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19)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21화(321/385)
웨딩 로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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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 KS) 창원 파이러츠 0 : 3 부산 오션스.] [(KS) 오늘의 히어로 : 국민성(9이닝 0실점 무피안타 0K 4사사구 노히트 노런), 강건우(3안타(3홈런) 3타점 3득점)] [3번의 너클볼이 모두 피홈런으로 연결…손용기, 한국시리즈 2차전 패전 투수.(7이닝 3실점)] [침통한 표정의 손용기, ‘팬분들과 동료 선수들, 그리고 감독님 포함 코치님들께 죄송.’] [‘제갈 브레드먼’ 오션스 감독의 체크메이트.]└거 어디 제갈씬교?
└사직 제갈씬데예
└제갈이나 브레드먼이나 둘다 성인데 기왕 붙이는거 휴 제갈이 낫지 않냐?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제갈휴
└ㄴㄴ제갈 브레드먼이 찰떡임
└제갈은 씨발 개양아치새끼 존나 치졸하게 볼넷이나 주고
└아닌데 국민성 제구 흔들린건데
└양심터진새끼네 그게 어딜 봐서 제구 흔들린거임
└암튼 흔들렸음ㅎ
[‘월드민성’의 역대급 피칭. 4사사구 92구 노히트 노런, 해적선을 침몰시키다!]└우주민성이다 말 똑바로 해라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신민성ㄷㄷㄷㄷㄷㄷㄷㄷㄷ
[국민성, ‘정유리 코치님의 분석대로 던졌다.’]└킹유리;;;;;
└누니친?
└누니친이 뭐냐
└누나가 니 친구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
└분석한 사람이 대단한거냐 아님 분석대로 던진 사람이 대단한거냐?
└둘다 개쩌는거지 씨발 질문 족같이 하네
└궁금해서 물어본건데 왜 화내냐;;;
└아 그랬음? 몰랐지 ㅎ 미안 ㅎ
[느린 구속으로 스카우트들에게 외면받았던 국민성, ‘핵 타선’ 파이러츠를 농락하다.]└누가 킹션스 투수 못 키운다고 했냐
└민승기-국민성-이훈을 키워낸 투수사관학교 오션스
└민승기를 누가 키웠다고?
└마음으로 키웠다…!
└미친놈들
└핵타선? 암것도 못 하던데?
[3홈런, 그리고 15개의 아웃 카운트를 처리하면서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었던 강건우.]└이쯤 되면 슬슬 꼴빠들 자기가 통속의 뇌라는걸 알아챌 때도 되지 않았나?
└아니 오늘 타구 왜 자꾸 좆건우 앞으로만 가냐고 ㅆㅂ
└혹시 서창원 오늘 전략 타구로 건우 부상입혀서 3차전부터 반격하려는거 아니었을까?
└ㄷㄷㄷㄷㄷㄷㄷ지장 서창원
└내가보기엔 파이러츠엔 맹장이 어울릴듯
└엔)우리 팀에 맹장 하나 있는데 맹장 이식 한 번 해보실?
└빛재정 감독님을 모욕하지 마라
└;;
└;;;
└그걸 어케앎???
└파이러츠에 스파이 있는거 아니냐?
└싸인 훔쳤네 꼴션스 십새들
└뭔 개솔
[(단독) 사직 야구장 쓰레기통에서 화재. 관중들 긴급 대피. 초기 진화로 피해는 거의 없어.]└짭션스 새끼들 경기도 지고 매너도 지고
└꼴빠가 냈겠지 우리가 했겠냐?
└우리가 불을 왜 지름?
└10개구단 매너 최하위 꼴빠 ㅉㅉㅉ
└마산 아재들이면 휴지통에 불지르는거 정도는 놀랍지도 않지
└범인은 꼴리건이라고 보는게 보편타당함
[오션스, KS 등판 기록 제로인 불펜 데리고 마산행.]└이번 코시 최고 땡보들 오션스 불펜 아니냐
[퍼펙트게임 2회에 노히트 노런까지. 마법의 2029시즌을 보내는 박의현.] [벼랑 끝에 몰린 파이러츠에게 반격의 기회는 있나.] [(PHOTO) 사직 구장 앞에서 작두 타는 오션스 팬.]└???
└이왜진;;;
└저사람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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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의미로 대단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부산에서 오션스 유니폼을 입은 술 취한 사람들이 이런저런 사고를 친 것도 이제는 딱히 놀랍지도 않다.
불펜의 대표 격인 정혁이 형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아니, 내가 던지기 싫어서 안 던졌나? 몸도 풀었는데 민성이가 다 던졌잖냐. 안 그래?”
물론, 불쾌해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들 그냥 그 경기에서 민성이 형의 피칭에 대해 놀라워하는 느낌이었다.
포수 둘의 대화도 의도치 않게 엿들었다.
“난 포수 그만두려고…”
“아니! 안된다! 주상욱! 대체 왜!”
“야, 난 진짜. 너처럼 못 하겠다. 아니, 경기 후반에 내가 거기 앉아 있다고 상상을 했는데…후.”
“짜릿하지 않나!”
“…짜릿은 모르겠고 오줌 찌릿할 뻔.”
“부끄러워하지 마라, 주상욱!”
“그건 부끄러운 거 맞거든…야, 아무튼. 넌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안 떨고 침착하게 할 수 있냐?”
“나도 떨었다! 주상욱! 나 박의현, 매 경기 떨려 죽을 것만 같은 남자!”
의현이 형은, 7회가 끝나고 화장실 뒤쪽에서 벌벌 떨리는 손을 피멍이 들 정도로 강하게 물었다. 손은 괜찮은지 모르겠지만, 자기가 그랬단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 할 것 같아서 그냥 모른 체하기로 했다.
승기 형은 갑자기 불타올랐다. 오른팔에 빠른 회복을 도와준다는 젤리 같은 걸 치덕치덕 바르고 특수 제작된 투명하고 부드러운 깁스를 찬 채 뛰고 있다.
“큭큭큭…”
“민승기…”
“…”
“…”
“…퍼펙트게임이 뭔지 보여주지, 강건우…!”
이젠 굳이 왜 그러냐고 묻지 않아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다. 승기 형은 첫 경기에서 자신 덕분에 불펜이 쉬어서 다음 경기에 쌩쌩하게 나갈 수 있을 거라고 꽤 자랑스러워 했다. 2실점 한 부분에 대해서는 투덜대긴 했지만.
아무래도 민성이 형이 노히트 노런을 했다는 점에서 약간의 경쟁의식을 느끼는 게 아닐까 싶다.
“하하하하! 이 민승기의 퍼펙트게임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하하하하!”
…아니, 뭐…
등판이 어떻게 될지 확정까진 안 난 걸로 알고 있는데…
만약 앤디가 등판하는 3차전에서도 승리한다면, 4차전에는 내가 선발로 등판할 수도 있다.
확정은 아니다. 모든 것은 유동적이다.
그리고 내가 그 말을 감독님에게 들었을 때, 나는 물었다.
“3명의 선발 투수로 시리즈를 치를 거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요?”
그 질문에 감독님은 대답했다. 요새 제갈 브레드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더니…제갈이라기 보다는 조금 사기꾼 느낌이 난다.
“맞아. 난 세 명의 선발 투수를 쓸 수 있고, 한 명의 마무리 투수에게 9이닝을 맡길 수도 있지.”
조금 어이가 없어서 웃어버렸다. 그러니까 내가 올라가면 선발이 아니라 마무리라는 거다. 9이닝 마무리?
그냥 말장난이지 뭐.
누가 야구를 신사의 스포츠라고 했나. 이건 그냥 서로 속고 속이려고 애쓰는 진흙탕 게임이다.
인터뷰에서 그냥 너클볼이 올 것 같아서 그것만 노렸다고 말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약간 유치하지만 나는 너희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라고 말하는 심리전인 거다.
아니꼬우면 홈런을 맞지 말았어야 했다. 어차피 모든 것은 결과로 말하게 된다.
그리고 유리는, 경기 이후부터 완전히 싱글벙글이다. 민성이 형의 인터뷰로 인해서 사람들이 유리 누나의 분석력에 놀라워하고 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다른 이야기를 하긴 하지만.
제갈 브레드먼이라며 칭송받은 감독님도, 마운드는 자신의 전략이라기보다는 코치들에게 맡겨둔다고 말했다.
그런데 유리의 얼굴에 웃음이 붙어서 떨어져 나갈 줄 모르는 것은, 사람들의 평가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냥 유리는 정말로 자신의 분석이 제대로 맞아떨어졌다는 것이 기쁜 것이다. 게다가 국민성이라는 투수가 자신의 말을 100% 신뢰하고 그대로 수행한 것도.
거기에, 그런 것들이 팀을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 또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주기적으로 ‘헤헤’하고 소리 내서 웃는다. 말콤 게일에 대한 자료를 만드는 중인데, 웃었다가 자료를 만들었다가 또 웃더니 고개를 들어 옆에 있는 날 바라보며 말했다.
“건우야…”
“응?”
유리가 갑자기 울상을 지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다.
“내가 통속의 뇌면 어떡하지?”
내게 유리는 언제나 어른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냥 나이뿐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나를 감싸주고, 이해해주려고 노력했다.
아마도 그런 것들은 다 유리의 노력이었을 것이다. 노력은 그냥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금의 유리는 귀엽다. 어른스럽지 않다거나 믿음직스럽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그냥 저런 것들이 마냥 귀엽게 보인다.
내가 유리를 안으니, 유리가 다시 소리 내서 헤헤하고 웃었다. 방금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까먹었을지도 모르겠다.
“통속의 뇌인데 누나랑 같이 있는거랑, 아닌데 누나 없는 거 중 하나 택하라면 난 통속의 뇌 선택할 거야.”
유리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날 꼭 안았다.
누가 분석실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대로 닫혔다.
눈치 있게 행동한 걸 보면 노경우는 아닌 것 같고, 최대한 빠르고 조용히 나간 걸 보니…
대근이 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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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코칭스태프는 강건우 선발 카드를 정말 무조건 확실할 때 쓰기로 했다.
3승을 거두고 마지막 승리를 앞두고 있을 때나, 혹은 3패를 기록해 탈락 직전의 절체절명의 상황일 때.
물론 모든 투수가 뛸 수 있다. 민승기나 국민성이 보여준 엄청난 모습도 있지만, 이훈이나 호세 킹도 준비되어 있다.
민승기가 4차전에 등판한다면 3일 휴식 후 등판이다. 민승기도 내구성 좋은 투수인 것은 확실하나, 무조건 확신할 수는 없다.
민승기는 감독과의 면담에서 완전히 고집을 부리진 않았다.
“저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팀을 위한 결정이라고 하니 받아들이겠습니다.”
실망을 다 숨기긴 힘들었다.
“이건 알아주십시오. 저는 언제나 팀을 위해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자신의 꿈 중에도 있지 않았던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경기에서 퍼펙트게임.
그런데 쉽게 물러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사실.
자신은 팀 그 자체인 선수가 되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인이 팀 위에 서 있지는 않다.
그리고, 강건우라고 해서 무조건 이길 수는 없다는 점.
만약 3승 후 강건우가 패배하고 다음 경기에서 민승기가 이긴다면?
“큭큭큭…”
거기에 또 다른 사실.
오션스 왕조.
한두 해 반짝한다고 왕조가 될 순 없다. 최초의 통합우승 시즌에 자신이 영원히 기록되지 않을 수 있는 점은 아쉽지만, 내년이나 그다음 해도 있다.
4년, 5년, 6년, 7년, 8년, 9년 후.
그리고 10년 후.
민승기는 10년 연속 통합우승을 꿈꾸고 있으며, 어쩌면 40살쯤 한국시리즈 7차전에 자신의 은퇴 경기를 퍼펙트 비슷한 거로 장식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고 있었다.
“크흣흣흣흣…”
웃고 있으니 강건우가 이쪽으로 오다가 갑자기 방향을 홱 틀어 다른 곳으로 도망가버렸다.
‘그래.’
민승기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아직은…’
인정하기는 싫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
‘네 녀석이 나보다 앞서 있을 수도 있겠지만…!’
더블 주인공 체제라 할지라도, 두 주인공의 능력이 동등하진 않을 수 있다.
‘원래 성장형 주인공이 결국에는 더 강하다…!’
최종장에 가까워지면 자신이 우위에 있을 것이다.
꼭.
그렇게 되도록, 더 노력하고 노력할 것이다.
어쨌거나.
2029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리는 날,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 파이러츠 파크.
민승기는 경기장 인근에 엄청난 차량 정체가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를 들으며 신체 단련에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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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가필드 대 말콤 게일.
앤크라이로 불리며 승리와 인연이 닿지 않는 편인 투수.
그리고 시즌 초에는 큰 기대를 받지는 않았지만, 까고 보니 에이스였던 투수.
두 투수의 선발 매치업과 타선 라인업이 공개되었다.
[부산 오션스.]1. 서창열(CF)
2. 배영한(RF)
3. 강건우(SS)
4. 양대근(1B)
5. 울프팩(DH)
6. 이시욱(3B)
7. 황석규(LF)
8. 박의현(C)
9. 노경우(2B)
[창원 파이러츠.]1. 유시훈(RF)
2. 에릭 랜들러(1B)
3. 정조준(LF)
4. 김해근(DH)
5. 오현태(2B)
6. 최지용(3B)
7. 이금석(CF)
8. 옥시경(SS)
9. 강태오(C)
안 보고도 맞출 수 있는 수준의 오션스 라인업과는 달리, 파이러츠는 상당히 많은 변화를 준 라인업이었다.
리드오프 박근수가 아예 벤치로 빠졌다. 훈련 도중 가벼운 통증을 느꼈다는 것이 공식적인 이유였지만, 야구계 인사들은 서창원 감독의 충격요법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타순 조정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눈 야구가 되는 타자 둘을 1, 2번에 배치하고 전체적인 조정을 준 서창원 감독은 타자들이 살아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답이 없네, 답이 없어.’
1차전 민승기는 어쨌거나, 2차전 국민성과의 대결은 운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잘 맞은 타구를 강건우와 서창열이 미친 듯이 잡아냈다. 특히 강건우의 수비는 나중에는 화도 안 날 지경이었다.
백업 중견수 이금석을 넣은 것은, 저 선수가 가장 절실하게 훈련했기 때문이었다. 감독도 절실하고 선수도 절실하다. 박근수와 비교하면 당연히 경험도 실력도 부족하지만, 무언가 해줬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아직 경기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그런데 원정 관중석에서 오션스 팬들이 ‘마!!!’하고 외치자, 홈팀 관중석에서 파이러츠 팬들이 ‘산!!!’이라고 화답했다.
“마!”
“산!”
“마!”
“산!”
인터넷에서 양 팀은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파이러츠 팬들이 보기에 오션스는 비열한 야구를 하는 나쁜 놈들이다. 정조준에게 전 타석 볼넷을 내준 것은, 서창원이 냉정하게 판단하자면 감탄이 나오는 전략이었다.
정조준도 발이 꽤 빠른 편이지만, 저돌적인 자세와 스피드에 비해서는 베이스러닝 능력이 조금 떨어진다. 강건우와는 다르다. 정조준 보다 훨씬 빠른 강건우는 최고 속도에 도달하지 않고도 타이밍을 완전히 읽어 도루를 하는 타입이다.
국민성은 주자 견제를 완벽하게 해냈고, 박의현은 어깨가 상당히 좋다. 강태오도 어깨가 괜찮기는 하지만 리그 평균 정도라고 보면 된다. 모든 조건에서 밀려버렸다.
어쨌거나, 오늘 베테랑 유시훈을 1번으로 낸 이유는 단 하나였다.
선발 투수를 끌어내려라.
오션스는 불펜도 강하지만, 아직 불펜 투수 얼굴조차 구경하지 못했다. 뭐라도 해야 한다. 이대로 지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지 못한다. 아직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조준아.”
“…예.”
평소에 활기 넘치던 정조준이 기가 죽은 것처럼 보였다. 이놈은 타선의 핵심이다. 정조준이 뭐라도 한 방 터뜨려 줘야 분위기가 산다.
“기죽었냐?”
서창원 감독의 말에, 정조준이 눈을 부릅뜨고 펄쩍 뛰었다.
“제가요? 언제요? 아닌데요?”
도끼눈 뜨고 노려보길래 그냥 확 뒤통수라도 한번 갈겨주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그래도 완전히 땅 파고 들어간 것은 아닌 것 같아서 조금 마음이 놓였다.
“자신 있냐?”
“아, 감독님. 당연하죠. 딱 보십쇼. 오늘도 볼넷 나오면 3연속 도루해서 그냥 홈스틸 할 겁니다.”
그린 라이트도 없는 놈이.
김해근을 정조준 뒤에 놓은 것은, 타격-선구-장타력을 다 갖췄을 뿐만 아니라 번트를 댈 생각도 있기 때문이었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런 만큼 반격이 절실하다. 서창원 감독은 애써 웃으며 정조준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조준아.”
“예.”
“올해 우승하면 내년엔 니가 주장이다.”
정조준이 깜짝 놀라 감독을 바라봤다. 그리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유, 감독님, 제가 주장이라뇨. 내로라하는 형들이 딱 버티고 계시는데. 아니 뭐, 시켜만 주신다면 열심히 하긴 할 건데, 그래도 제가 어떻게…주장 되면 그래도 책임감도 생기고, 막 그렇긴 할 것 같긴 한데…”
2연패를 뒤집고 우승만 할 수 있다면 뭘 못 하겠는가. 서창원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정조준의 어깨를 주물러주고는 자리를 떴다.
“가자 파이러츠으으으으으!”
단순해서 좋은 놈이다. 오늘은 제발, 제대로 터져줬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