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276)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278화(278/385)
정의로운 도둑이 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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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 KBO 프로 야구 시즌을 두고, 사람들은 이미 오션스의 정규 시즌 1위는 확정적인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있었다.
[진짜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솔직히 아직 좀 몰카 같음] [이게 통속의 뇌가 아니라면?????? 사실 꼴션스의 승패가 뒤바뀐거라면?????] [아니 할 때 된 거 맞긴 맞는데 진짜 얼떨떨함;;; 뭐임 대체 ㅋㅋㅋㅋㅋㅋ]틀린 말은 아니다.
현재 오션스는 77승 2무 29패로, 승률 72.6%의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 2위 파이러츠를 상대로 11승 4패.
3위 엔젤스에게는 8승 3패.
4위 엔진스와는 12승 1패.
이렇게, 상위권 팀들을 무자비하게 잡아냈다.
2위부터 4위까지 팀들이 약한 것이 아니다. 파이러츠는 57.9%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엔젤스와 엔진스는 54%대의 승률을 마크하고 있었다.
비교적 상위권 팀들에게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준 결과, 2위 파이러츠와의 승차는 15.5게임.
정규 시즌 경기를 36경기 남긴 시점에서 15.5경기 차이를 뒤집으려면 기적만으로도 부족하다.
물론, 정규 시즌 순위를 뒤집는 것이 힘들다뿐이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는 또 모른다. 상대 전적에서 많이 밀린다 하더라도 단기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어쨌거나, 이런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는 오션스 내부에서도 약간은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여유가 있으니 적당히 주전들 체력 관리해주면서 백업 선수들 경험도 좀 쌓게 해주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저는 역대 최고 시즌 한 번 찍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지난 시즌처럼 핵심 선수 부상이라도 나오면 가을에도 힘들어질 수 있어요.”
“약간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긴장감 적절히 유지하면서 한국 시리즈까지 분위기 끌고 갔으면 합니다. 승기나 건우 같은 친구들 기록도 있지 않습니까?”
현재 오션스 코치진들은 능력도 상당히 인정받고 있었다.
강건우가 입단하고 FA에 과감한 투자를 시도하면서 팀 성적이 올라온 것도 분명히 있지만, 그래도 개차반 같았던 전 코치진과 비교되니 더욱 그렇다.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면 해당 팀의 코치진에 대한 평가도 올라간다. KBO에서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선수들도 그렇지만 코치진도 실적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그걸 떠나서, 역대 최고의 팀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도 분명히 크다.
“좋아. 팀을 더 강하게 만들 방법이 있다면 뭐든지. 기본적으로 주전들을 계속 내보내되, 후보 선수들의 출전 시간도 조금씩 보장해주지. 선발 로테이션에도 여유를 줄 수 있다면 좋겠고.”
어차피 명쾌한 해답은 없다. 야구는 결과론적인 스포츠고, 이 승률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면서 마지막을 준비해야 한다.
휴 브레드먼 감독이 대주자나 대수비, 대타 등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런 쪽에서는 더 유연성을 가지기로 했다.
“갱과 민은 어지간하면 내버려 둬.”
그럴 생각이었다. 두 선수가 다치기라도 하면 큰 차질이 생기긴 하겠지만, 야구인으로서 두 사람의 그 어마어마한 기록 행진에 제동을 걸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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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록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좋아서 나쁠 일이야 없겠고, 이게 나빠질 것 같지도 않지만, 거기에 집착하지 않을 뿐이다.
물론, 그건 내 생각이다. 다른 사람들이 오히려 더 신경 쓰는 것 같다.
기자들이 호들갑을 떨고, 동료 선수들도 비슷하다.
“이번 시즌 목표가 있나요?”
“오션스 우승이요.”
“그것 말고, 개인적으로는…”
“개인적으로요?”
“무조건 깨고 싶다, 이런 거 있잖아요. 아무래도 대부분 타격 지표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깰 수 있으니까. 욕심 나는 부분 없어요?”
어쩌면 홈런 기록을 깨고 싶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난 모든 지표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사람들은 아무래도 홈런에 더 열광하는 편이니까.
“여기서 남은 경기 동안 안타 하나도 못 치더라도 우승만 하면 만족합니다.”
“정말로요?”
“예. 다른 기록이야 누군가 해냈지만, 오션스 통합우승은 그 누구도 못 해냈잖아요. 그만큼 가치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나는 감독님에게도 그런 뜻을 전달했다. 하루쯤 쉬어도 괜찮다, 뭐 그런.
감독님은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이상한 말을 했다.
“자네 뜻이 정 그렇다면 말이야.”
“예.”
“무시무시한 결정을 내려야겠군.”
“그 정도까지는 안 하셔도 되는데요.”
“자네는 이번 주에…!”
순간, 휴가인가 생각했다. 그래도 유리까지 놔주진 않겠지? 유리 없는 휴가를 받으면 뭘 해야 하지?
아. 부모님이랑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겠다.
감독님은 뜸을 꽤 들이더니, 힘들게 한 마디를 토해냈다.
“…지명 타자로 한 경기 정도 나서게 될 수도 있어!”
“…예?”
“빌어먹을. 나도 몰라.”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된다. 자화자찬이 아니라 나는 정말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이 성적이었다면 사업을 몇 번 말아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돈을 더 벌지 않았을까.
유리는 조금 갸웃거리며 감독님과 무슨 대화를 나눴냐고 내게 물었다. 내가 있는 그대로 전해주자, 유리의 웃음이 빵 터졌다.
“아, 그래? 감독님도 좀 부담되나 보다.”
“부담?”
“팬들이 너 안 내보내면 야구장에 불 지를 거라고 믿고 있어.”
“응? 왜?”
“글쎄…”
시선을 피하는 걸 보니, 어쩌면 유리가…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어쨌든, 오늘 상대하게 될 아이언스 선수들은 오늘도 결연한 모습이었다.
죄다 양말을 무릎까지 끌어올렸다. 박정신은 펑고를 받느라 온몸이 흙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전에 그, 경기 설렁설렁하던 외야수는 2군에 처박혀 있다고 한다.
감독에도 여러 스타일이 있는데, 오대서 감독 같은 스타일은 흔치 않다. 아무래도 팀 레전드 출신이다 보니 선수들을 강하게 휘어잡을 수 있지 않을까.
이름이 구건석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그 외야수를 대신해 신인 선수를 활용하고 있는데 당연히 주전 선수였던 구건석 보다는 못하지만, 기강 하나는 제대로 잡힌 듯하다.
그리고 감독님은, 오늘 나를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시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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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라인업]1번 타자 중견수 서창열
2번 타자 우익수 배영한
3번 타자 지명타자 강건우
4번 타자 1루수 양대근
5번 타자 3루수 이시욱
6번 타자 2루수 노경우
7번 타자 좌익수 황석규
8번 타자 포수 박의현
9번 타자 유격수 정예성
└건우 왜 지타로 나옴?
└어디 아픈거 아님?ㅠ
└빵동님 처도르신것???
└???빵동님이 니 친구냐?
└아니 ㅋㅋㅋㅋㅋ 수비 터지면 감당되나 이거
└오늘 민승기 등판이니 삼진 27개로 끝내면 되니까 수비 필요 없음
└이새끼 뭐라는겨
└ㅎ 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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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날 실업자로 만들다니.”
전에도 들은 말 같은데, 오늘 울프팩은 대타 대기다.
유격수 자리에 예성이 형이 들어갔다.
오늘 상대인 아이언스는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6위 메테오스와 0.5게임 차이로, 5위까지 주어지는 가을야구 티켓의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이다.
우리 일정을 보면 아이언스와 두 경기를 홈에서 하고, 다음이 메테오스 원정 두 경기다.
우리는 메테오스, 엔젤스, 불도저스와 잔여 경기가 가장 많이 남아있다. 세 팀 모두 여전히 순위 경쟁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남은 일정 모두 쉽게 가져가긴 힘들 듯하다.
작년 한국 시리즈에서 맞붙었던 2028시즌 정규 시즌 챔피언 불도저스가 7위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꽤 의외다. 확실히 단단한 팀이었는데.
아무래도 FA 유출이 꽤 뼈아팠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오늘 선발인 승기 형은 나와는 다르게 기자에게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했다.
[오션스 에이스 민승기의 올 시즌 목표 : 1. 오션스 통합우승 2. 한국 시리즈 MVP 3. 개인 20승 4. 평균자책점 1점대.]지난 생일날의 등판 이후, 우천 취소가 연속으로 나온지라 이번이 그 후 첫 등판이다. 비가 올 때는 아무래도 선수들이 조금은 훈련량을 조절하는데, 저 형은 아니었다.
그리고 요즘 매스컴에서 ‘투혼 야구’라고 이름 붙인 아이언스를 상대로, 1이닝을 삼진 세 개로 끝내버렸다.
“후우우…강건우…”
숨을 약간 몰아쉬고 있다. 그러더니 픽 웃었다.
“오늘 아이언스 타자들이 바짝 붙어 서더군.”
“그래요?”
“하지만 사직의 민승기는 무적.”
“이제 그 멘트 좀 식상하지 않아요?”
“그럴 리가.”
“아니, 맨날 한 말 또 하는 거 같은데. 안 그래요?”
“나 민승기는 매일매일 새로이 태어나는 에이스다. 전혀 식상하지 않지.”
“그럼 동생이네?”
“뭐?”
“오늘 태어났으면 신생아니까.”
“큭큭큭. 홈런 때리면 용서해주지.”
지명 타자는 경기에 임하는 리듬이 약간 달라진다. 수비 포지션으로 나갔다 들어오는 루틴이 사라지면서, 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풀타임 지명 타자로 처음 출전하게 된 선수들이 약간의 조정 기간을 거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지명 타자로 출전할 때는 벤치에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수비에 나서면 경기장의 분위기를 몸에 새길 수 있지만, 덕아웃에 앉아 있다가 흐름을 놓치면 쫓아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이것도 경험해본 바 있다.
해본 일과 안 해본 것의 차이는 크다.
훌륭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은 떡잎부터 다르다고들 말하지만, 그것 또한 경험이 부족하면 어디선가 티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나는 다르다는 뜻이다.
예를 들자면, 몇 경기 동안 매일같이 홈런포를 쏘아내며 뭇 투수들의 경계 대상이 된 것도 충분히 겪어본 일이다.
“볼!”
1사 1루 상황에서 압박감을 느낀 투수의 제구가 엉망이 되는 것 또한.
“볼!”
그리고 그 투수가,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거뒀고 평균 7이닝 가량을 소화했으며 그 다섯 경기 동안 고작 4점만을 실점하며 철벽같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고 던지는 다음 공을 때려내는 것도 그렇다.
따아아아아아악-!
존 끄트머리를 향해 날카롭게 날아오는 슬라이더가 완전히 꺾이기 전에, 내 몸 앞쪽에서 걷어 올리듯 때려냈다.
근래 구위가 좋았고, 볼 두 개를 내리 던진 후에 선택한 것 치고는 이 공에 자신감이 있었던 것인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저런 표정을 보는 것 또한, 내게는 익숙한 일이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온전히 나를 향하는 찬사, 함성, 환호를 듣는 것도.
“강건우! 강건우! 강건우!”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내 이름을 들으며 유리에게 하트를 그려 보이는 것도 이제 익숙해지고 있다.
“건우야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분석실 창문에서, 유리가 좋아하며 팔짝팔짝 뛰는 걸 보는 건…
뭐, 익숙해지더라도 상관없지 않을까. 얼마나 익숙해지더라도 끝도 없이 사랑스러운 모습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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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회 말에 투런포를 때려내며 시즌 48호 홈런을 기록한 강건우 선수,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어냅니다.
-최철 선수가 부담을 느끼는 모양이에요.
-최철 선수가 홈런을 맞은 것이 3주 만이거든요. 그동안 정말 굳건한 모습이었습니다.
-맞습니다. 하하. 그래서 더 충격이었을지도 모르죠.
-오션스 관계자분들이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강건우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듣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니네요.
-예. 무사 1루, 주자는 강건우. 타석에는 양대근.
-아이언스 배터리는 강건우 선수의 도루를 조심해야 합니다. 양대근 선수가 장타력도 있지만, 정교한 타격에도 일가견이 있거든요. 강건우 선수에게 2루를 허용하면 추가 실점의 위험성이 더 커져요.
-말씀드리는 순간, 최철 선수의 초구, 아! 강건우! 초구에 바로 도루 시도! 송구는, 송구는ㅡ세이프! 세이프입니다! 도루에 성공하는 강건우!
-이야. 타이밍을 정말 끔찍하게 잘 잡아요. 투수의 모든 습관에 통달한 것 같거든요.
-예! 시즌 40호 도루! 40-40을 달성하는 강건우! 드디어! 예! KBO 2호이자, 한미일 통산 6번째 대기록을 달성합니다!
-그리고 자막이 나오네요. 한미일 통틀어 최단 경기이며, 거기에 최다 홈런입니다. 48홈런 40도루, 이야. 새로운 역사가 쓰였어요.
-그러네요. 불명예다운 기록이지만, 최철 선수는 48호 홈런과 40호 도루를 하루에 모두 허용한 투수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좋은 투수인데요. 강도라도 만난 것 같은 표정이죠?
-오션스 팬들에게는 2년 차에 이미 레전드 대우를 받겠지만, 타 팀 팬들에게는 강도나 마찬가지겠죠!
-예! 강건우의 활약과 오션스의 약진은 계속됩니다! 오션스 덕아웃에서도 오션스 선수들이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네요! 민승기 선수, 정말 흐뭇하게 웃고 있는데요?
-아. 여기 또 특이한 기록이 있습니다. 민승기 선수가 올 시즌 출전한 경기가 오늘 경기 포함 23경기거든요.
-예. 23경기에 출전해서 15승 3패를 거두고 있고, 오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죠.
-그런데 강건우 선수가 그 23경기에서 홈런을 무려 20개나 때렸어요.
-예? 그러니까, 48개 중에 20개를 민승기 선수의 등판일에?
-맞습니다. 이건 뭐, 다승 선두인 민승기 선수의 15승에 엄청난 지분이 있다고 봐야겠죠. 물론 민승기 선수가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기는 하지만요.
-이야. 강건우 선수의 활약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겠네요.
-아! 양대근! 양대근의 타구가 외야로! 양대근! 펜스를 직격하는 타구! 그리고 강건우 선수는…!
-홈-인! 빠르게 달려와 홈을 밟았어요! 예! 사직 야구장이 다시 후끈하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