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265)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267화(267/385)
부산의 상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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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하기를 바라는 마음만으로 승패가 정해졌더라면, 오션스가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안 좋은 기록을 대부분 가지고 있진 않을지도 모른다.
오랜만의 홈 경기가 열리는 사직 야구장은 뜨거웠다. 성적 좋을 때 오랜만에 홈 경기를 마다할 오션스 팬들이 아니었다.
민승기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커피 트럭의 주인은 정신이 혼미해질 것 같았다.
‘시발. 내가 돌았지.’
돈에 눈이 멀었던 과거의 자신을 원망했다.
하지만 거절하기엔 너무 큰 돈이었다.
“아이서 아메리카노 아직 멀었는교?”
“잠시만 기다려주십쇼!”
“아따 꽁짜 커피 한 잔 얻어묵기 힘드네.”
정신이 아득해질 것 같았다. 순간 안 좋은 말이 나올 뻔했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해 웃어넘겼다.
인내심을 잃기엔 너무 큰 돈이었다.
사실, 트럭 한 대로 감당할 숫자는 아니었다. 일을 돕던 오션스 구단 직원들도 혼이 빠지기 직전, 박준기 단장이 절묘한 타이밍에 도착했다.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션스 박준기 단장입니다!”
“머꼬. 단장이가?”
“커피 얻어먹으러 왔나! 줄 서소!”
별 것 아닌 것 같더라도, 어딘가 공짜라고 하면 사람들을 홀리는 이상한 힘이 있다. 박준기 단장이 외쳤다.
“이대로 간다면 경기 전까지 입장이 힘드실 것 같아서! 이번엔 오션스가 쏩니다!”
어쨌거나, 그래도 소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승리를 염원하는 마음이 승리를 불러오진 않지만, 팬들은 때때로 착각을 하곤 한다.
내가 조금만 더 목소리를 높여 소리치면, 선수에게 닿지 않을까. 그리고 내 목소리를 듣는다면 저 선수가 결정적인 지금 이 상황에서 전황을 뒤집어버리지 않을까.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누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기대치가 다르긴 하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관중이 한목소리로 선수의 응원가를 부르고 이름을 외치며 간절히 기원하면 적시타를 때려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항상 그럴 수는 없다. 안타를 칠 확률이라고 해봤자 일반적으로 봤을 때 30% 내외다. 투수가 얼마나 흔들리는지, 타자가 얼마나 준비되었는지 등등 여러 요소가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투수에게 유리한 게임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오션스 팬들이 주로 보는 투수들(오션스 유니폼을 입은)은 항상 얻어터지기만 하니 타자들이 못 치는 걸 이해하지 못 한다고.
어쨌거나.
오늘 경기에서 오션스는 팬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기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시발 이딴 팀이 무슨 통합우승]└엔꼴라시코 잘 봤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엔꼴은 병맛이어야 제맛이지
└엔젤스 트레이드 겁나 하더니 좀 강해졌네
└엔젤스가 강해진게 아니라 엔꼴인게 문제라고ㅡㅡ
└꼴빠새끼들 공짜 커피 먹고 속 드럽게 쓰리겠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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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 형은 어제 경기가 끝나고 조금 복잡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저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은 내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건 내가 너무 편협해서일까.
“승기 형.”
“강건우.”
“팀이 진 건 슬픈데 내일 등판해서 분위기 바꾸면 팬들이 더 좋아할 것 같고, 내일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서 주목받는 건 좋은데 훈이 형 패전 투수 돼서 좀 씁쓸하고 그런 감정이에요?”
“…!”
“게다가 한 경기 져도 팀 순위에는 아무 영향 없고 우리가 못 했다기보다는 엔젤스가 잘 한 거니까 내일 타격감 올라온 엔젤스 잡는 게 더 성취감 있을 거 같고?”
승기 형이 잠깐 멈췄다. 고장 났나.
“역시…너란 놈은…”
나는 재빨리 몸을 피했다. 똑같은 사람 취급받고 싶지는 않다.
어쨌든, 어제 승기 형의 커피 트럭은 시도는 좋았지만 몇몇 문제가 있긴 했다. 주변 카페 사장들의 불만이나 커피 트럭 주위가 혼잡해져 안전 문제, 쓰레기 투척 같은 것들.
원래 뭔가를 하려고 하면 어딘가에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내 의도와는 다른 일이 언제나 벌어지게 된다.
그래도 승기 형이 잘못한 건 없다. 뭐,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니 됐다.
아무튼, 어제는 그런 복잡한 표정이었다면, 오늘 아침에 만난 승기 형은 매우 진지한 얼굴이었다.
“어제의 그 복잡한 감정은 묻어두고, 토요일 경기를 보러 올 만원 관중에게 속 시원하고 통쾌한 승리를 선사할 생각에 밤잠을 조금 설칠 뻔했지만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푹 잤나요?”
“…!”
“수면도 자기 관리고 프로라면 당연히 자기 관리에 통달해야 하니까? 그리고 오션스 에이스 민승기는 프로 중의 프로이니까?”
“그, 그걸 어떻게…!”
어떻게는 무슨.
예성이 형한테 들었지.
예성이 형의 수비와 타격을 다 도와주기로 했다. 본인이 원하면 난 누구나 받아줄 수 있다. 굳이 필요성을 찾자면, 내가 선발 투수에 지명 타자로 나설 상황에서 유격수 수비를 안정적으로 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물론 그런 필요성이 없더라도 도와줄 수 있다.
“큭큭큭…”
저 웃음이 나왔다면, 여기서 도망칠 때라는 뜻이다.
“저 수비 훈련하러 가볼게요.”
자리에서 일어서 얼른 돌아서서 나가려는데, 뒤에서 승기 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건우! 수비 훈련보다는 타격 훈련에 집중해라!”
또 무슨 소릴 하려고.
“이번 경기에서 네가 공을 잡을 일은 없을 테니까!”
뭐라고?
“오늘…세계 야구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것이다! 27탈삼진! 야수들은 그냥 구경만 해도 되는 날!”
난 또 무슨 소릴 하나 했네.
그게 되겠어?
나도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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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스가 시도한 트레이드는 호불호가 갈리긴 하는 편이었다. 팀의 미래를 내주고 당장 눈앞만 본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좀 더 빨리하지 그랬느냐는 의견도 많았다. 시즌 초반부터 강하게 나갔으면 순위표가 달랐을 거라며.
[오션스 라인업]1. 서창열(중견수)
2. 배영한(우익수)
3. 강건우(유격수)
4. 양대근(1루수)
5. 울프팩(지명타자)
6. 이시욱(3루수)
7. 황석규(좌익수)
8. 박의현(포수)
9. 노경우(2루수)
[엔젤스 라인업]1. 이연호(좌익수)
2. 김대현(중견수)
3. 송병재(우익수)
4. 미다 발데스(3루수)
5. 정기백(지명타자)
6. 윤세환(유격수)
7. 이준호(1루수)
8. 차종윤(포수)
9. 조신헌(2루수)
타선만 보자면 네임밸류에서 엄청난 차이가 생긴 건 아니지만, 좌타 일색이던 타선에 홈런을 칠 수 있는 우타자를 보강해 밸런스가 좋아졌다. 거기에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가대표 마무리 봉재석을 데려온 것으로 안정감이 달라졌다.
물론, 타선만 놓고 보자면 물오른 오션스 타선과 비교하기는 힘들었다.
오늘 선발 투수 매치업이 민승기 대 로버트 코반이라는 점도 오션스의 손을 들어줄 만한 요소였다.
하지만 오션스의 일방적 우세가 점쳐지진 않았다. 최근 손톱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기도 했고, 로버트 코반은 평균자책점 3.31에 8승 6패를 기록 중인데, 후반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민승기의 이름은 오션스 팬들에게 오늘은 이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심어주고 있었다.
오션스 유니폼을 입고 공식 경기에서 공을 던진 것은 이제 4개월이 조금 넘었지만, 오션스 팬들에게는 거의 프랜차이즈나 마찬가지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팀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었다. 어째서 저 선수를 드래프트에 뽑지 않았으며, 민승기를 거르고 뽑은 선수가 왜 박은수인가에 대한 울분을 토하는 사람도 많았다. 지금 박은수는 서창열의 보상선수로 바이킹스에 가 있고, 오션스에서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민-승-기!”
“민승기! 민승기! 민승기!”
“승기야! 니만 기다맀다!”
팬들의 외침에 그런 생각이 담겨 있는 듯했다. 민승기는 팬들의 그런 생각을 아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자신감 넘치고 그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데 자부심을 느끼며,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아는 것 같은 그런 얼굴.
전광판 위 시계의 12가 점멸했다. 민승기는 눈을 감고 그림을 그렸다.
‘완벽한 날…’
자신과 같은 팀을 응원하는 저 사람들에게, 완벽한 날을 선물해주고 싶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집에 돌아가는 모습이 상상된다.
야구, 그리고 오션스 밖에 모르는 민승기지만.
요즘 작은 꿈이 생겼다.
‘부산 오션스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는.’
자신은 투수다. 천년만년 여기서 던질 수는 없다.
언젠가 나이를 더 먹게 될 것이고, 제대로 공을 던질 수 없는 날도 올 것이다.
팀 역사의 일부가 될 자신은 있었다. 수십 년이 지난 후, 불세출의 에이스 민승기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고 구장 외야에 자신의 백넘버가 걸릴 것이고, 어쩌면 동상이 세워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거기서 더 나아가서.
새로운 오션스의 홈구장을 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마운드에서는 팀의 승리를, 라커룸에서 팀의 우승을, 은퇴 후에는 팀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그런 사람.
‘부산 시장 민승기…’
부산 시장이 되어 새 구장을 건설한다. 그것이 민승기의 새로운 꿈이었다. 이번에 커피 트럭을 몰고 다니면서 느꼈다.
씩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 꿈을 위해서라면 부산의 상징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심판이 양쪽 허리에 손을 올리고 이쪽을 아니꼽게 바라보고 있었다. 빨리 던지라며 손짓했다. 민승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투구를 준비했다.
팬들의 외침에 리듬을 맞춰서. ‘민’에 호흡을 끌어올리고, ‘승’에 왼쪽 다리를 뻗기 시작하며, ‘기’에 공을 쥔 오른손을 들어 올린다.
그리고, 타자는 헛스윙한다.
“스트-라이크!”
그래.
이거지.
민승기의 입가에 웃음이 꽃피었다.
“이제 그냥 뭐 그러려니 한다.”
뒤돌아선 웃음을 본 노경우가 말했고, 강건우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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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람인지라, 실책을 범할 수도 있다.
몸을 좀 사리면서 하면 실책을 최소화시킬 수 있지만 그런 타입은 아니다. 어려워 보이는 타구에 도전하지 않으면 기록원이 실책이 아닌 안타로 기록하니까.
엔젤스 좌타자 송병재가 3유간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밀어 때렸는데 3루 쪽으로 스핀이 걸렸다. 노루 형이 먼저 몸을 날렸고 수비가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수비 범위가 넓다고 하기는 무리가 있는지라.
나는 그 뒤쪽에서 달려가며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고, 스핀이 먹은 타구가 글러브를 맞고 튕겨 나갔다.
“아!”
3루측 관중석까지 가득 메운 오션스 팬들의 탄식이 터져 나온다. 절묘한 타구였다. 조금만 뻗는 힘이 약했더라면 글러브 끝으로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석규 형이 빠르게 달려 나와 커버해서 글러브에 맞은 타구가 이상하게 튀었음에도 송병재가 2루까지 가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그런데, 승기 형이 날 보는 눈빛이 이상하다.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요즘 들어 승기 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다. 그리고 저 눈빛은, ‘강건우…? 네가 실책을…?’이런 생각을 하는 듯한 실망한 눈빛이다.
“마. 강건우. 수비 좀 더 잘 해줬어야지.”
따지고 보면 이건 3루수가 처리하는 게 맞는 타구였다. 그런데 이런 말을?
그렇게 말하고 눈알을 굴리며 시선을 회피하는 걸 보니 자기도 그냥 날 놀리고 싶었을 뿐인 것 같기는 하다.
어이가 없어서 진짜.
승기 형은 미다 발데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엔젤스를 막아냈다. 경기 두 번째 탈삼진. 그리고 덕아웃으로 돌아가며 의미심장한 소리를 냈다.
“흠…강건우…”
“…”
기록원은 그 타구를 실책으로 판단했다. 내가 보기엔 안타인데.
“건우 오늘 컨디션 별로냐?”
저 말을 대근이 형이 했더라면, 내가 내 컨디션을 잘 모르고 있나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창열의 장난기 섞인 표정을 보니 내 착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날 한 번 놀려보겠다고 안달이 난 사람들.
“강건우 오늘 경기 끝나고 펑고 한번 쳐줄까?”
노경우…
“오션스 강건우! 괜찮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는 법이다! 그것은 네게 남은 아주 작은 인간이라는 증거일지도 모르지! 걱정하지 마라! 내 인생의 등대인 민승기 형님이 다 해치웠으니까!”
박의현…의현이 형…
“실책의 반대말은?”
“…”
“바늘책.”
“…”
“파핫핫하!”
…
석규 형이라고 불러주기 싫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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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의 1회 말 공격, 현재 2아웃 주자 없는 상황, 강건우 선수가 타석에 들어옵니다.
-강건우 선수가 실책하는 모습이 흔한 건 아닌데 말이죠.
-하하. 그렇죠. 워낙 수비를 잘 하는 선수라.
-그런데 그 타구가 워낙 처리하기 힘든 타구라 그렇지, 실책이라고 하기도 좀 민망했습니다. 사실 어지간한 유격수들은 글러브를 가져다 대지도 못 할 코스였거든요.
-그렇죠. 게다가 절묘하게 회전을 먹어서. 그건 그렇고, 오늘 로버트 코반 선수의 컨디션도 좋아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서창열 선수와 배영한 선수, 이 만만치 않은 타자들에게 100% 포심으로만 승부해서 아웃 카운트 두 개를 따냈거든요.
-구위가 어마어마합니다. 게다가 197cm 장신에서 내리꽂다 보니 타자들이 보기에는 2층에서 던지는 것 같다고들 하거든요.
-예. 포심에 대한 자신감을 찾으면서 후반기에 포심 위주의 피칭을 펼치고 있는데, 여름이 되면서 몸이 풀렸는지 구속이 조금 더 오르면서 거의 언터처블이 되어가고 있어요.
-민승기 선수와 좋은 투수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과연 강건우 선수를 상대로도 그런 배짱 있는 피칭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투수와 타자가 준비되었습니다!
강건우는 배트를 강하게 쥐었고, 로버트 코반도 공이 으스러지라 쥐었다.
저 타자에 대해 잘 안다. 아주 위험한 타자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로버트 코반은, 어쩌면 메이저리그에도 저 정도 레벨의 타자는 그리 많지 않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자신감은 있다. 미국에 있을 때 보다 더 발전했다고 느끼는 요즘이었다.
누가 상대라도 괜찮다. 이런 느낌.
포심 최고 구속이 155km/h까지 올라왔다. 자신의 커리어 내내 이렇게 빠른 공을 던진 적이 없었다.
호흡을 끌어올리고, 동작을 시작했다.
스트라이드를 길게 뻗으며, 높은 데다가 앞쪽에서 내리꽂는 느낌으로.
귓가를 팔이 스쳤다. 그만큼 타점이 높다.
그리고.
따아아아아아아악-!
누구에게나 계획 혹은 자신감은 있는 법이다. 한 대 맞기 전까지는.
“강-건-우우우우! 강-건-우! 강건우! 오션스 강건우-!”
“갱! 건! 우!”
귀가 따가운 소음이 들려온다.
강건우는 배트를 뒤로 집어 던지며 생각했다.
‘홈런 친 건 좋은데, 요새 승기 형 때문에 열 받으면 홈런이 쉽게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민승기에게 휘둘린다는 생각이 들자 조금 침울해졌다. 그래서 침착하게 분석실을 향해 하트를 한 번 날린 후, 최근 다른 홈런을 때렸을 때 보다 침착하게 베이스를 돌았다.
“건우야아아아아!”
이거, 진짜 막내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유리 누나가아아아아!”
물론 막내는 따로 있긴 한데.
“홈런 직이준단다아아아아!”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실책 그게 뭐라고! 홈런만 뻥뻥 때리라!”
아니…
실책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