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39)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41화(341/385)
전설로 전해져오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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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민승기.
그 누구보다 강한…
……
…
…강건우 네 이놈…!
…그래. 그것보다는, 누구보다 오션스를 사랑하는 사람.
그래도 내게는 자부심이 있다. 그건 바로, 보잘것없던 내가 바로 이곳에 서 있기까지 해온 나의 노력들.
누구 하나 나보다 약한 선수가 없었다. 한 걸음씩 올라오며 느낀 성취감은 무어라 표현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어느 순간, 더 올라갈 곳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을 때.
나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그런 나를 붙잡아 둔 것은 오션스에 대한 열정.
그리고, 나를 다시 전진하게 만든 것은.
강건우.
자.
이제, 나를 봐라.
며칠 전의 나와는 다르다. 나는 민승기다. 내 손으로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바로 오늘.
달라진 나를 보여주겠다, 강건우…!
“큭큭큭…”
“…”
“…강건우…”
“예…”
“보여주지…”
“뭘 자꾸 보래. 진짜 질리게도 보고 있는데.”
“…”
“…”
“볼 수 있는걸 영광으로 알아라, 강건우…”
“아. 됐으니까 가서 퍼펙트나 해요.”
“퍼펙트를 원하나?”
“…”
“내게 퍼펙트를 기대하고 있었군…”
“하…”
“그래…”
“후…”
“그 정도의 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는 상대는 나뿐이었겠지…”
“하…”
“큭큭큭…큭큭큭큭…원한다면, 보여주지. 특별히 말이다. 운 좋은 줄 알아라, 강건우. 역사상 최고의 피칭을 실시간으로, 그것도 바로 내 뒤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을…!” “아니…”
“사양할 것 없다! 강건우! 오늘의 나는 최고다! 오늘의 민승기를 꺾을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 가자! 박의현!”
“앗! 예! 저는 박의현! 사직 구장 홈 플레이트 아래 묻히기 전에 민승기 선배님의 퍼펙트게임을 최소 50번 이상은 받을 남자…!”
“완벽하게 준비되었구나!”
“물론입니다아아아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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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일본인이랑 만나더니 뭔가 말하는 게 좀 더 일본틱해진 것 같기도 하고…
그렇긴 하지만, 뭐.
제 할 일만 잘 해낸다면 불만 같은 건 없다.
오늘은 6차전. 여기서 승리한다면 우리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패배하더라도 한 경기가 더 남아 있다.
만약 7차전까지 가게 된다면, 우리는 꺼낼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내 들게 될 것이다.
나는 하루 휴식일을 염두에 두고 선발로 등판했었다. 7차전이 열리게 되면 나와 승기 형을 제외한 모든 투수가 등판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그렇게 되면 엔젤스에서도 있는 투수 없는 투수를 모조리 끌어모아서 경기를 치르게 되겠지만.
그런데 문득, 승기 형이 던진 초구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엔젤스 리드오프인 이연호는 최근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선수인데, 올해 아시안 게임에 참가해 군 문제를 해결한, 외야 전 포지션을 커버하는 외야수다.
컨택, 선구, 주루 능력이 좋다. 송구는 조금 약하지만 타구 판단 능력이 좋아 수비가 그럭저럭 괜찮으며, 시즌 두 자릿수 홈런 정도는 때려낼 수 있다.
국가대표팀에도 종종 뽑혔던 자원이다. 수비력 때문에 동 포지션 경쟁자가 폼이 좋은 시기면 안 뽑히기도 했지만.
어쨌든, 타격 하나만 놓고 보면 부족함이 없는 선수다. 송병재의 영향력 아래에서 더 발전한다면 엔젤스의 간판이 될 것이다.
좋은 선구안과 훌륭한 배트 컨트롤 능력이 혼합되어 어지간하면 좋은 공을 놓치지 않는 타입.
그런데 승기 형의 포심은 이연호가 배트도 내지 못 할 정도로 날카롭게 들어왔다.
첫 공은, 그렇다. 승기 형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헛소리를 하느냐와는 전혀 상관없이, 저런 공을 경기 내내 던진다면 오늘 저 공을 때릴 수 있는 타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공이었다.
시즌 내내 저런 공을 던진다면?
아무리 내가 오션스 우승을 바라고 있다 하더라도, KBO에 있어선 안 될 선수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스트-라이크!”
그만큼 좋은 공이었다. 내심 기대감이 든다. 솔직히 6차전까지 온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유리랑 다움이랑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보내고 싶었는데.
두 번째 공을 보면 알게 될 것 같다. 승기 형이 내 휴가를 조금 더 앞당겨 줄지 아닐지.
다음 공도 훌륭했다. 초구만큼은 아니었지만, 달아나는 투심에 이연호가 헛스윙했다.
3구 커브가 선두 타자에게 삼구삼진을 끌어냈다.
“훗.”
……
2번 타자를 3루 땅볼로 처리했다. 그리고, 3번 타자.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 중 하나였던 송병재.
“스트라이크!”
“스터-라이크!”
“스트라잌! 아웃!”
심판이 요란하게 몸을 흔들어대며 첫 이닝의 종료를 알렸다. 그리고 나는, 승기 형이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필요한 상대에게 최고의 공을 던진다. 그게 바로 송병재였고, 이연호에게 던진 초구는 오늘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공이 날아가는지를 점검해본 걸지도 모른다.
나는 그냥, 오늘 경기를 끝내고 내일 뭘 할지를 생각했다.
저건 못 쳐.
아니, 치더라도 우리가 질 만큼 치진 못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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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1회 초, 민승기는 삼자범퇴로 엔젤스 타선을 묶었다. 탈삼진 두 개가 포함된 무실점 이닝이었고, 두 개의 삼진이 모두 삼구삼진이었다.
1회 말, 강건우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2회 초, 민승기가 공 11개로 이닝을 끝냈다. 삼진 하나를 잡아냈다.
2회 말, 박의현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엔젤스 덕아웃에 그늘이 졌다. 추가 점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투수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확연히 보일 정도였다.
3회 초, 민승기가 또 막아냈다.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오션스 팬들은 1점의 우세일 뿐이지만, 민승기가 이번에는 지난 등판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알아챘다.
엔젤스 불펜에서는 벌써 다음 투수가 몸을 풀고 있었다.
3회 말, 1아웃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인 봉재석이 등판했다. 한 경기의 기회가 더 있는 오션스와 달리 엔젤스가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모든 것을 건다고 해서 반드시 승리하거나 좋은 결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봉재석의 155km/h 포심은, 강건우의 배트에 맞고 127m를 날아갔다.
중계 화면은 두 팔을 번쩍 들고 눈을 부릅뜬 정유리를 비춰주었다.
4회 초. 5회 초. 6회 초.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그 사이 오션스는 2점을 더 냈다.
7회 초, 드디어 0의 기록이 깨졌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송병재가 민승기의 구위를 이겨내고 3유간을 뚫어내는 안타를 뽑아냈다. 강건우가 몸을 날리며 공을 막아보려 했지만, 타구에 스핀이 먹어 살짝 빗겨나갔다.
민승기는 그 장면을 보고 한쪽 입꼬리만 올리며 썩소를 지어 보였다.
“큭큭큭…”
민승기가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고 중얼거렸다.
“예. 던질 수 있는 것만 해도 만족합니다.”
분투한 송병재가 1루에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정수호와 했던 약속들이 떠오른다.
‘이런, 진짜, 씨발. 괴물 같은 새끼들이 왜 오션스에 저렇게 많은 거냐고.’
안타 하나를 뽑아내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러나 그 노력은 빛을 보지 못 했다. 민승기에게 만루 홈런을 뽑아내며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던 윤태호는, 하이 패스트볼에 헛스윙하고 이어지는 연속 커브에 두 번 더 헛스윙하며 물러났다.
엔젤스도 투수를 총동원하며 어떻게든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기회를 엿보려고 애써왔지만.
7회 말, 강건우가 엔젤스의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투수 김근에게 오늘 경기 두 번째 홈런을 때려냈다.
이건 치명타였다. 강건우의 적시타와 홈런, 그리고 양대근의 적시타로 3대 0이었던 상황에서, 강건우의 쓰리런 홈런이라.
6점 차.
게다가, 오션스 마운드에는 오늘따라 유독 여유로워 보이는 민승기가 여전히.
“송-병-재-! 송-병-재-! 엔젤스의 날! 개! 송-병-재! 날려버려 송-병-재!”
송병재가 나올 차례가 아님에도 송병재의 응원가가 울려 퍼진다. 패배를 직감한 엔젤스 팬 중에는 오열하는 사람도 있었고, 영혼이 빠져나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송병재의 이름을 목놓아 외치는 사람들도 많았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를 눈앞에 둔 오션스 선수들은 오션스 팬들에게는 영웅이지만, 엔젤스 팬들에게는 엔젤스의 숙원을 방해하는 나쁜 새끼들에 불과했다.
사실상 이기기가 쉽지는 않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엔젤스 갤러리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오늘 역적 누구냐?]└3타수 3삼진 좆연호
└시작부터 처흔들린 자코비
└좆코비
└지코바 반반순살
└돈값 못하고 선풍기질 하는 윤태호
└강건우만 만나면 질질싸는 봉재석
└0.0001강건우인 윤세환
└쓸동
└야이 ㅂㅅ들아 메이저 안 가고 크보에서 지랄하는 강건우가 역적이지 ㅆㅂ
어쨌거나.
8회 초, 민승기의 최고 구속이 156km/h가 아닌 152km/h가 찍히긴 했어도, 민승기가 아웃 카운트 세 개를 따내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9회 초.
투구 수 95개인 민승기가 올라와서 웃음 지었다.
“이건 마치…”
입가가 부르르 떨리지만, 힘들어서가 아니었다.
“1984년의 한국시리즈 7차전과 같은…”
자신의 소원 아니었던가.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최소 완투승.
“큭큭큭…”
울어라. 엔젤스. 울부짖어라. 패배에 괴로워하고 내년에 다시 덤벼라.
그때의 민승기는, 지금보다 더 강해져서 도저히 상대하고 싶은 생각조차 들지 않을 것이다…!
“큭큭큭큭큭…!”
민승기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리고 그걸 마주하고 있는 엔젤스 대타는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사직에서는.
“스트라이크! 아웃!”
“우와아아아아아!”
“민승기! 민승기! 민승기!”
“승기야!”
민승기가, ‘하하하하하!’하고 웃으며 공을 던지고 있었다.
딱!
“아웃!”
“으아아아아아! 승기야 내 죽는다!”
“오오오션스 승리하리라!”
“오늘도오오오오오오오!”
“내일도 하면 죽는다! 오늘로 끝내자!”
민승기가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남기고, 뒤돌아서 시계를 바라봤다.
이건 그러니까, 자신의 우상이자 전설 그 자체였던 한 선수에게 바치는 한 송이 꽃 같은 승리였다.
1구, 151km/h.
“파울!”
2구, 152km/h.
“파울!”
공을 만지작거리면서 생각했다. 어떤 공이 피날레에 어울리는가.
민승기가 자세를 바로 하고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날아간 공은, 존 상단으로 들어가는 듯하다가 땅으로 꺼지듯 가라앉았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경기 종료!”
민승기가 웃는 얼굴 그대로 마운드에 무릎 꿇고 앉았다. 양팔을 벌리고 하늘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이제, 모두가 나를 칭송하게 될 것이다. 나를 사랑하게 될 것이고, 내가 최고라고…!
촤아아아악!
“푸어어업!”
미리부터 준비하고 있던 주상욱이, 커다란 물통을 들고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 나와 민승기에게 물을 퍼부어버렸다. 그리고 민승기는 거의 정신을 잃은 상태로 선수들에게 이끌려 헹가래 쳐졌다.
민승기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을 하고도, 하늘로 던져지는 그 상황에서도,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큭큭큭…큭큭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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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국시리즈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 승기 형은 인터뷰에서 눈물을 쏟아내며 웃었다.
나는 다른 것 보다, 요 며칠 제대로 보지 못한 다움이와 유리를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기 때문에 빨리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요란하고 시끌벅적하다. 우리는 다움이에게 올 시즌 우승 기념 유니폼을 입히고 다 함께 오션스 유니폼을 입고 가족사진을 찍었고, 나는 자동차 보험 광고를 하나 찍었다. 내 아이에게 가장 편안한…어쩌고 하는.
엔젤스 선수들은 침울하게 돌아갔다. 그리고 내년에 다시 붙자는 메시지를 송병재에게 받았다.
그건 엔젤스에게 달린 일이다. 우리는 항상 여기 있을 테니까.
사실, 조금은 정신없었다. 바빠서라기보다는, 그냥 가족들과 함께 있고 싶은데 자꾸 주변에서 뭘 바라는 통에.
시간이 지나면서, 항상 그렇듯, 많은 것들이 정리되어 간다.
박용재는 결국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메테오스를 우승시키고 싶다고 인터뷰하며 눈물까지 보였었는데, 메테오스 팬들이 박용재에게 다녀와서 우승시켜달라며 박용재 집 앞에 모여서 응원을 해줬다고 한다.
“먼저 간 권종이 형이 그러더라고요. 여긴 강건우 없으니까 편하게 같이 야구하자고…”
물론, 김권종도 그렇게 말했었다. 타자 강건우 같은 선수는 몇 명 있다고. 솔직히 말해서, 없을 리가 없다. 물론 나는 지금 내가 메이저리그 시절의 나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순수한 타자로만 놓고 보자면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나 같은 공을 던지면서 나 같이 때리는 선수는 없었지.
아무튼, 박용재는…
음.
시카고 컵스로 갔다. 뭐, 메테오스도 팬들이 꽤 거친 편이니까 어느 정도는 적응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흠.
어쨌거나, 그런 것들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나는, 시즌 중에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에에에에에에엥!”
다움이가 똥을 싼 것 같다.
그래.
별거 아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홈런을 65개 때리거나, 4할 타율을 치는 것에 비하면!
침을 꼴깍 삼키고 기저귀를 오픈했다. 완전 신생아 때 해본 적 있다.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지만.
“침착해, 다움아. 침착. 괜찮아. 나도 할 수 있어.”
공교롭게도 유리가 잠깐 자리를 비웠다. 집에는 나와 다움이 뿐이다.
침착하자. 침착하…
침…
“…”
…아직 다 싼 게 아니었네.
이거…
다 흘러나와 버렸는데.
어떡하지.
“나 왔어!”
때마침, 유리가 돌아왔다. 안도감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나를 덮쳐왔다.
애 아빠가 돼서 기저귀 하나 못 갈아?
나도 모르게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어? 어? 어어어어! 뭐야, 뭐야!”
유리가 비명을 지른다. 나는 어이없게 웃으며 유리를 반겼다.
음.
상황이 모두 정리되고 난 뒤에 유리가 말하기를…
“얼마나 놀란 줄 알아? 침대는 애기 똥 밭이지, 애는 울고 있고, 넌 얼굴에 애 똥 묻히고 있고…”
그래도 괜찮다.
아니, 사람이 좀 서투를 수도 있지.
“안 그래?”
“안 그래는 무슨. 안 그래. 얼굴 제대로 씻었어?”
“응.”
“어휴.”
“나도 배우면 잘 할 수 있어. 나 좀 가르쳐 주라.”
그렇게 말하자 유리가 피식 웃었다.
“다움이가 많이 먹고 많이 싸.”
“좋네.”
“하루에 한 번, 가끔 두 번 싸니까 다음에 쌀 때 가르쳐 줄게.”
“고마워.”
내 말이 웃겼는지, 유리가 또 웃었다. 나도 유리를 마주보며 픽 웃었다. 유리를 두 팔로 안으려는데, 다움이가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다.
“으에에에에에엥!”
유리는 날 밀치고 다움이에게 달려갔다.
그래.
어쩔 수 없지.
내가 한 쪽에 구겨져 있는걸, 다움이를 안고 나온 유리가 발견하더니 또 웃었다.
“아니, 삐졌어?”
“아니.”
“왜 그렇게 시무룩해?”
“누나가 날 밀치고 다른 남자한테 달려간 건 처음이야…”
“으이그.”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그냥 또 웃었다.
글쎄. 이런 상황이 재밌다고 말해야 하나?
그것보다는, 그래도 행복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