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238)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240화(240/385)
밑바닥에서부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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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스와 오션스는 어떻게 보면 비슷한 부분이 많은 팀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대도시를 연고지로 삼고 있다는 것 정도는 별 의미도 없다. 두 팀은 20세기에 창단한 팀 중 21세기에 우승이 없는 세 팀 중 두 팀이다.
비슷한 팀으로 메테오스가 있다.
엔젤스와 오션스의 경기는 보통 ‘엔꼴라시코’라고 부른다. 스페인 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엘 클라시코라고 부르는 데서 착안해 그런 이름이 붙었지만, 그 축구팀들의 경기처럼 수준 높은 경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만나기만 하면 수준 낮은 경기를 해대는 것을 두고 조롱하는 의미다.
이 3연전의 첫 경기는 오션스가 가져갔다. 주포 강건우와 함께 타선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주장 양대근이 빠졌음에도 오션스는 경기 초반부터 대량 득점을 해내며 승리를 따냈다.
물론, 이건 오션스 입장이다.
엔젤스 입장에서는 조금 달랐다.
[개성진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 줘야됨?]└만년 유망주 ㅅㅂ
└이제 27살인데 ㅋㅋㅋㅋㅋㅋㅋ 20살짜리 보는 것 처럼 조마조마함 씨발
└오성진 틀드 안 되냐?
└좆성진 카드로 누굴 받아옴 ㅅㅂ
└ㅂㅅ들 엔젤스 야구 계속 보면서도 트레이드 못 하는 이유를 모름?
└?뭔데
└저새끼 다른팀 가면 존나 날라다닐거임 보나마나 딴팀 가자마자 최소 14승임
└ㅆㅂ상상만 해도 족같네
└성호재 좆더버즈 가서 날아다니더니 2루 골글 소리 나오는거 실화냐?
└시발 뭔 개소리들임 그냥 이 팀 좆같다니까?
2년 전만 하더라도 사정은 많이 달랐다.
2025~2027시즌, 엔젤스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동안 오션스는 3년 연속 10위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불도저스, 바이킹스, 파이러츠의 벽에 가로막히긴 했지만, 이 세 팀은 3년간 번갈아 가며 1~3위를 차지한 팀들이었고, 오션스 팬들은 가을 야구 냄새라도 맡는 엔젤스를 부러워하기도 했다.
첫 경기에서 오션스가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걸 본 엔젤스 팬들의 불만은 보통이 아니었다.
엔젤스가 최근 압도적인 강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쟤들보단 내가 낫지’에서 ‘나’ 정도의 포지션은 됐었고, 오션스는 ‘쟤들’ 중에서도 가장 밑바닥에 있지 않았던가.
오션스 팬들은 이제 너희랑은 급이 다르다고 조롱을 쏟아냈다. 사실, 명망 높은 엔꼴라시코를 구경하러 온 타 팀 팬들도 엔젤스만 줘 터지는 걸 보았다.
그리고, 3연전의 두 번째 경기.
아마도 오션스와 엔젤스, 양 팀 팬들을 제외한 모든 팬이 기다렸을 그런 경기가 펼쳐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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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스 정수호와 오션스 이훈의 맞대결.
이훈은 이번 시즌 들어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선발 투수 이름만 두고 봤을 때 사람들은 백중세를 점쳤다.
물론, 후니단의 적극적인 공세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한 경기만 놓고 보자면 선발 투수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이 사실이지만, 9명의 타자가 있다.
엔젤스도 타선이 나쁘지 않다. 훌륭한 컨택 능력을 자랑하는 좌타 라인에, 약간의 우타 거포도 보강했다.
하지만 오션스의 타선이 워낙 괴물 같은 면이 있었다. 오션스 선발 투수들이 어마어마하게 승수를 쌓는 것은 투수들의 기량도 있지만, 쉴 새 없이 터져대는 폭발적인 타격의 도움도 컸다.
흐름을 타면 막을 수가 없다. 현장에서는 오션스 타선을 막으려면 기도 외에는 답이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곤 했다.
어제는 양대근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그렇지 않았던가.
-오늘 화두는, 베테랑 좌완 정수호가 오션스를 얼마나 막아내느냐. 그리고 엔젤스 타자들이 얼마나 기회를 잘 살리느냐.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렇죠. 요새 워낙 오션스 기세가 강하기 때문에.
-게다가 이훈 투수도 상승세고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르지만, 다른 투수가 된 것 같아 보일 정도거든요.
야구 팬들 사이에서 이훈은 여전히 불안정한 투수라는 인식이 남아있기는 해도, 최근 5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했다.
어쨌거나, 경기가 시작되고.
1회 초, 정수호는 2사 1, 2루 위기를 이겨냈다. 팜볼에 당한 이시욱이 입맛을 다시며 물러났다.
그리고 1회 말, 엔젤스 선두 타자 이연호의 타구가 행운의 안타가 되었다. 타구가 2루 베이스를 맞고 높게 튕겨 오르며 출루.
송병재의 타구를 쫓던 배영한이 미끄러졌다. 무사 2, 3루.
미다 발데스의 타구는 이훈의 글러브를 맞고 튕겨 나왔고, 공을 놓친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고 미다 발데스도 살아남았다.
[뭐임 이거 개꿀잼 몰카임?] [뭔데 왜 갑자기 지랄들인데ㅅㅂ] [데자뷰 느껴지는 거 착각임?]불운은 있을 수 있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거포 우타 1루수 정기백의 타격에 대비해 시프트를 가동했지만, 정기백의 타구가 3루 베이스를 맞고 절묘한 코스로 흘러버렸다.
[야 갑자기 뭐임] [시발 뭐냐고 이게] [진정해라 킹건우가 갓루홈런 때려 줄거임;]#
이훈의 턱이 걷잡을 수 없이 오락가락한다. 노경우는 방금 몸을 날렸지만 타구를 잡아내지 못했다. 실책은 아니다. 그냥 코스가 워낙 좋았을 뿐. 조금 더 민첩하게 움직였다면 잡아낼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긴 하지만, 노경우는 내가 아니니까.
사실, 우리 팀이 내야의 짜임새가 굉장히 좋은 팀은 아니다. 아직 대근이 형이 안 돌아왔기에 3루에 황석규가 들어와 안정감이 있기는 하지만, 노루 형과 비교되어 그렇게 보이는 거지 황석규가 리그 최고의 3루 수비수는 아니다.
거의 지명 타자로 출장하던 울프팩도 수비 감각이 날카롭진 않다. 노경우는 좋아졌지만 굳이 따지자면 공격형 2루수다. 발이 빠르고 운동 신경이 좋아 어느 정도 커버하지만 수비는 아직 멀었다.
그런데, 시즌을 치르다 보면 이런 날은 꼭 있다.
뭔가 거짓말 같은 날. 진짜 몰래카메라는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안 풀리는 날.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고 기회를 노려야 한다.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더 혼이 빠지기 쉽다.
한 경기 정도는 내주더라도 괜찮다. 우리가 이 경기를 제외하고 전승을 달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오늘 져도 내일 이기면 위닝 시리즈다.
야구에는 득실차가 없다.
이런 날이면 이상하게 타격도 안 풀리곤 한다. 그런 걸 그냥 운이라고 치부하기보다는, 멘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한 경기일 뿐이니 얼른 끝내고 싶은 마음에 대충 플레이하거나, 혹은 의욕 과다로 몸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거나.
나는 승리와 패배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져서 열 받는 건 포스트시즌이면 충분하다. 물론, 승부욕을 발산하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지만 그런 것 때문에 밸런스가 무너지면 장기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쩌면 유리의 말이 떠올라서였을지도 모른다.
‘아니, 지더라도 최소한 최선은 다해야 하는 거 아냐?’
체력 안배라거나 뭐 그런 문제로 좀 설렁설렁 플레이할 때가 있다. 오늘 좀 못 해도 내일 잘 하면 팬들은 어제의 부진을 잊어버린다.
성의 없는 플레이는 그런 실리적인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다.
“야.”
“어.”
“너무 성의 없는 거 아니냐?”
노경우가 내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방금 노경우는 땅볼을 치고 설렁설렁 달려서 아웃당했다.
전력으로 질주했어도 세이프는 힘들었을 거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정말 정색하며 화내려 한 것은 아니었다.
“어…”
야구는 길게 봐야 한다. 중요한 경기에서, 예를 들자면 한국 시리즈 같은 경기에서 이런 식은 곤란하다.
가끔은 이런 이야기도 해줄 필요가 있다. 야구 좀 잘 된다고 한 경기에서 설렁설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슬럼프에 빠져 있을 수도 있다.
“수비도. 점수 차이 아무리 벌어졌어도 아무 공에나 몸 날려서 하이라이트에 호수비 띄우고 싶은 거냐? 그리고 시프트 깨고 네 판단으로 자리 잡을 거면 확실히 책임져야지.”
노경우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싸우고 싶은 생각은 아니었는데, 말하다 보니 좀 공격적으로 말한 것 같았다.
이닝이 끝난 상황에서, 다들 우리 대화를 듣고 있었나 보다. 우리 쪽으로 시선이 쏠렸다. 노경우 얼굴이 좀 벌겋게 달아오른다. 그리고 노경우가 뭐라고 입을 떼려는 찰나, 황석규가 나타나서 노경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미안하다.”
“어, 예?”
“듣고 보니 내 이야기 같아서. 하이라이트 뜨려고 다이빙 캐치 하다 실수했거든. 진짜 미안하다 얘들아.”
분위기가 좀 묘해졌다. 배영한이 코를 슬쩍 긁으며 나섰다.
“야야. 건우야. 야수들 경우 빼고 다 선배뿐이라 말하기 좀 그렇지? 와, 나도 오늘 실책 해서 뭐라고 말하기가 좀 그런데…”
“맞다. 우리가 다 잘못했는데 건우가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건우야. 경우만 잡지 말고 그냥 다른 야수들 답답하면 마 쌍욕 박아라.”
“시욱이 오늘 지명 타자라고 너무 막 뱉는 거 아니냐? 양캡 돌아오면 제일 쌍욕 많이 먹을게 넌데?”
“아니, 영한 행님. 저는 욕 안 먹을 긴데요.”
“그럼 야수들 수비할 때 건우한테 욕먹어도 아무 말 안 하기 콜?”
“콜! 반말로 해도 된다! 콜?”
“콜!”
상황이 이상하게 좀 흘러갔다.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나는 다른 말들에 대답하는 대신, 노경우에게 말했다.
“미안하다. 말하다 보니 좀 세게 나와서…미안해.”
“아니.”
노경우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얼굴을 벅벅 긁으며 말을 이었다.
“아니…듣고보니 진짜 그랬던 거 같아서…내가 잘못 했네…”
사실 착한 놈인데 내가 좀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말고 따로 이야기했어도 됐을 텐데.
그런데 우리가 서로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사이, 다른 야수들은 이상한 합의에 도달했다.
“경기 중에 건우한테 반말에 욕 들어도 다들 괜찮다고 동의했다.”
“대근이 햄은요?”
“불만이면 여기 있었어야지.”
“맞네. 행님 똑똑하네요.”
딱히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다들 원한다면야…
“그렇게까지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니, 꼭 그렇게 원하는 것까지는 아니고…”
어쨌든, 다들 좋은 사람들인 건 확실하다. 나는 연신 노경우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이 일이 벌어진 직후부터, 우리는 거짓말처럼 반격을 시작했다.
수비 집중력을 발휘해 다음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서창열의 번트 안타와 배영한의 볼넷.
따악-!
그리고 나의 적시타.
따아악-!
울프팩의 안타, 노루 형의 볼넷, 황석규의 희생 플라이, 노경우의 2루타, 박의현의 몸에 맞는 볼.
유준의 타구를 유격수가 잡아내지 못해 실책으로 출루시키며 순식간에 타자 일순.
그래도 초반부터 벌어진 점수 차를 완전히 따라잡진 못했다.
김정용 선배가 1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했기에 안정적으로 길게 이닝을 먹어줄 투수가 없어 불펜 소모도 컸고.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3차전을 남겨둔 상황에서 엔젤스도 경기 후반 불펜 소모가 꽤 있었다는 점이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으니 3차전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오늘, 우리는 11대 8로 패배했다. 엔젤스는 마무리 투수 김근까지 등판시켜야 했고, 길고 길었던 하루가 끝났다.
“건우야…”
유리는 경기 후, 살짝 기어들어 가는 듯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었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응?”
“내가 전에 승부욕 이야기해서 덕아웃에서 그런 거 아니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게 그렇게 이어지나?
“그리고 또 혹시나 해서 그러는데.”
“응.”
“노경우랑 어색해진 거 아니야?”
“나도 좀 과했던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했어.”
“싸우지 마.”
예전에, 과거로 돌아오기 전에 유리가 뭐라고 했더라?
오션스 가서 다 엎드려 뻗쳐 시켜놓고 줄빳따 한 번만 놔주면 안 되냐고 했던 거 같은데?
그래도 나는 그냥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안 싸울게. 경우한테도 다시 미안하다고 하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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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서 벌어진 ‘엔오라시코.’ 스코어 11대 8 난타전. 양팀 합계 실책 5개.]└기자양반 그냥 엔꼴라시코라고 써
└갑자기 3년전 꼴션스로 돌아감ㅋㅋㅋㅋㅋㅋ
└좆망이네 진짜
└꼴션스 저따위로 경기하면 코시에서 절대 못 이김 ㅋㅋㅋㅋㅋ
└꼴션스가 다 그렇지
[6회 초가 끝난 뒤 오션스 덕아웃에서 무슨 일이?] [배영한, ‘다들 건우한테 수비 제대로 안 한다고 혼났다.’]└강건우 싸가지 ㄷㄷㄷㄷㄷㄷ선배들한테 ㄷㄷㄷㄷ
└뭔 싸가지임 못하면 선배고 뭐고 욕 먹어야지
└승부욕 보기 좋은데 뭔 개솔임
└ㄹㅇㅋㅋ개삽질해도 걍 보고만 있는게 더 안좋지
└역시 차기 주장감
└솔직히 갓건우 정도면 저래도 된다
└여기서 뛰어주는 것 만으로도 고마운데 정신 개조까지 ㄷㄷㄷㄷㄷㄷㄷ
[이틀 휴식 후 복귀, 오션스 주장 양대근. ‘앞으로 수비 실책하면 건우한테 반말로 욕먹기로 합의했다고 하더라.’]└욕린 라이트 ㅋㅋㅋㅋㅋㅋㅋㅋ
└노루 무병장수하겠네
└노루 욕 푸지게 먹고 50살까지 현역생활 하는거 아님?
└건우한테 확성기 하나 줘야한다 배영한 미끄러지는거 보고 진심 기겁함
└외야에서는 서창열이 욕하면 되는거 아님?
└서창열이 욕하면 존나 무서울듯 ㄷㄷㄷㄷ
└ㄴㄴㄴ그거 아님 21살짜리 한테 쌍욕먹으면 정신 호들짝 차려질듯
└시발 ㅋㅋㅋ 주전 중 막내한테 욕 안먹으려면 수비 훈련 존나 해야겠네
[오션스 포수 박의현, ‘저 박의현, 강건우한테 욕 안 먹을 자신 있는 남자.’ 수비력 어필.] [(PHOTO) 대패 후 퇴근길에 수심 가득한 얼굴의 이시욱.]└내일부터 건우한테 쌍욕 먹을 생각에 기분 좋은 노루쉑
└내일부터 넌 뒤졋다
└펑고나 받아라 노루쉑
└노루쉑 ㅋㅋㅋㅋ
└노루는 왜 얼굴만 봐도 웃김?
└거울 보는거 같아서 그런거 아님?
└씹새기야 말 가려서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