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17)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19화(319/385)
웨딩 로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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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정말로, 정말 난리였다. 유리를 놀렸다가 한 대 맞은 것은 별일도 아니었지만, 이 사람들은 야구가 그렇게 좋은가 싶다.
사실, 작년에도 난리가 나긴 했었다. 우리는 2위를 하고 플레이오프에서 바이킹스를 꺾은 뒤 한국 시리즈에 진출했었으니.
지난 시즌 한국 시리즈의 1, 2차전은 잠실에서 열렸다. 그럼에도 오션스 팬들은 그곳을 홈구장인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그때 불도저스 팬이 티켓 구하기 너무 힘들다고 ‘여기가 부산이냐?’라고 말하자 오션스 팬은 이렇게 대답했다. ‘꼬우면 팬 많았어야지.’
물론, 불도저스도 팬 많은 구단이다. 어느 팀이나 이상한 팬은 있기 마련이고, 싸우다 보면 별의별 말이 다 나오는 법이다.
불도저스 팬들은 ‘어우불’(어차피 우승은 불도저스)로 맞불을 놓았다. 꼴션스가 무슨 우승이냐며 현수막을 걸었고, 두 팀 팬들의 감정싸움은 극에 달했다.
그리고 결과는 뭐.
7차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우리는 결국 패배했다. 그 마지막 경기는 잠실에서 열렸고, 오션스 팬들은 불도저스 팬들이 기뻐하는 걸 보며 쓸쓸하게 부산으로 돌아와야 했다.
정규시즌 1위 팀의 한국 시리즈 우승 확률은 80%를 넘고,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할 확률도 70%를 넘긴다.
확률은 확률일 뿐이다.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냥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 팬들에게는 조금 다른 이야기였던 것 같다.
[좆같네 원정에서 우승 확정 지을 듯]팬들은 4연승으로 시리즈가 끝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1, 2, 5, 7차전이 사직에서 열리고 마산에서 3, 4, 6차전이 열리니까.
어쨌거나, 어제 승리의 여파는.
포털 싸이트 뉴스란에서, 스포츠 탭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우리와 관련된 기사를 볼 수 있었다.
정치란에서는 오션스 유니폼을 입고 응원한다는 정치인의 사진이 떠 있었고, 경제란에서도 오션스 우승이 부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기사가 있었다. IT 쪽에서는 오션스가 존트론 장비로 얻은 이득에 대한 분석도 있었는데, 사실 그게 메인이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 존트론 장비 도입을 거의 확정 지었다는 소식이 핵심이었다.
어쩌면, 야구보다 존트론 주식 덕분에 더 많이 벌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회면에서는…
음…
조금은 익숙해질 것 같긴 한데, 그렇다고 익숙해지는 것도 이상한 기사들이 꽤 있었다. 거구의 일반인이 대근이 형을 사칭해 나이트클럽에서 공짜 술을 얻어먹으려다가 집단 구타를 당했다거나, 누가 파이러츠 숙소까지 찾아가서 몰래 선수단 버스에 ‘개좆밥’이라고 엄청 크게 낙서하고 튀어서 범인을 추적 중이라거나…아무튼 그런 종류의 기사들.
어쨌거나, 스포츠 뉴스란은 꽤 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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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파이러츠 상대로 10대 2 대승 거두며 한국 시리즈 1차전 선점!] [(KS) 오늘의 히어로 : 민승기(9이닝 2실점 12K), 양대근(4안타(1홈런) 5타점)] [정조준의 투런 홈런에도 불구하고 대패에 그친 파이러츠.] [강건우, 2안타(1홈런) 2사사구 3타점 4득점과 하이라이트급수비 연발.] [파이러츠, 3선발 로테이션 가동하나?] [오션스 휴 브레드먼 감독, ‘오션스는 선발 투수 셋으로 간다.’]└승기 앤디 후니?
└쳐돌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HOTO) 울다가 눈 부은 정유리 코치, 오션스 찐팬 인증.]└사진찍은새끼 넌 뒤졌다
└유리 누나 고운 사진 써라 존말로 할때
[강거양이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는 이유. 양대근의 그랜드 슬램 작렬.] [(이용길의 야구회로) 여기까지 온 파이러츠에게 박수를.]└꼴빠아재 머릿속에선 이미 코시 끝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 어그로;;;
└내용도 어그로 개쩜
└‘2점이나 낼 수 있었던 것은 파이러츠에게 2위의 자격이 있다는 증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새끼네 진짜 이런새끼도 기자라고
└이시대의 참 언론인 꼴용길님 응원합니다
└분명히 얼마전만 해도 가벽이었는데
└가벽?
└가벽이 좆으로 보이냐?
[인생 첫 한국 시리즈 등판 승리 투수 민승기, ‘나는 아직 부족하다.’] [2군 백업 트레이드 신화 박의현, 퍼펙트게임 2회 포수에서 한국 시리즈 승리 포수까지. ‘사직 구장 홈 플레이트 아래 묻히는 것이 제 꿈입니다! 한국 시리즈 우승 반지 10개를 양손 모두에 끼고 잠들겠습니다!’]└;;;
└;;;;;
└훈이 순장 가능?
└훈이는 양키스타디움 마운드에 묻힐건데?
└사람 묻는거 존나 좋아하네 미친놈들
[우승 반지로 프로포즈 하겠다던 강건우, 시즌 후 결혼 골인하나.]└비혼 선언이라고 비웃었던 새끼들 다 대가리 박아라
└설레발 그만좀; 이제 1차전 끝났는데;
└솔직히 질거 같지가 않음
└꼴레발이 멈춰 지지가 않습니다ㅠ 선생님들 도와주십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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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열린 1차전이 끝난 다음 날, 일요일.
오후 2시 경기를 앞둔 사직 야구장 앞은 마치 좀비 무리가 창궐한 것 같은 모양새였다.
“으으으으…”
“후…아…”
어제는 조금 쌀쌀했는데, 오늘은 좀 따뜻한 날씨였다. 외투를 벗어서 한 손에 들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복부를 매만지는 사람들이 술 냄새나는 신음을 내며 모여들고 있었다.
“돌겠네.”
“왜?”
“와이프한테 부재중 전화 37통 와 있더라…”
“어제 제수씨한테 말 안 했나?”
“어.”
“그런데 또 야구 보러 와도 되나?”
“당연히 안 되지.”
“안 되는 거 아는 놈이 야구 보러 오나?”
“우짜겠노. 여기까지 왔는데.”
“미친놈이네 이거.”
“지도 어제 내랑 같이 찜질방서 자고 야구 보러 와놓고.”
“친구야.”
“왜 이 새끼야.”
“내는 말이다.”
“니는 뭐.”
“담배 끊기로 하고 나온거다…”
“…”
“우짜겠노 요까지 왔는데…”
어제 경기는 정말 짜릿했다. 물론, 파이러츠 팬이나 중립 팬이 보기에는 오션스의 막강한 화력과 민승기의 9이닝 12K 완봉 쇼 정도에 그쳤을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오션스 팬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공수 양면으로 흠잡을 데가 없는 경기.
게다가 강건우를 거르고 양대근을 상대하는 것은 오션스 팬들이 가장 싫어하는 상황 중 하나였다. 양대근이 득점권 타율 4할에 육박하는 적시타 머신의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래도 강건우의 시원한 홈런을 볼 기회를 빼앗겼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만루 홈런이라니.
“인자 파이러츠 금마들 강건우 거르도 몬한다.”
“맞다. 양대근이한테 홈런 처맞은 거, 타바레즈 금마 꿈에도 나올걸.”
실제로 파이러츠 코치진에게도 꽤 충격적인 결과였다. 에드손 타바레즈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굴었고, 다음 등판이 정상적으로 가능할지를 점검하는 중이었다.
“감독님. 에드손이…팔꿈치가 아프답니다.”
“검사 결과는?”
“…멀쩡한데요.”
“하, 그 꼴통 같은 놈이 진짜.”
“…어떻게 할까요?”
당장 짐 싸라고 호통이라도 치고 싶었다. 언론에서는 1차전을 패배했으니 3선발로 돌려서 모든 경기 총력전으로 나서야 한다고 부채질하고 있는데, 용병 투수라는 놈은 멀쩡하면서 아프다고 한다.
이민호와 오태현이라는 4, 5선발 투수가 있긴 하지만, 한국 시리즈에서 자신 있게 내놓을만한 카드는 아니다. 정 안되면 당연히 그 선수들이라도 써야 하겠지만.
“…빨리 치료받게 해. 에드손 가족한테 한국 오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
“그게, 아시다시피…부모님은 안 계시고 결혼도 안 했는데…”
“형 있다며?”
“감옥에 있답니다.”
“에라이. 시불알. 왜?”
“이유는 정확히 모르는데 아무래도 약 때문인 것 같다고…”
외국인 선수의 안정을 위해 가족들을 한국에 초청하는 것이 종종 해결책이 되곤 하지만, 이 선수에게는 그런 처방도 써먹을 수가 없다.
어쨌거나 다음 등판 때까지 몸과 마음이 회복하길 바라며 오늘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용기는?”
“좋아 보입니다.”
“그래. 용기랑 이야기라도 좀 해봐야겠다.”
“오늘 강건우는 어떻게 할까요?”
서창원 감독이 입술을 깨물었다. 또 걸러? 그럼 양대근은?
어제 경기에서 양대근은 빈틈 자체가 없어 보였다.
“…강건우는 용기한테 맡기자.”
“알겠습니다.”
어쩌면 무책임한 결정일지도 모르지만, 손용기가 어떻게든 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손용기 정도 되는 베테랑이니 믿고 맡겨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2차전 오션스 선발로는 국민성이 나선다. 앤디냐 국민성이냐로 휴 브레드먼 감독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어제 빠른 공을 봤으니 오늘 느린 공으로 파이러츠 타자들을 현혹시키자는 의견을 채택했다.
“국과 이야기를 해봤지.”
“무슨 말을 해도 알겠다고 대답했겠죠.”
“틀렸어.”
“설마요.”
외국인 감독과 투수 코치에게 국민성은 ‘예스맨’으로 통했다. 무슨 말을 해도 ‘예스’라고만 대답했기 때문이다.
휴 브레드먼 감독은 론 버거킨 투수 코치를 살짝 비웃고 대답했다.
“오늘은 ‘Good’이라는 단어도 썼다는 사실을 자네에게 알려주게 되어 기쁘군.”
“오, 빌어먹을.”
대개 공 느리고 제구 좋은 투수를 큰 무대에 내보내기 꺼리는 지도자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에게 국민성은 그냥 공 느리고 제구 좋은 투수가 아니었다.
거의 완벽한 상수. 어떤 경기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최고의 투수 중 하나.
“그나저나, 앤디는 완벽하게 이해했어요.”
“고마운 친구들이야.”
“자기가 나가면 불펜이 난조에 빠지거나 타자들이 점수를 못 내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더군요.”
“그건 내 탓이 아니야.”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죠.”
“젠장. 오늘은 중요한 날이야. 자네랑 말싸움하고 있을 시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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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와 파이러츠, 파이러츠와 오션스의 2029시즌 한국 시리즈 2차전을 사직 야구장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여전히 열광적이고, 어딘가 광기에 물든 것 같은 분위기에서 경기는 시작되었다.
오늘 시구는 주장 양대근의 부인이었다. 미리 정해져 있었던 시구자지만, 어제 경기에서 양대근의 엄청난 활약이 있었기에 팬들은 ‘사모님’을 극진한 환대로 맞이했고, 시타 양대근은 소심한 스윙을 한 후 부인을 껴안고 남몰래 작은 손가락 하트를 날렸다.
-하하, 양대근 선수, 야구계에서 유명한 사랑꾼이거든요.
물론, 자기만 남몰래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어쨌든, 앤디는 진심으로 자신이 두 번째 경기에 나서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저 그림 리퍼 같은 친구가 나선다면 더더욱.
겉보기에 국민성은 이런 무대에서도 평소와 완벽히 똑같아 보였다. 마운드에 서서 속으로는 정유리 코치와의 대화를 떠올리고 있었다.
‘정조준과의 정면승부는 금물.’
정조준이 심상치 않다는 정유리 코치의 의견이었다.
국민성은 편견 따위는 원래부터 전혀 없는 사람이다. 어지간하면 시구하러 온 정유리의 투심을 보고 투심을 가르쳐 달라고 했겠는가.
지금 국민성은 세상 그 누구보다 정유리를 믿고 있었다. 정유리가 그렇다면 그런 거다. 분명히.
격한 환호와 함성, 그리고 응원에 목소리에도 국민성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경기 직전, 강건우에게 이렇게 말하기는 했었다.
‘잘 부탁할게. 오늘 좀 바쁠 거야.’
강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2루 베이스 옆에 서 있다.
북소리가 둥둥둥 울리고, 누군가가 요란하게 뿔피리를 분다. 어제보다 목소리가 작은 것 같은 느낌은 착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제 목이 쉬어버린 관중들이 오늘 또 자리 잡고 앉았기 때문이다.
국민성은 1번 타자 박근수를 맞이했다.
‘우투우타 중견수. 당겨치는 걸 즐기지만 장타력이 부족해 외야 깊숙이 날아가는 타구는 거의 없고, 빠른 발을 이용해 내야 안타를 잘 만들어내는 타입.’
타석에서 홈에 가깝게 서 있다. 가운데 몰리는 공을 던지면 그대로 안타로 연결해내는 좋은 타자다.
‘투심을 노리고 있겠지. 체인지업.’
포수와 싸인을 주고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국민성은 대담하다. 낙차가 있는 체인지업을, 존 가운데보다 약간 낮게 던질 생각이었다.
투심을 생각하고 휘두르면 배트에 걸려 범타에 그칠 것이다. 잡아당긴 타구가 내야 깊숙이 들어가면 내야 안타의 가능성도 있겠지만.
‘내 뒤에는 건우가 있으니까.’
결정했다면 실행은 어렵지 않다. 편안하게 휙 던지자, 공격적인 박근수의 배트가 쉽게 나왔다.
딱!
배트의 살짝 안쪽, 그리고 아래쪽에 맞았다. 타구 속도가 느리다.
-강건우! 강건우 선수가 빠르게 달려 나옵니다! 그리고 맨손 캐치! 잡은 그대로 송구! 아웃! 아웃입니다!
-저는 맨손 수비를 저렇게 안정적으로 해내는 선수는 처음 봅니다. 박근수 선수가 정말 발이 빠르거든요. 조금만 머뭇거렸으면 세이프가 됐을 거예요.
-오션스 팬들의 박수가 쏟아집니다!
국민성은 1구로 첫 아웃 카운트를 잡아낸 기쁨을 내색하지 않았다. 그냥 다음 타자를 보고 있었다.
‘김해근. 좌투좌타 지명 타자. 타격 모든 지표는 평균 이상. 딱히 약점도 없지만 무조건적인 강점도 없는 타자.’
그렇다면 정석대로 승부다. 좌타자를 상대로 바깥쪽 낮은 투심.
초구는 파울. 어제 경기 후 준비를 꽤 했는지, 상당히 날카롭다.
2구는 볼. 살짝 꼬드겨 봤는데 안 나온다.
그리고 3구.
조금 과감하게 투심.
따악!
-3구 타격! 아! 이런! 강건우! 강건우가! 날았어요! 날아서 잡아냅니다! 이걸 잡다니요!
강건우는 마치 덩크 슛을 시도하는 농구 선수처럼 뛰어올라 타구를 잡아냈다. 살짝 스핀이 걸린 타구를 공중에서 블로킹하듯 낚아챈 강건우가 부드럽게 착지했다.
-말이 안 나오네요. 정말…예. 다른 팀 야구 팬들이 그러더라고요. 강건우 메이저 갈 때까지 야구 안 봐야겠다고.
그리고 다음 타자 정조준.
“볼넷!”
정조준은 공격적인 타자다. 존에서 조금 나갔다 싶어도 칠 공은 친다.
국민성은 표정 하나 안 변하고 치기 싫을 공만 4개를 던졌다.
파이러츠의 일부 팬들이 살짝 야유를 퍼부었지만, 국민성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에릭 랜들러. 좌투좌타 1루수. 몸쪽 공에 강점이 있고 바깥쪽 낮은 코스는 잘 골라내는 타자.’
좋은 타자다. 하지만, 국민성은 아무도 모르게 미소지었다.
‘근데 건우는 아니잖아.’
다른 팀 팬들은 오션스 투수진의 맹활약을 두고, 오션스를 상대하지 않아서 어느 정도는 과대평가 된 투수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몇몇 투수들은 그런 평가에 자존심 상해 하기도 했지만, 국민성은 그 평가에 100% 동감했다.
1루 베이스에 선 정조준이 무섭게 자신을 노려본다.
다른 팀들의 포스트시즌 경기 중 강건우의 표정을 떠올렸다.
‘눈에 힘은 건우가 더 잘 주네.’
국민성은 여전히 무심한 듯한 자세로 공을 던졌다. 저 좋은 용병 타자에게 장타라도 맞아서 점수를 내주기라도 한다면?
‘건우가 홈런 쳐 주겠지.’
큭큭큭 강건우라고 말하면 홈런이 나오는 자판기가 있다. 얼마나 좋은가.
따아악-!
에릭 랜들러가 강하게 타구를 날렸다. 내야를 벗어나 외야를 향하는 타구다.
사실, 내야에 머무는 타구는 계산이 서지만 외야로 가면 그냥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외야에는, 항상 화가 나 있는 중견수가 있다.
-깊숙하게 날아가는 타구! 정조준은 2루를 돌아서! 서창열! 서창열이-! 이걸! 이 타구르으을!
-1회 초부터 수비가 미쳤네요! 아니, 죄송합니다, 아니, 하. 저걸, 예. 저도 깜짝 놀라서…
-10m는 미끄러져 슬라이딩하며 잡아냅니다! 예! 오션스 팬 한 분이 피켓을 들고 계십니다! 이맛현 서창열! 이 맛에 현질 한다는 뜻이죠! 옆에는 내야는 강건우 외야는 서창열! 맞습니다! 오션스는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끝내주는군요! 서창열 선수가 포효합니다!
서창열이 신들린 수비를 보여주고, 낙구 지점에서 더 가까웠던 배영한이 그런 서창열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 웃는 동안, 오션스 팬들은 한때 ‘프로 야구 선수 자격도 없는 양아치 썩창열’이었지만 지금은 ‘우리 열’로 불리는 서창열에게 환호하고 있었다.
이곳은 부산 사직 야구장.
옛날에야 어쨌거나, 지금 오션스 유니폼을 입고 야구만 잘 하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장소.
-휴 브레드먼 감독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어요!
-요새 스동님이라 불린다는군요.
-무슨 뜻인가요?
-스마일 감독님이라는 뜻입니다.
-아하. 하동님은 어떨까요?
-무슨 뜻이죠?
-하회탈 감독님.
-예…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