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56)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58화(358/385)
갱스터, 총, 그리고 전쟁.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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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팬들은, 강건우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고 있었다.
빠른 공과 느린 공, 똑바로 날아가는 공과 휘어져 날아가는 공을 다 던질 수 있으며 거대한 홈런을 날려 보내는 데다가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
[갱의 인터뷰에서 new-na가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새로운(New) 북미(North America) 아냐?
└전혀 아니야. 한국어인데, 남자가 자기보다 나이 많은 여자를 부를 때 붙이는 호칭이야.
└그럼 엄마도 누나인가?
└아니. 그건 아니야. 그러니까, 디테일하게 설명하자면, 음. 너보다 나이 많은 여자 형제도 누나가 될 수 있고, 옆집의 크리스틴도 누나가 될 수 있지. 너보다 나이가 많다면.
└그럼 Ms.펠린도 누나인가?
└어…어쩌면? 아마도, 혹은, 원한다면.
└그건 법적인 호칭일 수도 있고, 친근한 표현일 수도 있어. 혹은 로맨틱한 단어가 될 수도 있지. 갱이 자신의 와이프를 부를 때 그렇게 부르는 것은 마지막 의미라고 보면 돼.
└오. 그렇군.
└그는 14살, 혹은 15살 때쯤부터 지금의 부인과 데이트했어. 그리고 한국에서 홈런을 칠 때마다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지. 팀이 승리하면 사람들 앞에서 사랑한다고 외쳤고.
└끝내주는군.
└그리고 그녀는 그와 함께 KBO를 정복하고 미국으로 함께 왔어. 참고로 말하는데, 그녀는 한국에서 가장 유능한 야구 코치였어.
└아직 그건 잘 모르겠는걸.
└레드삭스의 미쳐버린 Min도 그녀의 작품 중 하나야.
└와우.
└오리올스의 말 많은 JJJ도 그녀에게 타격 방법을 좀 배웠다고 하지.
└조금 의구심이 들긴 하네.
└지켜보면 알게 될 거야.
아무튼, 야구계에는 여전히 그런 생각이 남아 있다.
대부분은 야구만 잘 하면 된다고 받아들여지지만, 가족에 충실한 선수들은 경기 외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거라는 생각.
어쨌거나. 양키스의 시즌 네 번째 경기에 나설 좌완 투수 루돌프 파울리는 투수 코치에게 이런 조언을 받았다.
“루디. 오늘은 체인지업을 활용해서 그라운드볼을 유도하는 쪽으로 플레이해보자고.”
구속이 가장 좋을 때와 비교해 3마일 정도 떨어진 상태다. 포심 구속이 작년에 96마일(154.49km/h)이었지만, 최대한 끌어올린 것이 93마일(149.66km/h).
원래 슬로우 스타터 기질이 있는 선수다.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시즌 초반에 이닝을 좀 짧게 가져가며 날씨가 좋아질 때까지 잘 버티면 된다.
루돌프 파울리는 대답했다.
“뭐, 좋아요. 브룩을 대신해 갱이 유격수로 나선다고 하던데, 괜찮은 거 맞죠?”
“걱정하지 마. 그가 훈련하는 걸 봤잖아?”
“알겠어요. 더 말하진 않을게요.”
약간은 못마땅해 보였다. 훈련에서 어땠다거나, KBO 최고의 유격수였다거나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냥 이 투수는 지금 조금 예민할 뿐이다. 그나마 덜 예민한 타입이긴 하지만, 민감한 시기에 변화가 있다는 것을 조금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
기존 유격수 브룩 헨슨은 공격보다는 수비와 주루에 강점이 있는 선수로, 성실한 플레이와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투수들이나 다른 야수들의 신뢰를 받고 있었다.
어쩌면 공격력만 믿고 수비력을 희생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득점 지원과 수비로 도움을 받는 것의 사이에서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다.
강건우의 투구 실력과 타격 실력은 이미 봤다. 정규 시즌 경기를 그리 많이 지켜본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그런데 수비는 아직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다른 리그에서의 하이라이트나 감독의 말로만 전적으로 신뢰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감독에게 유격수를 바꿔 달라고 말하기에는 팀 분위기나 루돌프 파울리 본인의 지금 사정상 쉽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강건우는 메이저리그 이달의 수비를 탈 것만 같은 모습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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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놀즈가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툭 때립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좋은 타구를 날리는…What? 갱, 갱이 날아왔어요! 미끄러지듯 달려와서, 몸을 비튼 채 왼손의 글러브로 공을 잡아챈 다음, 강력하게! 터닝 스로우!
-이런, 빌어먹을! 저걸 잡아서 저렇게 던진다고요? 오, 신이여! 잡아냈어요! 레이놀즈의 안타를 훔쳤습니다! 갱-거누! 마운드에서뿐만 아니라 저기서도 강속구를 정확하게 던져버렸다고요!
-엄청나네요. 정말, 그러니까, 이런 건 오랜만에 봤습니다. 안타라고 생각했던 레이놀즈가 눈을 껌뻑이고 있습니다!
-눈을 껌뻑이고 있는 것은 레이놀즈뿐만이 아니죠. 선발 투수 파울리도, 포수 오닐도 그렇습니다.
-예, 오늘도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갱이 양키스 팬들을 자리에서 일어서게 하네요!
-Everybody get up and run!(모두 일어서서 도망쳐!) 휴 브레드먼 감독의 말이 정말이었을까요? 일단, 이달의 수비 하이라이트로 지정하겠습니다!
-당신은 너무 성급해요.
-너무 느린 사람들이 항상 그렇게 말하곤 한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좋습니다. 제가 느린지, 당신이 빠른지, 보도록 하죠. 아무튼, 환상적인 수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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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 유격수 브룩 헨슨은 강건우의 수비를 보고 생각했다. ‘미쳤어?’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생각했다. ‘미쳤군.’
2회 초에는 기어코 입 밖으로 꺼내버리고 말았다.
“완전히 미쳤네.”
브룩 헨슨도 안정적인 수비를 하는 유격수다. 그런데 강건우의 수비는 굉장히 화려한 편이다. 보통 그런 수비를 하는 유격수들이 불안정한 모습을 종종 보이는 것과는 달리, 강건우는 그런 와중에도 안정적이었다.
‘몸을 완전히 제 뜻대로 쓰고 있잖아.’
정지 상태에서 최고 속도까지 순식간에 도달하고, 그 상황에서 자유자재로 멈추거나 방향을 전환한다. 그 와중에도 송구의 정확도는 말도 안 되는 수준. 마운드에서 강속구를 던지는 선수라 그런지, 송구 속도도 끔찍하게 빠르다.
내야 안타를 많이 생산해내는 발 빠른 선수도 평소라면 세이프가 되었을 법한 타구에 아웃당했고, 강건우는 외야 애매한 곳에 떨어졌을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다이빙 캐치를 해내기도 했다.
수비 코치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부산팀의 수비 코치는 얼마나 유능한 거지?”
휴 브레드먼이 씩 웃었다.
“좋은 코치였지만, 저 친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팀에 도착했을 때부터 저렇게 수비했어.”
“…거짓말이라고 말하기엔, 갱이 너무나도 거짓말 같아서…”
3회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0대 0.
구속이 올라오지 않아 영 불안하게 마운드로 올라갔던 루돌프 파울리 본인도 어안이 벙벙했다.
물론, 유격수는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를 책임져주지 않는다. 그런데 유격수 데뷔전을 치르는 강건우는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막아낼 타구를 다 막아내고 못 잡을 타구도 잡아버리고 있었다.
조금 헷갈렸다. 원래 루돌프 파울리는 우타자에게 공격적으로 컷패스트볼을 던지는, 플라이볼 투수다.
그런데 오늘은 그라운드 볼러의 면모로 3이닝 무실점. 3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치명타는 없었다.
-자, 이제 누가 느린 거지? 대답해봐요.
-예. 저는 느림보입니다. 맞아요. 인정할게요.
-좋습니다. 난 당신이 커피를 주문할 때도 10분씩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죠?
-아무튼, 오늘은 투수전입니다! 루돌프 파울리가 땅볼 유도로 블루제이스를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가운데, 블루제이스의 매튜 오헤어도 양키스 타선을 단 한 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꽁꽁 틀어막고 있어요! 이제 4회로 들어갑니다! 각자 타선이 한 바퀴 돌았으니, 어찌 될지 지켜보죠! 저는 Mr. Hawk’s Eye!(매의 눈) 제 옆에는 Mr. dawdler(느림보)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저기, 이봐요. 잠깐만요.
-조용히 해요. 내가 좋아하는 광고가 나올 타이밍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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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리는 어딘가 안정된 얼굴이었다. 사실, 오기 전까지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
남편 강건우의 실력은 누구보다 믿고 있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무대니까. 적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다른 변수가 생길 수도 있기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하지만 강건우는 괜찮다. 안심된다. 야구선수로서뿐만 아니라, 남편 강건우와 아빠 강건우로도 마찬가지다.
언제부턴가 바뀌었던 강건우의 태도를 떠올렸다. 지독한 사춘기를 끝낸 강건우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보였고, 언제 갑자기 이상해지지나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미국으로 옮겨온 후 그런 걱정도 조금은 했다. 환경이 바뀌었으니 조금 예민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걱정이 무색하게 괜찮았다. 강건우는 여전히 수시로 애정표현을 해대고, 없는 시간을 쪼개서 다움이와 시간을 갖는다.
야구 내적인 부분에서?
따아악-!
주자가 2루에 나서 있는 상황에서, 강건우의 배트가 97마일(156.10km/h)로 날아오는 패스트볼을 때렸다. 낮게 잘 제구된 공이었고, 강건우는 어퍼스윙을 하는 타자지만, 타구가 어마어마하게 높게 날진 않았다.
양키스 관중들이 타구의 종착지를 확인하기 위해 약속이라도 한 듯 다 함께 고개를 돌렸다.
강건우 특유의 박격포 같은 타구가 아니라 대전차포 같은.
퍼억!
타구가 날아가 양키 스타디움의 펜스를 강하게 때렸다. 외야수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공이 튀었고, 2루 주자는 3루 코치의 신호에 따라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렸다.
강건우는 가볍게 2루에 안착. 좌익수가 놓친 타구를 중견수가 잡아 빠르게 던졌으나, 양키스가 선제 득점을 올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좋아요. 그는 지금까지 다섯 개의 안타를 때렸고, 그중 세 개가 홈런이고 하나는 1타점 2루타네요.
-양키스 팬들을 모두 일어서게 만드는 선수입니다. 경기에 뛸 때마다 최소 하루에 한 번은 그렇게 만들고 있죠.
-All-Rise!(일동-기립!)
-뭐라고 한 거예요?
-그냥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스윙에 관해서나 이야기해봐요.
-좋습니다. 오랜만에 전문가로 보일 기회로군요.
-당신을 전문가가 아니라 그냥 술에 취한 야구 팬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아는 것을 말해주세요.
-오른발이 땅을 강하게 차는데도 발이 뜨지 않죠?
-그렇네요.
-마치 드릴로 박아넣은 것처럼 보이지 않나요? 아마 하체 근육이 어마어마할 겁니다. 저렇게 크게 스윙하는데도 몸 전체와 배트에 전혀 흔들림이 없는 이유죠. 사실, 본인이 치려는 궤적과 조금 달라서 저런 타구가 나온 겁니다. 만약 그가 생각한 대로 왔다면 조금 달랐을 거예요.
-어땠을까요?
-어떻긴요. 데뷔 후 5개의 안타 중 4개가 홈런이 됐겠죠.
-진심으로요?
-그렇긴 하지만, 아무도 모르겠죠. 그러니까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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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우는 종횡무진으로 움직였다. 유격수 머리 위로 날아가는 타구를 제 자리에서 높이 뛰어 잡아내기도 했고, 주자가 2루에 있을 때 다이빙 캐치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아낸 후 글러브째로 던져 주자가 귀루하는 것보다 빠르게 두 번째 아웃을 잡아내기도 했다.
-잘 가요, 캐나다…
-아직 경기 안 끝났잖아요.
-나 같으면 그냥 집에 가버리고 싶을 것 같네요.
-뭐, 저도요.
강건우의 유니폼은 흙투성이였다. 한국에서는 꼭 필요로 할 때만 다이빙 캐치를 했었다.
[진짜 개쩌네 강건우;;; 오늘 수비 레전드 찍네;;;]└크보나 믈브나 수비는 똑같은거 아님? 원래 좆건우 수비 개쩔엇자나
└ㄴㄴ완전히 다름
└모가 다름?
└메이저 타구 속도랑 크보 타구 속도는 천지차이 ㅇㅇ 그만큼 수비할 때 빨리 움직여야되고 존나 집중해야 함
└맞음 강건우 유니폼 갈색된거만 봐도 앎
└좆건우 크보에서 야구 대충했네 ㅉㅉㅉ
└대충 해줘서 그나마 니들 산거임
└ㄹㅇㅋㅋㅋ진지하게 했으면ㅋㅋㅋㅋㅋㅋ
여기에도 느린 선수는 있지만, 거대한 몸집으로도 1루까지 예상외의 스피드로 도달하는 선수도 있다.
강건우는 모든 것을 확실히 처리했다. 빠뜨리거나 놓치지 않고, 빠르고 정확하게.
루돌프 파울리는 7이닝 동안 고작 1점만 내주며 이번 시즌 첫 등판을 마쳤다. 1점을 내준 것은 안타를 허용한 후 외야에서 실책이 나왔기 때문이고, 그 과정에서 강건우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투수 코치로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몇몇 5선발 후보 중에 어렵게 선택한, 이번 시즌에 메이저리그 데뷔를 하게 될 프레디 헤셋을 네 번째 경기에 등판시킬지 고민도 했었는데.
그 정도로 몸이 올라오지 않은 루돌프 파울리가 첫 네 경기에 나선 선발 투수 중 두 번째로 좋은 성과를 냈다니.
구속이 나오지 않아 애매한 타구가 내야에 많이 머문 것이 주효했다. 어쩌면 운이 좋았던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런 승리는 언제나 팀에 도움이 된다. 루돌프 파울리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테고, 시즌 초반에 승리를 쌓아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감독이 넌지시 말했다.
“우리가 오션스에 있을 때 말이야. 그가 준비되어 있다면 우리는 8회 까지만 게임을 하곤 했어.”
야구 지도자들에게 꿈만 같은 이야기다. 감독은 투수 코치에게 말했다.
“우리 마무리 투수도 믿을 만하겠지?”
지난 시즌 1승 3패 33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한 아주 믿을만한 마무리 투수다. 그런데 어딘가 성에 안 차는 거로 보이기도 했다. 투수 코치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지금 준비하고 있어요. 잘 해낼 겁니다. 아시잖아요?”
경기는 3대 1.
뉴욕 양키스 마무리 투수 에드윈 블랙번이 9회에 올라와 경기를 마무리했고, 오늘도 경기 후 가장 주목받은 것은 강건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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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gs of Newyork!] [강건우, 내야에 세워진 통곡의 벽.] [선발 투수, 홈런 타자, 최고의 수비력을 가진 유격수까지. 단 네 경기 만에 양키스의 핵심이 된 한국인.] [의기양양한 양키스의 새 감독 휴 브레드먼, ‘내가 뭐랬나?’] [단 네 경기 만에 의문점을 지워버린 새 감독과 코리안 갱스터.] [오리올스 정조준, ‘강건우? 날 만나게 되면 모든 것은 달라질 것.’] [레드삭스 선발 투수 민승기, ‘이제 누가 주인공인지 정말로 승부를 겨룰 차례.’] [강건우, 다른 한국 선수들의 도발에 대해, ‘말이 많은 것을 보아하니 겁을 먹은 것 같다.’ 이어서, ‘유리 누나 사랑해. 다움이도 많이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