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197)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199화(199/385)
Glass effec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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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지?”
“봤지!”
“어땠어?”
“어디부터 이야기할까?”
“처음부터?”
“와. 149km/h로 정확하게 꽂히는데. 존트론 화면 보면 완전. 과장 1cm 보태서 3cm만 옆으로 갔어도 볼이었어.”
“장난 아니었지?”
“높은 공 들어가는데 평소보다 느린데도 배트가 못 따라가는데 우와.”
“체인지업도 엄청났지?”
“아니 무슨 포크볼처럼 떨어지는데.”
“이게 다 누나 덕분에 할 수 있는 거야.”
“건우야…”
“조준이 형 표정 봤어?”
“당연하지. 손발에 피가 쫙 도는데. 혈액순환이 아주 그냥.”
“어쩐지 손이 따뜻하더라.”
“온몸에 활기가 확.”
“나랑 살면 항상 그럴 수 있어.”
“와. 강건우 진짜 숨 쉴 때마다 꼬리 치네.”
“내가 누나 덕분에 그랬던 것처럼.”
“나 덕분에?”
“응.”
“언제?”
나는 그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대답이 거짓말은 아니다. 유리가 항상 내게 보여줬던, 아니. 항상 보여주고 싶어 했던 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아마…둘 중 누구 하나 먼저 죽을 때까지?”
유리가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는 걸 보고 더 말했다.
“아니, 이 정도면 결혼까진 아니더라도 약혼 정도는 해줄 법도 한데.”
유리가 크게 웃으며 내 팔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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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경기 암표 20만 원 주고 들어갔던 썰 푼다]└직관함?
└ㅇㅇ
└존나부럽네;;
└시발 ㅋㅋㅋㅋㅋㅋㅋ암표ㅋㅋㅋㅋㅋㅋㅋ
└20만원 주면서 무슨 생각함?
└암표상 씨발새끼라고 생각함 근데 경기 끝나고 씨발 암표상 형님 감사합니다 오십번 외침
└암표 20만원은 좀 빡세네 ㅋㅋㅋㅋㅋㅋ
└근데 아직까지 뽕이 안 가라앉음 월요일에 경기 안 하니까 죽을거 같더라 이게 막 와 금단증상이 이런건가 싶음
└과몰입하네 개븅신 ㅉㅉㅉ 아침에 눈뜨면 강건우 홈런치는 거 떠올라서 심장 뛰고 잘려고 누우면 강건우 168키로 던지는거 떠오르고 그러냐?
└맞긴 맞는데 왜 욕해 씨발새끼야
└나도 그렇거든 ㅎ
└아 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과몰입충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부럽긴하다 ㅅㅂ 중계로도 개쩔었는데 직관했으면 어땠을까
└존나 속도감 있어서 화장실도 못 가고 계속 앉아있음;;
└ㄹㅇㅋㅋ수비할때도 못 일어남 갓건우 던지는거 놓칠수 없음ㅋㅋㅋ
└이제 야구 무슨 재미로 보나 ㅋㅋㅋ
└ㄱㅊ음 오늘 선발 킹승기임 ㅋㅋㅋ
└연속 퍼펙트 안되나?
└오션스특)크보 유이한 퍼펙트 투수 보유팀
└캬 명문구단
└꼴빠새끼들ㅋㅋㅋㅋㅋㅋ잘노네 ㅋㅋㅋㅋㅋㅋㅋ
└부럽?
└안부럽다고 말하고 싶은데 좀 부럽긴함
└ㅎ솔직한새낄세
└근데 그렇게 부럽진 않음
└솔직하지못한새낄세
└저런 새끼 데리고 우승 못하는 팀이 왜 부러움? 시발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ㅋㅋㅋㅋㅋㅋ
└;;
└;;;;;
└;;;;;;;;
└팩트)멈춰;;;;;
└;;;;;;;;;;;;;;;;;;;;;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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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우 다음 민승기. 물론, 휴일이 하루 끼긴 했지만.
야구 판에서 큰 이슈가 있으면 다른 이야기를 모두 덮어버리곤 한다. 윤태호의 맹활약과 천제현의 결승 타점으로 완성된 선더버즈의 기록적인 역전승도 평소 같았으면 명경기로 회자할 테지만, 일요일과 월요일 내내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강건우의 퍼펙트게임 이야기뿐이었다.
이야깃거리는 빠르게 소모되지만, 그 정도로 허술한 이슈가 아니다. 강건우는 월요일에 훈련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정유리도 마찬가지였다.
“정유리 코치 오늘 휴가라던데?”
“다른 코치들은 다 나왔던데 인턴만 안 나와?”
“인턴도 인턴 나름이지. 정유리 정도면…”
“박 기자. 말 가려서 해.”
“뭘?”
“누나를 붙여서 존중을 표해라.”
“와. 김 기자. 너까지 그래?”
“농담이야.”
“요새 오션스 살벌하네, 살벌해.”
“다른 코치는 인터뷰 안 한대?”
“서 수석 인터뷰 딸 거야.”
“그 양반은 재미없잖아.”
“뭐 어때? 뭐든 건져야지.”
“하긴. 그냥 강건우 칭찬 몇 마디만 써도 조회수 폭발하더라.”
그리고 바이킹스전이 열리는 다음 날, 박의현이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박의현! 오션스를 사람으로 비교하자면 주요 장기는 못 되더라도 맹장 정도는 되는 남자! 오션스 포수 박의현입니다! 기자님들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박의현은 기자들이 좋아하는 인물 중 하나다. 잡설이 길어서 말하는 양에 비해서는 기삿거리가 좀 적기는 하지만, 언제나 힘이 넘치고 깍듯하다.
기자 하나가 웃으며 물었다.
“맹장 수술 제때 못 하면 죽을 수도 있는데, 그런 뜻이에요?”
“없어도 괜찮지만 없으면 뭔가 허전한 남자! 박의현입니다!”
사실이 아니다. 현재 오션스의 전력에서 박의현은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저런 모습도 매력적이었다. 자신을 과시하지 않고 항상 겸손하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박의현이 마치 보라는 듯 양쪽 손목에 뭔가를 끼고 나온 것이다.
“응? 박의현 선수, 양팔에 그거…”
기자 중 하나가 그걸 눈치채고 말을 꺼내자, 박의현이 두 팔을 번쩍 들고 소리쳤다.
“눈치채셨습니까! 역시 기자님! 날카로운 안목! 냉철한 관찰력! 마치 송곳 같은 눈썰미! 예! 그렇습니다! 이것은 제 훈장입니다! 559억을 준다고 해도 팔지 않을 퍼펙트게임 포수의 상징! 예! 맞습니다! 제 인생의 등대 민승기 선배님과 포브스 선정 박의현이 존경하는 투타 겸업 선수 1위에 빛나는 강건우에게 받은 시계입니다!”
다들 박의현의 과장된 동작에 웃음을 터뜨리는 가운데, 한 사람이 물었다.
“왜 559억이에요? 560억이면 팔게요?”
“어…그냥 나오는 대로 뱉은 말이라서…예, 음. 기자님께만 555억으로 깎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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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할 수 없다는 걸 말해줘야겠군. 내 계획을 말해주자면, 오늘 자네는 대타야. 결정적인 상황이 온다면 언제든 나가게 될 수 있으니 준비하도록 해. 그리고 하나 말해주자면, 반박은 받지 않을 거야.”
그렇게 나는 오늘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하게 됐다. 감독님은 투구 수가 얼마 안 됐다거나 4경기를 출장 정지 때문에 못 뛰었으니 괜찮다는 그런 말을 꺼내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몸 상태를 체크했을 때는 괜찮았지만, 한 고집 하는 분이신지라.
뭐…내 몸을 관리해주려는 거라면 절대 나쁘진 않다. 그리고 나도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장하고 싶은 욕심 같은 건 없으니 출장시켜달라고 주장하진 않았다.
아무튼, 경기 전 분위기는 이랬다.
승기 형은 날 제치고 KBO 최다 퍼펙트게임 달성 투수가 되고 말겠다고 진지하게 선언했다. 그리고 박의현에게 내일 롤렉스를 또 추가하게 될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루 형은 4번 타자 자리가 자기랑 잘 맞는 것 같다고 대근이 형이 돌아와도 4번에 자리가 없을 거라고 주장했다.
주상욱이 승기 형의 말을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대자 승기 형은 ‘선불’이라고 짧게 말했다. 그러자 주상욱의 고개가 멈췄다.
아. 노경우에게 몸쪽 공이 무섭냐고 묻자 이런 대답이 나왔다.
“내가? 무서워? 뭐가?”
“안 무서워?”
“날 뭐로 보고.”
“그럼 다음에 나 불펜 투구할 때 타석에 서라. 안 무서워하는지 보게.”
“…”
“왜?”
“…168km/h 던질 거냐?”
“네 반응 보고.”
그런 약점은 간파당하는 순간 빠르게 퍼진다. 노경우는 팀에 꼭 필요한 전력이다. 수비가 많이 늘기는 했고 발도 빨라 베이스 러닝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타격 재능이 자신의 재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결국 배트로 팀에 보탬이 되어야 하는 선수다.
이제까지 해온 대로 노경우에게는 적극적인 도움을 줄 예정이다.
-조용한 : 야 건우 오늘 푹 쉬냐?
경기 전, 국가대표팀 단톡방에서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
-백준섭 : 형 건우 안 나온다고 너무 좋아하는 거 아뇨?
-백준섭 : 국대 후배가 경기 못 뛰면 걱정도 하고 좀 그래야지
-조용한 : 야 걱정돼서 하는 말이지 혹시 몸에 이상은 없나 뭐 한 이삼일 더 쉬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백준섭 : 와 이 형 ㅋㅋㅋㅋㅋㅋㅋ너무 노골적이네
-정조준 : 강건우 다음에 우리랑 할 때도 선발로 뛰어라
-정조준 : 파훼법 찾았다
-손용기 : 조준이 제발
-정수호 : 말이 씨가 된다 조준아 ㅋㅋㅋ
-강건우 : 저 오늘 대타로 나갈 거 같아요
-박용재 : 와 ㅋㅋㅋ 용한이 형 어째요
-박용재 : 만루에 대타 강건우 뜨면 오금이 저리겠는디?ㅋㅋㅋ
-조용한 : 야…
-조용한 : 쉬는 김에 푹 쉬지…
-정조준 : 용한이 형 국대 주전 포수로서 자존심도 없어요?
-정조준 : 강건우한테 쫄?
-정조준 : 내가 투수면 강건우 삼구삼진 껌이지 ㅋㅋㅋㅋㅋ
-손용기 : 제발…
-손용기 : 그만…
-조용한 : 용기가 고생이 많다
-김권종 : 조준아 건우한테 삼진 잡는 게 쉬운 게 아니야 용기형 던지는 거 못 봤어?
-손용기 : 용한 형도 고생 많소
-조용한 : 그래 내가 미안하다
-손용기 : 나도요…
-조용한 : 힘내자…
-손용기 : 에휴…
어쨌든, 승기 형은 오늘 어깨에 좀 힘이 들어간 것 같았다.
퍼펙트게임이라는 게 의식한다고 해서 그냥 되는 게 아니다. 사실 운도 좀 따라야 하고, 모든 상황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바이킹스 1번 타자를 상대로 볼넷을 내줬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박의현의 세 번째 롤렉스는 물 건너갔다.
2번 타자에게는 내야 안타를 맞았다. 3루수 황석규가 잡아내기는 했지만 몸을 뒤틀며 잡아낸지라 1루로 송구할 수 있는 자세가 안 나왔다. 뒤로 샜다면 무사 1, 3루가 될 뻔했는데 그래도 잘 막아낸 타구였다. 솔직히 노루 형이었다면 잡아내지도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발로 등판해서 첫 두 타자를 출루시키면 관중석은 술렁이기 마련이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 마운드에 선 사람이 민승기가 아니라 이훈이었다면 분명 팬들은 이렇게 소리 질렀을 거다.
‘마! 이훈! 죽고 싶나!’
‘내가 니 줘터지는 거 볼라고 티켓 사서 들어온 줄 아나!’
‘씨바! 점마 오늘 또 지랄이네!’
많은 팬을 보유했지만, 음. 이훈의 팬 중 일부는 그 누구보다도 이훈이 못 던질 때 심하게 욕하는 사람들인지라.
그런데 첫 두 타자를 내보내 1회 초에 무사 1, 2루가 됐음에도, 관중들은 영 다른 반응을 내보였다.
“민승기! 민승기! 민승기!”
“승기야! 믿는다!”
“삼진 세 개면 무실점이다! 승기야! 할 수 있다!”
“주자 일부러 채우고 실력 발휘 할라고 그라나! 승기야! 지금도 충분하다! 이제 진짜 던지자!”
승기 형은 관중석을 쓱 돌아보더니, 만화 같은 데서나 나오는 ‘끄덕’을 선보이고는 갑자기 제구를 잡았다.
3번 타자 김호근에게 결정구 커브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4번 타자 리암 맥코넬에게 투심으로 병살을 유도했다.
그리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큭큭큭…”
꽤 기뻐 보이는 얼굴이었다.
“내 원동력은 오션스 팬들의 응원…”
1회에 만루홈런 맞고 야유 폭탄 맞으면 어떻게 변할지 좀 궁금하기도 한데.
“사직에서 던지는 날 막을 자는 아무도 없지…”
나한테 꽤 맞아놓고. 가끔 보면 기억력이 의심된다니까.
“완댜님. 작년에 여기 강건우한테 많이 막혔었습니다.”
“…주상욱.”
“예.”
“와서 어깨를 주물러라.”
“예, 완댜님!”
롤렉스 하나 받았다더니, 어깨 주물러 주는 값이었나?
롤렉스로 고개 가로젓기를 막거나 어깨 주무르기를 시킬 수는 있어도 주상욱의 입까지는 못 막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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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은 약간 조마조마했음에도, 다른 때 본다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오늘 선발은 허병재.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허병재는 1회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편안한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었다. 강건우한테 워낙 많이 맞았던지라, 3번에 강건우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1, 2번 타자와 승부가 부담스러웠는데.
그래도 서창열-노경우-배영한으로 이어지는 까다로운 타자들을 잘 막아냈다. 한결 마음이 가볍다.
따악!
공이 조금 몰렸다. 이시욱이 외야로 타구를 날려 보내고 슬라이딩으로 2루에 도착했다.
타구의 코스가 워낙 좋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시욱의 발이 느리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직 2회 말이기에 대타로나 나올 거라는 강건우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는 것도 괜찮았다.
가능하면 경기가 중반으로 흘러가기 전에 점수를 벌리고 싶었다. 경기 후반에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강건우가 대타로 나오면 곤란해진다.
딱!
그런데 황석규의 타구가 1, 2루 간을 꿰뚫었다. 무사 1, 3루.
조금 곤란하다. 플라이 한 방이면 1점이다. 1회에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음 타자는 박의현.
그리고 그다음은 유준-김세완-정예성으로 이어진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온다. 박의현에게 1점을 내주더라도 병살을 유도한다?
어렵게 붙어볼 만하다. 볼넷으로 내보내더라도 7, 8, 9번 타자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으니.
박의현에게 던진 7번째 공이 조금만 안으로 들어왔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되고 말았다.
심판에게 신호를 보내고, 마운드로 올라갔다. 해줄 말이 많지는 않다.
“하위 타선이잖아. 그냥 던지자. 쟤네는 네 공 못 쳐. 긴장하지 말고.”
순간, 드는 생각이 있긴 했다.
혹시.
오션스에서 이 상황에 대타를 쓰면 어떻게 하나.
‘설마. 2회인데. 지금 쓸 거면 그냥 선발로 나가게 했겠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오션스 벤치 쪽으로 고개를 슬쩍 돌렸는데, 벤치에서 움직임이 있었다.
‘설마?’
갑자기 오션스 관중들이 모두 비명 같은 환호성을 내지른다. 대기 타석에 있던 유준이 덕아웃으로 걸어가고 있었고, 전광판에 악마 같은 이름이 떠올랐다.
PH-강건우.
마운드에서 홈 플레이트로 돌아오던 조용한은,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야! 이건 반칙이지! 도로 들어가!”
조용한의 기분과는 전혀 상관없이, 강건우는 히죽 웃으며 타석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와. 시바…진짜…”
강건우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조용한에게 인사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 90%, 그리고 어디 다친 건 아니구나 하는 마음 1%.
나머지 9%는 차라리 자동 고의사구로 밀어내기 점수를 주고 다음 타자를 상대하고 싶은 마음.
2회 말에 밀어내기 고의사구 싸인은 나오지 않았다. 안 그래도 제구가 흔들리던 허병재의 공이 존 안쪽으로 살짝 말려 들어왔고, 조용한은 끔찍한 소리를 듣고 말았다.
따아아아아아아아아악-!
강건우의 배트가 세차게 돌았고, 타구가 비현실적으로 허공을 갈랐다. 강건우는 배트를 멋들어지게 집어던졌다.
그리고, 말도 못 할 정도로 시끄러워졌다.
“강-건-우우우우! 강-건-우! 강건우! 오션스 강건우우!”
“갱! 건! 우!”
“건우야! 직이네!”
“강건우! 강건우! 강건우!”
“승점 내놔라 바이킹스!”
“건우야아아아아아!”
“유리 누나가 시키드나아아아아아!”
“오션스 승리하리라! 오늘도! 내일도! 어제도! 마 일 년 내내!”
조용한이 포수 마스크를 쓴 채 중얼거렸다.
“이런 씨바…진짜 씨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