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36)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38화(338/385)
전설로 전해져오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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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도 그럭저럭 역사가 쌓여왔다. 실업 야구에서 시작해 1982년도에 프로 리그로 출범한 한국 야구도 많은 스토리를 쌓아 왔다는 뜻이다.
어느 두 팀이 가져온 이야기도 있다.
이건 특히나, 2000년대 초반에 나란히 암흑기를 달렸던, KBO에서 가장 인기 많은 편인 두 팀에 관한 이야기다.
부산 오션스와 서울 엔젤스.
두 팀의 운명은 바뀔 수도 있었다. KBO 출범 당시, 부산 오션스는 서울 연고지를 갖길 원했고 반대로 엔젤스는 부산에서 야구단을 만들 뻔했다.
사실, 연고지가 바뀌었더라도 두 팀의 끔찍했던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쨌거나 두 팀은 2000년대 한국 최악의 프로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두 팀의 맞대결은 프로가 아니라 동네 야구로 보일 지경이었다.
어떤 3연전에서는 양 팀 합계 20개가 넘는 사사구가 쏟아지기도 했고, 또 다른 3연전에서 두 팀 합계 75점이라는 점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10대 1로 경기가 기울었다가도 11대 10이 된 적도 있다.
이 두 팀의 경기는 엔꼴라시코라 불린다. 당연히 찬사의 의미가 아니라, 비난과 조롱의 뜻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 엔꼴라시코는 1995년 이후 가을 야구에서 열린 적이 없다. 야구 팬들 사이에는 한국 시리즈가 엔꼴라시코로 열리면 한국이 멸망한다는 전설이 떠돌기도 했지만,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잊혀 있기도 했다.
그런데 2030시즌 최종전이 열린 날, 어쩌면 한국이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스멀스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1위 부산 오션스.
2위 서울 엔젤스.
3위 대전 메테오스.
4위 창원 파이러츠.
5위 대구 엔진스.
아시안 게임의 여파가 꽤 커서 시즌 막바지에 순위표가 요동쳤다. 사람들은 엔젤스가 아시안 게임에서 가장 큰 이득을 챙겼다고 말했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엔젤스는 투타의 미래로 평가받는 선수들의 군 문제를 해결했고, 그 사이에 2위로 치고 올라왔다.
2위에서 5위로 급락한 엔진스는 억울한 팀이었지만, 불도저스나 아이언스 만큼은 아니었다.
아무튼, 메테오스가 끝까지 치열한 경쟁 끝에 3위를 차지한 것도 하나의 이슈였다.
[2030 코시 예측)꼴션스 대 파이러츠]└파이러츠 올라가서 뭐함 4대 0으로 개발릴텐데
└리벤지매치 될것임 ㅇㅇ
└전력으로 비벼볼만한 팀은 엔진스 아님?
└비벼볼만한데 어쩌다 5위 하신?
└솔직히 운이 안 따랐지
└운도 실력이라던 분들 어디감?
└누가 그런말함?
└우리 용재 코시 한 번만 뛰게 해주세요
└박용재 코시 단골로 뛰는 방법 있음
└좆까 꼴빠새끼야 꼴션스 오면 된다고 말하려고 그러는거 다 알고 있다
└어케 알았지ㅎ
└시발 1년 내내 그말만 해놓고 어케알았지는 진짜 팍씨그냥 대가리 오백대 때려버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그냥 비켜라 무적황족엔젤스가 평정한다
└강건우 처리 가능?
└가능
└어케 가능?
└1차전 시작하자마자 벤클로 강건우 병원행ㅇㅇ
└양대근한테 한 다섯 놈 썰리고 시작하겠네
└ㄹㅇㅋㅋㅋㅋㅋ
└존나 상상간다 투수 싸대기 맞고 얼굴 퉁퉁 부어서 항아리형 투수 된 상태로 던지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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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즌 막판에 다시 합류해서 시즌 경기를 좀 치렀고 지난 시즌보다는 조금 못한 성적을 거뒀지만, 그래도 0.387 타율에 홈런 56개를 때렸다. 출루율은 0.549로 지난 기록을 깼다.
유리는 아직 완전히 몸이 회복되지는 않았다. 산후조리원에서 야구를 보며 애를 돌봤다.
아. 아들 이름은 강다움이다. 승기 형은 강승기를 추천했지만 0.1초도 되지 않고 무시해버렸고, 아버지는 어디 절에서 받아왔다고 강철중이라는 이름을 꺼냈다가 어머니에게 등짝을 맞으셨다.
어차피 강다움이 될 운명이었다.
“사실대로 말해?”
“응.”
유리는 조금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놀리면 죽어.”
“안 놀려.”
“…나 고등학교 때 아들 낳으면 강다움으로 짓겠다고 생각했었어…”
그러니까, 그때부터 나랑 결혼하겠다고 생각했다는 말이다. 나는 유리가 너무 귀여워서 헤벌쭉 웃었다가도, 애 이름까지 정해놨는데 애 안 낳겠다고 뻗댔던 내가 떠올라서…갑자기 입술을 깨물자, 유리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아, 웃음 그렇게 꽉 참지 말라고!”
“아냐. 좋아서 그랬어.”
“비웃으려다가 참았던 거 다 안다.”
“정말 아니야.”
아무튼, 자기답게 살라는 뜻이라고 한다. 딸이었으면 어떤 이름을 붙이려 했냐고 물었지만 그건 대답해주지 않았다.
어쨌거나, 나는 팀 훈련은 최소한으로 소화하며 집에서 개인 훈련과 육아를…
그래. 그건 오판이었다. 육아와 다른 무언가는 양립할 수 없는 성질을 가진 일이다.
솔직하게, 한국 시리즈 대비고 뭐고 다 하기 싫었다. 타율 4할을 기록하는 것 보다 육아의 난이도가 높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유리와 둘이서 애를 본 것은 아주 잠깐이긴 했지만.
그리고 내가 애를 보느라(어쩌면 구경하느라) 훈련에 소홀히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유리는 총동원령을 내렸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야구에만 집중하거라, 아들아.”
“…보통 아버지들이 일에 매달리느라 가정에 소홀해지지 않나요?”
“…넌 예외다. 마, 잔말 말고 가서 스윙이나 해!”
“…예…”
우리 가족과 유리의 가족.
모두 오션스 팬이기에…
뭐, 그렇게 됐다. 집안에 아주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손자를 본 두 할아버지와 두 할머니는 아기의 아무 의미 없는 행동에 혼절할 듯 기뻐하신다. 예를 들자면, 애가 아버지를 빤히 바라보고 있을 때.
“다움이가 나 보고 있다! 봐! 나 본다니까? 응?”
똥 싸느라 힘주면서 허공 바라보는데 우연히 거기 계신 것뿐이었지만, 아버지에게는 큰 즐거움이 된 것 같았다.
애한테 분유 주는 것도 경쟁이 붙는다.
“아니, 내 차례라니까? 당신은 아까 줬잖아!”
장인어른이 나라 잃은 표정으로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애를 억지로 뺏거나 하진 못 했다.
아무튼, 그렇다. 그래도 도움을 받아서 좀 편해졌다. 내가 마지못해 스윙하고 있으면 유리가 게슴츠레하게 내 자세를 지켜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왼발 끝이 임팩트 때 조금 흔들리는 것 같은데?”
그러면 미세한 교정을 거친다. 구단에서 파견해 준 필라테스 강사에게 PT를 받기도 하고, 구단 트레이너가 꾸준히 찾아와 내 상태를 체크하고 데이터를 가져간다. 사실, 코치는 유리 하나면 충분하다.
엔진스와 파이러츠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파이러츠의 승리로 끝났다. 엔진스는 시즌 막바지부터 뭔가 팀 리듬이 깨진 느낌이다.
메테오스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파이러츠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박용재는 이번 시즌 어딘가 물이 오른 모양새다. 평균자책점 2.01에 17승 6패.
조준이 형은 분한지 배트를 바닥에 집어 던졌다. 저런 모습까지는 잘 보이지 않았던 사람인데.
이번 시즌이 끝나고, 박용재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 같다.
어쨌든, 플레이오프에서는 엔젤스와 메테오스의 처절한 경기가 펼쳐졌다. 결과는 3대 1 엔젤스의 승리.
2대 2가 되었다면 마지막 경기에 박용재가 등판할 수 있었고,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몰랐겠지만.
대전에서 열린 4차전, 7대 7로 맞선 가운데 12회 초에 지난 시즌이 끝난 후 FA로 엔젤스의 유니폼을 입은 윤태호가 승부를 결정짓는 투런 포를 때려냈고, 경기에서 패배해 24년 만의 한국 시리즈 진출을 꿈꿨던 메테오스 선수들과 팬들은 다 함께 눈물을 흘렸다.
유리는 다른 팀임에도 어딘가 동질감을 느꼈는지, 오열하는 사람들을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뭐…
우리가 상대하게 될 엔젤스도 28년 만의 한국 시리즈 진출이라, 그쪽도 눈물바다가 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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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역사상 최초, 엔오라시코 한국 시리즈 확정!]└엔꼴이라 부르고 싶은데 부르지 못 하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자야 용기를 내라…
└명색이 언론인이면서 작은 한 걸음을 내디딜 용기가 없나?
[1995년 이후 최초의 포스트시즌 맞대결. 오션스와 엔젤스의 한국 시리즈를 기대하는 야구 팬들.] [28년 만의 한국 시리즈 진출! 엔젤스 팬들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지다!]└28년? 그게 프로?
└꼴션스특)2년 전에 29년만에 진출함
└28년 대 29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용길의 야구회로) 서울의 오션스 팬들에게 우승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그러니까 올해도 4연승으로 코시 조지겠단 뜻임?
└요약하자면 그렇지
└그렇지 ㅇㅈㄹㅋㅋㅋㅋㅋ
└자만하지마라 우리 병재형 올해 야구 완전 물 올랐다
└그래서 타격 타이틀 하나 정돈 가져 가셨고?
└타율 2위 최다안타 2위 최다 2루타 2위
└2…?
└강건우 시발 뭔 타이틀은 다 처먹어가지고 ㅅㅂ
[열리기만 하면 한국이 멸망한다는 오션스-엔젤스 한국 시리즈.]└그런 전설이 있긴 했었지…
└이제 끝임?
└이제야 야구 볼 맛 나는데 눈치없는 엔젤스 뭣하러 아득바득 올라와가지고
└시발 너희가 1위 하지 말던가
└그게 잘 안되더라고 ㅎ
└?
└아겜으로 네 명 빠지고 강건우도 출산휴가로 빠졌는데 1위에서 내려와지질 않던데 ㅎ
└3년 전만 해도 밑바닥에서 구르던 새끼들이
└3년이면 강산이 변하지
└10년 아니냐?
└이거 완전 시대에 뒤처진 새끼네 언제적 10년임?
[오션스 휴 브레드먼 감독, ‘웰컴 투 코리안시리즈, 엔젤스.’ 여유로운 모습. ‘나의 챔피언들은 모두 준비됐다.’] [엔젤스 박재정 감독, ‘단기전 승부는 5대 5다. 거기서 약간의 차이점을 만들어내는 팀이 이긴다.’]└쓸동님…
└원래 빡동님 아니었냐? 어쩌다 쓸동님 됨?
└맹장 박재정 드립에서 맹동님 됐다가 시즌 중반에 짤릴뻔 했는데 해임설 나오자마자 귀신같이 반등하면서 맹장 제거 수술하고 쓸개만 남았다고 쓸동님 됨
└5대 5같은 소리하고 있네 5대 5는 니 가르마나 그렇게 타라 빡통새끼야
└얜 또 왜케 흥분함
[KS 핵심 선수 인터뷰 1. 강건우, ‘연속 우승해줘야 유리 누나 몸이 빨리 나을 것 같아요.’] [KS 핵심 선수 인터뷰 2. 송병재, ‘이제 우리 차례가 올 때도 됐다.’] [KS 핵심 선수 인터뷰 3. 민승기, ‘오션스의 우승을 위해서라면 모든 경기에 등판할 수 있다.’] [KS 핵심 선수 인터뷰 4. 정수호, ‘꼭 우승하고, 엔젤스 팬들과 함께 밤새 엔젤스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엔젤스와의 한국 시리즈를 준비하는 오션스 훈련장.
모두 마지막 준비에 한창이었다.
우동기 감독이 해고당한 이후, 선더버즈의 최고 스타였던 윤태호가 FA로 엔젤스에 합류했었다.
컬러가 확실한 우타 빅뱃의 합류와,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데려왔던 봉재석의 FA 재계약으로 엔젤스는 시즌 전부터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최근 몇 시즌 간, KBO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기본적으로 시즌 전의 예상은 오션스의 1 최강과 엔젤스, 엔진스, 파이러츠의 3강, 그리고 메테오스-아이언스-불도저스의 3중.
역사적으로 봤을 때, 대체로 전문가들의 예상이 항상 빗나갔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시즌 전 예측이 꽤 잘 맞은 한 시즌이었다.
어찌 됐거나, 3년 연속으로 한국 시리즈에 진출한 오션스의 홈구장 앞은 작년과 꽤 비슷한 분위기였다.
여전히 그들은 우승에 목말라 있다. 우승을 해도 떨어지지 않는 ‘꼴’이라는 칭호가 떨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려면 얼마나 많은 우승을 해야 할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워낙 착착 감기는 칭호이기에 마무리해도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휴 브레드먼 감독은 마지막까지 담금질에 몰두하고 있는 선수단을 보고 흐뭇하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이럴 때면 언제나 그렇듯이, 론 버거킨이 다가온다.
둘은 항상 티격태격하지만 공통된 의견은 있었다.
“갱은 큰 경기에 강해.”
“항상 강하지만, 유독 좀 더 그런 면모가 있죠.”
“타고난 스타야.”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물론, 강건우는 이제 프로 3년 차다. 그냥 3년 차라고 보기에는 3시즌 간 168개의 홈런을 넘긴 괴물 그 자체지만, 아무튼.
3시즌은 짧은 기간은 아니지만, 최소한 야구라는 종목에서 신뢰성 있는 표본으로 삼기에는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그럼에도 강건우의 3시즌을 지켜본 모든 이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포스트시즌에서 더 강해진다고.
첫해의 준우승 과정에서도 강건우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주변의 우수한 선수들을 아마추어처럼 보이게 만든다.
당연히 야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휴 브레드먼의 두 번째 시즌부터 지금, 세 번째 시즌까지.
많은 오션스 선수들이 발전했고 자신의 벽을 깨부수며 전진했다.
“민, 국, 그리고 후-니.”
“다들 준비됐습니다.”
올 시즌,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이며 평균자책점 2.89에 16승 7패를 기록한 호세 킹의 이름이 한국 시리즈 첫 세 경기의 선발 로테이션에 없었다.
그 대신 3.89로 인생 첫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이훈(11승 9패)이 선발로 나선다. 일반적으로 보면 상식적인 움직임은 아니다. 호세 킹은 네 번째 경기에 등판할 수도 있고, 불펜의 히든카드로 쓰일 수도 있다. 하지만 휴 브레드먼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올 시즌 엔젤스전 5전 4승 무패. 32.2이닝 8실점 6자책점. 시즌 대 엔젤스 평균자책점 1.65.
어쩌면 민승기와 같은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것과는 별개로, 이훈은 엔젤스를 상대로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후-니는 좋은 투수야. 그렇지?”
감독이 자신의 선택이 옳음을 확인하려는 듯 물었다. 그리고 론 버거킨이 대답했다.
“오션스의 모든 선수 중 가장 성장세가 빠른 투수라고 할 수 있죠. 처음 봤을 때는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 친구의 성장세는 가끔 무섭게 느껴질 정도예요. 그야말로 숨어 있던 원석이죠. 걱정하지 마세요.”
“자네 말을 들으니 좀 더 안심이 되는군.”
“그리고 후-니를 메이저리그로 데려갈 생각도 하지 마시고.”
“뭐?”
“몇 년 뒤 한국 시리즈에서 오션스의 첫 경기에 나서야 할 테니까!”
휴 브레드먼은 피식 웃었다. 정말 그런 날이 올까.
그럴지도 모른다. 민승기가 두 번째 FA에 메이저리그행을 택한다면. 그리고 국민성도 MLB든 NPB든 어디론가 가버린다면.
야구란 어찌 될지 모르는 종목이다. 그런 불확실성에서 야구의 근본적인 재미가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승리가 확실하다면 그보다 더한 재미가 없다. 그리고 그런 확실성을 불러오는 선수는, 다름 아닌 강건우다.
“정이 오늘 경기를 보러 온다며?”
“구단 측에서 확실히 준비했더군요.”
“자세히 이야기해봐.”
“육아를 위해 완벽하게 준비된 확장식 모터홈을 준비해서 갱의 아이를 포함한 모든 가족을 데려와서…”
“Wow.”
“구단주가 특별히 선정한 베이비시터가 세 명 정도 아이를 돌보는 사이 정이 우리 홈구장에서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대단한데.”
“뭐, 그 정도 가치가 있는 선수와 코치죠. 그게 다 갱이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이루어진 거긴 하지만.”
“빌어먹을. 나도 선수 시절 야구를 좀 더 잘했으면.”
“어지간히 잘 해야 할 텐데.”
“자네 지금, 내가 메이저리그 경기 한 번도 못 뛰어봤다고 무시하는 건가?”
“전혀요.”
“하긴. 그러면 안 되지. 자네도 못 뛰어봤으니까.”
“젠장. 난 아무 말도 안 했다고.”
“됐으니까, 가서 갱의 다리나 주물러.”
“날 트레이너 취급하다니.”
“구장 관리인보다는 낫지 않나?”
“시-발.”
“What?”
“갱의 다리를 주물러 주러 가야겠어요.”
“이봐, 방금 뭐라고 한 거야?”
“Sea, ball.”
“뭐라고?”
“바다와 공이라고 했죠.”
“그게 무슨 뜻인데?”
“뭐긴요. 바다의 도시에서 공놀이를…”
“누굴 바보로 아나?”
“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