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208)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210화(210/385)
광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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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스 감독, 어제 경기 후 선수단 특타 직접 지도.] [(PHOTO) 비장한 표정의 아이언스 선수들.] [아이언스 오대서 감독, ‘오늘 같은 날 지면 집안 망신.’] [휴 브레드먼 오션스 감독, ‘오늘은 매우 중요한 경기. 퍼펙트 피쳐가 선발로 나서서 승리를 이끌어줄 거라 믿는다.’] [(사직 리포트) 이태영(아이언스)대 민승기(오션스).] [순항하는 오션스와 고군분투 중인 아이언스.] [오션스 유격수 강건우, ‘사실 파이러츠 전도 중요해서 내가 선발로 등판한 경기는 아니었다. 그냥 상황이 맞은 것뿐.’] [파이러츠 외야수 정조준, ‘강건우 입 터는 건 세계 챔피언.’]└좆준이 이악물었네 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입터는건 좆준이가 훨 심하지 ㅋㅋㅋㅋㅋ
└근데 건우한테 줘터진 이후로 조준이 뭘 해도 걍 귀여워보임 ㅇㅈ?
└ㅇㅈㅋㅋㅋㅋ
└존나 잘할때는 개빡쳤는데 ㅋㅋㅋㅋㅋㅋ 빡칠때마다 건우한테 줘털리는 움짤보면 멘탈 회복됨 ㅋㅋㅋㅋ
└이새끼가 존나 잘 할때가 있었나?
└지금도 존나 잘하긴 해;;;
└하긴 건우한테 개발려서 그렇지 개잘하긴 함ㅋㅋㅋㅋㅋㅋ
└좆밥 정조준(타율 2위 출루율 3위 홈런 4위 타점 2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족준이 지금 타율 0.386인데 콩라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우가 괴물은 괴물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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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 말이었는데, 조준이 형이 발끈했다.
그런데 손용기가 이렇게 말했다.
-손용기 : 진짜 비꼬는 거 아니고 진심으로
-손용기 : 앞으로도 파이러츠 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말아 주라
그다음이야 뭐, 조준이 형이 난리를 쳤고 김권종이 나와서 마무리됐다.
그건 그렇고.
감독님의 인터뷰는 꽤 도발적이었다. 대놓고 욕을 하거나 상대를 우습게 본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경기는 종종 어렵게 흘러갈 수도 있다.
하지만 승기 형은 오히려 이런 날 더 힘을 받는 것 같다.
뭐…
감독님이 따로 무슨 이야기를 한 것 같기도 하다.
“그 누구도 야구에서 무조건적인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지.”
“질 거라고 밑밥 까시는 거 아니죠?”
“그건 바로…누군가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강건우.”
“저요?”
“감독님은 내가 팀을 승리로 이끌 거라 믿기에 그렇게 말씀하셨지.”
“절 믿는 거 같은데요?”
“큭큭큭…내일, 나는 롤렉스를 하나 더 꺼낼 것이다.”
선발 등판 당일이라 그런지.
정신력 배리어가 더 튼튼해진 느낌이다.
선발로 나가는 날이니 요새 잘 먹히는 반말 공격은 하지 않기로 했다.
감독님은 밖에선 입을 좀 털고, 안에서는 그렇게까지 크게 털진 않는다. 따지고 보면 유리 말대로 메이저리그식 입 털기일 수도 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로 한국 감독들은 어떤 방식이든 언론 플레이를 한 후에 ‘사실은 이렇다’ 같은 식으로 후속 보도를 내곤 한다.
경기 좀 졌다고 구시대적 특타를 한다거나, 오늘 지면 집안 망신이라는 말을 했다고 진짜 지면 어찌할 거냐는 아이언스 팬들의 비난에 아이언스 감독 인터뷰가 다시 나간 걸 보더라도 그렇다.
[아이언스 수석 코치, ‘타자들 밸런스가 안 맞아서 특타를 실시했다. 어제 경기 패배와는 무관.’]그래도 믿는 사람은 없겠지만.
[오대서 감독, ‘선수들에게 꼭 이기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뿐.’]이것도 마찬가지.
리그에서 전설적인 기록을 남겼고, 특히 그 커리어를 해당 팀에서 다 써 내려간 감독도 분명히 장점이 있다.
일단, 어지간하면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에 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스타 플레이어를 라인업에서 뺄 때 구구절절하게 오늘 쉬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대신, ‘피곤해 보인다. 하루 쉬자.’ 한 마디면 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는 어차피 다 외국인 감독이라 몰랐지만, 선수 시절 커리어가 어땠는지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었다.
선수들이 지향하는 바는 다 다르지만, 대부분은 우승과 커리어로 귀결된다.
가장 높은 곳을 향하는 선수들도 있고 아닌 선수들도 있기는 하다. 그래도 높은 곳에 도달하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이미 도달해봤던 사람의 말은 그래서 무게감이 있다.
KBO에 온 외국인 선수들, 특히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거나 MLB에서 뛰었더라도 몇 경기 뛰지 못한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나 감독이 아니면 말을 잘 안 듣는 경향이 있다고도 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시절에는 몰랐지만, 주변 선수들의 말을 들어보면 일반적으로 외국인 감독은 스타일이 다르다고 한다. 뭐, 내게 크게 와닿는 부분은 아니지만.
어쨌든, 조금 다르긴 한데 휴 브레드먼 감독은 여전히 메이저리그와 연이 닿아 있기에 우리 외국인 선수들을 통솔하는 데 문제가 없다.
감독과 선수의 성향이 잘 맞기는 쉽지 않고, 직장 선택의 자유가 꽤 제한된 프로야구 선수들은 그런 부분을 상당히 운에 맡겨야 하지만, 나를 포함해 주전 선수들은 그런 운이 좋은 편이다.
특히 나는 뭐…
김정용 선배가 내게 말해줬다.
“누구라고 말하긴 좀 그런데, 모 감독 밑에 있었으면 너 선발 겸 유격수로 풀타임 뛰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우리 감독님, 출전 시간에 불만 가진 선수가 없을 순 없지만 내가 본 감독님들 중엔 제일 합리적이야.”
듣고 있던 서창열이 거들었다.
“풀타임 선발은 아니더라도…뭐. 불펜으로 100이닝 던졌을지도 모르지.”
설마 그러겠느냐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어메이징 KBO다.
뭐. 부상 방지 차원에서 처음에는 공을 안 던지려고 하기도 했었으니.
나라도 던져야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한 일이긴 한데, 휴 브레드먼 감독의 성향이 투수 하나를 잡고 어깨 갈릴 때까지 굴리는 타입이었다면 그런 선택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타자도 그렇지만 투수는 그런 면에서 특히 감독 운이 중요하다.
그리고 아마도, 투수 하나를 잡고 미친 듯이 굴리는 감독이라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투수가 오늘 경기에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오션스는 지금 29승 10패를 기록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겠지.”
“몰랐네요.”
“오늘 이기면 30승이다.”
“29 더하기 1은 30이니까요.”
“지난 시즌 오션스는 6월 1일에 30승을 기록했지.”
“아, 예…”
“그때의 성적은 30승 1무 21패.”
“그거 다 외웠어요?”
“하지만 오늘은 5월 21일. 그리고 29승 10패.”
“아직 오늘 경기 안 했는데요.”
승기 형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나는 민승기.”
“날으는 민승기?”
“…오션스의 에이스. 사직 불패의 전설…”
“본인 입으로 그런 말 하면 기분이 어때요?”
이번에는, 몹시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로 무적이 된 기분이지.”
습관처럼 승기 형의 말에 태클을 걸곤 하지만, 저렇게 사는 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할 때도 있다.
그냥 조금 어이없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서 슬쩍 웃었더니, 승기 형이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나만 믿어라. 30승에 선착한 팀의 정규 시즌 우승 확률은 60%에 육박하고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도 50%를 넘으니까. 그리고 그 30승을 달성하기에 나 민승기만큼 적합한 사람은 절대 없을 거다. 강건우.”
가만 생각해보면, 어쩌면 승기 형과 오션스의 관계는 나와 유리의 관계와 비슷한 면이 있을지도.
음.
아닌가. 너무 비약인가.
그렇게 생각하느라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있으니, 승기 형이 무슨 착각이라도 한 건지 씩 웃으며 내게 엄지를 치켜세우곤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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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스 선수들은 어제 경기 후에도 특차(정규 훈련 시간 외 타격 훈련)를 하고, 오늘 경기 전에도 일찍부터 특타에 나섰다.
사실, 프로야구 선수들이 훈련을 더 하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되겠는가.
하지만 선수들이 받아들이는 것은 조금 다르다.
그리고 특타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타격감이 올라오는 것도 아니다.
특히, 오션스에서 FA로 이적한 박정신은 더 그런 스타일이었다. 어느 정도의 휴식을 취하면서 상대 투수의 데이터를 파악하는 루틴을 가졌으니.
그런데 오대서 감독에게 자기 스타일을 어필하기도 힘들었다. 고연봉자들이 솔선해서 훈련을 더 소화해야 후배들이 따라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선발로 등판한 오션스 투수 민승기는 정종훈을 2구만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커브가 묘하게 꿈틀대는 듯하다는 말을 들으며 타석에 나선 박정신은, 민승기와 마주했다.
어딘가 결의로 가득 찬 것 같은 표정.
박정신은 생각했다.
오션스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고, 조금 지쳐 있기도 했다. 솔직히 처음부터 오션스라는 팀의 팬도 아니었다. 굳이 더 말하자면 꼭 아이언스로 오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다. 환경을 바꿔 보고 싶었을 때 아이언스의 강력한 러브콜이 있었을 뿐이었다.
사실, 배유홍 수석 코치가 팀에서 쫓겨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런 생각도 했다.
‘조금 더 버텨볼 걸 그랬나.’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오션스가 저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조금 더 확실하게 말하자면, 박정신의 선택은 틀리진 않았다.
강건우가 없었던 원래의 현실을 생각했을 때의 이야기다.
오션스는 계속 하위권을 맴돌았을 것이고, 아이언스는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다가 박정신이 완전히 늙기 전에 우승을 거머쥐었을 것이다.
이제는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강건우라는 변수는 KBO의 역사를 바꿔놓고 있다.
1루에 선 양대근을 보고 있으니 미안한 마음과 약간의 부러움이 섞인다. 3루의 이시욱을 보면, 자신이 은퇴 후에 코치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시욱이 크게 발전하긴 힘들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직 꽃미남 민승기이이이이잇!”
뒤에 앉은 시끄러운 포수는 잘은 모르는 친구다. 그런데 이 친구를 보고 있으면 확실히 잘 맞는 팀이란 게 중요하다 싶다. 아이언스 2군에서 썩던 포수가 어떻게 오션스에서 리그 상위권 포수로 도약할 수 있었을까.
2루수 김세완은 어딘가 짠한 느낌이다. 나와서 소리를 지를 땐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 야구 그만두고 식당을 차릴까 고민했었는데.
외야는 거의 새롭다. 서창열과 오션스? 어떻게 봐도 안 어울리는 조합인데, 건너 듣기로는 꽤 잘 적응했다고 들었다. 같은 시즌에 FA로 이적한 동갑내기 배영한과는 이적할 때 이런 이야기를 나눴었다.
‘오션스 편하냐?’
‘넌 편하게 지낼 거다.’
‘넌 불편했고?’
‘나야 뭐…’
편한 곳을 찾아갔던 배영한이 이제는 팀 리더 역할도 한단다.
좌익수 황석규는 편안해 보였다. 팬들에게 돌대가리라고 그렇게 욕을 먹었었는데. 좋아 보인다.
유격수 강건우는 이상한 놈이다. 자기가 달리 평가할 만한 것이 없었다.
그리고 민승기.
흉흉한 눈빛의 민승기가 날카로운 공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크!”
“파울!”
“파울!”
“볼!”
그리고 5구.
높게 날아오는 듯해서 배트를 냈는데, 갑자기 땅으로 쑥 꺼지는 것 같은 커브.
부웅-
“스트라이크! 아웃!”
오션스 팬들이 단숨에 소리를 질렀다. ‘와!’ 민승기는 포수가 돌려주는 공을 받고는 관중석을 둘러보며 씩 웃었다.
왼쪽 어깨가 살짝 결리는 느낌이 들었다. 몸 상태가 정상이라고 해도 방금 그 커브에는 속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래도 역시 특타는 안 맞는다는 생각.
“정신아! 괜히 갔제!”
3루측 원정 덕아웃 근처에서 오션스 팬이 소리를 빽 지른다. 박정신은 애써 표정을 감추며 자리로 돌아왔다. 3번 타자 제이크 웰치가 친 공을, 강건우가 뒤로 물러서며 훌쩍 점프해 잡아냈다.
제이크 웰치가 허탈하게 웃으며 그쪽을 바라보고 있다.
“저걸 잡아?”
“와…”
“시바 진짜…”
안타라고 생각한 타구를 막아내자, 아이언스 벤치에서도 탄식과 탄성이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감독이 불편한 얼굴로 선수들을 노려보자 곧 그런 목소리는 사라졌다.
수비하러 나갈 시간이다.
“저 빌어먹을 유격수, 메이저리그로 꺼져줬으면 하는데.”
제이크 웰치가 투덜대며 들어왔다. 박정신도 영어를 모르지만, 대충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것 같았다. 글러브를 꺼내 들며 감독이 영어를 몰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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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우가 선발로 나서서 던지는 모습은 오션스 팬들에게 상당한 특별함을 선사했다.
어떤가. 데뷔 시즌에 4할에 가까운 타율과 홈런 50개를 넘기며, 세이브에 100% 성공했던 선수가 2년 차에 선발 데뷔전을 가졌는데 거기서 압도적인 퍼펙트게임을 했는데.
오션스 팬들은 다른 팀 팬들과 키보드 싸움이 붙으면 이렇게 협박하곤 한다.
└강건우 선발로 내보내는 수가 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협박인 것은 확실하다.
└니가 뭐 감독이라도 됨?
└시발ㅋㅋㅋㅋ강건우가 무적인줄 앎?
└유리누나는 신이고 강건우는 무적임ㅇㅇ
오션스 팬들도 강건우의 선발 등판이 특별한 이벤트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언젠가는 맞을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그런데 민승기는 다르다.
강건우보다 한발 빨리, KBO 역사상 첫 퍼펙트게임을 해낸 당사자이자 KBO 최고 수준의 투수다. MLB에서도 노린 선수고, 올림픽을 포함한 여러 국제 대회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게다가 저 투수는 노골적인 오션스 팬이다.
민승기의 공 하나하나에 환호하는 것이 아깝지 않았다. 우천 취소 두 경기로 인해 6일을 휴식하고 나온 민승기는, 지난 등판에서 5이닝 4실점에 그치며 오션스 이적 이후 첫 패를 기록했던 그 투수 같지 않았다.
150km/h 중반대를 넘나드는 포심은 짜릿하게 힘이 있었고, 커브는 누가 잡아당기기라도 한 것처럼 떨어졌다.
기존에 잘 던지던 투심과 슬라이더도 마찬가지. 각각 왼손 타자와 오른손 타자에게 쉽게 헛스윙을 끌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1회 삼자범퇴.
2회 1사사구 무실점.
3회 삼자범퇴.
4회 1피안타 무실점.
5회 삼자범퇴.
6회 홈런 하나를 맞고 1실점.
홀수 이닝마다 삼자범퇴하며 6회까지 던진 민승기는, 7회 초에 안타 하나를 맞고 몸에 맞는 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으나 강건우의 호수비로 위기를 이겨냈다.
8회에도 올라왔다. 감독에게 ‘출루를 허용하면 교체할 수 있다’라는 말을 들었다.
오션스의 타격이 활발하게 터지진 않았다. 아이언스의 기대주 이태영이 꽤 잘 막아냈고, 스코어는 3대 1.
민승기는 이 마지막 이닝에서 탈삼진 두 개를 엮어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 113개를 찍었고, 본인의 오늘 경기 마지막 이닝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등판 패배 이후 절치부심했던 민승기는 8이닝 1실점을 기록한 후 쏟아지는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에 무릎 꿇고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
“민-승-기이이이이-!”
[(Live) 광주 아이언스 1 : 3 부산 오션스.]└?
└쟤 왜저럼
└멍청한새끼가 공만 잘 던지는가보네;;
└???뭔일이냐
└8회초 끝났는데 왜 지랄함ㅋㅋㅋㅋㅋㅋㅋㅋ
└9회 끝냈다고 착각한거임?
└미친놈이네
└넘 그러지 마라ㅠ
└아니 시발 저게 머하는 짓임?;;
└씨발 오션스 투수가 사직 마운드에서 쇼생크 탈출을 찍든 물구나무를 하든 니들이 뭔 상관임?
물론, 민승기가 착각한 것은 아니었다.
민승기도 사람이다. 지난 경기의 실패에 이어 오늘 경기에 대한 약간의 압박감이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잠깐 사직 야구장이 침묵에 휩싸였다. 박의현조차 무슨 일인지 파악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듯 손을 민승기 쪽으로 내밀었다가 애매하게 팔을 거둬들였다.
그리고 잠깐의 침묵을 만끽한 민승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툭툭 털고는, 강건우에게 말했다.
“불펜으로 달려가라, 강건우! 그리고 나의 이 기념비적인 승리를 지켜내라!”
강건우는 살짝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미친 사람…’
그리고 박의현을 힐끔 바라보고는 즉시 불펜으로 이동했다.
‘박의현보다 더한…미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