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231)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233화(233/385)
Born for Ocean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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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야구는 비상식적이다.
사실, 이 스포츠 자체가 어느 정도는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이 160km/h의 속도를 넘나드는 공을 맨몸으로 던지고, 그 앞에 선 사람은 1m가 조금 넘는 길이에 7cm가량의 지름을 가진 나무 방망이로 그 공을 때려 100m 너머로 날려 보내려 한다. 그리고 여러 명의 선수가 그 공을 어떻게든 잡아내려 몸을 날린다.
행위 하나하나를 떼놓고 보면 아무 의미도 없다. 그런데 복잡하기 그지없는 규칙으로 구성된 이 스포츠를, 수많은 사람이 최소 반년간 일상처럼 지켜보며 열광한다.
뭐 이런 내용들이야.
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열광은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야구라는 스포츠의 복잡성은 치고 달리고 던지기만 하는 나본다는 다른 사람들이 더 잘 알 테고.
비상식적이라는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것 때문이다.
[다이아몬즈 소속 우완 투수 종속진, 금지 약물 징계 해제.] [다이아몬즈, 종속진 즉각 복귀 예정?]따지고 보면 다이아몬즈 측에 잘못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전혀 없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선수 관리 소홀이나 뭐 그런 부분에서. 조사 결과 종속진은 다이아몬즈 이적 직후 약물에 손을 댔다고 나왔었으니.
아무튼, 리그 규정이 솜방망이인 거다. 야구 팬들이 도의적인 이야기를 꺼내며 비난하지만, 도의적이라는 단어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강제성이 없다는 뜻일 뿐이다.
여러 기사가 있다. 불붙은 야구 인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느니, 다이아몬즈 구단 측에 책임을 물을 순 없다느니, 창창한 젊은 투수가 실수 한 번 한 것뿐이며 다시 일어설 기회를 줘야 한다느니.
야구 팬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지만 다이아몬즈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 같다. 다이아몬즈도 워낙 제 코가 석 자라서. FA 계약도 그렇고 종속진이 포함되었던 그 트레이드도 실패했는데, 그 일들의 책임자였던 단장은 이미 해고되고 없다. 전 단장이 남아 있었더라면 더 욕을 먹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단장은 교체되었으니 책임론을 회피하기는 쉬워질 거다.
공교롭게도, 오늘 일요일 경기가 끝나고 우리 팀의 다음 일정인 화수목 경기가 다이아몬즈 전이다.
다이아몬즈가 그 3연전에 종속진을 등판시킬지는 모르겠다. 아무리 그래도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다. 지난번 다이아몬즈전 벤치 클리어링 이후로 조금 어색한 사이가 되기도 했고.
“종속진 등판하면 알지?”
장태영 개조에 정신이 없던 유리도 그 소식을 들었는지, 날 보자마자 그렇게 말했다.
“알지 알지. 누나 맘 다 알지.”
“그치? 내 맘 알아주는 건 역시 건우뿐이야…”
혹시라도 등판하면 무조건 풀스윙이다.
풀스윙 외에는 길이 없다.
무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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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도 다들 그 이야기를 알고 있다. 하지만 몇몇 선수 외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좀 신경 쓰는 거로 보이는 사람은 사건 당사자와 좀 관계가 있었거나 했던 사람들이긴 한데, 아무 관계 없던 장태영은 왜 힘이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그것과 관계없이 그럴지도 모른다. 의욕이 넘치는 상황에서 그런 기사가 났으니 그냥 그렇게 보였을지도.
“금마는 내가 내 손으로 직접 직입니다. 행님은 가만히 있으세요.”
“야. 죽이긴 뭘 죽이냐?”
“아, 이 행님 진짜. 말이 그렇다는 거 아입니까?”
“깝치지 말고 홈런이나 쳐라.”
“예?”
“나대지 말고 번트나 대지.”
“뭐라 했습니까?”
“돼지야.”
“누가 누구한테…억! 아! 경찰 불러라 경찰! 돼지가 사람 잡는다!”
뭐, 결론은 대근이 형이 노루 형의 정수리를 붙잡아 버렸다는 거다.
어떤 사건이 벌어져도 리그는 계속된다.
경기가 시작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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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서울 선더버즈 0 : 0 부산 오션스.]-선더버즈 1번 타자 성호재(시즌 타율 0.289/2홈런)
-호세 킹 초구 파울(159km/h)
└제발 오늘은 십새킹 말고 킹킹 킹
└160 안 나오는거 보니 허세킹 각인데
└몸쪽 꽉찬 맛초킹
└음 맛초킹 존맛탱탱구리
└;;븅신들
-2구 파울(151km/h)
└오 몸쪽 제구
└성호재 저걸 커트하네
└성호재 정기백 틀드 누가 승자냐?
└선더버즈 아님?
└서로 괜찮은 트레이드였음
└정기백 요새 홈런 좀 치더라
└존나 노잼 트레이드네 트레이드는 자고로 사기치는 맛에 하는거 아니냐?ㅋㅋㅋ
└ㄹㅇㅋㅋㅋㅋ 고은태 넘기고 박의현 ㅋㅋㅋㅋ
└약쟁이 주고 주상욱 ㅋㅋㅋㅋ
└달리기 원툴 주고 마구 던지는 불펜 ㅋㅋㅋㅋ
└꼴션스 새끼들 양심 단체로 공매도 했냐???
-3구 헛스윙 삼진(150km/h)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ㄷㄷㄷㄷㄷㄷㄷㄷ갓갓 킹 ㄷㄷㄷㄷㄷㄷㄷㄷㄷ
└오늘 크보 역사상 세 번째 퍼펙트 각 ㄷㄷㄷㄷㄷㄷㄷㄷ
└첫 타자 삼구삼진 잡았다고 퍼펙트 소리 나오기 있음?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구위 봐라 그 말 안 나오게 생겼나
-선더버즈 2번 타자 천제현(시즌 타율 0.320/6홈런)
└좆제현 들어가
└응 안들어가 십세킹 들어가
└꼴제현 기원 567일차
└천제현이 꼴션스를 왜 가냐?
└모든 선수들의 꿈이 최강무적명문 오션스 입단 아님?
└어떤 미친새끼가 그런 소릴 함?
-천제현 초구 타격.
-1, 2루간 빠지는 안타.
└아 시발
└용병 교체 언제함?
└투수 내려라 퍽동 ㅅㅂ
└저새끼 처맞는거 언제까지 봐야됨?
└저지랄 해놓고 수비 도움으로 아웃잡으면 나마스테 ㅇㅈㄹ 존나 보기 싫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꼴빠새끼들 오락가락하는거 존나 오지네
└ㅇㅈㅋㅋㅋ이맛에 꼴션스전 봄ㅋㅋㅋ
└사실 야구보다 꼴빠놈들 멘탈 터지는게 훨 재밌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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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가 시작되자마자 선발 투수가 점수를 내주는 걸 본 홈 팬들은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기세가 잔뜩 오른 오션스다. 아무리 전력이 강하고 기세가 좋다고 해도 매번 이길 수는 없지만, 야구 팬들의 심리는 다 똑같다.
매일 이기면 좋겠다.
그게 안 되면 내가 경기장 갈 때라도 이기면 좋겠다.
노골적으로 이기면 좋겠다.
2점을 먼저 내주고 시작하긴 했지만, 그래도 암흑기 때처럼 벌써 만취해 펜스에 매달려서 ‘개자슥들아 느그가 프로 맞나! 다 때리 치아라!’라고 소리치는 사람은 없다.
아무래도, 그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른 팀이다.
지금의 오션스는 국대급 테이블 세터에 역대 최고로 꼽기에 손색이 없는 2년 차 천재 타자, 그리고 각성한 4번 타자에 일발 장타력을 갖춘 5, 6번을 가지고 있다. 7번 타자 황석규가 최근 타격에서 약간의 침체를 겪고 있기는 하지만 출루할 줄 아는 포수에 타 팀이면 더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호타준족 9번 타자도 있다.
거액을 투자해 데려온 테이블 세터는 믿음직스럽다.
“바람처럼 스쳐 가는! 정열과 서! 창! 열!”
요즘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그런지.
흥겨운 음악에 맞춰 관중들이 떼로 노래를 부른다. 사직 야구장의 명물인 사직동 쌍깃발이 깃발을 휘두르는 모습도 볼거리다. 원래도 그랬지만 이 올드팬의 딸이 오션스의 자랑거리 강건우와 각별한 사이라는 것이 알려진 후에는 어지간한 선수보다 인기가 많다.
딱!
“우와아아아아!”
“서-창열! 서-창열!”
서창열이 자신의 특기를 발휘해 간결하게 밀어쳐 안타를 뽑아냈다. 엔젤스에서 트레이드되어 온 성호재는 나름 괜찮은 수비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엔젤스에서는 주로 2루수를 맡아온 터라 가끔 허술한 모습을 나타낼 때도 있다.
밀어친 타구가 유격수 옆을 스쳐 지나가자 경기장이 들썩인다. 1루에 도착한 서창열은 썩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선더버즈 1루수 윤태호와 인사했다.
경기장에서, 조금 다른 의미로 압박감을 주는 선수가 바로 서창열이다.
오션스에 반드시 필요한 한 조각이었다는 것이 이 영입에 대한 평가였다. 팀에 단 한 명이 추가되었을 뿐인데 독기와 투쟁심이 올라간다.
게다가 베이스에서 투수를 자극하는 타입이기도 했다.
소문도 무성한 사람이다. 인천에서 20대 1로 싸워 이겼다느니, 일본에서 야쿠자 다섯 명을 살해하고 대한해협을 수영해서 도망쳤다느니 하는 허황된 소문까지 있다.
키는 178cm로 그리 크지 않지만 꽤 많은 야구 선수들이 무서워하는 사람이다. 어찌 보면 양대근과 정반대였었다. 2미터에 육박하는 키와 거대한 덩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순해서 빈볼을 맞아도 아무 말도 못 하는.
어쨌거나.
베이스에 서서 리드 폭을 깨작깨작 잡아댄다. 투수가 이쪽을 쳐다보면 움직임을 멈추기는커녕 실실 웃으며 폭을 더 넓힌다.
가만히 놔둘 수는 없다. 이번 시즌 강건우를 피하는 투수들로 인해 도루 시도를 많이 줄였지만 내버려 두기에는 주루 능력이 거슬린다.
흥겨운 노래와 함께 배영한을 응원하던 오션스 팬들이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고 배꼽에서부터 목소리를 끌어올린다.
“마!”
“마!!!”
리드 폭을 좁히라고 견제구를 던진 투수가 애써 모른 체 하지만, 오션스 팬들의 악다구니는 멈출 기미가 없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공을 던졌다. 파울. 펜스 옆을 살짝 휘어져 나간다. 배영한은 나쁜 공에도 배트가 나오지만, 볼도 안타로 연결시킬 줄 알면서 어느 정도의 홈런 생산 능력도 갖췄다.
연패를 끊을 수 있게 타자들이 시작부터 2점을 내줬으니 힘을 내야 한다. 2구, 파울. 3구도 파울. 바깥쪽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좋다. 심호흡하고, 몸쪽 공을 던졌다.
“마!!!!!!!”
견제구를 던졌을 때 보다 더 큰 함성이 쏟아져 내린다. 몸쪽 공이 살짝 스쳤다.
서창열이 침을 퉤 뱉으며 이쪽을 노려보더니 2루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갔다. 배영한이 인상을 팍 썼고, 포수 이수조가 일어서서 몇 마디 말을 건넨다.
군 전역 후 이번 시즌 기회를 받게 된 이민석이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터져 나오던 ‘마!’ 사이에서 사람 약 올리는 듯한 리듬이 느껴졌다.
착각이 아니었다.
“강건운데~강건운데~”
맞다.
강건우.
서창열과 배영한을 반드시 잡아내야 하는 이유.
바로 강건우다.
이민석이 벤치를 힐끗 바라봤다. 아직 강건우와 맞붙어 본 적은 없다. 투수 코치의 표정이 살짝 굳어 있는 것 같았다.
싸인이 나왔다. 고의사구는 없다. 어렵게 승부하라.
두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강건우가 무섭다, 그리고, 강건우도 사람이다.
강건우라고 해서 매 타석 안타를 치는 것은 아니다.
강건우의 시즌 타율은 0.415.
홈런은 무려 29개.
오션스가 총 63경기를 치렀고 강건우가 징계로 빠진 몇 경기를 생각하면 1경기당 0.5개 이상을 때렸다.
윤태호가 강건우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차라리 자동고의사구 지시가 나왔으면. 아니다. 강건우를 잡으면 된다. 그런데 서창열도 못 잡았는데 강건우를?
내적 갈등이 깊어질수록 상황은 악화된다. 포수가 바깥쪽 낮은 코스를 요구했고, 이민석은 고개를 끄덕인 후 공을 던졌다.
실투는 언제나 나올 수 있다. 강건우가 모든 공을 때리진 못하고 때린 공이 모두 안타나 홈런이 될 수는 없다.
그런데 강건우가 내는 성적은, 실투를 거의 놓치지 않음에서 비롯된다.
따아아아아아아악-!
안으로 말려 들어오는 공을 강건우가 쉽게 때려냈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이민석은 저 스윙이 공이 아닌 자신을 때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옆으로 치우치지 않고 외야 거의 정 중앙으로 날아가는 거대한 타구.
“우와아아아아아아아!”
“강건우우우우우우!”
이민석은 아까 ‘마!’라는 외침보다 이 환호성이 더 듣기 싫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건우는 이 타구가 홈런이라는 것을 확신한 것 같았다. 배트를 크게 집어던지진 않았다. 살짝 던져둔 후 타구를 보면서 천천히 뛰기 시작했는데, 손가락은 분석실을 향해 하트를 그린 채였다.
타구 감상은 투수를 도발한다고 여겨지는 행동 중 하나지만, 이민석은 그걸 두고 시비를 걸 여유조차 없었다. 선더버즈 1루수 윤태호는 타구의 종착지를 확인한 강건우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 조금만 더 높게 때렸어야 했는데.”
무슨 소릴까.
강건우의 거대한 타구는 전광판을 직접 때렸다. 어마어마한 발사 각도에 따른 큰 홈런.
강건우가 민승기의 시계를 노렸다는 것을 모르는 윤태호는 착잡한 표정으로 애써 못 들은 체하고 있었다.
미리 준비해둔 것인지, 전광판에 축하 메시지가 떠올랐다.
-역대 최단 경기 30호 홈런! 강건우!
때로 시즌 최다 홈런이 30개 언저리에서 형성되는 KBO다. 강건우의 개인 홈런보다 팀 홈런이 적은 팀도 있다.
“건우야!”
“유리 누나가!”
“홈런 치면 뽀뽀해준다드나!”
자기들끼리만 신났다. 윤태호는 괜히 강건우를 한 대 때려 주고 싶은 생각이 불쑥 들었지만, 그랬다가는 다시는 집에 못 돌아갈 거라는 생각에 애써 머릿속에서 그런 생각을 지워냈다.
“강-건-우우우우! 강-건-우! 강건우! 오션스 강건우!”
“
사직 야구장은 마치 강건우의 개인 콘서트장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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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우 니는 혼자 다 해묵노. 같이 좀 묵자. 뭐 벌써 서른 개를 때리네. 와. 진짜 괴물이가? 니 때문에 요새 똑딱이 취급받고 있다. 이 괴물아.”
“홈런 치는 방법 좀 가르쳐 드려요?”
“어. 좋은 방법 있나?”
“공 오죠?”
“보고 존나 세게 때리라고 하면 노경우 존나 세게 때릴 거다.”
“아니, 시욱이 형. 저는 왜요? 저 가만히 있었는데요?”
“니가 건우 동기니까.”
“아니, 건우를 패야죠.”
“건우 때리면 내가 죽는다.”
“누구한테요?”
“강건우 팬들한테. 우기단은 거누단에 비하면 그냥 한 줌이다.”
“그래서 절 때린다고요?”
“어. 문제 있나?”
“와.”
“뭐. 문제 있나? 그래서, 건우야. 공 오는 거 다음에는 뭔데?”
“정확하게 존나 세게 때립니다.”
“마. 노갱우 일로 온나.”
“경우단은 안 무서워요?”
“경우단이 있긴 있나? 마! 일로 온나! 동기사랑 나라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