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235)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237화(237/385)
우리가 누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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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말이야. 한때 이 팀 타자들이 나를 싫어하나 생각한 적도 있어.”
지난 시즌 초중반만 하더라도 앤디의 별명은 ‘앤크라이’였다. 경기력에 비해 승수를 못 챙긴 편이었다.
그 별명이 더 극대화된 것은, 힘없는 똥볼이나 던지는 국민성이 차곡차곡 승리를 쌓아가는 걸 본 팬들의 성토 때문이기도 했다.
물론, 이제는 팬들도 국민성이 그냥 똥볼 운빨 투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성적이 증명한다. 운빨 똥볼 투수에서 제구의 신으로 변모했다.
아무튼, 앤디는 잘 던지고 승리를 따내지 못했음에도 쿨해 보였다.
“물론 지난 며칠간 타자들이 미쳐 날뛰다가 오늘 갑자기 조용해진 것을 보면 약간의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말이야.”
나는 그 말에 그냥 웃었다. 타격 싸이클 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
그냥 그 날 운이 없는 타자가 있을 수도 있고, 의욕만 넘쳐서 스윙에 과도하게 힘이 들어갈 수도 있다. 복합적이다. 경기 전에 여자친구나 부인과 약간의 다툼이 있어서 심리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도 흔한 일이다.
그런 것들이 선수 하나하나에 영향을 미치고, 모든 게 합쳐지면 팀 컨디션이 된다.
어쨌거나.
“화내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건 힘든 일이야. 하지만 항상 화나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경기하다 보니, 그들이 화를 누그러뜨리는 걸 보고 알게 된 것이 많지.”
“항상 화나 있는 사람들?”
“뭐, 이 팀의 팬들을 말하는 거야.”
“네가 응원하는 메이저리그 팀의 팬들도 항상 화나 있지 않나?”
내 말에 앤디가 씩 웃었다. 그리고 인정했다.
“맞아. 나도 필리스 경기를 볼 때면 이유 없이 분노가 치솟아 오르곤 했어. 어딘가 비슷한 느낌이 있기는 해. 열정적이고 종잡을 수 없지.”
말을 끊었다가, 문득 생각난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어쩌면 이상한 마법이 걸려있는지도 모르지.”
“마법?”
“평범한 사람들도 여기 들어오면 어떤 식으로든 미쳐버리는 마법. 조용한 킴이 달려나가는 속도를 봤어?”
조용한 킴이란, 아마 김세완을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장이 그런 사람일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어.”
김세완과 장태영이 급발진한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런가? 그럴지도 모르지.”
조금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미치광이들이 이 팀에 오는 게 아니라 여기 오면 미쳐버리는 걸지도 모른다고.
“그렇지? 나도 가끔 내가 여기서 미쳐버렸나 싶은 생각도 들어.”
“왜 그런 생각이 들어?”
“글쎄.”
앤디는 씩 웃으며, 다른 선수들이 김세완과 장태영을 놀리는 걸 바라봤다.
알고 보니 무투파 야구 선수였다느니, 벤치 클리어링 전담 요원이라느니, 손바닥 한 번 보자느니 그러고들 있다. 대근이 형은 은퇴 선언도 했다. 물론, 선수로서가 아니라 벤치 클리어링을 말하는 것이다.
“난 이제 싸움 나도 안 나간다. 세완이랑 태영이가 휩쓸고 나면 뒷정리나 하려고.”
앤디가 피식 웃었다. 한국말을 다 알아듣진 못하지만, 대충 어떤 뉘앙스인지는 아는 듯했다.
“사실 처음엔 여기서 뛴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조금 지나서는 잘 해서 메이저리그로 가겠다는 생각이 가득했지. 그런데 어쩌면 여기서 계속 뛰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느 정도는 공감 가능한 이야기다. 물론 나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겠지만.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그렇게 생각해?”
“어느 정도는.”
“그래도 만약 우리 둘 다 메이저리그로 간다면 같은 팀에서 뛰었으면 해.”
나는 그 말에 농담으로 대답했다.
“왜. 내가 무서워서?”
그리고 앤디가 크게 웃으며 대답했다.
“뭐, 부인하긴 힘들지만. 그것보다는 비슷하게 미친 사람이 같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서.”
뭐?
내가 미쳤다고?
생각보다 사람 보는 눈이 영 별로네. 앤디.
실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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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팬 중에는 격렬한 응원 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꽤 높은 비율로 그런 것들을 즐긴다.
오션스도 그렇지만 다른 몇몇 팀들도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 인기는 있지만, 성적이 안 나오는 팀들의 이야기다.
열정적인 팬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팀을 오랫동안 봐오면 부정적인 의미로 격해지곤 한다. 평상시에는 멀쩡한데 야구 시즌만 되면 사람이 반쯤 미쳐버리는 경우도 있다. 야구 시즌은 길고, 팀을 사랑하지만 개판 그 자체인 팀을 보는 야구 팬이 미쳐가는 것은 그리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미치다 보면 야구를 아예 놓아버리기도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내가 뭐 하자고 이딴 걸 보고 있지?’
여러 반응이 나타난다. 어떤 팬은 구단 사무실에 침입해 행패를 부리기도 한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여전히 야구에 대한 기대를 놓지 못한 주변 야구 팬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직도 꼴션스 야구 보는 건 네 지능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반복되었던 역사 속에서, 작년부터 지금까지 오션스는 그렇게 떠나가고 흑화했던 팬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그런 오래되고 왜곡되었던 팬들은 대체로 팀에 충성심을 보이는 선수를 좋아한다.
그리고 어제, 생각지도 못했던 두 선수의 질주는 그런 팬들에게 꽤 강한 인상을 주었다.
“김세완 그렇게 안 봤는데.”
“왜? 실망했나?”
“아니. 갑자기 존나 좋아지네.”
“그럼 장태영은?”
“그 성질머리로 공 던지면 거의 뭐, 불펜의 도사견이지.”
투지가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정신론은 철 지나고 쉰내 나는 이야기에 불과하며 철저히 기술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곤 하지만, 오션스 감독은 투지를 높게 사는 사람이었다.
-라인업-
1번 서창열(CF)
2번 배영한(RF)
3번 강건우(SS)
4번 양대근(1B)
5번 울프팩(DH)
6번 황석규(LF)
7번 노경우(2B)
8번 박의현(C)
9번 김세완(3B)
선발 투수 이훈
오늘 이시욱이 라인업에서 빠졌고, 3루수로 김세완이 선발로 나서게 됐다. 이훈의 팬들은 여전히 기세등등했다.
이시욱은 감독에게 하루 휴식을 취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조금 시무룩한 상태였다.
“민성아…”
“예.”
“조심해라.”
“예?”
“니도 자리 뺏길 수도 있다…오늘 뛰나가서 주먹질이라도 함 해야 하나…”
“야. 하루 쉰다고 다른 애들한테 헛소리하고 다니냐?”
“아, 대근햄. 헛소리가 아니고요. 그 뭐냐, 건전한 경쟁에 대해서 민성이한테 조금…”
뛰어나가는 폼들이 역동적이었다고 팬들이 김세완과 장태영에게 다이나믹 듀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냥 상투적으로 뛰어나가는 게 아니라 정말 상대를 죽여 버리겠다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
주전 선수를 빼고 후보 선수를 넣는 것은 선수단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좀 부진해도 매일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하면 발전이 없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은퇴를 고려했던 김세완은 본인이 욕심을 낸다는 것에 놀라워했지만, 그래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조급함은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 이시욱에게 미안해할 이유는 없었다. 이시욱의 자리를 빼앗고 싶은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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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요새 좀 잘 되는 것 같던데.”
불펜에서 장태영은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김정용을 보며 슬쩍 웃었다. 어제는 자기도 모르게 뛰어나갔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게 어딘가 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듯했다.
선수들이나 감독이 잘 했다고 말해줘서 그런지도 모른다. 조금은 이 이상한 팀에 섞여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예. 워낙 코치님들이 좋으셔서…”
언더 스로우 투수가 커브나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그게 치솟아 오르는 무브먼트를 가졌을 때, 업슛이라고 부른다.
역회전 성으로 가라앉는 공을 아무리 던지려 해도 손에 붙지 않았는데, 뜻밖의 포인트에서 돌파구를 찾아냈다.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보는 중이었다. 제구는 여전히 잘 안 되지만 무브먼트가 좋다.
이훈이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공을 던지는 사이, 김정용이 씩 웃으며 말했다.
“코치가 아무리 좋아도, 기회가 아무리 와도 잡는 건 자기 몫이다.”
“예.”
이훈의 공이 존 거의 한 가운데 꽂혔다. 바깥쪽을 노리던 타자의 배트가 헛돌았고, 팬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아아아아아!”
“이-훈! 이-훈! 이-훈!”
“훈아! 싸랑한다! 니밖에 없다!”
열광적이다. 메테오스도 열광적인 팬들을 보유한 팀이라 그리 놀라울 것까지는 없지만, 그런 것보다는 이 팬들에게 자신도 환호성을 받고 싶었다.
기왕 다시 태어났다고 말했으니.
모든 것이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약간 입을 벌리고 관중들을 바라보고 난 후, 모자가 벗겨질 정도로 기뻐하는 이훈을 보고 있으니 김정용이 말했다.
“아마 네가 올라가서 삼진 잡으면 이 정도로 열광할걸?”
“그래요?”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이훈은 오션스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선수다.
인기투표에서 2위를 기록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 팬들이 자신을 그 정도로 좋아한다고 믿지는 않았다.
“진짜야. 내기 한 번 할까?”
그냥 웃어넘겼다. 팬들의 마음을 얻기는 어렵고 잃기는 쉽다. 삼진을 잡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볼넷을 내주거나 장타를 맞으면 왜 데려왔느냐는 비난이 쏟아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무조건 응원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무덤덤한 목소리였다. 야구가 무서운 점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도 있지만, 가족에게까지 불똥이 튄다는 점이다.
“강건우처럼 하면 돼.”
“안 된다는 이야기네요.”
“사실 강건우 욕하는 사람도 있긴 하니까.”
투심을 받아친 타구를 강건우가 처리했다. 든든한 수비력이다. 투수로서 내야수가 항상 저렇게 수비해준다면 행복할 수밖에 없다.
“강-건-우우우우! 강-건-우!”
“건우야! 훈이가 수비 잘 하라고 시키드나!”
“머라하노! 유리 누나가 시켰겠지!”
“마! 훈이단 죽고 싶나!”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말투만 들으면 싸우는 것 같은데, 그냥 자기들끼리 신나서 외치는 목소리다.
첫 이닝을 끝냈다. 그리고 1회 말, 강건우가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섰다.
역대 투수 FA 최고액을 받은 서현우는 이번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지만 그래도 훌륭한 투수다. 민김박 다음으로 여러 투수의 이름이 나오지만, 쌓아온 커리어만 보자면 손용기와 함께 가장 뛰어난 편이다.
“솔직히 저 같으면 그냥 강건우한테 빈볼 던지고 싶을 것 같습니다.”
솔직한 말에 김정용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그게 또 힘들지. 대근이 때문도 있지만…”
말끝을 흐렸지만, 뒤에 나올 말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싸움이 났을 때 강건우도 보통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강건우가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것이 크다.
“140km/h로 맞히고 160km/h로 맞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
맞히려고 마음먹는다면야 뭐가 무섭겠느냐마는, 당사자가 그대로 보복할 수 있다는 점은 조금 다르다.
어쨌거나.
서현우는 훌륭한 뜬공 투수다. 140km/h 중반대에서 150km/h 초반에 이르는 구속과 좋은 구위, 그리고 훌륭한 제구력을 갖췄다.
하이 패스트볼에 낙차 큰 커브, 그리고 제구되는 슬라이더를 던진다.
비록 잠실에서 벗어나 적응기를 거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본 기량이 있는 데다가 에이징 커브가 올 나이도 아니기에 전문가들은 반등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 점쳤다.
따아아아아악-!
하지만, 사직은 너무 작고 강건우의 스윙은 너무 컸다.
“건우야! 훈이 득점 지원해줘서 고맙다아아아!”
“자꾸 훈이 갖다 붙이지 좀 마라!”
타구가 아득하게 멀어져 간다. 아직 펜스를 넘어가지 않았음에도 오션스 팬들은 이게 당연히 홈런이라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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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이훈이 국대 1선발이라거나, 민승기와 함께 오션스 원투펀치라고 주장하는 극성 팬들의 주장에는 조금 못 미치는 성적이었지만, 타선에서 강건우가 4타점을 올렸고 김세완이 2루타 두 개로 2타점 2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다.
팬들은 김세완에게도 크게 박수를 쳤다.
그리고 8대 3으로 앞선 7회 초.
장태영이 불펜의 문을 열고 나오자, 환호가 쏟아졌다. 앤디는 하루 만에 변모한 타선을 보며 유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말 날 싫어하는 거야?’
“어어! 장태영이다!”
“던지다가 정 안 되겠으면 날라차기 함 해라!”
“마! 장태영! 올스타 함 하자!”
기분이 묘했다. 말할 것도 없이, 두 자릿수 평균자책점 불펜 투수에게 이런 환대라니.
이런 심경은 접어두고 공 던지는 데 집중해야 한다.
슬라이더 그립을 잡고, 포심 던질 때처럼.
팔 각도에만 신경 쓰라는 정유리 코치의 조언을 떠올렸다. 제구 같은 거 신경 쓰지 말라고.
제구를 잡으려고 몇 년을 허비한 장태영에게는 꽤 신선하고도 충격적인 조언이었는데, 강건우는 정유리 코치의 말만 들으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며 부추겼다.
‘어떻게든 되겠지.’
마침 상대가 정귀현이다. 장태영은 저놈이 놀라며 뒤로 넘어가는 꼴을 보고 싶었다.
몸쪽 높은 코스가 목표였다.
부우웅!
“스트라이크!”
목표와는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바깥쪽 높은 코스.
그래도 배트가 나왔으니 됐다. 스트라이크 하나다.
“스트라이크!”
또 몸쪽 높은 곳으로 던졌는데, 이번에는 존 거의 중앙에 꽂혔다. 때리기 쉬운 실투였지만 배트가 나오지 않은 거로 보아 볼을 기다리려고 했던 모양이었다.
포수에게서 타자를 한 번 유인해보자는 싸인이 나왔다. 바깥쪽 낮게. 고개를 끄덕였고, 공을 던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까 생각했던 몸쪽 높은 코스로 공이 향했다.
아래에서 쓸어올리듯 날카롭게 상승한다. 솜털이 쭈뼛 설 정도였다. 뭔가가 휩쓸고 지나가는 것 같은 공인데, 문제는 포수가 공을 놓치고 타자가 헛스윙하면 출루를 허용할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타자의 얼굴에 공포심이 가득하다. 그런데도 어설픈 자세로 스윙을 시도했다.
높게 치솟던 공을, 박의현이 개구리처럼 제 자리에서 날아올라 잡아냈다.
“우와아아아아아!”
“장태영! 장태영!”
“마구 아이가 마구! 점마 마구 던진다!”
“뭔데 저거!”
찌릿하고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자기가 던지려고 했던 공은 아니지만, 자기가 생각해도 멋있지 않은가.
그 뒤로는 거의 무아지경이었다. 다이아몬즈 타자들은 어디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배트를 냈고, 공의 궤적을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
물론 제구가 영 안 되었기에 볼넷을 하나 내주긴 했지만, 2개의 탈삼진에 땅볼 하나를 섞어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장태영! 장태영!”
“오션스 돌격대장 장태영!”
“돌격대장이 아니라 사기꾼 아이가! 뭐 저런 마구를 던지노!”
이닝을 마무리하고, 조금만이라도 제구가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시.
자신에게 쏟아져 내리는 환호를 들으며 장태영은 입술을 꽉 다물었다.
정말 행복한 기분이다.
이 팀의 탑 플레이어들이 왜 미쳐가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을 지하 끝까지 처박았다가 하늘로 날려 보내는데, 중독될 것 같은 짜릿함이 있었다.
“미친 공이었어, 돌격대장.”
감독이 나와서 직접 장태영을 맞이해주며 말했다. 장태영은 입꼬리에 경련이 올 정도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