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286)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288화(288/385)
피땀 흘려 이루고 싶은 것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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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야구 실력은 점진적으로 상승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정하기 전, 고교 시절에는 실력이 하루에 얼마만큼은 올라간다고 생각했다. 뭐… 내가 세상 그 어디에도 없고 역사적으로도 없었으며 앞으로 절대 나오지 않을 천재라고 생각했을 때였다.
한국 프로 야구는 당연히 씹어먹을 것이고 메이저리그도 정복할 거라고 여겼었지.
아무튼, 대체로 야구 실력은 계단식으로 좋아졌던 것 같다.
꽉 막혀 있다가도 한 번 벽을 넘으면 그 뒤로는 쉬워진다. 그러다가도 미끄러질 때도 있긴 한데, 몸 관리 실패나 훈련에 소홀히 한 경우가 많다.
메이저리그 시절, 나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보다 어렸지만 거기서 쌓은 경험은 훨씬 많았다.
물론 그들은 KBO 경험을 충분히 쌓고 들어온 것이었다. 메이저리그를 노크한 한국 선수는 많지만, 고교 졸업 이후 메이저리그에 직행해서 성공하는 비율은 굉장히 적다. KBO를 정복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 중에도 실패한 케이스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있을 때 진출한 선수들은 꽤 성공적이었다.
김권종, 박용재, 정조준.
김권종은 1회 말부터 자신의 성명 절기와도 같은 슬라이더를 유감없이 던져댔다. 저 투수의 슬라이더가 골치 아픈 이유는, 타석에서 구분할 수 없이 동일한 투구 폼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무브먼트의 슬라이더가 뿜어져 나온다는 점이다.
팔 각도가 꽤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 쓰리 쿼터 스타일의 좌완이, 같은 폼으로 던지는데 하나는 홈 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고 다른 하나는 좌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달아난다.
우타자 입장에서 보자면 하나는 몸쪽으로 달려 들어와 범타를 유도하고, 하나는 수직 무브먼트를 보여주며 헛스윙을 유도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김권종은 진출 초반에 잘 해내다가 벽에 부딪혔었다. 그리고 투수 김권종의 선택은, 뚝 떨어지는 종 슬라이더는 그대로 유지한 채 횡 슬라이더를 다시 세분화시켰다.
87~89마일(대략 140km/h~143km/h)에 각이 비교적 작은 하드 슬라이더와, 낮은 팔 각도에서 나오는 수평 무브먼트를 극대화 시킨 슬라이더.
박용재는 꾸준히 자기가 잘하는 것을 밀어붙였다. 부침도 있었지만, 시즌이 끝날 때면 항상 자기 성적을 냈다.
조준이 형은 계속 변화하려고 발버둥 쳤다. 자기 약점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이 선수들을 KBO에서 만나보고 느낀 것은, 아마도 KBO에서는 지금까지 하던 대로만 하더라도 어떻게든 먹혔기에 벽을 넘을 기회를 마주치지 못했던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때로 벽은 좌절의 대상이지만, 그 벽을 느껴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찬스가 되기도 한다.
있지도 않은 벽을 뛰어넘을 수는 없으니까.
그런 점에서, 오늘 1회 말에 마주친 김권종은 어딘가 메이저리그 시절 굶주려 있던 그 모습을 연상케 했다.
부웅-
“스트라이크!”
초구로 내 몸쪽을 향해 파고드는 슬라이더가 나왔다. 이미 우리 팀의 테이블 세터를 돌려세운 김권종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날 피해 가려 하지 않았다.
‘타자들 힘이 너무 좋아. 우타자들한테 슬라이더 던지는 게 이제 겁난다.’
한국에서 이미 자신을 증명하고, 메이저리그에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선 김권종은 내게 그렇게 말한 적 있었다. 지금 보면 어딘가 약간 나사 빠진 모습인데, 그때는 조금 달랐다.
거기서 내가 해준 말은 이거였다.
‘별문제 없는데 그냥 혼자 겁먹은 거 아니에요?’
투수로서의 나는 문제가 생기거나, 생기지 않아도 생길 것 같았을 때 새로운 구종을 장착하는 것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했다. 김권종은 내게 ‘다 너 같지는 않아…’라고 말하곤 슬라이더에 변화를 줬다.
그리고 방금 그 공은 김권종이 추가한 그 슬라이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도 처음에 상대했을 땐 꽤 곤욕을 치렀었는데.
결국, 나중에는 어느 정도 대처법을 찾아내긴 했지만.
야구에 100%는 없다. 대응법을 찾았다는 것도, 다 때려낼 수 있게 됐다는 뜻은 아니다.
배트를 살짝 짧게 잡았다. 어쩐지 조용한이 오늘 호들갑을 안 떨더라니.
이건 진짜 가위바위보 싸움이다. 몸쪽으로 누가 잡아당기는 듯 들어오는 저 슬라이더를 때리기 위해서는 배트를 짧게 잡아야 하고, 그러면 체인지업 공략이 다소 힘들어진다. 투수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그립을 헬멧 뒤로 숨겼다. 폼을 때에 따라 바꾸는 것은 밸런스를 해칠 우려가 있어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은 어쩔 수 없다.
그건 그렇고.
갑자기 저걸 던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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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종은 아직 완벽하진 않더라도, 강건우가 자신의 공에 헛스윙하는 것을 보고 조금은 기뻐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욕심은 확고했다.
다만, 걸리는 것은 강건우였다.
강건우도 제대로 못 잡는데 메이저리그를 가겠다고?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본인도 공감했다.
사람들은 조금 의아해하지만, 김권종은 소심한 사람이다. 한 가지 의문이 생기면 풀이 죽고, 그걸 꼭 해결해야만 한다.
물론 강건우에게 매번 두들겨 맞지는 않았다.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에 강건우에게 홈런을 맞은 기억이 너무 강렬했다.
구위로 짓누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맞지 않는 공을 던질 수는 없을까.
존 끄트머리에서 살짝 떨어지는 공으로 유혹한다?
하지만 강건우는 그런 공마저 넘겨버리는 파워를 가졌다.
강건우를 속이기 위해 종 슬라이더를 더 떨어뜨린다?
티 나게 떨어지면 강건우는 속지 않는다.
그래서 역발상을 떠올려봤다. 어지간한 투수들이 다 피하는 강건우의 몸쪽은 어떤가?
포심을 그대로 던지면 위험하다. 강건우가 익숙하지 않은 공이 없을까. 조용한과 함께 연구해서 나온 것이 이 공이었다. 멀리서부터 날카롭게 들어가는 또 다른 슬라이더.
물론 위험성은 있지만, 이 메커니즘이라면 강하게 때려내기 위해서는 정말 정확한 타격이 필요하다. 모험 수라면 모험 수인데, 김권종은 제구력에는 자신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던졌던 그 공만큼 완성도가 높진 못하다. 그래도 일단 첫 시도는 성공했다.
김권종의 머리는 강건우를 상대로 일정 수준의 성과를 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조용한은 가슴이 두근대는 것을 느꼈다.
‘이 새끼 진짜 한 번 제대로 족쳐주고 싶다.’
인간 강건우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기고 싶다. 이놈 당황하는 얼굴 한 번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백준섭은 이미 포기한 것 같지만, 그리고 여기서 이기더라도 자신이 아닌 김권종이 이긴 거겠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더.’
처음 보는 공에 벌써 적응했을 리가 없다. 강건우를 잡고 오션스를 잡는다고 해도 가을 야구는 힘들어졌지만, 이건 개인적인 도전 같은 거였다.
‘좋아. 아까랑 비슷하지만 조금 낮게.’
김권종이 다시 공을 던졌다. 그리고, 강건우의 배트가 나왔다.
따악-!
‘응?’
조용한은 맞은 직후에 눈치챘다. 강건우가 그립에 변화를 줬고, 그립 위치에도 변화를 줬던 것을.
등줄기 사이로 식은땀이 흐른다.
‘이걸 한 번 보고 대응한다고?’
한 번이 아니지만, 한 번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강건우가 메이저리그에서 김권종과 상대해봤던 경험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강건우의 타구는 펜스를 넘길 만큼 멀리 뻗진 못했다. 좌익수가 거의 서 있던 자리에서 타구를 잡아냈고, 1회 말이 그대로 끝났다.
“음.”
강건우가 입맛을 다시는 것이 보였다. 조용한은 생각했다.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그보다는, 자기도 모르게 입 밖으로 생각을 꺼내버리고 말았다.
“미친놈이냐?”
“예?”
“…”
“…미쳤냐고 하셨어요?”
“…내가 언제?”
어색한 표정으로 오리발을 내밀면서 등을 돌렸다. 김권종이 슬며시 다가와 물었다.
“형. 건우 방금 제대로 때릴 뻔했던 것 같은데요?”
강건우 한번 잡아 보겠다고 머리 굴리고 몸 굴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조용한은 갈등했다.
이걸 인정해야 하나, 아니면 부인해야 하나.
“아웃이잖아.”
본능적으로 부인해버렸다. 김권종이 말했다.
“조금 빗맞아서 그렇지 대응하는 거 같은데?”
“뭔 소리야. 아웃이잖아. 현이가 잡았잖아.”
“조금만 더 세게 맞았으면 넘어가지 않았을까요?”
“무조건 현이가 잡았어.”
“흠.”
그리고 강건우는 홈 덕아웃으로 돌아가 민승기의 따가운 눈초리를 한 몸으로 받고 있었다.
“웨이트를 좀 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닌데요.”
“힘이 부족했지.”
“그거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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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의식은 누군가를 발전시키는 좋은 원동력이다.
민승기가 김권종에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듯, 김권종은 강건우에게 성과를 내고 싶어 했다. 그리고 김권종은 올 시즌 민승기의 성적을 보면서 고민도 했다.
민승기가 저렇게 잘 던지면서 KBO에 남았는데,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온전히 자신의 능력만 믿고 도전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다른 사람과 끝없이 비교해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려는 사람도 있다. 뭐가 옳고 그른지는 알 수 없다. 단순 비교만으로 완전히 다른 무대에서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정확히 가늠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아마 물어본다면 민승기는 별 거리낌 없이 대답해줄 것이다. ‘메이저리그 도전보다 오션스가 더 소중하다.’
강건우에게 물어봐도 비슷한 대답이 나올지도 모른다. ‘메이저리그보다 오션스를 우승시키는 것이 유리 누나가 더 행복해지는 길이다.’
때로 사람들은 쉬운 길을 내버려 두고 어려운 길을 택하기도 한다.
물어보고, 대답을 들은 뒤, 그걸 믿었다면 이렇게 고민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텐데.
김권종은 도전함으로써 해답을 구하고자 했다.
-민승기 대 김권종. 예. 오늘 정말 어마어마한 투수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제대로 동기 부여된 탑 클래스 선수들의 맞대결은 타자들을 들러리처럼 보이게 했다.
김권종은 강건우에게 다시 그 크로스 파이어 투구를 펼치다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다. 김권종은 강건우의 도루 시도를 막기 위해 네 번 정도 견제구를 던졌고, 사직 야구장은 ‘마!’라는 외침으로 가득 찼다.
기어코 강건우는 도루에 성공했지만, 좌타자 양대근은 김권종의 슬라이더에 맥을 못 추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민승기도 만만치 않았다. 바이킹스 최고의 타자 김호근을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던진 폭포수 같은 커브.
“스트라이크! 아웃!”
볼넷과 도루, 그리고 번트로 주자가 3루에 있었다. 바운드 되는 커브가 포수 뒤로 빠지기라도 했더라면 주자가 홈을 밟았을 것이다. 또한, 변화구를 노리고 있는 김호근에게 결정구로 커브를 던질 만큼 배짱이 있어야 했었다. 커브의 제구가 안 됐더라면 통타당했을 수도 있다.
한 번의 실수로 승패가 좌우될 수 있는 경기였다. 때로 야구에서는 수없이 많은 기회가 나지만, 이런 날 타자들은 기회를 살리기는커녕 기회를 만드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는다.
리그를 대표하는, 그리고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들 간의 맞대결이 이런 흐름으로 흘러간다면 승패는 자존심 싸움의 구도가 된다.
감독들은 이런 상황에서 투수를 교체하는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한다. 투수들이 더 던지겠노라고 강력하게 의사를 표한다면 더욱 그렇다.
타자들은 어떻게든 출루를 해보려고 한다. 바이킹스 타자 조진호는 도저히 민승기의 공에 타이밍을 못 맞추겠다고 판단하자 차라리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몸에 맞거나, 볼넷이라도 얻기 위함이었다.
“스트-라이크! 아웃!”
그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민승기의 공이 맹렬하게 스트라이크 존 안을 파고들었다.
서창열은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번트 방향은 좋았으나, 바이킹스 3루수 이성준은 절대로 그걸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달려들어 맨손으로 잡아 1루로 강력하게 던진 후, 넘어지는 과정에서 어깨를 부딪쳐 교체되었다.
모두가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개인의 승리, 누군가에게 앞서고 싶다는 열망, 자신을 증명하고자 하는 마음,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은 생각,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뜻.
모든 것들은 아마도, 팀의 승리로만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팽팽한 흐름에 변화가 생긴 것은 이 높은 수준의 긴장감 속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작은 존재에서부터였다.
수비 과정에서 살짝 불편함을 느낀 배영한을 대신해 김세완이 대타로 나섰다. 좌타자에게 악몽과도 같은 김권종을 상대로 우타자 김세완은 초구에 스윙했다.
딱!
평범해 보이는 타구를, 교체되어 들어온 바이킹스 백업 3루수가 놓쳐버렸다. 빗맞아 스핀이 걸린 타구였기에 처리하기 쉬운 타구는 아니었다.
대주자 유준이 투입되었다. 강건우가 번트 모션으로 모두를 당황시키는 사이 2루 도루에 성공.
유준은 도루를 성공시킨 후, 자기도 모르게 포효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조용한을 상대로 도루 성공이다. 개인적인 성공과 팀 승리를 위한 발판을 동시에 놓았다.
타석에 선 강건우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홈 플레이트 뒤에 앉은 조용한은 싸인을 냈다.
마운드에서 김권종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직 야구장 관중석에서 팬들이 소리쳤다.
딱!
타격음이 들리는 순간, 2루에 서 있던 유준은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고 그냥 달렸다.
홈런이 될 만한 타구는 아니다. 낮게 깔린 타구였다.
유격수 김만재가 타구를 잡아내지 못했다. 3루 베이스 코치가 미친 듯이 팔을 돌려댔다. 달리던 유준의 헬멧이 벗겨져 날아가고, 모든 관심이 유준에게 집중되었다.
달린다.
억울했다.
열심히 해왔는데. 왜 서창열을 영입해서 백업으로 밀려나 버렸는지.
3루수가 왜 외야 한 자리를 꿰찼는지.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 그래서 혀가 입 밖으로 나온 것도 모르고 달렸다.
포수 조용한이 앞으로 나온다. 송구가 빠른 것 같다. 여기서 아웃당하면 안 된다.
“으아아아아!”
자세를 낮추고 공을 잡아 태그를 시도하는 조용한을 피해야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옆으로 굴러볼까.
본능적으로 점프했다. 이런 건 훈련해본 적도 없는데.
마스크를 집어 던진 조용한의 황당해하는 표정이 보였다. 점프해서 조용한을 뛰어넘는 데 성공한 유준은, 순간 바닥에 떨어지는 충격에 홈 플레이트 위치를 놓쳐버렸다.
양팔과 양다리를 버둥댔다. 어떻게든 제발, 터치되게 해달라고 빌면서.
“세이프!”
심판의 외침을 듣고 나서야 그 버둥댐을 멈췄다. 멋진 게 무슨 소용인가. 추해도 좋다. 해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유-준! 유-준! 유-준!”
관중들이 유준의 이름을 외쳤다.
강건우는 1루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고, 조용한은 허망하게 무릎 꿇고 방방 뛰고 있는 유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권종은 차라리 웃고 있었다. 바이킹스 선수들이 허탈해하고 오션스 선수들이 환호했다.
그리고 민승기는.
“큭큭큭…유준…”
오른손으로 머리를 쓸어 올리며 행복해한 다음, 이 경기를 완봉승으로 마무리 지었다.
엉덩이로 홈 플레이트를 깔아뭉갠 채 팔다리를 버둥대던 유준에게 부끄러운 경기를 보여주는 것은 절대 해선 안 될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