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214)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216화(216/385)
사기꾼들의 스포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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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챔피언인 불도저스는, FA 전력 유출이 꽤 컸기에 작년만큼은 못 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3할가량의 타율에 20~30홈런을 치던 타자 둘이 동시에 나갔다. 그 전해에도 중심 타자 중 하나였던 배영한이 나갔었다.
불펜의 핵심 투수도 하나 나갔다.
서우주와 함께 투타의 기둥이던 서현우도 나갔다. 물론, 서현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25억 더 싸게 데려온 황보경태의 영입은 팬들에게 칭찬받고 있었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 야구장에서, 타자 친화적인 수원으로 자리를 옮긴 서현우가 플라이볼 투수였다는 점은 딱히 특이한 일은 아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고 서현우 정도의 투수라면 결국 적응하겠지만, 어쨌거나 그라운드볼러인 황보경태는 불도저스 내야 수비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래도 화수분으로 유명한 불도저스다. 초반에 조금 가라앉았지만, 분위기를 서서히 끌어올리는 중이었고, 5연승을 달리고 있는 오션스가 상당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기는 해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특히, 불도저스는 중요한 경기에서 오션스에 강한 면모를 보인 팀이다.
작년 한국 시리즈에서도 그랬고, 더 멀리 가자면 1995년에도 그랬다. 우승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가을 야구에 꾸준히 진출하던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의 오션스를 준플레이오프에서 2년 연속으로 잡아내기도 했다.
물론 오션스를 항상 잡아내진 못하지만, 불도저스 감독은 시즌 초반에 약간의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베테랑들이 많이 빠져나갔지만, 요새 분위기가 좋다. 시즌 후반에 숨 고르기를 해야 할지라도 지금 따낼 수 있는 승리를 많이 따내야 한다.
“엔젤스 병재 봤지?”
마음만 먹으면 오션스에게는 지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
“오션스 투수들 상대로는 과감하게 때려야 해. 오션스 외국인 걔 제구 안 된다고 볼카운트 싸움하려다가 말려서 반쯤 억지로 잡아당기다가 아무것도 못 했잖아.”
얕보는 것은 아니었다. 오션스 투수진이 달라졌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자. 정리하자고. 오션스 1차전 선발은 이훈, 2차전은 국민성, 3차전은 호세 킹.”
헛웃음이 나왔다. 이훈의 목 부상 썰 때문에 준비가 꼬였다는 것 자체가 그랬다.
이훈?
분명, 굳이 준비가 필요한 투수도 아니었다.
만약 목 부상이 오션스의 언론 플레이였다면 더 웃긴 일이다.
“타자들은 공격적으로, 그리고 투수들은 정석대로 가는 거야.”
물론.
이훈의 출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은, 강건우가 혹시나 선발로 등판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컸다.
고작 선수 하나에 이렇게 휘둘릴 일인가?
야구는 야구다. 야구는 팀 플레이다.
이번 3연전에서 그 사실을 똑똑히 보여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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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큰 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때는 조금 다른 방법을 취하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에서 지나친 변화를 주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항상 강조하는 거지만, 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훈은 종종 평소와는 많은 변화를 주곤 했었다. 그런데 유리가 밝혀낸 바에 의하면, 아주 작은 변화에도 큰 차이점을 만들어내는 투수인 듯하다.
긍정적인 차이점이 아니라 부정적인 차이점이라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
그래도 문제점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무적인 부분이 있다.
선수들은 때로 자신의 벽이 어디인지 가늠하지 못해 좌절을 겪곤 한다. 얼마나 잘 해낼 수 있는지,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사실, 그런 걸 생각할 때는 대부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다.
그렇지도 않은 시점이다. 이훈은 자기가 지금보다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됐고, 이건 저 투수에게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경기를 준비하는 유리가 꽤 행복해 보였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업무를 늘렸기에 더 피곤해졌다고 구시렁댔지만, 그래도 행복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유리가 손댄 투수 중 이훈은 다른 투수들과는 좀 다르다.
승기 형?
커브가 없어도 국내 최고 수준의 투수였다.
이휘은?
원래도 엔진스에서 빼어난 셋업맨이 될 선수였고.
국민성은 유리의 도움 없이 KBO가 아닌 NPB에서 이름을 날렸을 투수고, 호세 킹은 제구가 어쨌든 160km/h를 던지는 외국인 좌완이다.
반면, 이훈은…
흠.
미국에서 인스트럭터로 일할 때의 유리가 이런 말을 했던 것이 떠오른다.
‘오션스 단장이 되고 싶어.’
‘왜? 분야가 다르지 않아?’
‘단장 부임하자마자 이훈 방출하고 사표 낼 거야.’
‘코치진도 다 갈아엎고 싶다며?’
‘…그냥 구단주 할래.’
‘해체?’
‘응당 해체해야지.’
미래의 정유리가 그렇게 분노를 쏟아냈을 투수.
그리고, 회귀 후에도 ‘이훈은 답이 없다’라고 말했던 그 대상.
유리는 이런 걸 모르겠지만, 이훈이 엄청나게 개선된다면 그건 거의 유리의 역량일 것이다.
물론 론 버거킨 코치나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전혀 없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어쨌거나.
유리가 그렇게 공들이고 있는 이훈이 투구를 시작했다.
1회 초에 내 적시타로 1점을 먼저 낸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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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 각설이, 여기는 잠실, 상대는 불도저스…”
이훈이 올곧은 자세를 유지하며 중얼거렸다. 포수 박의현이 홈 플레이트 뒤에 앉아서 턱 아래에 주먹을 가져다 대고 있다.
“음. 턱. 각도.”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트레이닝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아무튼 각설이 트레이닝을 마친 이훈은, 길었던 인터벌이 상당히 짧아졌었다.
그리고 지금.
턱을 의식하느라 준비 시간이 다시 길어졌다.
‘아니야. 너무 의식해서 힘이 들어가면 각도랑 관계없이 안 좋아진다고 했었지.’
정유리가 말했다. 단순히 턱 각도 때문이 아니라, 턱 각도에 따라 어깨 근육에 힘이 다르게 들어가는 것 때문이라고.
다시 자연스럽게 근육을 푼 이훈이 드디어 투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공격적으로 스윙하라는 지시를 받은 불도저스 예지호가 준비했던 리듬을 잃었다.
딱!
언제나 자신만의 리듬을 가져가야 한다. 차라리 타임을 요청했더라면 좋았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 불도저스 타자들은 빠르고 공격적인 타격을 주문받았다.
나서서 이훈에게 숨 쉴 시간을 주지 않으려 했다.
“아웃!”
투심에 살짝 밀린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고, 강건우는 예지호의 주력을 알기에 재빨리 1루로 송구해 아웃 카운트를 하나 따냈다.
“턱. 각설이. 잠실. 불도저스…”
이훈은 엔젤스 팬이다.
불도저스는 엔젤스와 같은 구장을 쓴다.
연고지가 붙어 있기만 해도 물어뜯고 싸우는데, 같은 구장을 쓰니 어지간하겠는가.
다음 타자는 최근 타격감이 좋은 최연제.
불도저스 감독이 그랬다. 오션스에 강건우가 있으면 불도저스에는 최연제가 있다고.
이훈은 그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자기도 모르게 어깨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최연제는 감독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다.
따악!
상박(어깨부터 팔꿈치까지)에 힘이 들어가면 손끝에서 제대로 공을 채질 못한다. 그래서 회전수가 줄어들고, 밋밋한 공은 멀리 날아가게 된다.
반면, 하박(팔꿈치부터 손목까지)에 힘이 들어가면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린다. 제구가 안 되고 공이 제멋대로 날아간다.
밋밋한 공을 때린 타구가 라인드라이브로 쭉쭉 날아갔다. 타구가 중견수와 좌익수 사이를 갈랐고, 최연제가 2루에 도착했다.
“후니후니!”
박의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당황했다. 뭐가 문제였을까.
뒤에서 강건우가 말했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던지세요.”
후배지만 후배 같지가 않다. 그리고 그건 맞는 말이다. 이훈이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며 적정 각도를 찾았다. 목 보호대를 빼서 그런지 꽤 가볍다. 그리고 다음 타자는 서우주.
이훈은 서우주에게 정말 죽도록 두들겨 맞았었다.
2시즌 전이었던가. 서우주는 이훈을 상대로 타율 5할을 훌쩍 넘겼고, 출루율은 7할에 육박했었다.
“그냥 던져요.”
노경우는 그래도 후배로 느껴진다. 그래도 그냥 던졌다.
딱!
조금 위축된다. 내야를 꿰뚫는 타구에 최연제가 전력 질주해 홈을 밟았고, 동점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서우주! 서우주! 서우주!”
“서우주! 날려버려!”
불도저스 홈 팬들이 난리가 났다. 이훈의 머릿속이 텅 비었다. 더 잘 하고 싶었는데. 더 잘 할 수 있는데.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하는 것이 갑자기 서글퍼졌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턱은 잊은 채, 다음 타자에게 공을 던졌다.
딱!
4타자 연속 초구 타격.
그리고, 노경우 정면으로 가는 타구.
“아웃!”
“아웃!”
참았던 한숨이 터졌다. 원래 끈질기게 투구 수를 늘리며 괴롭히려 들던 팀인데. 1점을 내주긴 했지만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도저스의 1회 말 공격이 병살로 끝납니다! 스코어 1대 1 동점!
-불도저스가 작정을 하고 나온 것 같은데요? 네 타자 모두 초구를 때렸어요. 1점을 내줬는데도 4구 만에 1이닝을 끝내 버렸네요.
-그러고 보니 그렇습니다. 순식간에 끝나버렸네요.
-자. 어떻게 될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이 경기 뭔가 특이한 분위기에요. 이훈의 구위와 불도저스의 공격적인 타격. 그리고 오션스의 불붙은 타격을 불도저스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지. 오늘도 재밌는 경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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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악독한 새끼들…”
정유리는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말했다.
조금 느긋하게 이훈의 피칭을 기록하고 싶은데.
오늘 불도저스는 그런 정유리를 방해라도 하고 싶은 것처럼 배트를 휘둘러댔다.
최적의 각도를 찾아 기록용 카메라를 설치했고, 그 영상을 분석해 투구 별로 턱의 각도를 체크하고 있다.
하지만 턱 각도와 무관하게 힘이 과하게 들어가는 부위가 있는지는 실전에서 체크할 수 없다. 훈련 때는 장비를 사용해 기록할 수 있지만.
-6회 말이 종료됩니다!
6회 말이 끝났다.
특이한 경기다.
오션스 타자들은 불도저스 선발 투수 김진종을 꽤 빨리 강판시켰다.
김진종과 김선혁은 불도저스가 야심 차게 키우고 있는 두 선발인데, 오늘 김진종은 4.1이닝 6실점으로 물러났다.
-이훈 선수, 6회 말에 1실점 하며 6이닝 5실점을 기록했습니다만, 예. 투구 수가 겨우 50개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불도저스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오기도 했죠.
스코어는 8대 5.
오션스가 앞서고 있고, 이훈은 50개를 던지고 6이닝까지 소화했다.
항상 일이 잘 풀릴 수는 없다. 정유리는 이훈의 어깨에 원격 전기 충격기를 설치해 어깨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버튼을 누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급하게 갈 필요는 없었다. 중요한 것은 팀의 승리고, 그저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훈이 오늘 경기에서 무언가 얻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사실이었다.
참 예민한 투수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오기도 생기고, 이훈 수정 작업이 재밌게 느껴지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보자면 이훈을 교체시키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3점 차로 앞서고 있고, 승리조 불펜이 가동되는 7-8-9이닝은 꽤 강력하다.
하지만 정유리는 오션스 타자들이 7회 초에 점수를 더 크게 내서 이훈이 더 던질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더 관찰하고 기록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정유리를 두고 매드 사이언티스트라 부르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닐지도 모른다. 물론, 사람들은 정유리의 이런 모습을 모르고 붙인 별명이긴 하지만.
그리고 7회 초.
따아아아아아악-!
“건우야아아아아아!”
강건우가 불도저스의 추격조 정성민에게 쓰리런 홈런을 때려내며, 정유리의 바람을 이루어 주었다.
“강-건-우우우우! 강-건-우! 강건우! 오션스 강건우-!”
“갱! 건! 우!”
원정 구장이지만, 오션스를 응원하는 팬들도 상당히 많다. 역전 가능성을 놓지 않고 있던 불도저스 팬들에게 강건우가 찬물을 끼얹었고 오션스 팬들의 환호가 구장에 가득했다.
서병주 수석 코치가 정유리를 찾았다.
“훈이 더 던질 거야. 계속 기록하고 있지?”
“네!”
좋다. 겨우 50개로는 성에 안 찬다.
오션스는 이훈 개조에 마음을 다하고 있었다. 정유리는 퀭한 눈으로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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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선발 투수 이훈, 9이닝 6실점 완투승!] [이훈, 6실점에도 불구하고 투구 수 98개로 완투. 잠실에서 무슨 일이?] [불도저스 문호철 감독, ‘공격적인 스윙이 효과를 안 본 것은 아닌데…’] [불도저스의 작전은 절반의 성공. 패배의 원인은 오션스의 화력 쇼.] [올 시즌 첫 완투 이훈, ‘6실점을 했지만 완투를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합니다. 팀이 승리해 연승을 이어나가서 기쁩니다.’]└ㅎㄴㅎㄴ
└ㅎㄴㅎ뉴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훈 자랑스럽다 ㅠㅠㅠㅠㅠㅠㅠㅠ
└간악하고 비열한 불도저스새끼들ㅠㅠㅠㅠㅠㅠㅠ비겁하게 6점은 왜 내냐 ㅠㅠㅠㅠㅠㅠ어차피 처발릴거 얌전하게 무득점하지ㅠㅠㅠㅠㅠㅠ
└잠실 거의 탁구장 아님? 그러니까 6실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무실점이나 마찬가지라고 봐야 한다
└잠실이 탁구장? 이건 뭔 개소리야?
└건우가 치니까 툭 넘어가던데?
└야이 ㅆㅂ
└울프팩 번트댔는데 넘어가는거 못 봄?
└요새 번트는 풀스윙으로 대냐?
└ㅇㅈ함 사직이었으면 무실점이었음
└사직이었으면 10실점은 했을듯
└팩트)10실점 해도 이겼음
└훈이 프로의식ㄷㄷㄷㄷㄷㄷㄷㄷㄷ팀승리가 우선 ㄷㄷㄷㄷㄷㄷ 에이스의 자세ㄷㄷㄷㄷㄷㄷㄷㄷ
└훈승기 원투펀치 완투완봉 진짜 오진다
└죽탱이에 원투펀치 처맞고 싶냐? 왜자꾸 민승기랑 엮음?
└☆오션스 팬 일동은 5월 29일을 후니의 날로 선포합니다★
└누구 맘대로 오션스 팬 일동이냐 죽고싶냐
└축구싶냐?
└쭈꾸미 먹고싶냐?
└뭔 개소리들이냐?
└ㅅㅂ꼴션스랑 경기만 하면 댓글창 개판되네
[휴 브레드먼 감독, ‘후-니가 자랑스럽다.’] [(이용길의 야구회로) 6점, 오션스를 상대로 승리하기엔 부족한 점수.] [강건우, 시즌 5번째 4타점 경기.]└앞으로도 우리 훈이 잘 부탁합니다
└훈이 등판 때 이렇게 잘하면 얼마나 좋음?
└요새 후니단 왜케 지랄들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