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57)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59화(359/385)
갱스터, 총, 그리고 전쟁.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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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무대에서 뛸 때는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야구를 잘 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사라지거나 해결이 된다.
그냥 잘 하는 게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잘 한다?
그럼 문제가 있더라도 그건 조금 더 다르게 비춰진다. 약간 미친 짓을 하더라도 천재는 어딘가 남다르다는 거로 보이기도 하고, 이상한 음식을 먹어도 탑 플레이어의 건강관리법으로 보이기도 한다.
다른 문화권에서 온 최고 선수의 행동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낯선 문화권의 표본처럼 여겨져 존중받거나 연구 대상이 된다.
선수가 그렇게까지 뛰어나지 않다면 선수가 가지고 있는 개인 루틴과 훈련 방법은 고집 혹은 트렌드에 뒤떨어지는 후진적인 것이 되어버리고.
어쨌거나, 내게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성적만 놓고 보면 이 바닥의 모든 사람에게 존중받을 만하다.
투타 겸업을 시도했던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고 상당한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포지션 플레이어를 겸하면서 유격수 수비 포지션에서 최고 수준의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는 없다.
개막 이후 네 경기 만에 나에 대한 불신은 사라졌다. 물론, 메이저리그는 내가 빈틈을 보이는 순간 죽어라 달려들어 물어뜯을 것이다. 그런 틈을 줄 생각은 없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그럴 때가 올지도 모른다.
그때 일은 그때 생각하면 되니까. 어쨌거나, 요즘 나는 많은 사람의 질문을 받고 있다.
“그렇게 달려가서 방향을 전환하면, 부상 위험이 좀 있지 않을까? 아, 이건, 오해하지 마. 네 수비를 보고 정말 놀랐거든. 긍정적인 의미로. 그래서 한 번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기존 유격수 브룩 헨슨은 180cm의 신장에 80kg 초중반의 체중으로, 민첩한 움직임이 장점인 유격수다. 과거로 돌아오기 전의 내가 양키스에 왔을 때는 부상 때문에 유격수로는 거의 뛰지 않았기에 계속 주전으로 나오긴 했지만, 양키스는 이 선수의 터지지 않는 공격 잠재력 때문에 FA 시장에서 거액의 유격수를 데려오게 된다.
착한 심성을 가졌는데, 심지가 굳은 편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거니까, 괜찮아. 평소 훈련 코스에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한 과정을 많이 집어넣기도 하고.”
“그렇군…”
그렇게 말하고는 슬쩍 눈치를 본다. 그래서 나는, 이 친구가 정말 원하는 대답을 해줬다.
“가서 정유리 코치에게 이야기해봐. 그녀는 내 아내지만, 내가 알기로 가장 유능한 야구 코치거든. 내 스윙, 모든 피칭, 수비, 주루 모두를 그녀에게 배웠어. 그리고 내 훈련 코스까지도. 가서, 이렇게 말해. ‘유리 누나. 한 번만 도와주세요.’라고.”
“유리 New-na? Han burn man do why juice yo?”
“그래. 바로 그거야. 어서 가서 말해.”
“Hmm. OK. You re new na…”
나는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욕심이 없다. 저 선수가 노력해서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다면, 나는 아무 문제 없이 그 자리를 내줄 수 있다. 물론 그 결정은 감독의 몫이고, 나는 감독이 시킨 대로 플레이할 뿐이다.
어쨌거나, 브룩 헨슨은 유리에게 달려갔다. 특히 메이저리그의 주전 선수들은 자신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쉽게 바꾸려 하지 않지만, 부상 방지를 위한 훈련 코스라는 말은 그런 면에서의 장벽을 조금 줄여 준다.
몇몇 선수들도 그랬다. 1루수 기예르모 고메즈는 내가 스윙할 때 팔꿈치를 누르는 방식에 흥미를 보였고, 나는 이렇게 대답해줬다.
“그건 개인적인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 정유리 코치가 내 스윙을 전부 만들어줬지. 거기에 관심이 있다면 가서 ‘유리누나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면 그녀가 아주 체계적으로 봐줄 거야.”
유리는 전혀 이 상황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냥 내게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야. 강건우. 니가 또 외국인들한테 유리누나 가르쳤지?”
“누나.”
“응?”
“여기선 우리가 외국인이야.”
그리고 양키스 홍보팀에서는, 팀에 한국인 선수가 둘이나 있고 둘 모두가 괜찮은 활약을 펼쳤으니 한국인 팬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도 잊지 않았다.
게다가 유리가 한국 야구 팬들에게 여러 의미로 특별한 존재인 것도 알기에, 유리의 코칭 영상을 찍어 올렸다.
[헬로, 코리아! 정유리 코치는 잘 지내고 있어요!]이 영상에서 거구의 히스패닉계 1루수 기예르모 고메즈가 어눌한 발음으로 ‘유-리-누-나’라고 말하는 것이 찍혔고, 반응이 꽤 폭발적이었다.
└???내가 잘못 들은 건가???
└고메즈도 유리누나라고 하는거임?
└세계로 뻗어나가는 킹-갓 유리누나
└강건우 벌써 양키스 기강 잡았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건우쉑 아무한테나 유리누나라고 부르라고 시켰냐
└미국 본토에도 통하는 유리누나 ㄷㄷ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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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선수들이 강건우에게 관심을 보이고, 또 여러 코치가 정유리의 방식에 관심을 보였다. 강건우는 자신의 대단한 실력과 성과에 대해 모든 공을 정유리에게 돌렸고, 거의 신앙 간증과도 같은 그 고백에 김권종도 기름을 부었다.
“양키스에 와서 정유리 코치님을 만났죠. 그리고 체인지업에 관해 이야기하자 몇 개의 팔 근육을 단련시키는 법을 알려줬어요. 그 과정이 끝나자 새끼손가락의 위치를 0.3cm 정도 조정했고요.”
그렇게 하자 체인지업이 존 앞에서 실로 잡아당긴 것 같은 역회전성 무브먼트가 조금 더 생겼고, 그게 우타자 공략에 효과적이었다는 설명이었다.
여러 편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팀의 다섯 번째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프레드 헤셋도 거기에 동참했다.
정유리는 코치들이 자신의 코칭 방법에 대해 궁금해했을 때, 자신이 만든 자료들을 꺼내 보여줬다.
스포츠 모션 체이서를 바탕으로, 열 감지 방식의 장비와 근육이 움직일 때 전기 신호를 받아 기록된 데이터를 조합해 가장 무리 없는 자세를 찾아내는 방식.
선수들의 체형이나 뼈, 근육 상태에 따라 미세한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한국에서도 처음에 겪었던 일이다. 강건우가 정유리에게 공을 돌리고, 사람들이 ‘설마’라고 반응하는 사이, 정유리가 자신의 실력을 아무렇지 않게 보여주는 과정.
그리고 결국, 데인 크리스티안이 살짝 우물쭈물하며 강건우에게 말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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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리 코치가 내게 팔 각도를 좀 낮춰보는 게 어떠냐고 말하던데…”
나는, 유리가 미국에 오기 전부터 그런 말을 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게 좋을걸?”
“넌 팔을 나보다 더 높게 들잖아?”
“사람마다 적합한 자세가 다른 법이야.”
“흠.”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솔직히, 억지로 그렇게 하라고 할 필요는 없다. 그냥 유리의 말을 따르면 더 좋아질 거라고 믿을 뿐이다.
데인 크리스티안은 내가 알던 그 투수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알던 수준까지 올라가지도 않았다. 지금도 컨텐더 팀의 1선발을 맡기엔 충분하지만, 그때만큼의 압도적인 에이스는 아니다.
내가 이 선수의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이유는 팀 우승도 아니고 이 선수를 개인적으로 좋아해서도 아니다.
데인 크리스티안이 한 단계 발전하고 나서 유리 덕분이라고 말하면 유리의 커리어는 오션스 우승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날아오를 것이다. 단지, 그것뿐이다.
그래서 조금 더 친절하게 말해주기로 했다.
“내 말을 들을 준비가 됐다면, 조금 이야기해 볼 수는 있어.”
“준비됐어.”
“올림픽에서 우린 체인지업을 노리고 나왔어.”
“…알고 있어.”
“90마일(144.84km/h) 체인지업은 한국 선수들에게 아주 익숙한 구속이거든.”
“그래?”
“구속만 놓고 하는 이야기라기보다는…뭐, 그냥 그래. 나는 내 와이프가 최고의 코치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녀가 하자는 대로 한다면 체인지업이 업그레이드 될 거라고 생각해. 때로는 구종 하나 때문에 다른 공까지 수준이 높아지곤 하거든. 너도 알겠지만.”
“음.”
더 말할 필요까지는 없다.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본인이 필요성을 느낀다면 시도해볼 테고, 그게 아니더라도 유리가 손봐줄 만한 재료가 많은 곳이 바로 양키스다.
아무래도 인종의 차이인지 운동능력이 다른 경우가 많아서.
어쨌거나 우리의 다음 상대는 템파베이 레이스고, 그 팀은 현재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 최약체다.
거기로 가는 원정길은 차로 17시간 30분이 넘게 걸린다. 같은 지구에 속해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론 비행기로 움직일 거긴 한데, 이게 바로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들이 체력적인 문제로 고생하는 이유다. 차로 이동하는 시간을 따지면 가장 가까운 조준이 형의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3시간 정도, 다음이 승기 형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3시간 30분 정도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구장까지는 대략 8시간 정도의 거리고.
어쨌거나, 가장 큰 문제는 다움이다. 나는 저 꼬마를 떼놓고 어떻게 일주일이나 집을 비워야 하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템파베이 레이스 원정 3연전, 그리고 볼티모어 오리올스 원정 4연전.
하지만 다움이는 따라가겠다고 울거나 하진 않았다.
“아빠 안뇽. 엄마두 안뇽.”
…?
조금 충격을 받았는데, 유리가 피식 웃더니 내게 말했다.
“아주 즈그 아빠 닮아가지고…”
“…내가 뭘…?”
“애가 아주 독립적이야. 벌써부터.”
“난 누나 없으면 못 사는데 내가 어딜 봐서 독립적이야…?”
“얼씨구.”
유리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내게 말해줬다.
“옆집 엘리랑 노느라 엄마 아빠는 안중에도 없나 봐.”
“아?”
“다움이보다 두 살 많은데, 애가 아주 야무져.”
“연상?”
“아빠 닮았지?”
어이가 없어서 진짜. 별의별 걸 다 닮으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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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아아아아아악-!
-놀랍습니다! 갱-건-우! 갱-건-워가 아닙니다! 그건 오해에요! 그의 이름은 갱-건-우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온 저 갱스터가 가진 총은 정말로 위험합니다! 시즌 네 번째 홈런! 블루제이스가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세 방을 맞았는데, 다음 일정에서 레이스가 희생양이 됩니다!
-정말 위협적이네요. 예. 그의 이름에 ‘WAR’라는 단어는 없습니다만, 야구 경기장을 전쟁(War)처럼 만들어 버리네요.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 이 선수가 얼마나 많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쌓을지 궁금하군요!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리고 절제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양키스가 먼저 2점을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갱은 몇 분 뒤 마운드에 올라와 레이스 타자들을 상대하게 될 겁니다. 호흡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하겠죠.
-호흡 좀 흐트러지면 어때요.
-어째서요? 투수들에겐 그런 게 중요하지 않나요?
-안타 몇 번 맞으면 그냥 이렇게 생각할걸요. 빌어먹을 홈런 한두 개 정도만 더 때려야지.
-와우.
-어쩌면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죠. 저 유격수는 대체 왜 이 타구도 못 잡고 홈런도 못 치는 거야?
-그가 투덜대기를 즐긴다는 뜻은 아니겠죠?
-전혀요. 제가 만났던 어떤 감독은 이렇게 말했었죠. 고교 시절의 이야기에요.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80개를 넘게 쳤던 타자였고, ‘이봐. 그냥 힘껏 때려. 그러면 투수를 울릴 거야.’ 하지만 그 경기에서 운 건 저였고…
-오…유감이에요.
-빌어먹을. 옛날 생각이 나는군. 아무튼, 난 다음 주에 야구를 그만뒀고, 그래요! 갱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
-뭔가요?
-그 감독을 찾아서 겨우 80개밖에 못 때려놓고 그렇게 잘난 척을 해야 했느냐고…
-하지만 갱은 이제 시작했는데요.
-이봐요. 노먼 돌턴.
-날 그렇게 부르는 걸 보니,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네요. 하지만 아쉽게도 라이언 넬슨이 타석에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죠!
-80개? 얼마나 걸릴 것 같아요? 내년쯤에는 이미 그걸 넘어서 버렸겠지! 하하! 라이언 넬슨! 배트를 쉽게 휘두르지 마세요! 갱이 쉴 시간이 필요하니까!
-언제는 그런 건 필요 없다면서요?
-노먼 돌턴.
-예, 여기 갱의 엄청난 팬이 탄생했네요.
-난 당신이 매사추세츠주 출신이라고 했을 때 이미 알아봤어.
-좋아요, 때렸어요!
-그만둬!
-안타! 안타를 만들어낸 라이언 넬슨!
-휴.
-예? 그게 끝인가요?
-하하. 아주 잘 했어요.
-이런.
-갱이 좀 더 쉴 수 있겠군.
-혹시 그에게 반했나요?
-아무렴!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우린 양키스 팬이었으니까!
-내 손자의 손자는 그런 말을 할 수 있겠군요.
-그때쯤 되면 내 손자의 손자는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양키스 팬이라고 말하겠지. 이 풋내기!
-좋아요. 그만하죠. 갱이 자신의 부인이자 코치와 대화하고 있네요.
-충고 하나 할게요.
-들어는 드리죠.
-New-na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겁니다.
-왜죠?
-죽고 싶지 않다면.
-이런. 이건 또 무슨 소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