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55)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57화(357/385)
갱스터, 총, 그리고 전쟁.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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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이 쉽게 가지지 않았다. 누구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양키 스타디움에 관한 이야기다.
사실, 어느 한 지역에만 국한하기에 2034년은 어디서나 세계 전역의 스포츠 경기에 접근하기 좋은 시기다.
[레드삭스 개자식들, 올해는 지구 우승 같은 건 구경도 못 할 거다.] [좋아. 아주 좋아. 내가 올 시즌 최종 예상을 가져왔어.]-월드시리즈 챔피언 : 뉴욕 양키스
AL MVP : Gang
AL 사이 영 : Gun
AL 행크 애런 : War
└신인왕은 어디 갔어?
└난 이 위대한 선수를 신인이라고 부르긴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일부러 뺀 거야.
└일리 있네.
└그럴싸한 견해야.
└죽어, 멍청한 자식들아.
└넌 게시판을 잘못 찾아왔어. 멍청한 자식들은 레드삭스 게시판에 있거든.
└존나 정확하게 찾아온 것 같은데?
└삼단 논법이라고 알아?
└알아. 너희랑은 달라서.
└좋아. 잘 들어. 우선, Gang은 최고의 선수야.
└아직 한 경기 했지만, 넘어가지.
└그리고 멍청한 팀은 최고의 선수를 놓치지.
└그렇다면, 멍청한 팀은 누구지?
└레드삭스?
└보스턴의 그 팀?
└하는 거라곤 발 냄새 풍기는 것밖에 없는 새끼들?
└와우. 다들 정답이야! 축하해!
└빌어먹을 쓰레기들.
└와우! 여기도 정답이 있어! 빌어먹을 ‘레드삭스’ 쓰레기들도 충분히 정답이 될 수 있지!
└좆 까.
물론, 양키스 팬들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야구팬들도 놀라워하고 있었다.
[강건우 봄?]└시발 양심터진새끼 저 실력으로 크보에서 6년을 뻐겨?
└ㄹㅇㅋㅋ
└ㄹㅇㅋㅋ
└ㄹㅇㅋㅋ
└ㄹㅇㅋㅋ밖에 못함?
└ㄹㅇㅋㅋ말곤 칠 말이 없다 시발
└ㄹㅇㅋㅋ
└ㄹㅇㅋㅋ
[칸-곤우는 차원이 틀려. 일본에는 저런 선수가 왜 나오지 않는 거야?]└어이어이. 있었어. 있었다고. 일본에도.
└과거 이야기를 하려거든 그때로 돌아가서 해.
└부루우제이스를 상대로 1피안타 1사사구 완봉에 2개의 호오무란…글쎄요. 정말로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달까요.
└한 번 봐준 거 아니야? 저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데뷰우 무대에서?
└아니야. 저건 괴물이라구? 정말로, 괴물이야.
└wwwww오린피쿠에서의 졸전에 대한 변명거리가 생겨버린wwwwww
[양키스 경기 현지 해설.smi]└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 해설자 뒤로 넘어가네
└실화냐 ㅋㅋㅋㅋㅋㅋ
└굿바이 캐나다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스 아메리직도 수출 가능?
└발음 ㅈㄴ 멋잇네 갱-건-우!
└근데 성 영어로 gang 써도 됨? kang 써야 하는 거 아님?
└성은 자기 맘대로 써도 됨 그냥 갱스터의 갱이랑 철자 같으니 오해 안 사려고 kang 하라고 권고하는 거
└별명 갱스터 좆간지네 한국에선 그냥 좆건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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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난 말이야…”
시오도어 오닐이 어깨에 물리치료를 받으며 내게 말을 걸었다. 나도 팔 마사지를 받고 있었고, 말하라는 듯 바라보자 그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사람들은 첫 경기부터 내게 갱스터란 별명을 붙여줬지만, 아무리 봐도 갱스터나 마피아는 저 포수에게 훨씬 더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말해.”
오닐이 약간 우물쭈물한다. 어제는 주로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위주로 던졌다. 물론 브레이킹볼을 섞기도 했지만, 주공격 루트는 두어 종류의 패스트볼과 두 종류의 체인지업이었다.
“그, 제기랄. 아니야.”
“그래?”
말 하고 싶으면 말하고, 아니면 말아야지.
그나저나.
다움이는 아직 야구를 아주 잘 알지는 못한다. 그래도 사람들이 날 보고 환호하는 걸 보고 분위기 정도는 파악했을 것이다. 아빠 최고였다며 방방 뛰더라.
유리도 꽤 좋아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뭐, 브레이킹볼을 거의 안 던졌으니 딱히 이야기할 부분이 없었을 테고.
신체적인 부분에서는 완벽에 가까웠다고 자평할 수 있다.
체력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팀들이 첫 경기에서 내 플레이를 똑똑히 봤을 테니 이제 분석에 나설 것이다.
적당할 때 조금씩 피칭 패턴을 바꾸면 된다.
타격이야 바꿀 필요는 없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며, 누군가가 내 약점을 찾아내 공략해온다 하더라도 상관없다.
30%만 때리면 된다. 그중에서 몇 개나 넘기는지는 대부분이 내게 달린 문제다.
“빌어먹을. 헤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오닐이 숨을 토해내듯 다시 말을 꺼냈다. 내가 바라보자, 그가 뒤통수를 파낼 것처럼 긁으며 말했다.
“그, 정말 좋았어. 어제 이야기야.”
“그래?”
이 말 하려고 그렇게 힘들게?
“그래서 하는 말인데.”
“듣고 있어.”
“조카가 네 싸인을 좀 받아달라고 하더라고.”
“해 줄게.”
“사실, 처제도.”
“좋아.”
“조카 친구도.”
“그러지.”
“그리고…”
“몇 명이야?”
“7명.”
“좋아. 기다려.”
오닐은 조금 멋쩍은 표정을 짓더니, 대답했다.
“고마워.”
사람들은 야구를 보면서 항상 ‘아직 한 경기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퍼펙트게임이나 노히터라도 했으면 더 난리였겠네.
물론, 여기서 한국처럼 시즌 무실점을 하거나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나는 시범 경기에 주로 제구와 상대 타자들의 반응 위주로 던졌고, 개막전에서는 구속과 구위로 눌러버렸으니 블루제이스 타자들의 준비가 완벽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그래. 인정하지. 솔직히, 어제는 꽤 버거웠어.”
“잘 받던데?”
“젠장. 타석에 나가서도 계속 네 공을 받아낼 생각밖에 못 했어. 그래서 무안타에 그쳤지.”
“다음번엔 칠 수 있을 거야.”
“앞으로 불펜 피칭을 하려거든 무조건 나를 불러. 불펜 포수나 백업을 부르지 말고.”
“네가 포커를 하고 있을 때도?”
“…물론이지.”
포커광 오닐이 포커를 포기하고 연습 투구에서 내 공을 받겠다?
뭐.
하긴, 원래 프로 의식은 넘치는 선수다. 포커를 치는 것도 자기 말로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승부처에서 긴장하지 않기 위한 연습이라곤 했었지만.
“좋아. 그러지.”
그가 내게 주먹을 내밀었다. 나도 가볍게 주먹을 내밀어 그 인사를 받았다.
사실, 나도 꽤 힘을 주고 던졌으니 이런 반응들이 만족스럽다.
권종이 형은 라커룸에서 KBO에서 내가 어땠는지 이야기해주고 있었고, 문제가 하나 있다면 데인 크리스티안이 약간 집중을 못 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사실이다.
개막 두 번째 경기, 어제 선발로 출장해 휴식을 취한 나는 데인 크리스티안이 5.1이닝 4실점으로 썩 시원치 않은 기록을 내는 것을 덕아웃에서 지켜봤다. 팀은 불펜의 추가 실점으로 패배했다. 크리스티안은 조금 날카로워 보였는데, 대부분의 투수들은 원래 그렇다.
양키스 팬들은 팔짱을 끼고 앉아있다가, 6회 초에 볼넷 두 개만 내주고 내려가는 선발 투수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누군가 ‘갱을 데려와!’라고 외쳤고, 그건 팀에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 뭐.
난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유리의 소원은 오션스 우승시키기였지 양키스 우승시키기가 아니었으니까.
물론 난 우승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타석에서 최고의 팀플레이는 홈런이고, 마운드에서 최고의 팀플레이는 퍼펙트게임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나는 완벽한 팀 플레이어다.
-민승기 : 큭큭큭 강건우…
-민승기 : 레드삭스의 2선발이 될 기회를 걷어차고 양키스 개막전에 나선 네 놈은
-민승기 : 후회하게 될 것이다…!
-정조준 : 뭔 소리에요 형 보스턴 1선발 아니자나요
-민승기 : 개막전에 나서달라고 무릎 꿇고 비는 감독에게 2번째 경기에 나가겠다고 말하긴 쉽지 않았지
-박용재 : 승기 형 말이 맞어
-민승기 : 뭘 좀 아는 녀석이로군
-박용재 : 사실 승기형 왼손으로 던지면 우주 에이스인데 지구인들 봐주느라 오른손으로 던지는겨
-민승기 : 네 말이 옳다
-정조준 : ;
-정조준 : 코끼리 코 빠는 소리들 계속 나누십쇼
-정조준 : 전 운동하러 갑니다
-민승기 : ?
아무래도 이역만리 타지에 있다 보면, 사람들이 조금씩이나마 더 미쳐가는 걸지도 모른다. 원래 미쳐있던 사람들은 더 맛이 갔고, 그나마 정상이었던 사람마저도.
그런 면에서 보면, 가족과 함께 하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물론 승기형도 가족과 함께 있긴 하지만 저쪽은 규격을 벗어난 미친 사람이니까.
정신을 놓지 않게 바짝 긴장하자.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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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브레드먼은 좌완 오버핸드 루돌프 파울리와 좌완 쓰리쿼터 스타일의 김권종 중 누구를 세 번째 경기에 내보낼지 고민했지만, 루돌프 파울리의 구위가 빠르게 올라오지 않자 김권종을 세 번째 경기에 마운드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김권종은 한국에서 완전체에 가까운 투수로 평가받았었다. 구속도 151km/h가 나오고, 구위도 리그 탑 수준이며, 제구력은 탈 KBO 급이라고.
MLB 기준은 조금 달랐다. 151km/h의 구속은 다소 평범했고, 구위는 상대를 압도할 만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제구력은 MLB 수준으로 봐도 훌륭한 레벨이었으며, KBO에서 익혔던 세 번째 슬라이더가 큰 역할을 해냈다.
슬라이더를 다르게 던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세 종류의 슬라이더를 동일한 투구 폼에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던지면서도 각자 다른 궤적을 유지하며, 좋은 탄착군을 형성한다.
KBO에서만큼 무수한 탈삼진을 기록하진 못하지만, 슬라이더를 자유자재로 존에 넣었다 뺐다 하면서 땅볼 유도 비율을 높였다.
그런 김권종에게 한 가지 불만이 있다면, 강건우가 오늘 지명 타자로 출전하게 됐다는 사실이었다.
아직 적응기니 선발 투수로 뛰면 출장 간격과 포지션 안배가 이루어지게 됐고, 내심 강건우의 유격수 수비를 기대했던 김권종의 계획이 틀어졌다.
개막 경기에서 4연전을 펼치게 된 두 팀이다. 블루제이스는 개막전 경기에서 강건우에게 완전히 짓눌리며 기운을 잃을 뻔했으나 데인 크리스티안을 상대로 부활하며 다시 올라서려 했고, 김권종이 팀 분위기상 중요한 경기에서 나서게 됐다.
“자요. 참고할 부분 있으면 참고해주세요.”
강건우가 과거로 돌아오기 전의 정유리에게 KBO에서 누가 가장 싫으냐고 묻는다면 정조준 다음이 김권종이었다. 정조준은 입을 털어서, 김권종은 오션스를 탈탈 털어서.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이제 같은 팀의 일원이다. 정유리가 이틀간 경기를 지켜보며 공들여 만든 자료를 받은 김권종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민승기가 투덜대곤 했다. 레드삭스 전력 분석팀도 훌륭하긴 하지만, 정유리 코치의 자료가 정말 디테일하고 알아보기 쉬웠다고.
“오…”
“…”
“오오오오오…”
“…마음에 들어요?”
김권종이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슬쩍 훑어보기만 해도 이게 얼마나 자신에게 맞춰져 있는 자료인지 알 수 있었다.
김권종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보답이 어떤 것인지 고민했다.
“혹시요.”
“네?”
“다움이가 악어를 좋아하나요?”
악어?
정유리가 고개를 갸웃했다가, 김권종이 악어를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을 떠올렸다.
“아. 악어. 그, 위험해서 좀…”
“집에 바이킹 혼자 쓰는 곳이 있어요. 강화 유리로 되어 있어서 밖에서 안전하게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우리 애는 안 물어요.”
악어가 안 문다고? 농담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그래도 정유리는 다움이가 뱀이나 도마뱀 같은 것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떠올렸다.
“아. 안전하면 뭐…”
“휴식일에 초대할게요. 악어 보러 오세요.”
“그럴게요.”
김권종이 그 대답을 듣고 꽤 좋아했다. 정유리는 김권종이 조금 안쓰럽게 느껴졌다가도, 바이킹스 시절 오션스를 거의 학살하다시피 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날, 김권종은.
‘1번 타자는 어설프게 속이려 하지 말고 확실하게.’
딱!
“아웃!”
‘2번 타자에게는 몸쪽 승부 이후 바깥쪽 체인지업.’
딱!
“아웃!”
‘3번 타자는 어제 홈런을 쳤는데, 스윙 직후 뒷발이 들리니 결정구는 뚝 떨어지는 종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 아웃!”
정유리의 디테일한 조언을 살릴 수 있는 제구력을 가진 투수였고, 1회 초를 완벽하게 막아낸 후 자리에 앉아서 멀리 날아가는 강건우의 홈런을 감상하고 있었다.
따아아아아아아악-!
“Gang is ‘war’king with a gun!”
양키스 팬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덕아웃에 앉아있던 선수들이 감탄하며 박수를 치는 사이, 김권종이 정유리에게 말했다.
“같은 편이니까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좋네요.”
정유리가 김권종의 순수한 말에 웃으며 대답했다.
“유격수로 나오면 진짜 기절할 만큼 좋을걸요.”
“그러니까요. 4번째 경기에 뛰게 해달라고 감독님한테 졸랐는데…”
재밌는 이야기다. 강건우의 유격수 수비 도움을 받기 위해 3선발이 아니라 4선발을 자청한다?
확실히 정상은 아니다.
어쨌거나, 2경기에서 3번째 홈런을 때려낸 강건우다. 양키스 팬들은 어제 경기에서 패배한 이유를 강건우가 출장하지 않은 것에서 찾았다.
어느새 메이저리그에서 다섯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권종은 7이닝 2실점으로 훌륭한 양키스 데뷔전을 끝냈고, 등판 후 덕아웃에 앉아있다가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자 두 팔을 머리 위로 들고 두 손을 늘어뜨린 채 기괴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방금 김권종 표정 뭐임?]└목도리도마뱀 흉내 낸 거 아님?
└그냥 미친놈 같은데
양키스는 이날 김권종의 호투와 강건우의 홈런에 힘입어 승리했다.
그리고 휴 브레드먼은, 꽤 편안한 얼굴로 인터뷰장에 나타나 자신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좋습니다. 양키스는 세 경기에서 두 번 승리했고, 앞으로 모든 경기에서 승리할 수는 없겠지만 그러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사람들은 양키스의 전력 보강이 부족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다들 봤을 겁니다. 갱과 킴은 팀 퀄리티를 몇 단계 올려줄 수 있는 선수들이라는 걸요. 내일 선발 투수는 루돌프 파울리고, 갱은 지명 타자가 아닌 유격수로 선발 출장할 예정입니다. 야구에 있어서 단언하는 것만큼 멍청한 일은 없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그래요. 내일 갱의 유격수 수비를 본다면 모두가 또 한 번 놀랄 겁니다.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유격수이기도 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는 겨우 2년 5천만 달러로 최고의 선발 투수, 최고의 타자, 최고의 유격수를 손에 넣은 겁니다. 잘 보세요. 내일이 되면 알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