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228)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230화(230/385)
무슨 반찬 -6-
#
팀 성적이 안 좋을 때, 가장 스트레스받는 사람 중 하나는 분명히 팀의 감독이다.
선더버즈의 우동기 감독은 요즘 한숨이 늘었다. 몇 시즌 전 팀의 준우승과 우승을 이끌면서 맺은 장기 계약의 마지막 해다. 우승 다음 해에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음에도 4년짜리 재계약을 선사하며 자신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거의 종신 감독 대우였는데.
이제 프런트는 감독이 제 발로 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물론, 자신이 봐도 성적이 좋았다고는 말하기 힘들었다.
6위, 5위, 8위.
그리고 올 시즌도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변명거리는 있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이나 FA 계약 실패, 그리고 믿는 구석이었던 용병 선수들의 부진 등등.
준우승에 이어 우승을 차지했을 때 주축이었던 투수들이 단체로 드러누운 것이 짧은 전성기를 끝낸 원인이었다. 그리고 이건 우동기 감독이 주로 비판받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우동사리의 업보 ㅅㅂㅋㅋㅋ] [투수 다 갈아 처마신 이후로 아직 투수진이 회복이 안 됨 ㅋㅋㅋ 그게 벌써 몇 년 전인데 ㅋㅋㅋ]별명은 우동님. 두개골에 우동 사리만 가득 찼다는 못된 말을 뱉는 사람들이 한때는 자신을 찬양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팬들의 반응에 상처받곤 하지만 그들을 원망하고 싶진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동기 감독이 프런트에게 가장 화나는 부분은 황보경태를 잡지 못 하고도 선발진에 뚜렷한 보강을 하지 못 했다는 점이었다.
FA 시장에 풀린 선발 투수들을 말하는 게 아니었다. 애당초 민승기는 오션스 외에는 갈 생각이 없었고, 황보경태는 민승기를 잃은 다이아몬즈가 서현우에게 거액은 안겨주고 그 후폭풍으로 불도저스와 싸인했으니.
시즌 초반에 좋았던 외국인 투수 중 하나는 제구 문제를 드러냈고, 에이스 역할을 해줄 거라고 기대했던 다른 외국인 투수는 최근 갑자기 난조를 겪고 있다.
아무튼, 불만을 느끼자면 한계가 없다. 그나마 비빌 언덕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선수들뿐이다.
따악!
2사 2, 3루 상황에서 황보경태의 보상 선수로 받아온 3루수 유승진이 강하게 타구를 때렸다. 인상적인 장타 툴을 가진 선수다. 아직 선구안과 컨택에서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수비력과 송구 능력도 좋아 잘만 손 보면 A급 3루수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시팔…”
배트에 적당히 맞기만 하면 타구가 힘있게 뻗는 선수다. 정확히 안 맞아도 타구 속도가 워낙 빨라 빗맞은 타구로도 안타가 나오곤 한다.
“아웃!”
그런데 강건우가 거의 날다시피 해서 타구를 잡아 그대로 이닝이 끝나고 말았다.
잘 던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치고 잘 잡은 플레이였다.
야구계 선배로서, 강건우 같은 선수가 나와서 리그를 이끄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건 그냥 이상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 저놈이 개막전 2경기에서 4홈런을 몰아치며 선더버즈를 터뜨렸다. 팀에 심리 치료까지 받은 선수도 있었다. 강건우를 보고 있으면 자기가 프로 선수가 맞는지 의심되어 자괴감이 든다나.
“개시발…”
절로 욕이 나온다. 리그를 폭격하다 못해 폐허로 만들어놓고도 어린놈들 특유의 그 설렁설렁하려는 스타병이 보이지 않는다.
웃긴 건, 거만한 모습은 있다는 거다. 어린 스타 플레이어들이 보여주는 그런 모습 같지는 않아서 좀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더 열 받는 부분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이-훈! 이-훈! 이-훈!”
“훈아! 직이네! 오늘 선더버즈 다 씹어묵네!”
“동기야! 고마 주전 다 빼라! 대충 끝내고 집에 가자!”
이훈은 경기 중에 또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방금 그 타구는 수비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명백히 2타점짜리였을 것이다.
수비수 덕분에 막아놓고.
저렇게 상대 팀을 조롱하다니.
이훈은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쑥스러워하고 있었다. 강건우의 이름을 외치는 관중도 많다. 백번 양보해서 강건우야 그렇다 치는데 이훈은 아니지 않나.
“시발 진짜…”
진심으로 자기도 모르게 계속 욕이 나왔다.
그리고 중계화면에 잡힌 우동기 감독의 모습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폭발했다.
[우동 3연속 식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빵동님 닉 우동 줘야 하는거 아니냐?
└진심 개빡친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
└번갯불에 빵 구워먹을 놈일세 그 짧은 시간에 세 번을 굽네 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
└빵동님 퍼킹 한 번 해주세요 질순 없자나요
└이야 우동이 이훈 선발 경기때 식빵을 다 굽네 ㅋㅋㅋㅋㅋㅋㅋ
└ㄹㅇ오래살고 볼일 ㅋㅋㅋㅋㅋㅋㅋ
└사직 원정 덕아웃 빵 맛집 아니냐 ㅋㅋㅋㅋ
└존나 찰지게 굽네 ㅋㅋㅋㅋ
└혜성처럼 떠오르는 빵 명장 ㅋㅋㅋㅋㅋ
└아니 그러게 누가 강건우 없으랬냐고 ㅋㅋㅋㅋㅋㅋ
└?저거 후니 공 너무 좋아서 식빵 구운건데?
└미친놈아
└후니단 간만에 좀 맞자
└우리가 왜맞음 후니 오늘 개잘하는데
└수비가 존나 돕는 중인데 뭘 개잘해
└수비 도움도 선발 투수 실력임
└???
└그건 또 뭔 족까는 소리임???
└그럼 득점 지원도 투수 실력이냐??
└ㅎㄴㅎㄴ
└ㅎㄴㅎㄴ
└ㅎㄴㅎㄴㅎㄴㅎㄴ
└아니 이 새끼들 또 할 말 없으니 ㅎㄴㅎㄴ도배하네
└ㅎㄴㅎㄴ
└고만해 미친놈들아
└ㅎㄴㅎㄴ
#
꽤 오랜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시즌 12세이브. 선발로 뛰게 되면 아무래도 패턴에 변화가 많이 생기니 어쩔 수 없다.
개인 기록 같은 것에는 딱히 관심이 없으니 상관없는 일이다. 타이틀이야 뭐 있으면 좋지만 딱 그 정도일 뿐이라서.
아무튼, 운이 좀 따르는 날이 있다. 오늘의 이훈이 그랬다. 6이닝 동안 5사사구에 안타 7개를 맞았는데 무실점?
신이 도운 게 아니라 야수들이 결정적일 때 도운 거다.
그래도 헤벌쭉 웃고 있다. 승리 투수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한다.
지난 시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었는데, 그 전 시즌만 해도 4승 11패였으니 그럴 만도 하다 싶은 생각도 들고.
내일 선발은 국민성이다.
두 투수 모두 투심을 많이 던지는 우완 투수이지만, 공을 던지는 결 자체가 다르기에 선더버즈 타자들에게 익숙함을 주진 않을 것 같다.
“감사합니다.”
국민성은 유리가 오늘 경기를 보고 정리한 자료를, 미처 다 정리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퇴근 전에 받아갔다.
유리는 집에 가서라도 깔끔하게 정리해서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국민성은 한사코 거절했다. 날 것 그대로를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겠다나.
역시 국민성은 좋은 사람이다. 유리를 괴롭히지 않는다.
“진짜 막 휘갈겨 썼는데…”
유리는 살짝 울상이었다. 유리야 뭐 오션스가 이기길 바라니 자기가 자발적으로 야근을 해서라도 국민성에게 좋은 자료를 주고 싶었을지 모르지만, 국민성은 이렇게 말했다.
“이걸로 충분합니다. 워낙 세세하게 기록하셔서요.”
나야 좋지. 우리에겐 마음 편하게 대화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출퇴근할 때 함께 있는 차 안에서의 시간이 대부분이다.
머릿속에 일할 생각으로 가득한 유리는 다정함 수준이 조금 부족하다.
음.
불평하자니, 내가 예전에 저질렀던 일들도 있고 해서…
그래도 일에 집중하는 유리가 즐거워 보이니까 뭐.
유리의 자료는 읽기 나름이다. 사소한 단서들을 많이 찾아내 준다. 상대 타자의 발 위치가 얼마나 평소와 다른지와 수비할 때 다리를 살짝 절었다는 사실의 상관관계 같은 것들은 잘 기억해두면 써먹을 곳이 분명히 있는데, 아무래도 그런 걸 가장 잘 활용하는 투수가 국민성이다.
어쨌거나 마음 편히 집에 가는 길에 유리에게 물었다.
“근데 난 왜 상담 안 해줘?”
“응? 상담? 넌 왜?”
유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스포츠 과학의 여러 분야에는 스포츠 심리 상담도 있다. 선수의 성향에 따라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이나 피드백을 달리해야 한다나.
유리의 상담을 받는 선수는 이훈, 김세완, 정예성, 장태영 같은 선수들과 의외로 대근이 형이 있다. 그리고 신인 선수들까지.
뭐라더라.
대체로 자기 비하 성향을 갖는 선수들은 긍정적 언어 피드백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어느 정도 본다나.
“나 요새 내가 야구를 너무 못하는 것 같아.”
하지만 내 개수작은 실패했다.
“뭐래. 그럼 다른 놈들…아니, 다른 선수들은 다 나가 죽…아니, 아니지. 고운 말. 착한 말. 예쁜 생각. 휴.”
유리가 퇴근 후에도 노루 형을 ‘이시욱 선수’라고 부르거나, 훈이단을 ‘이훈 선수 팬클럽’이라고 부른다면, 몸은 퇴근했지만 정신은 일터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다른 놈들이라고 표현하는 걸 보니 오늘의 유리는 정신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인 것 같다.
“누나.”
“응? 응?”
“상담할 때 막 웃어주고 그러는 거 아니지?”
내 말을 들은 유리가 폭소했다.
“아, 미친 강건우. 진짜!”
#
[(동영상) 이훈의 호투에 우동기 감독이 자기도 모르게…] [우동기 선더버즈 감독, ‘오해다. 화면상 그렇게 보였을지 모르지만 나는 ‘진짜’라고 말한 것뿐이다.’] [좀 뜬금없는데 이훈 존나 귀엽지 않냐?]이훈은 아침에 일어나 에고 서칭(인터넷에서 자신과 관련된 정보를 검색하는 것)을 시작했다. 등판 후의 일과다.
이건 못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본인을 괴롭게 만드는 습관이었지만, 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반복해왔다.
선더버즈 감독의 동영상을 보며 키득대고 웃었다. 이훈의 팬들과는 달리 이훈은 그래도 저 감독의 입 모양이 강건우 때문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게 무슨 상관인가.
강건우나 민승기 같은 선수라면 또 몰라도.
그들이야 온전히 자기 힘으로 경기를 이끌어나갈 수 있겠지만, 자기 같은 평범한 선수는 혼자는 해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둘조차도 혼자 모든 것을 해낼 수는 없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투수는 야구에서 플레이를 자기 의지로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지만 그만큼 다른 선수들의 보호가 필요한 포지션이다.
어쨌거나, 이훈은 자신을 굉장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거기에 운도 엄청나게 좋은 사람이다.
한때는 자신이 KBO에서 가장 운 없는 투수라고 느낀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평범한 투수이기에 동료들의 도움이 부끄럽지 않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서 승리를 따내는 것이 즐겁다.
그래도 자신을 두고 귀엽다고 하는 사람들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소위 말하는 훈이단은 경기 중에 이훈이 볼을 부풀리거나, 어깨를 축 떨구거나, 멍청하게 웃고 있는 모습, 그리고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보며 머리를 감싸 쥐는 사진을 올리며 귀엽다고 난리를 치고 있었다.
‘그래도…’
욕을 먹는 것보단 낫다. 물론, 욕을 먹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팬들이 자신을 좋아해 주고 응원해준다는 것의 부담감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중이었다.
이런 건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다.
특히 퇴근길에서 동료 선수들을 보고 배웠다.
돌잔치 MC처럼 팬들 앞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박의현, 누가 자기 기름을 외칠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피곤한 얼굴로라도 춤을 추는 노경우, 일본에서 온 팬이 ‘민-슨기 완댜님!’이라고 외치자 스마트폰으로 일본어 번역기를 그 자리에서 다운받아 대화를 나누는 민승기 등등.
그들 또한 안티 팬이 있었다. 심지어 강건우를 싫어하는 팬도 있다.
그래서 생각했다. 저런 선수들에게도 안티가 있고 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기가 욕을 먹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고.
[이훈 이 새끼 왜케 운 좋냐?]└ㄹㅇ조만간 운빨 끝날듯
이길 때마다 운빨이라는 말이 나오고, 패전을 기록하기라도 하면 운빨이 끝났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운빨이라는 말도 칭찬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운도 아무나 좋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정유리 코치의 말에서 용기를 얻었다.
이훈은 여전히 출근길에 팬들과 마주치면 조금은 쑥스러웠다. 싸인 해달라는 요청도 늘어났다. 예전엔 팬들이 무서워서 피해 다녔었다. 싸인이 익숙하지 않아 매번 싸인이 조금씩 달라져 의도치 않게 인터넷에서 싸움을 유발하기도 했다.
[본인 방금 킹훈 싸인 받음.JPG]└구라치네 어디서 주작임?
└주작ㄴㄴ진짜 방금 받음
└사진 올린거 보니 내가 받은 싸인이랑 다른데?
└아니 방금 받았다니까 시발놈아
└ㅂㅅㅋㅋ어그로 꺼져
└시발 진짜라고
└그 싸인이 진짜면 손에 장을 지진다 십새야
└개새끼야 사직으로 나온나
└ㅇㅋ
어쨌거나, 이훈은 민승기에게 배운 대로 등판 다음 날 꽤 거친 러닝을 루틴에 넣었다.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민승기가 하니까.
“후욱, 후욱, 후욱.”
“오, 후니후니, 왔나.”
“후욱, 우기우기, 후욱, 안녕.”
둘은 동갑내기다. 워낙 성향이 달라서 입단 동기임에도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이시욱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후니후니라는 별명이 부러웠는지, 자기를 우기우기라고 꼭 불러달라고 했다.
조금 일찍 나와서 훈련하는 선수들이 꽤 있는데, 그중에는 최근에 팀에 합류한 장태영도 있다. 러닝을 끝내고 마사지 룸에서 만난 장태영은 인상을 찌푸리며 팔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색하게 인사했다. 장태영은 말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평범하게 느껴진다. 국민성이 있어서 더 그렇다.
“어. 안녕.”
약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괜찮았다. 국민성이랑 한방을 쓸 때, 국민성은 5시간 만에 처음으로 말한 적도 있었다.
‘식사하시겠습니까.’
그런데 장태영이 말을 걸어왔다.
“훈아.”
“어? 으? 예? 예.”
장태영은 이상한 반응에도 개의치 않았다. 휴게실에서 이훈이 박의현과 이상한 짓을 하는 것을 분명히 보고 들었다. 장태영의 마음속에 이훈은 그런 쪽이었다.
“정유리 코치님한테 투심 배웠지?”
“예, 예. 맞아요. 네.”
“그거 배우고 많이 나아졌다면서?”
“네, 엄청요. 정말로요.”
“투심 던지면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냐?”
이훈은 눈을 데굴데굴 굴렸고, 장태영은 조용히 기다렸다.
무슨 생각이었더라.
“그, 제가 찬 반찬 더운 반찬 가릴 처지가 아니었어서…”
장태영의 표정이 이상했다. 그리고 장태영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찬밥 더운밥?”
“아, 그거요. 그거.”
장태영이 표정을 찡그리며 웃었다.
“하긴, 나도 그렇긴 하네. 말해줘서 고맙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훈은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오션스에 이상한 사람들이 모이는 걸까, 아니면 여기 오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걸까.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제 좋은 사람들만 남았으니까.
“끄핫하!”
이훈은 트레이너의 옆구리 마사지를 받다가 갑자기 간지러움을 참을 수 없어서 튀어 오르며 이상한 웃음소리를 냈다.
트레이너가 익숙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저 김선준, 그러다가 선수님이 미끄러져서 다치기라도 하면 해고당할지도 모르는 남자…”
“죄,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