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219)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221화(221/385)
사기꾼들의 스포츠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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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야 너네 우리랑 할때 강건우 선발로 나옴?]└그걸 왜 우리한테 물어봄 우리가 뭘 안다고
└아니 너네도 모르냐?
└너넨 감독이 갤 와서 다음 라인업 알려줌?
└그건 아니지;
└근데 ㅅㅂ 왜 우리한테 물어보냐거
└좀 알려줘 씨발
└니가 알면 뭐 메테오스 라인업이라도 강건우 저격용으로 짤거임?
└아니 존나 궁금하다고
└그게 왜 궁금한데?
└씨발 그냥 좀 궁금해하면 안되냐?
└응 안돼 돌아가
└개같은새끼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빡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븅신아 우리도 모르는걸 어케 알려주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ㅆㅂ 강건우 선발로 내는건 존나 반칙 아니냐? 양심있으면 그딴짓은 하지 말자
└그게 왜 반칙인지 설명해봐라
└양심이 거기서 왜 나옴?
└하여튼 돌땡이 새끼들 ㅋㅋㅋㅋㅋㅋㅋ
└족같네 시발 그때 10등 했으면 강건우 우리건데
└이새끼들 돌건우 쿨타임 또 찼냐?ㅋㅋㅋㅋㅋㅋ
└포기를 모르는 새끼들
└돌멩이가 강건우 리그 우승했으면 강건우 메이저 갔지 ㅋㅋㅋㅋㅋ
└시발놈들아 니네 올해 우승하면 우리 1년만 강건우 빌려쓰면 안됨?
└ㄴㄴ안됨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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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말을 하지 않는 것도 상대를 혼란시키기에 충분한 작전이 될 때도 있다.
물론, 선발 투수 예고제가 있기에 완전히 숨기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거다.
지난주는 통째로 원정 경기였고, 내가 선발로 등판한 지 한 달 정도가 지났다.
이번 시즌 오션스의 성적이 상한가를 치면서 아무리 팬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고 해도, 화요일 경기는 아무래도 관심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시간을 조금 끌다가 내가 선발로 등판한다는 것을 발표해 홍보 효과를 누리려 한 것 같기도 하다.
지난번에도 괜찮았지만, 이번 등판도 상황 자체는 괜찮다.
연승 기록 같은 게 엄청나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 부담 없이 던질 수 있는 건 내가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듣기로는, 승기 형이 3일 휴식 후 등판하겠다고 하는 것을 감독님이 식겁하며 말렸다고 한다. 승기 형은 지난 등판에서 9이닝 2실점 완투를 기록했다. 아무리 자기 손으로 연승 기록 역사를 쓰고 싶고 어깨에 자신이 있어도 그렇지, 그건 좀.
호세 킹이 그냥 등판할 수도 있는 날이었지만, 4일 휴식보다는 5일 휴식 후 등판했을 때 성적이 더 좋은 편이다. 김정용 선배는 자기가 선발로 나서는 것보다 내가 나서는 게 훨씬 낫다며 날 독려해주기도 했다.
월요일 휴식일은 밸런스 조정에 공을 들였다. SMC를 활용해 근육 탄력성을 체크했고, 유리는 오케이 싸인을 냈다.
뭐, 거의 다 준비된 상황이긴 했으니까.
그런데 내가 준비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이훈이 약간 우물쭈물하며 내게 말을 걸었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유능한 코치들은 선수가 어디로 방향을 잡을지에 대해 알려줄 수 있고 어떤 식으로 해야 그곳으로 갈 수 있는지 기술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다.
턱 각도와 팔 근육 어디에 힘이 들어가는지에 따라 공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려주고 그걸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자세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를 제시한 유리의 조언이 그런 것이다.
하지만 때로, 그게 유리라 하더라도, 실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있다.
이훈이 내게 한 말은 이거였다.
턱 각도를 똑같이 한다고 해서 항상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네 투구 폼을 보면 온몸을 뒤로 잡아당기듯 힘을 모았다가 앞으로 쏘아지듯 나가는데, 그렇게 던지면서 어떻게 동일한 릴리스 포인트를 유지할 수 있나.
“음. 아니다. 바쁠 텐데 내가 괜히 답도 없는 문제를 물어봐서…”
어쩌면, 차라리 목 근력을 강화해서 적절한 포인트를 다시 찾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사실 이훈이 가진 밸런스의 문제는 반복 숙달이 가장 심플한 해답이다.
“아뇨. 괜찮아요. 잠깐 공 한 번 쥐어 보실래요?”
“어?”
양키스에서 뛸 때, 벤 로우 라는 친구가 쓰던 방식이 떠올랐다.
“그립 잡고, 손목을 아래로 꺾어보세요.”
“이렇게?”
“조금 더 세게요.”
“이렇게?”
“여기서 팔 근육을 이대로 유지한다는 느낌으로 힘을 좀 주고 손목을 정상 위치로요.”
항상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정답이 되는 해결 방법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쓸모없을 때도 있다.
그래도 이 정도는 투구 메커니즘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도 않을 테니까 한 번 시도해볼 만한 정도다.
내 말을 듣고 꼼지락대며 그립을 잡았다 풀었다 해본 이훈은, 느낌이 괜찮았는지 오랜만에 밝게 웃었다.
“야…건우야. 고맙다.”
“저한테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따지고 보면 후배라서 조금 애매한지, 이훈은 살짝 내 눈치를 봤다.
결국, 알겠다고 말하기는 했는데, 진짜 찾아올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내 눈치를 보던 이훈이 자리를 뜬 이후에, 내 눈치를 전혀 안 보는 사람 1위가 내게 다가왔다. 선빵을 한 번 때려보기로 했다.
“큭큭큭 강건우.”
“뭐…?”
“아뇨. 형이 할 것 같은 말을 제가 먼저 해 봤는데요.”
승기 형이 날 이상하게 바라봤다. 이건 이긴 건가 진 건가. 묘한 느낌이다. 말문을 잠시나마 막히게 했다는 점에서 이긴 것 같기도 하고, 승기 형 같은 사람이 날 미친놈 보듯 봤다는 데서 패배한 것 같기도 하고.
“목요일 오전에 시계가 다시 설치될 거다.”
“시계요?”
“그래. 네가 부숴 먹은 그 시계.”
아날로그식으로 만든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제작이 빠른 느낌이다. 목요일이면 승기 형이 등판하는 날인데, 그 날 설치하려고 날짜를 맞췄나?
“빨리 만들었네요.”
승기 형이 어딘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웃었다.
아무래도 저 말을 잘못 말한 것 같다.
“강건우.”
“예…?”
“가끔 서글플 때도 있지만,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사회지.”
“그게 왜요…?”
“돈.”
“돈?”
“돈을 많이 주면…시계도 빨리 만들어준다는 사실…”
“…”
“FA 최고…”
“…”
승기 형은 미묘하게 날 깔보는 듯한 얼굴로 사라졌다.
정말, 진심으로 남의 말을 안 듣는 사람이다. 분명 내가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벌어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텐데.
겨우 100억짜리 가지고 저렇게 잘난 척을 하다니.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복수는 승기형이 설치한 그 시계를 다시 부숴버리는 것 아닐까.
자기 백넘버인 12번에 불빛이 들어오게 만든다고 했었던가?
이제부터 무조건 12만 노리고 쳐야겠다.
승기 형 좌절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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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재 : 건우야 살살 허자
-정조준 : 용재형 나 하루만 메테오스에서 뛰게 해줘요
-조용한 : 이번에 한우 못 쏜 게 그리 한이 됐냐?
-정조준 : 아뇨 저 4연타석 홈런 치려고요
-백준섭 : ㅋㅋ
-서우주 : ㅋㅋㅋ
-윤태호 : ㅋㅋㅋㅋ
-강건우 : ㅋㅋㅋㅋㅋ
-정조준 : ;
-예지호 : ㅋㅋㅋㅋㅋㅋㅋㄱㄲㄱㅋㅋㅋㅋㅋㅋㄲㅋㅋㅋㅋㅋㅋㅋ
-정조준 : 진짜 이상하게
-정조준 : 예지호 빠개면 뭔가 개빡치는거 같은데 나만 그럼?
-채지성 : 난 지호 웃는게 그렇게 좋더라
-김권종 : 조준이 FA때 메테오스 가니?
-정조준 : ???
-정조준 : 저 메이저 간다니까요???
-김권종 : 영어는 할 줄 아니?
-정조준 : ;;;갑자기 왜요;;;
-김권종 : 다른 리그에 적응하려면 언어가 최우선이라더라
-김권종 : 영어 공부도 하고 스페인어도 여유 될때 회화 공부 조금씩 해봐
-정조준 : 예 형…
-김권종 : 말이 통해야 야구도 하지.
-강건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조준 : 넌 또 왜 쪼개냐
-강건우 : 형 한국말 할 줄 아는데도 말 안 통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지호 :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조준 : ?
-조용한 : 와
-조용한 : 딜미터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승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용재 : 승기형 톡으로 저렇게 웃는거 첨 보는거 같은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준섭 : 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
-서우주 : 하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조준 : ?????
-정조준 : 개건우 헛소리에 반응 왜 이래???
-정조준 : 다들 저놈한테 돈이라도 받았나??? 1도 재미 없는데 왜 웃어주는거임??????
-박정신 : 존잼
-정조준 : 아니;;; 형;;; 거의 한달만에 톡방에서 하는 말이 존잼이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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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브레드먼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꽤 능글맞게 행동했다. 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오션스와의 맞대결은, 갈길 바쁜 메테오스에게 안 그래도 부담스러운데 강건우까지 올리니 메테오스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죠.”
그리고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쩔 수 없을 때 내는 카드치고는 좀 강력한 편이지만요.”
짧게 편집된 인터뷰 영상에는 오션스 팬들의 댓글보다는 메테오스 팬들의 댓글이 더 많은 편이었다.
강건우가 지난 등판 때 워낙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기에 관심도도 굉장히 높았다. 다른 팀 팬들도 이 경기를 보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상대 선발이 박용재라는 점에서 더 그랬겠지만.
메테오스도 과거에 비해 상당히 나아진 전력으로 순위 싸움을 하는 중이었다. 현재 5위로, 몇몇 팀들과 하루가 지날 때마다 순위를 뒤바꿔가며 경쟁하고 있었다.
2년 전과 비교해보면 메테오스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때의 박용재는 평균자책점 2.34에 8승 12패를 기록했었는데, 이번 시즌의 박용재는 평균자책점 2.45에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는데도 7승 3패로 쾌조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될 때쯤 사직 야구장 관중석 이곳저곳이 비어 있었지만, 티켓은 매진된 상태였다. 6시 30분 경기이기에 아직 경기장에 도착하지 않은 관중이 많았다.
구단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이 걸린 데다가 강건우가 등판하는 날이다. 퇴근 시간과 맞물려 사직으로 향하는 도로가 서서히 마비되고 있었고, 지하철이 인파를 꾸역꾸역 토해내고 있었다. 인근 대형마트의 먹거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주차할 자리가 부족해지며 사직 야구장 뒤편 일반 도로를 차들이 점령하기 시작했다. 상인들도 바빠진다. 드론을 사용해 경기장 안으로 소주를 운반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날, 사직 야구장 인근은 약간의 무법지대가 된다.
점점 관중이 차기 시작했다. 전광판 상단의 시계는 철거된 상태다. 오션스 용품 샵에서는 강건우 유니폼을 입은 사람이 또 강건우 유니폼을 구매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었고, 사직 야구장 관중석 최상단에 강건우 유니폼 전시회가 펼쳐졌다.
“건우야아아아아아!”
강건우가 보이지 않아도 비명 같은 함성이 들려온다. 정유리의 모친이, 평소에 애용하던 가볍고 짧은 깃발 대신 이제 나이 들어서 힘들다고 했던 묵직한 쌍깃발을 들고 나타나자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 옆에는 ‘건우 아빠’가 마킹된 유니폼을 입은 강현재와 ‘건우 엄마’라고 마킹된 유니폼을 착용한 이미래가 위풍당당한 표정으로 앉았다. 부부는 가져온 팻말을 옆에 세웠다. ‘음식 선물 정중히 사절합니다.’
이미래가 팬들이 가져다주는 음식만 해도 평생 반찬 안 해도 되겠다며 만든 팻말이다. 처음엔 거절하다가 받았는데, 그게 쌓이다 보니 도저히 못 먹을 만큼 팬들이 가져다주곤 했다.
정종석은 어깨가 잔뜩 올라가 있었다. 건우도 건우지만, 딸의 명성도 보통이 아니다. 티켓 청탁을 하도 많이 받다 보니 이제 직장에서 번호표까지 나눠줄 정도다.
전광판에 라인업이 떠 있었다. 3번 타자이자 선발 투수 강건우.
오션스 팬들이 꿈과 염원을 담아 강건우의 노래를 불렀고, 관중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휴 브레드먼 감독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이 도시에 무슨 짓을 한 거지?”
론 버거킨이 대답했다.
“기사를 봤어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셨죠. 야구팀 감독보다는 경제 전문가가 더 적성에 맞을지도 모르겠군요.”
“날 쫓아내고 감독 자리를 차지하려고?”
“글쎄요.”
잠깐 멈춘 론 버거킨은, 빠른 속도로 채워지는 관중석을 둘러보며 말했다.
“인생의 다음 단계로 가기에 썩 괜찮은 자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여길 종착역으로 삼을 생각인가?”
“젠장. 솔직히 말해요?”
“언제는 안 솔직한 적이 있었나?”
“이 팀의 투수 코치로는 안 됩니다.”
“왜?”
론 버거킨이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다 당신이 유-리를 코치로 앉히는 데 동의해서 그렇죠. 젠장. 내가 하는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그래서 날 내쫓고 감독을 하시겠다?”
“수석 코치로 고용해드리죠.”
“할 수 있으면 해 봐.”
“못 할 줄 알고?”
“빌어먹을. 가서 갱을 마지막으로 체크하기나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