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05)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07화(307/385)
구도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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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말미가 되면 시즌 변동의 가능성이 없는 하위권 팀 팬들은 잔여 경기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리그에 흥미를 잃는다.
[야 그냥 이쯤 돼서 일정 중단하고 가을 야구 바로 가면 안 되냐? 존나 추운데;;]└이새끼 파이러츠나 메테오스 팬이라는데 손모가지검
└어케알았냐
└파이러츠 3위랑 1게임차 2위 메테오스 0.5게임차 5위 ㅋㅋㅋㅋㅋㅋㅋ
└우리도 가을 냄새 좀 맡아보면 안되겠냐..ㅠ
└돌빠네 ㅋㅋㅋㅋㅋ
이런 특이한 케이스도 있긴 하다. 아주 근소한 차이로 가을 야구 진출권에 걸쳐 있기도 하고, 순위가 당장 몇 시간 뒤에 바뀔지 모르는 팀의 팬들.
각 팀별로 많으면 6경기, 적으면 2경기가 남았다. 2위부터 6위까지는 치열한 가운데 압도적인 1위는 이미 정해진 지 오래고 7~10위 팀의 팬들은 때로 경기를 보는 것이 고역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불도저스 내년엔 훨 잘하겠지??]└ㅇㅇ유망주 크는 맛으로 본다
└시즌 준비 잘 해서 다시 올라갔음 좋겠네ㅠ 순위표 존나 어색함
└ㄹㅇ한 시즌 처박혀도 개갑갑한데 꼴션스는 이거 어떻게 십수년을 버팀?
그나마 유망주 크는 재미라도 보는 팀도 있기는 하다.
어떤 팀은 부상자들이 돌아와 다시 예전의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또 어떤 팀은 모기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주기를 바라기도 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 선발투수는 꼭 잡아야함]└ㅇㅈ솔직히 선더버즈 모기업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번에 선발 매물 누구누구 나옴?
└김권종 정수호 채지성나옴 나머지는 딱히
└김권종 메이저리그 간다고 하지 않았냐?
└그래도 한 4년 200억 주면 남을 수도 있지 않겠음?
└4년 200억을 어케 주냐;;;
└내가 주는 것도 아닌데 뭐
└맞네
└일리가 있네
일상과 상당한 수준으로 밀접해 있는 야구는, 의미가 없어진 후에도 어떤 식으로든 재미를 찾을 수 있다.
헛된 기대감을 갖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근거 없는 루머를 만들어 퍼뜨리기도 한다.
[다이아몬즈 썰]-구단주 개빡쳐서 양대근, 김권종 금액 상관없이 무조건 잡으라고 했다고 함 그리고 메이저리그 우승 경력 있는 감독이랑 최종 조율 중이고 스포츠 과학 부서 개편해서 정유리 코치 스카웃 하려고 접촉중
└마지막 줄에서 뿜었다
└ㄴㄴ연봉 10배 제시예정
└그럼 강건우도 패키지로 딸려오나?
└당장은 아니더라도 FA까지 생각하는듯
└FA까지 몇 년이 남았는데 무슨 ㅅㅂ
└회장님이 군자보구 십년불만 외치셨음 민승기 뺏긴거 칼 가심
└넌 뭐 GG그룹 비서실 직원이라도 됨?
└자세한건 말 못함
└어그로
└어그로라도 좋으니 실현됐음 좋겠네
그리고, 여기.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강-건-우! 강-건-우! 강-건-우!”
부산 사직 야구장에는, 순위고 뭐고 관계없이 그저 행복하기만 한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양가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뭔가 정규시즌 우승 한 번도 안 해봐서 그런지 실감이 좀 안 남 빨리 리그 끝나고 포시 시작하면 좋겠다;;]거의 반세기 만에 차지한 우승이다. 누가 뺏어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기도 했다.
[시즌 안 끝나면 좋겠는데 나만 이럼?]-아니 진짜 꿈같아서 그럼 시즌 완전 끝나고 나면 또 리그 시작하려면 몇달 기다려야 하는데 존나 근질근질할거같음;; 글고 1위 기분 계속 느끼고 싶고;;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 분명히, 오션스 팬들은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자신들의 자랑스러운 MVP가 등장하자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불렀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다. 어떻게 보면 건방져 보이기도 하는 편이다. 아주 여유롭게 뚜벅뚜벅, 야구 배트를 성의 없게 왼손에 들고 타석에 나오고 있는 건장한 젊은 선수가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사람들을 기쁘게 만드는 법을 아는 선수다. 또한, 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방법도 통달했다.
투수를 보며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배팅 글러브를 괜히 벗었다가 다시 꼈다. 타석에 들어오며 발로 흙을 툭툭 차는데 얼굴에는 그 여유만만한 미소가 그대로 걸려 있었다.
타격을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강건우 표정 존나 재수없네]└죽탱이 한번만 때리게 해주면 소원이 없것음
물론, 강건우는 상대를 비웃으려고 그런 표정을 지은 건 아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렇게 보이겠지만, 그런걸 신경 쓸 성격도 아니었다.
오늘 승리하면 오션스는 100승을 달성하게 된다.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업적이자, 앞으로 또 어떤 팀이 이 기록을 넘볼 수 있을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성적.
중책을 맡은 아이언스 선발 투수 최철은 침을 꿀꺽 삼켰다. 어쩌면, 저런 표정으로 자신을 도발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말려들면 안 된다…’
지난번 엔젤스가 어떻게 당했던가. 도루를 하지 않겠다는 듯한 뉘앙스의 말을 경기 직전에 해놓고는, 볼넷을 얻고 연속 도루를 해내며 엔젤스 투수의 멘탈을 털어버렸다.
포수와 싸인을 주고받으며 생각했다.
‘뭐가 더 손해일까?’
어쩌면 이건 폭탄 돌리기나 마찬가지였다.
홈런 기록은 아득하다. 도루는 시즌 최다 도루와는 거리가 있지만, 57도루로 3개만 더 성공시키면 세계 야구 역사상 최초의 50-50을 넘어 60-60을 기록하게 된다.
40-40을 달성하는 시즌 40호 도루를 허용했던 것이 바로 최철이다. 하지만 그건 이미 묻혔다. 60-60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그냥 마음 편하게 던지면…’
홈런 한 방 맞더라도, 오늘 경기를 제외하고 오션스는 네 경기를 더 남겨뒀다. 아마 임팩트는 강건우에게 시즌 마지막 홈런을 맞는 투수가 가장 클 것이다.
도루?
한 개나 두 개를 성공한다고 해도 60개는 못 채운다. 하루에 세 번이나 뛴다면 영원히 박제 당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좀 여유가 있다.
최철이 피식 웃었다.
이런 고민을 하는 것도 우습다. 그런 거 무서워서 어떻게 여기서 공을 던지겠는가. 중계 카메라에는 강건우의 웃음 이후, 최철의 웃음이 비추어졌다.
[(Live) 광주 아이언스 0 : 0 부산 오션스.]-1사 1루. 1회 말.
-아이언스 선발 투수 최철(13승 6패 평균자책점 3.07)
-오션스 3번 타자 강건우(타율 0.400, 64홈런 147타점 137득점 57도루)
└철이 웃었다 강건우 넌 뒤졋다
└빠갠다고 뒤질놈으로 보이냐?
-초구 타격(152km/h)
쉽게 생각하고 마음을 좀 비우기로 한 최철의 선택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옳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맞는 것은 맞는 것이고, 괜히 부담감에 짓눌려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는 것이 더 손해가 되는 상황이 많으니.
따아아아아아악-!
이 경쾌한 타격음은 이제, 강건우의 트레이드 마크나 마찬가지였다.
야구에 미쳐 사는 오션스 팬들을 더 미치게 만드는 소리다. 오션스 팬들은 강건우의 167~168km/h에 달하는 강속구를 보는 것도 좋아하고, 메이저리그 하이라이트급수비로 팀을 구해내는 걸 보는 것도 사랑한다.
하지만 그들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저 타격이었다.
누군가의 말에 따르면,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같았다. 다른 타자들의 타구보다 훨씬 높게 떠오르고 밑도 끝도 없이 멀리 날아간다. 체공 시간이 거짓말처럼 길다.
타구가 날아가는 동안 오션스 팬들의 행복도는 터져 오른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타구가 스탠드 상단에 떨어지는 그 순간.
타구 궤적이 상승함에 따라 점점 더 커지던 팬들의 함성은, 타구의 종착역에서 줄어들기는커녕 폭발적으로 볼륨이 올라간다.
강건우는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정유리를 향해 손가락 하트를 그려 보이곤 1루를 돌자마자 팬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였다.
투수가 들으면 허망하기 그지없겠지만, 강건우가 웃은 것은 도발도 거만함의 표출도 아닌, 그냥 오늘 경기 후 정유리와 데이트 하기로 해서일 뿐이었다. 낮 경기라 빨리 끝날 테니 기분이 좋았고, 현재 자신의 상황이 꽤 만족스러웠다.
오션스가 세계라면, 세계의 모든 사람이 자신뿐만 아니라 정유리를 사랑한다.
물론 정유리를 가장 사랑하는 것은 강건우 본인이다.
세계의 외부에 정유리를 음해하는 적들이 있기는 하지만, 인터넷에 통달한 자신의 심부름꾼(처남)이 모조리 처단하는 중이다. 직접 처단은 아니고 담당 변호사에게 양질의 자료를 제공하는 것뿐이긴 하지만.
“강-건-우우우우! 강-건-우! 강건우! 오션스 강건우-!”
“갱! 건! 우!”
사고뭉치이던 정현수는 생각보다 일을 맡겨놓으면 빠릿하게 처리할 줄 아는 놈이었다. 강건우는 이 시한폭탄 같은 놈을 갈구고 가르쳐서 고용할 생각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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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 번만 봐주지!”
경기 후 아이언스 팬의 처절한 외침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메테오스도 우리랑 두 경기 남았어요!”
그러자 그 아이언스 팬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두 경기 다 이겨주면 강건우 유니폼 살게요!”
“유리 누나 유니폼 사주세요!”
“두 개 다 살게요!”
선더버즈 홈 한 경기, 파이러츠 원정 한 경기, 메테오스 홈 두 경기가 남았다.
야구 팬들이란 원래 하루살이 같은 사람들이라, 인터넷에서는 다시 메테오스와 오션스의 자연재해 동맹이 결성된 상태였다.
작년에는 시즌이 끝날 때쯤에는 조금 정신이 없었는데, 이번은 꽤 정신이 맑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도 정신없게 만드는 것이 부산 야구의 매력일까.
사실, 작년에도 도시가 엉망이 되기는 했었다.
9-9-10-10-10을 찍고 갑자기 2위가 됐으니.
양대리그 체제에서 2위를 기록한 것도 2011년 이후 처음이었다. 놀라운 팀이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1982년에 처음 창단한 팀이 2011년에 첫 2위를 찍고 2029년에 첫 우승?
“우리 건우, 어디 가고 싶은데 있어?”
유리는 기분이라는 듯 말했다. 마치 어린애한테 어디 가고 싶냐고 묻는 것처럼.
종종 유리는 날 어린애 취급하는 것을 즐긴다. 메이저리거 시절에는 그런 걸 꽤 질색했었는데.
그런 내 태도가 유리를 상처입히곤 했었다.
나는 그냥 안전띠를 매면서 대답했다.
“난 누나랑 같이 있으면 어디라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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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즌 100승을 달성한 날, 나는 유리와 데이트를 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그냥 우리가 살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요새 사회 뉴스에는 부산과 관련된 이야기가 단골처럼 등장한다.
뭐, 별 건 아니다. 술집에서 노루 형 팔아서 다른 3루수 데려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가 뺨 맞은 사람 이야기나…음. 이것만 해도 충분히 충격적이긴 하다. 앤디가 지금까지 13승을 거뒀고 훈이 형이 11승을 거둬서 둘이 비슷하다고 우기다가 멱살잡이했다는 뉴스는 뭐 그냥 가벼운 이야기고.
하루 쉬고 선더버즈와의 홈 최종전이 있었다. 선더버즈 윤태호는 꽤 해탈한 얼굴이었다. 자신이 존경하는 감독의 재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팀은 유기적인 존재다. 때로는 전혀 단합되지 않는 모습으로 좋은 성적이 나올 수도 있지만, 팀 성적이 어떤 이유로든 안 따라줄 때는 단점이 훨씬 더 부각되어 보인다.
“너라도 행복해라…”
안쓰럽게 미소지으며 말하는 윤태호에게 말했다.
“그러지 말고 그냥 오션스 와서 행복 야구 하시는 건 어때요?”
“안 그래도 승기 형이 요새 계속 갠톡 보내잖아.”
“차단하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차단하니까 상욱이 폰으로 보내더라.”
이미 했었구나.
끝이 다가오지만, 어차피 다시 새로 시작해야 한다.
못 한다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무조건 이기고 절대 실패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답은 아니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오션스 우승이라는 목표를 2년 만에 달성하고 나면 어떻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예전의 나라면 안될 거라고 대답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이 팀을 좋아하게 되어버렸으니 문제 될 것은 없다.
처음엔 유리 때문에 이 팀을 선택했고, 지내다 보면서 선수들에게 정이 들었고, 이제 내 이름을 목놓아 외치는 오션스 팬들 때문에라도 이 팀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됐다.
어쨌거나, 선더버즈 전을 끝내고.
내일은 창원 원정이다.
-정조준 : 강건우 내일 줫발릴 준비 됐냐?
-정조준 : 파이러츠 비밀병기 맛 함 볼래???
솔직히 말하자면, 한국 야구 자체에 좀 정이 든 것 같기도 하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모종의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쩔수 없지만, 그래도 원정 경기도 하는 재미가 있다.
-손용기 : 야 정조준 건우 도발 좀 하지 말라고;;;
-강건우 : 조준이형
-정조준 : 쫄았냐? 어? 쫄았지?
-정조준 : 조준이형님 한 번만 봐주세요 하면 내가 특별히 조금은 봐준다
한 번만 봐주세요?
그 말을 조준이 형한테 할 수는 없지.
-강건우 : 캐치볼 콜?
-정조준 : 콜
참 다루기 편한 사람인데.
-정조준 : 야 캐치볼할때 변화구 좀 던지지 마라
-정조준 : 아니 뭔 생각하니까 또 빡치네 넌 죽었다
-강건우 : 형 포구 실력 개판이길래 내가 훈련시켜준건데
-정조준 : ?
-정조준 : 개판?
-정조준 : 넌 진자 뒤졋다
-채지성 : 조준이 저새낀 지가 투수 안 한다고 나오는대로 뱉네
-정수호 : 진짜 끔찍하다 정조준
-김권종 : 조준이 화이팅
-정조준 : ???
저 형 FA가 2032년이었던가?
메이저리그 가지 말고 오션스에서 같이 뛰자고 꼬시면 넘어올 것 같기도 한데.
한 번 꼬셔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