새가 좋다. 한때 강타자로 잘 나갔다가 이제는 장타력이 줄어들었더라도 노련함이 생긴 외야수와 일발 장타력이 있는 포수, 그리고 컨택과 스피드,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춘 8, 9번 타자.
그건 그렇고.
국민성의 피칭을 보고 있으면, 좀 그런 생각이 든다.
굳이 강속구가 필요한가?
딱!
“아웃!”
딱!
“아웃!”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를 두 개 잡아냈다. 컨택과 스피드가 좋은 우타자의 타구는 1루수 정면으로 향했고 국민성은 컨택이 이루어지자마자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갔다.
그리고 주로 밀어치는 좌타자에게는 3루 땅볼을 유도했다. 현재 우리 팀 내야는 저쪽이 제일 단단하다. 외야에서 내야로 돌아온 황석규는 어깨 하나는 좋으니까.
또 대단한 건, 장타력을 확 키우며 더 위협적인 타자가 된 조준이 형에게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존 중앙 체인지업을 던졌다는 것이다.
체인지업의 구속이 120km/h 정도다. 그런 공을 리그에서 두 번째로 컨택 능력이 좋은 강타자를 상대로 존 중앙에 던져서 헛스윙 삼진을 따낸다?
자신의 실력에 그만한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이야기다. TV 화면에 조준이 형의 황당해하는 얼굴이 비쳤고, 국민성의 흔들림 없는 얼굴도 보였다.
-정말 대단한 배짱이에요!
-여기에 던지면 헛스윙 삼진이 무조건 나온다, 이런 확신을 가지고 던졌거든요. 이야. 정말, 정조준을 상대로 이런 피칭을 할 수 있는 투수가 얼마나 있을까요!
문득 그런 생각도 든다.
저게 정말 의도해서 던진 걸까.
어쩌면 우리는 국민성의 저 무표정에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투를 던지고도 저런 표정을 짓고 있으니 의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홈런을 맞고도 저 표정인데 어쩌면…
-유리 누나 : 좆준이 정신 못 차리는 거 보니까 우리 스윕 쌉가능?
악질 오션스 팬의 설레발이 시작됐다.
음.
가볍게 운동이나 좀 하면서 경기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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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은 상당히 계획적인 사람이다.
야구가 재밌는 이유는 자신의 계획대로 안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자기 생각대로 경기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자기 마음대로 안 될 때는 짜증도 난다.
그러니까 국민성은, 이 통제 불가능한 스포츠를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길 때 극도의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이기면 좋지만 승패에 그렇게 연연하지는 않는다. 1회 초에 던진 그 마지막 공.
그런 것이 국민성이 살아가는 이유나 마찬가지였다.
짜릿하다.
국가대표 선수이자, 리그 MVP 출신이며, 이번 시즌에도 강건우만 아니라면 MVP 페이스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정조준이 자신의 느려터진 공에 헛스윙하고 어이없어하는 모습이.
국민성은 중학교 시절만 하더라도 포수를 했던 선수였다.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체구가 큰 편이 아니었던데다가, 약팀 소속으로 큰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낼 기회 자체가 적었다.
타자로 재능이 만개했다면 타율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출루율과 장타력을 가진 OPS형 타자가 됐겠지만, 지금 국민성은 자신이 타자로 재능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아무튼, 그런 재능이 국민성에게 꽤 도움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마추어 시절이라 할지라도 포수 경험과 본능적으로 어떻게 해야 출루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타자가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스윙하고 싶어 하는지.
왼손 강타자인 에릭 랜들러에게 집요한 바깥쪽 낮은 코스 승부를 펼치다 안타를 한 방 맞았다. 살짝 빗맞은 공이 절묘한 코스로 떨어졌다.
‘최지용.’
다음 타자는 장타력이 부담스러운 선수. 하지만 약점도 명확하다.
‘낮게.’
무조건 낮게 던져야 하는 타자. 그리고 그건 국민성의 특기이기도 하다.
체인지업이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에릭 랜들러가 체인지업에 속지 않았다. 아마 정조준이 체인지업에 대해 이야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좋은 팀이다. 선수들 간의 피드백이 활발하고 투수를 무너뜨릴 방법을 함께 연구하는 팀.
수비 위치를 확인했다. 외야와 내야가 모두 뒤로 물러난 형태. 무사 1루지만 최지용이 번트를 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타자가 체인지업을 노리고 있다면 역으로 포심.
맞으면?
‘맞는 거지.’
맞으면 맞는 거다. 좀 강하게 맞으면 2점을 내주겠지만, 그런걸 신경 쓰면 공을 던지지 못한다. 국민성이 포심을 준비했다. 몸쪽 낮은 코스. 단타를 맞고 무사 1, 2루가 된다면 그건 또 다음 타자를 상대할 방법을 연구하면 된다.
딱!
강하게 잡아당겼다. 바운드 되는 타구가 3루수 앞으로.
황석규가 앞으로 달려 나오며 맨손으로 잡아 유격수에게 송구했다. 에릭 랜들러는 발도 꽤 빠르다.
“아웃!”
정예성이 몸을 비틀며 1루로 던졌다.
“아웃!”
국민성이 씩 웃었다. 이런 게 재밌다. 자신이 수억대 연봉을 받는 타자들을 컨트롤하고, 2만여 관중의 감정을 통제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국민성이 웃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별일 아니었다. 항상 그럴 뿐.
국민성은 베테랑 유시훈을 상대로 초구에 존 안에 들어가는 투심을 던졌고, 2구도 비슷한 코스의 투심을 던졌다.
루킹 스트라이크에 이은 파울. 그리고 3구, 그 코스보다 조금 낮게 들어가는 투심. 타자의 머릿속에 결정구는 체인지업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면 절대 칠 수 없는 공.
딱!
약하게 흐른 땅볼을 2루수 김세완이 잡았다. 2번째 이닝을 끝내는 것은 그리 까다롭지 않았다.
“국민성! 국민성! 국민성!”
“세계로 가는 국민성! 우주로 가는 국민성!”
팬들이 환호한다. 국민성은 뿌듯한 얼굴로 덕아웃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덕아웃에서 국민성을 바라보고 있던 앤디가 자기 스스로에게 말했다.
“잘 봐, 앤디. 저 친구를 보고 배우라고. 저 친구는 태어났을 때도 저 표정이었을 거야. 감정을 다스리고 숨길 수 있다면 더 좋아질 수 있어. 앤디, 듣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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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민성, 파이러츠전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4승 1패!] [송곳 제구력으로 파이러츠 타선을 잠재운 국민성.] [파이러츠, 주전 타자 세 명 빠진 오션스에게 5대 2 패배!] [파이러츠가 오션스를 추격하려면 내일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3연전 두 번째 경기 선발로 예고된 김정용, ‘선발로 나서는 건 어색하지 않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어디서든 뛸 수 있다.’] [(이용길의 야구회로) 오션스, 수준급 선발 투수 7명을 가질 수 있을까.]└타는 냄새 안 나요?
└용길아재 행복회로 2년째 타는 중
└ㅇㅈ예전에는 시즌 초에 올해는 다르다 드립 치다가 시즌 좀만 지나면 흑화해서 깠는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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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km/h 정도로 던질까?”
“응? 왜?”
선발 등판 전날은 피칭을 하지 않기로 했다. 스트레칭과 러닝 위주로 준비하고 있다.
“국민성 선배 보니까 130km/h로도 조준이 형 털길래.”
유리의 표정이 밝아졌다. 조준이 형 털린다는 이야기를 제일 좋아한다.
“뭐, 굳이?”
“알아. 나도 그냥 해본 말이야.”
일부러 느리게 던질 필요는 없다. 국민성의 피칭이 퍽 인상적이긴 했지만, 그건 당연한 소리다.
제구되는 130km/h도 강력하지만 제구되는 150km/h는 더 강하다.
“누난 걱정 안 돼?”
“응? 뭐가?”
“나 선발로 나가서 발릴까 봐.”
파이러츠 타자들 데이터를 정리하던 유리가 이쪽을 돌아보면서 안경을 고쳐 썼다.
“우와.”
“응? 갑자기 우와?”
“포브스 선정 역사상 안경이 제일 잘 어울리는 여자 1위.”
유리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아 보였다.
“선발 투수로 나가서 잘 할 거잖아.”
“왜 그렇게 생각해?”
유리의 웃는 얼굴이 개구쟁이처럼 바뀌었다.
“우리 건우…”
“응.”
“누나랑 결혼하고 싶다며…?”
예. 맞습니다.
저 진짜 하고 싶어서요.
유리가 그 표정에서 오른쪽 눈을 살짝 찡그리며 윙크했다.
그래.
물론 털릴 생각은 조금도 없었지만.
이렇게 된 이상.
“누나.”
“응?”
“나 던질 때 분석 하지 말고…”
“분석하지 마?”
“드레스 고르고 있어. 제일 예쁜 걸로 봐놔. 우승 딱 하고 같이 입어보러 가자.”
유리가 뒤로 넘어가며 웃었다.
이게 농담 같아?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