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206)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208화(208/385)
광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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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공동묘지와 각설이에 이어 울보 완댜님과 사직동 식용유까지, 보통 일이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래도 일종의 동기 부여나 집중력 유지 장치로 생각하면 그리 나쁠 것까지는 없다.
멘탈 스포츠인 야구에서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그 자신감은 훈련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강건우 선수. 질문 하나 괜찮을까요?”
오션스 TV의 진행자가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네. 괜찮습니다.”
요새 이 사람들은 이상한 질문을 하고 다닌다. 물론, 큰 문제가 생길 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냥 팬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들이다.
팬들은 선수들의 일상을 궁금해한다.
선수 A가 누구랑 가장 친한지. B가 C를 어떻게 놀리는지(친근하게).
당연히 이런 건 코어 팬들이 좋아하는 컨텐츠다. 선수들의 입맛 같은 걸 알아내서 선물을 하기도 별명을 지어주기도 한다. 우리 팀 2군 내야수인 남승현은 월남쌈에 고수를 넣어 먹는다고 말했다가 남쌈현이 됐다.
뭐…
현수가 알려준 건데, 병살고수 남쌈현이 풀네임이라나.
“민승기 대 강건우!”
“네?”
“선발 투수로 누가 더 잘하나요? 3초 내로 답해주세요! 3!”
“강건우요.”
“오. 빠른 대답, 예.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마무리 투수로는? 3…”
“강건우요.”
“확고하시네요.”
“당연하죠.”
“예. 좋습니다. 그럼 올 시즌 오션스 상승세에 가장 큰 공로를 한 사람은…”
“유리 누나요.”
“아. 정유리 코치님.”
진행자의 입가에 웃음기가 서린다.
농담한다고 생각하나?
진짜 진지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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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tv- 민승기 대 강건우! 과연!?]└한줄요약)민승기픽(선발 : 민승기, 마무리 : 강건우, 팀 공헌도 1위 : 민승기) 강건우픽(선발 : 강건우, 마무리 : 강건우, 공헌도 : 유리누나)
└강건우 픽 어케 했는지 듣고 민승기 부들대는거 존나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
└강건우 자기애 보소 ㅋㅋㅋㅋㅋㅋ
└가차없네
└그와중에 유리누나
└솔직히 1위 유리 누나 ㅇㅈ임
[오션스 선발 라인업. 노경우 오늘도 벤치.]└노경우 벌써 에이징커브 왔음?
└십ㅋㅋㅋㅋㅋㅋㅋㅋ21살인데 에이징커브는 무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등 좀 안 좋음 안그래도 쉬어야 할 타이밍에 건우 덩산 울풍기 징계로 빠져서 못 쉰거임
└1년만 젊었어도 하루 자면 나았을듯 에이징커브 맞음
└뭔ㄱ ㅐ소리여 시벌ㅋㅋㅋㅋㅋㅋ
└김퀄도 지난 등판때 3일만 젊었어도 장타 안 맞았을텐데
└노경우 벌써 에커 온거임?
└1절만 해라 ㅅㅂ
└시룬데ㅎ
[지난 경기 수훈갑 오션스 내야수 김세완, ‘오션스에 없어선 안 될 식용유 같은 존재 되고 싶어요.’]└콜레스테롤 같은 새끼
└새끼?
└지금 킹세완 욕한거?
└너네 씨발 어제 한 경기 좀 했다고 김세발 옹호함?
└식용유특)카놀라유로 대체 가능
└카놀라유가 정자 손상시킨다는 건 알고 카놀라유 드립침?
└;;;
└자동차가 놀라면 카놀라유 드립 칠랬는데 생각보다 심각한 놈이었구만???
└포도씨유 애용합시다
└죽고싶씨유?
└근데 왜 하필 식용유임?
└싸고 없으면 편의점가서도 살 수 있고
└못된새끼네 이새끼;;; 그런 뜻이 아니자늠;;;
└그냥 요리할때 거의 필수라 그렇게 말한거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통 그런거 말할때 소금이나 감초 이야기 하지 않냐?
└잘생각해보니 자기를 소금이라 소개하기는 양심에 좀 찔렸던게 아닐까?
└양심 때문인건가
└식용유 정도는 허락해주자
└ㅇㅋ
└그럼 ㅇㅈ
└아니 미쳤냐 이새끼들아 글러브에 식용유 처바른 수비 하면 어케 하려고
└그건 원래…
└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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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스의 외국인 투수 둘의 공통점은, 190cm가 넘는 장신에 110kg이 넘는 덩치라는 것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이름.
벤자민 킴은 미국의 23대 대통령 벤자민 해리슨과 이름이 같고, 로니 트루먼은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과 성이 같다.
어제 경기에서 아이언스의 ‘근본’ 투수인 최철이 국민성에 패배했다.
그리고 오늘, 아이언스 팬들은 미국의 전 대통령과 이름이 같은 벤자민 킴이 호세 킹을 이겨 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물론, 오션스 팬들의 의견은 달랐다.
[왕>>>대통령 아니냐?]어차피 말장난일 뿐이긴 하다. 그래도 두 팀 팬들은 꽤 진지하게 말싸움을 벌였다.
경기가 시작되고, 경기가 끝나면 승자와 패자가 나뉜다. 경기 전의 유치한 말싸움은 야구 팬들의 낙이나 다름없었다.
시대가 흐르면서 한국 무대를 밟은 몇몇 외국인 투수들이 메이저리그로 재진출해 성과를 내곤 하지만, 그런 케이스가 다수는 아니다.
벤자민 킴은 팔색조 스타일의 투수다.
자신 있게 제구할 수 있는 구종만 포심을 포함해 다섯 가지.
물론, 그 다섯 개의 공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위력을 가졌더라면 KBO에 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140km/h대 중반 정도에 형성되는 포심 패스트볼과 적당히 존 바깥쪽에 제구할 수 있는 슬라이더.
떨어지는 각이 엄청나게 좋지는 않으나 낮은 곳을 공략하는 커브에 그럭저럭 상대를 속일 법한 체인지업, 그리고 빗맞은 타구를 유도해내곤 하는 스플리터.
바꿔 말하거나 좀 냉정하게 말하면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하나 특출난 곳이 없는 투수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한국 무대에서는 괜찮게 먹히는 투수였다.
조금 승운이 따르지 않는 면도 있었지만, 데뷔 이후부터 그런대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현재까지 평균자책점 3.54에 2승 3패.
이 오른손 투수의 최대 장점은 좋은 체력과 멘탈, 그리고 분석능력이다.
보통 오른손 투수들은 좌타자를 상대로 역회전성 공을 주 무기로 삼는다. 벤자민 킴이 던지는 써클 체인지업이 바로 그런 공이다.
하지만 서창열이 그런 공을 잘 공략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깥쪽 낮게 가라앉는 공을 배트 끝으로 찍어내듯 때려 유격수 키를 넘기는 타구를 생산해내는 타자다.
그래서 오히려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쳤다.
‘바깥쪽이나 몸쪽이나. 어차피 라인 끝에 제구한다고 생각하면 돼.’
194cm의 장신인데, 팔을 극단적으로 높게 들고 던지지 않고 쓰리쿼터로 던진다.
횡으로 휘는 슬라이더가 실제 변화 각 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였다.
딱!
서창열을 비교적 손쉽게 잡아냈다. 타구가 힘없이 투수 앞으로 굴러들어왔다.
다음 타자 배영한에게는 접근 방법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타격 방식이 다르다. 어느 코스든 일정한 타율을 기록하는 타자다. 벤자민 킴은 이런 타자를 상대할 때, 상하좌우를 넓게 활용하며 카운트를 어렵게 가져갔다가 기도에 맡긴다.
‘제발!’
풀카운트에서 선택한 공은 커브.
운에 맡겨야 하는 부분이다. 배영한의 배트가 따라 나온다. 그리고 공 끝을 살짝 스치며, 파울팁 삼진.
기도가 통했다.
벤자민 킴은 씩 웃었다. 아이언스 팬들은 벤자민의 저 미소를 좋아했다.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선발 투수에게서 느낄 수 있는 안정감을 싫어할 야구 팬은 절대 없다.
올해가 데뷔 시즌인 외국인 투수치고는 KBO 타자들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는 벤자민 킴이 다음 타자를 맞이했다.
“강-건-우우우우우!”
토요일, 만원 관중이 오션스의 홈구장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그 만원 관중이, 이 선수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1회 말의 어수선함을 깨고 일시에 집중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1회 초에도 좋은 수비를 보여준 타자다. 대략 2주 전, 선발로 나와서 단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는 등판도 보여줬다.
마무리 투수로서의 위력도 대단하다.
아무튼, 이 친구는 이 바닥에서 최고 스타다.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다. 타율 4할이 넘고 출루율은 5할을 넘긴다.
그보다 더 끔찍한 것은, 장타율이 1.056이라는 점이다.
장타율이 10할을 넘긴다는 이야기는 한 타자가 1타수당 평균 1개 이상의 베이스를 가져간다는 뜻이다.
볼넷도 무지막지하게 얻어내고 있으며, 도루도 시즌 1위를 달리고 있으니 거의 악몽이나 마찬가지다.
오션스 팬들이 고함을 질러대는 동안, 벤자민 킴은 슬쩍 벤치를 바라봤다.
합리적인 선택은 고의사구라고 생각했다. 그냥 1루로 내보내 놓고, 저 도루왕이 2루를 훔치게 둔 다음 뒤 타자와 대결하는 거다.
다음 타자에게 맞으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 봤자 1점 아닌가.
벤자민 킴은 매일의 목표를 7이닝 3실점으로 잡는 투수였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더 잘 해내면 좋겠지만 그러려고 애쓸 필요까지는 없다.
2사 주자 없는 1회 말에 아이언스 벤치에서 자동 고의사구 요청이 나오진 않았다. 벤자민은 아무렇지 않게 투수판을 밟았고, 여러 변화구의 제구를 실험해보기로 했다.
굳이 존 안으로가 아닌, 바깥쪽을 향해서.
“볼!”
초구 커브에 방망이가 나오지 않는다. 존 아래로 가라앉았고, 포수가 거의 땅에서 잡아냈다. 떨어지는 각이 좋은 커브는 아니기에 속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결정구로 커브를 쓰는 것은 좋지 않을 거란 판단을 내렸다.
“볼!”
아까도 느꼈지만, 슬라이더는 꽤 괜찮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타자를 속일 정도는 아니지만.
“볼!”
체인지업이 좋은 날이다. 벤자민은 생각했다. 오늘은 체인지업 위주라고.
“볼! 볼넷!”
스플리터가 존 밖으로 공 두 개는 빠졌다. 존 안에 넣을 땐 제구가 괜찮았는데. 억지로 뺐더니 좀 밋밋한 느낌.
거대한 덩치의 타자가 나왔다. 벤자민은 1루로 견제를 시도했다가 오션스 팬들의 거대한 함성을 맞이했고, 약간의 긴장 해소를 위해 두 번 더 견제구를 던졌다.
“마!!!!!!”
강건우는 3구째에 도루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양대근의 짧은 안타에 전력 질주해 오션스의 선제 득점을 뽑아냈다.
‘기도가 실패했군.’
그래도 벤자민 킴은 흔들리지 않았다. 1점 정도야 뭐.
다음번에도 강건우가 타석에 나오면 이렇게 대처할 것이다. 직접 맞상대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굳이 상대해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슬쩍 웃음 지었다. 야구는 길다. 아직 역전의 발판은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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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y! Namaste!”
아웃 카운트를 잡아도, 점수를 내줘도 차분하게 웃으며 경기에 임하던 벤자민 킴과는 다르게, 호세 킹은 2회 초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포효했다.
겨우 2이닝이다. 하지만 호세 킹은 완봉이라도 해낸 것처럼 온몸을 흔들며 기뻐했다.
“점마 뭔데. 경기 끝났나?”
“아가 흥이 넘치네.”
못 하고 저러면 욕을 바가지도 아닌 물탱크째로 들어먹겠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괜찮았으니까.
오션스 팬들은 호세 킹에게 박수를 보내주었다.
원래 이곳은 그런 곳이다.
야구만 잘 하면 범죄를 제외한 대부분이 허용되는 도시다. 대신 프로 야구 선수가 야구를 못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이지만.
아무튼, 두 팀의 맞대결은 3회 초까지 1대 0 승부를 이어나갔다.
벤자민은 1회에 이시욱에게 범타를 유도해내며 이닝을 마무리한 후, 울프팩-황석규-박의현으로 이어지는 6~8번 타순을 잠재웠다.
그리고 3회 말, 선두 타자로 김세완이 나왔다.
벤자민 킴은 저 타자에 대한 데이터를 재정립했었다. 전체 커리어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최근에 어딘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것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김세완을 양대근이나 배영한 대하듯 하지는 않는다. 초구 스플리터로 파울을 유도해 카운트를 하나 앞서 나간 뒤, 바깥쪽 포심으로 요리 준비를 마칠 생각이었다.
구속을 완전히 끌어올리진 않았다. 140km/h대 초반.
따악!
하지만 예상외로, 한 방 맞아버리고 말았다.
타자 주자가 오늘밖에 없다는 듯 미친 듯이 전력 질주해 2루를 밟더니,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리고 환호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나는 김세와아아아안! 사직의 식용유우우우우우우!”
벤자민 킴이 다혈질이었다면 입 닥치라고 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살짝 입맛을 다시며 다음 투구를 준비했다.
계획이 조금 틀어졌다. 9번 타자를 출루시키면 귀찮아진다.
하지만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야구를 하다 보면 언제나 의외성과 마주하게 된다.
득점권에서 마주하게 되는 상위 타선. 구속을 끌어올리고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서창열, 빗맞은 타구로 포수 팝플라이 아웃.
배영한, 다소 운이 따라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강건우.
벤치에서 자동 고의사구 싸인이 나오지 않았고, 벤자민 킴은 차분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또 볼넷을 내주고 다음 타자와 승부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어차피 마운드에서 싸움은 투수가 하는 것이다.
체인지업을 택했다. 존 바깥쪽 멀리 빠지도록. 범타가 나오면 더 좋고, 아니더라도 정면 승부할 생각은 없었다.
딱!
하지만, 강건우가 배트를 쭉 길게 뻗으며 그 공을 때려버렸다. 패스트볼이었더라면, 혹은 슬라이더였더라면 맞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느릿한 체인지업에 정확히 배트를 가져다 댔다. 맞지 않았더라면 어설픈 스윙이었겠지만, 맞아서 내야를 꿰뚫었기에 기술적인 스윙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이언스 우익수가 재빨리 달려 나왔다.
베이스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김세완이 전력 질주했다.
주루 코치가 김세완을 멈춰 세우려 했다.
하지만 김세완은 멈추지 않았다.
본 헤드 플레이와 투지는 한 끗 차이다.
성공하고 못 하고의 차이일 뿐이다. 그리고 김세완은 주루 코치의 지시를 듣지 않은 이 베이스 러닝을, 열정과 도전으로 포장하고자 했다.
우익수가 홈으로 강하게 송구했다. 김세완은 달려들고 있었다.
2루수가 중간에서 커트한 후 그대로 홈에 던졌다. 김세완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왔고, 심판이 주먹을 휘두르며 아웃을 선언했다.
김세완이 억울한 표정으로 벤치를 향해 비디오 판독을 뜻하는 네모를 그려 보였다. 상하의가 전부 흙투성이였다.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 요청을 받아들였고, 곧 전광판에 방금 그 장면이 떠올랐다.
슬라이딩으로 들어오던 김세완이 옆으로 미끄러지며 왼팔을 번쩍 들어 태그를 피하는 모습.
오션스 팬들이 동시에 자리에서 뛰어오르며 환호했다.
“식용유! 식용유! 식용유!”
간절한 표정으로 심판 판정을 기다리던 김세완이, 심판이 세이프를 선언하는 걸 보고 전기 충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펄쩍 뛰어오르며 소리 질렀다.
“으오오오오오오오오오! 나는 김세와아아아안!”
이렇게 소리를 지르니 어딘가 자신이 또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해방감.
즐거움.
물론, 강건우와 대화하다가 조금 부끄러운 감정을 느끼기도 했었지만.
이 느낌이 싫지 않았다.
1루에 서 있던 강건우가 살짝 입맛을 다시면서 김세완을 바라봤고, 박의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노경우에게 말했다.
“노경우…”
“네. 왜요?”
“유관장에 이은 조자룡을 찾은 것 같다…!”
“조자룡…? 근데 제가 관우 맞죠?”
“가자. 관우야.”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