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18)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20화(320/385)
웨딩 로드 -7-
#
손용기는 아직 힘이 넘치는 투수지만, 향후 몇 시즌 내에 자신의 투구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는 영리한 투수이기도 하다.
커브를 잘 던지고 포심, 포크볼, 체인지업을 수준급으로 던질 줄 안다. 더 어렸을 적에는 슬라이더도 던졌지만,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한 후로는 슬라이더를 봉인했다.
그리고 너클볼을 제법 던질 줄 아는 특이한 투수이기도 했다.
사실, 민김박이 외모를 포함한 스타성이 빼어나서 그렇지 서창원 감독이 ‘민김박손은 최소한 동급이다’라고 주장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었다.
다만 민승기의 구위와 포심, 박용재의 위기관리 능력 및 멘탈과 투심, 김권종의 제구와 슬라이더처럼 확 눈에 띄는 무기가 없는 것도 사실이긴 했다. 게다가 다른 세 선수와 다르게 구속도 150km/h를 넘기지 못했고.
커브는 분명히 상위권이긴 하나 리그의 대표 구종까지는 아니고, 구위가 좋다 한들 민승기만 못하며 제구가 좋긴 한데 김권종을 따라갈 수는 없다. 대부분 지표가 상위권이지만 박용재의 괴물 같은 득점권 피OPS와는 비비지 못한다.
다만, 이 투수의 강점은 리그 최고의 철완이라는 부분이었다.
조금 덜 쉬고 올라와도, 투구 수가 120개를 넘겨도 팔 각도가 흐트러지는 법이 없다.
그리고 견제 능력과 투구 후 수비 실력이 국내 투수 중 최고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파이러츠에서 손용기의 비중은 어마어마했다. 본인의 실력뿐만 아니라 리더십에서도 그렇다. 팀에서 말 안 듣는 놈은 있어도 따르지 않는 선수는 없고, 집에 초대해서 밥 안 먹인 선수도 없었다.
어쨌거나 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투수는 서창열을 체인지업으로 속여 넘겼고 배영한을 커브로 잡아냈다.
손용기가 케어해주던 선수 중에는 에드손 타바레즈도 있었다. 그 친구는 손용기에게만큼은 진실을 털어놓았었다. 손용기는 구단 측에 에드손 타바레즈의 말을 보고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손. 나도 모르겠어. 제기랄. 그 유격수를 보다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를 거야. 그냥 여기서 내려가서, 사람들에게 크게 외치고 싶었어. 지금 은퇴하겠다고. 너무 무서웠어. 날 퍽킹 겁쟁이라 불러도 좋아. 정말 겁나서 숨이 안 쉬어질 지경이었거든.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감정이 날 감싸고 뒤흔들었다고!’
손용기는 다 괜찮을 거라고, 긴장해서 그랬을 거라고 말해줬다. 강건우가 대단한 타자란 건 안다. 대단한 수준을 넘어서 끔찍한 성적을 냈고, 어떤 공을 던져도 넘어갈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었다.
정규 시즌 경기에서 오션스를 만나면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시리즈다. 손용기는 한국 시리즈만 네 번을 뛴 베테랑이고, 이 게임이 주는 압박감과 미묘함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다.
“가아아아아앙-!”
“거어어어어어언-!”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오션스 최고의 선수가 타석에 들어온다. 관중석은 광신도로 가득 메워져 있는 것 같았고, 강건우는 여유만만한 태도와 거만한 표정, 그리고 가늠할 수 없는 어떤 분위기를 풍기며 걸어 들어왔다.
‘…!’
강건우와 눈이 살짝 마주쳤다. 그 순간,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지만, 에드손 타바레즈가 왜 그런 말을 했었는지 알 것만 같았다.
흉흉하다.
침을 꼴깍 삼켰다. 에드손 타바레즈처럼 손을 떨고 정신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리그에서 난다 긴다 하는 놈들 다 상대해봤다. 강건우랑도 몇 번이나 붙었다. 국제대회에 나가서도 그랬다. 자기한테 홈런 친 놈이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치는 걸 보고 맞을 만한 놈한테 맞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고, 삼구삼진을 잡았던 타자가 일본 리그 타격왕에 올랐을 때는 손용기 재평가라는 이야기도 나왔었다.
이런 압박감은 처음이다.
주자도 없고, 고작 첫 이닝인데 이런 감정이 느껴지는 것에 당혹감을 느꼈지만, 심호흡 몇 번 하고 원래 계획을 되새겼다.
강건우에게 볼넷은 능사가 아니다.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저놈 상대로는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너클볼.’
너클볼을 던진다고 해서 절대 안 맞을 거란 것은 아니다. 그냥 의외성에 기대보기로 했다.
경기 준비를 하면서 포수 강태오와 너클볼 합을 많이 맞췄다.
안 맞으면 좋고. 맞으면 어쩔 수 없고. 홈런만 아니면 된다, 이런 생각이었다. 물론 너클볼은 조금만 잘못 구사하면 홈런 맞기 쉬운 공이지만, 어차피 강건우는 어떤 공이든 넘겨대니까.
너클볼 받는 연습을 무지하게 했던 강태오는 꽤 긴장하고 있었다.
“어. 건우. 살살. 하자.”
강건우는 아주 살짝 고개를 까닥였다. 강태오의 머리가 굉장히 복잡했다. 손발이 굳는 것 같았다. 너클볼을 잡을 수 있을까. 차라리 어디로 튈지 모르는 너클볼이 강건우를 맞혀서 베이스에 내보낸다면?
‘저 새끼 도루 어떻게 막냐.’
막막하다. 그리고 투수가 세 번째 싸인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너클볼 던질 준비를 했다.
싸인을 주고받는 것은 연기에 불과하다.
강태오는 숨을 멈추고 눈을 부릅떴다.
너클볼이 춤을 추듯 날아오고 있다. 눈에서 벌써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시간이 느리게 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
따아아아아아아아악-!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강건우우우우우우우우우!”
“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간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아!”
#
딱!
“아웃!”
따악!
“아웃-!”
딱!
“아웃!”
국민성은 최고 구속 138km/h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이번 시즌 평균 구속은 130km/h에 불과했다. 그리고 한국 시리즈에서도 다른 바 없었다. 평균 130km/h의 포심과 평균 127km/h의 투심, 그리고 평균 120km/h의 체인지업에 투심과 비슷한 구속의 커터를 가끔 던진다.
최지용(타율 0.281, 34홈런)과 유시훈(타율 0.294, 23홈런), 그리고 강태오(타율 0.252, 17홈런)라는 만만치 않은 파이러츠의 5~7번 타자를 처리하면서 던진 공의 숫자는 고작 8개에 불과했고, 아웃 처리된 세 번의 타구가 모두 강건우 쪽으로 향했다.
‘정조준은 승부욕이 강하고 공격적인 타자예요. 그런데 파이러츠 타자들이 다 비슷한 면이 있어요.’
경기 전 정유리는 국민성과의 회의에 공을 들였다.
‘정조준과 동갑인 최지용은 정조준한테 약간 라이벌 의식 같은 게 있어요. 첫 타석에서 정조준을 대놓고 피해 가면 장타 터뜨리려고 스윙이 더 커질 거고, 유시훈은 공격적인 파이러츠 타선에서 에릭 랜들러랑 같이 유이하게 인내심 있는 타자거든요. 초구는 그냥 지켜볼 가능성이 커요.’
현재까지는 무서울 정도로 맞아 떨어지고 있다.
‘강태오는 상대 투수가 누구든 큰 경기에서는 잘 못 쳐요. 수비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할수록 방망이가 안 맞는 타입이라서요.’
국민성은 그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슬쩍 웃었다. 그리고 카메라에 그 모습이 잡혔다. 국민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무표정이라고 말했겠지만, 국민성을 계속 지켜봐 온 오션스 팬 중 일부는 그 표정 변화를 눈치챘다.
[야 월드민성 파안대소 봄?]└존나 빠개더라 ㅋㅋㅋㅋ
└깜짝 놀람 환하게 웃길래
└오늘 컨디션 개쩌는가봄
└다들 처돌았나 웃기는 시발 그냥 똥씹은 표정이던데
└자세히 봐라 웃은거 맞다
어쨌거나, 승부는 꽤 팽팽했다. 강건우에게 너클볼을 던지다 홈런을 맞은 손용기는 팀 중심 투수답게 멘탈이 흔들리지 않았다.
까다로운 오션스 타자들을 상대로 침착하게 던지며 막아냈다.
속도감 있는 경기가 이어졌다.
국민성은 8개의 공을 던져 파이러츠의 8, 9, 1번 타자를 처리했다.
3회까지 던진 공은 고작 24개.
그것도 정조준에게 고의로 던진 네 개의 볼을 포함한 수치다.
3회 말에 오션스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현재까지 양 팀 선발 투수의 성적은 이랬다.
3이닝 1사사구 0탈삼진 0피안타 무실점.
3이닝 2피안타(1홈런) 2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
4회 초, 국민성이 김해근을 상대로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해냈다.
다음 타자 정조준에게는 또 스트레이트 볼넷.
정조준에게 세 번의 견제구를 던져 주자의 발을 묶어둔 후 에릭 랜들러에게는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강하게 때린 타구는 처리하기 쉬운 공은 아니었으나, 강건우는 몸을 한 바퀴 돌리며 잡아낸 후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린 것처럼 노경우의 글러브로 정확히 공을 던졌다.
“아웃!”
“아웃!”
2루로 힘껏 달렸지만, 소용없었다. 병살타. 정조준이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파이러츠 팬들의 칭찬이 오션스 갤러리를 폭격했다.
[개새끼들아 우리는 정면승부 하는데 너넨 뭐냐?] [족같은 새끼들 더럽다 진짜] [아니 시팔 보다보다 개좆같아서 진짜 씨팔] [야구 개좆같이 하네 씨발것들]└칭찬 ㄱㅅ
#
민성이 형은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솔직히, 소름이 끼칠 정도다. 어떤 종류의 투수들은 타자의 감정마저 컨트롤하려 한다. 나는 오늘 민성이 형에게서 그런 투수의 모습을 봤다.
자신은 감정을 완전히 꾹 닫은 채 아무 정보도 주지 않으면서, 타자를 미쳐버리게 만드는.
어쨌거나, 그건 그거고. 감탄할 시간은 아니다.
나는 첫 타석에서 초구 너클볼을 맞아 홈런을 때려냈다. 예상치 못한 공이었지만, 옆구리 근육이 터져 버릴 정도로 억지로 비틀어 스윙 스피드를 늦춰 때린 타구가 내 생각보다도 훨씬 잘 날아갔었다.
근데 메이저리그에서 그런 적이 있었다. 10년 전쯤 사이 영 상을 탔었던 베테랑 능구렁이 타입의 투수였는데, 내가 타격감이 정말 좋을 때 맞붙게 되자 공개적으로 선언했었던 적이.
‘그 친구의 타석 때는 너클볼만 던지겠다. 던지고 기도할 수밖에 없다면 너클볼도 괜찮지 않겠는가?’
그렇게 말해놓고 너클볼만 던지진 않았다. 풀카운트에서 너클볼이 나오긴 했었지만.
나는 당황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다음 타석에서 초구부터 너클볼을 던지길래 홈런을 때려버렸었다.
그 경기에서 홈런을 쳤지만 패배했다. 일부 팬들이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하자, 그 사람은 이렇게 대답했었다.
‘원래 투구는 타자를 속이기 위해 하는 것이다. 내 투구는 경기 전부터 시작했었으니 정당하다.’
뭐…별 의미는 없지만 그냥. 갑자기 떠올라서.
던지고 기도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꽤 인상 깊었다. 치기 어린 마음에 날 무서워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말로 날 방심시키려 한 거라는 것은 돌이켜보니 알 수 있었다.
너클볼을 던진다는 건 그런 의미일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던지고 기도하는 타입이 아니긴 하다. 그리고 그 투수는 40살이 다 되어가는 노장이었고 손용기는 그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어딘가 기시감이 느껴졌다는 것은.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상황에서 그런 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니까, 초구에는 너클볼을 기다려 볼 생각이다.
손용기가 마운드에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 그 노장 투수도 초구 너클볼 던질 거면서 대여섯 번이나 싸인을 거부하는 척했었다. 나중에 경기 중계 장면을 봐서 아는 사실인데, 포수가 다른 곳을 보고 있는데 혼자 고개를 흔들어 대더라고.
너클볼만 노린다.
다른 공이라면?
배트에 맞힐 것 같긴 한데 타이밍이 안 맞으면 손목에 힘을 빼고 파울을 치면 된다. 아웃당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원래 야구는 그런 거다.
공 던지는 모션에 맞춰 나도 타격을 시작했다. 왼발을 살짝 내디디면서, 임기응변으로 한 번 더 스텝을 짧게 가져가 타이밍을 늦췄다.
드드득-하고 전신의 근육이 가동되는 느낌이 온다. 너클볼은 어디로 올지 알 수 없다. 대놓고 너클볼만 던지는 투수 중에 종종 대박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데 손용기의 너클볼은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 회전 없고 구속 빠른 너클볼이라면 알고도 제대로 못 칠 수 있겠지만.
부웅-
모든 공이 그렇지만, 이런 공은 특히 더 끝까지 봐야 한다. 하지만 움직임을 눈으로만 쫓아선 안 된다. 타격 면을 조금 넓게 가져가면서 유연하게. 좌우로 분할하면 몸쪽에 가깝다. 팔꿈치를 몸통에 붙인다.
살짝 치솟는 듯했다가 몸쪽 아래로 가라앉는 듯하다. 그렇지만 속단은 이르다. 배트는 나가고 있고, 유연하게 쥔 손은 언제든 튀어 오를 수 있게 준비한다.
들어오다 바깥쪽으로 아주 작게 흔들린다.
지금이다.
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공 하나를 치는데 평소보다 다섯 배 정도는 집중력을 쏟아부은 느낌이다.
그래도, 타구가 펜스 너머로 날아가고 있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1루로 달려나가면서 오른손을 들자 1루측 관중석의 관중들이 짜기라도 한 것처럼 펄쩍 뛰어오르며 괴성을 지른다. 2루를 지나가며 외야를 향해 주먹을 쥐고 흔들자 외야의 관중들이.
그리고 3루를 밟기 직전 어퍼컷을 하자 3루측 관중들이.
능글맞은 투수 손용기가 애써 담담한 척 로진백을 매만지고 있다. 3루수 최지용은 허리에 손을 얹고 짝다리로 섰고, 포수 강태오는 처진 눈썹으로 홈런 타구를 주우려 달려드는 먼 외야의 관중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다음번에도 너클볼을 던져주면 좋겠는데.
#
손용기는 생각했다.
‘던지고 기도하기 작전은 완전 실패.’
하지만, 또 이런 생각도 했다.
‘두 번이나 성공했으니 세 번째는 실패하지 않을까?’
이런 영리한 투수들도 경기 도중에는 오류에 빠지곤 한다.
강건우를 잡아 보겠다고 준비한 너클볼이다. 완벽하게 파훼 당했음에도, 자기 객관화가 쉽지 않다.
압도당한 것도 한 이유였다. 정상적인 평소의 피칭으로 강건우를 잡아낼 수 있는가?
장담할 수 없다.
그냥 마음 비우고 너클볼을 던지고 싶었다. 기도, 요행, 운과 같은 것에 기대는 것이 그리 영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생각할수록 머리가 복잡해지니까.
야구는 결과론적인 스포츠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시도했다.
따아아아아아아아악-!
-강건우! 강건우의 3연타석 홈런! 한국 시리즈 2차전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강-건우! 예! 강건우 선수가! 단 세 번의 스윙으로! 세 개의 홈런! 사직 야구장에서 강건우 선수의 홈런 축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강건우를 막을 수가 없습니다!
한국 시리즈 같은 경기에는 마법 같은 흐름이 있다. 세 번의 스윙으로 세 개의 아치를 그려낸 강건우, 그리고.
딱!
-아웃! 아웃! 아웃! 아웃! 아웃! 아웃입니다! 국민성! 국민성이! 국민성 투수가! 한국 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 4사사구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며 승리로 이끕니다! 국민성! 국민서어어어엉! 믿을 수 없는 대기록입니다! 한국 시리즈에서 노히트 노런이라뇨! 오늘, 이 선수는 분명히 월드 민성입니다!
-이런 말 하긴 좀 그런데, 어제에 이어 오늘도…예. 정말 미친 경기네요. 정말로요. 4사사구가 전부…정조준 선수에게 준 거의 고의에 가까운 볼넷이었거든요.
-그렇습니다! 게다가 탈삼진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게 어마어마한 기록입니다. 역대 두 번째 무탈삼진 노히트 노런인데, 포스트시즌에서는 처음이거든요. 게다가 역대 포스트시즌 두 번째 노히트 노런이기도 합니다! 포스트시즌 기록은 정규 시즌과 따로 취급되기는 하는데, 92구로 정규 시즌 기록을 합산하더라도 최소 투구 수 노히트 노런입니다!
-아, 오늘 정말! 멋있는 경기입니다! 소름이 가라앉질 않아요! 강건우, 그리고 국민성! 이게 벤치의 작전이라면 휴 브레드먼 감독의 지략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 아니겠습니까?
-예, 완전히, 그렇죠. 제갈 브레드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다가 오션스는 두 경기 동안 불펜 투수를 단 한 명도 쓰지 않았습니다! 파이러츠가 이 역경을 어떻게 이겨낼까요!
-아아! 오션스! 오션스가 쾌속 행진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부산은 뜨거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