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hitter hides fastball RAW novel - Chapter (361)
천재 타자가 강속구를 숨김-363화(363/385)
강건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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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 : 봤음?
-정조준 : 이게 바로 홈런이다
-강건우 : JJJ로 삼행시 해보겠습니다
-박용재 : J
-강건우 : JJOL?
-김권종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권종 : (사진)
-박용재 : 와;;; 오닐 팔뚝;;;
-박용재 : J
-강건우 : JOLLzzzzzzzzzz
-정조준 : ???
-정조준 : 홈런맞은 놈이 말이 많네
-박용재 : J
-강건우 : JOLL JO JOON
-정조준 : ???
-민승기 : 조준이는 비켜라
-민승기 : 네 원수는 이 민승기가 갚아주지
-정조준 : 아니 원수라니?
-정조준 : 내가 이겼는데???
-정조준 : 아니 맞대결에서 내가 홈런 쳤음 내가 이긴거 아냐?
-강건우 : 그래 그럼 형이 이겼다 쳐
-정조준 : 아니 치긴 뭘 쳐 내가 이겼는데
-정조준 : 아니 진짜
-박용재 : 조준이 많이 열받은겨? 말할때마다 아니로 시작하네
-정조준 : 아니 나 열 안받앗는데???
-강건우 : 그냥 형이 이겼어
-박용재 : 으이그
-박용재 : 어떻게든 동생 한 번 이겨보겠다고
-박용재 : 조준이가 네 살 많나?
-강건우 : 네
-정조준 : 거기서 나이가 외 나와
-강건우 : 외x왜o
-강건우 : 맞춤법은 몰라도 야구는 조준이 형이 최고인듯
-강건우 :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MVP 탈듯
-강건우 : 와 정조준 어케 이겨
-강건우 : 야구신 정조준 킹조준
-정조준 : ;;;
-정조준 : 아 짱나게 하지 마라
-정조준 : ㅅㅂ
-강건우 : 형이 이겼다고 인정하는데 왜 그럼?
-정조준 : 개빡치게하내진짜;;;;;
-민승기 : …?
-민승기 : 강건우
-민승기 : 세상에 야구의 신은 단 한 명 뿐이다
-민승기 : 그건 바로
-박용재 : 민 ‘baseball’ 승 ‘god’ 기
-민승기 : 큭큭큭 박용재 야구를 좀 아는 녀석이로군
-천제현 : 난 진짜 따라가기 너무 힘들다
-천제현 : 야구도 채팅도…
-김권종 : (사진)
-김권종 : 오늘 날씨 진짜 좋다
-정조준 : ???;;;;;
-천제현 : 그래…
-천제현 : 좋네…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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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3할에 30홈런을 넘기는 타자라는 것은, 야구 실력만큼은 어디 내놔도 절대 밀릴 일 없는 선수라는 뜻이다. 거포 군단이라고 부르고 공갈포 집단이라 읽어도 무방한 오리올스에서 작년 3할을 넘긴 타자는 조준이 형을 포함해 두 명뿐이었다. 그래서 3번 자리를 꿰차게 된 거다.
사실 누구한테 맞더라도 언젠가는 맞게 되어 있다. 기왕 맞는 거 조준이 형한테 맞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전에도 맞아봤고…뭐, 그냥 그 홈런은 실투였다.
나도 사람이니 실투를 던질 수도 있다. 그리고 리플레이를 돌려보니 조준이 형도 진짜 얼떨결에 친 것 같더라.
어쨌거나, 홈런 한 번 맞았다고 일희일비하는 것은 아마추어들이나 하는…
“건우. 어떻게 된 일이야. 좆준이한테 홈런이라니. 이게 가당키나 해?”
…하지만 유리라면 그럴 수도 있지!
“이게 조준이 형한테 맞는 내 인생 마지막 홈런일 거야.”
“흠. 진짜?”
“응. 실투였는데 저 형 눈 감고 휘둘렀다 얻어걸렸더라.”
“하긴, 뭐. 그럴 수도 있지.”
우리는 정말로, 야구를 하다 보면 어떤 일이든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홈런을 한 방 맞았지만 나는 오늘 두 개의 홈런을 때렸으며 8이닝 1실점 승리 투수가 됐다는 사실이다.
여기서는 내 공을 받아넘길 힘이 있는 타자들이 수두룩하다. 제대로 때린다는 가정하에 하는 이야기이기는 해도.
어쨌거나, 나는 조준이 형한테 홈런을 맞았다는 사실이나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3연승을 달리며 평균자책점 0.75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 등은 별로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냥 얼른 다움이를 만나는 것이다.
“건우야.”
“응?”
“다 와 가니까 발 좀 그만 굴러.”
나도 모르게 차 안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는 뉴욕 양키스 홈구장에서 거리가 조금 있긴 하지만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지내고 있고, 지금 다움이와 만나기까지 얼마 안 남았다.
현수에게 우리는 조만간 도착한다고 말했다. 새벽인지라 다움이는 자고 있겠지만, 그래도 자는 얼굴이라도 볼 수 있고 눈을 뜨면 다움이를 안아 줄 수 있다.
자동으로 열리는 대문을 통과해 차고로 들어갔다. 차고에는 총 네 대의 차가 있다. 현수는 걱정한 것 보다 훨씬 성실하게 지내주는 편이다. 역시, 충분한 급여를 지불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문제가 생기면 이걸 잃게 될 테니까!
차에서 내려서 충동과 싸워야만 했다. 쾅 소리 나게 문을 열고 달려 들어가서 ‘다움아! 아빠 왔다!’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유리는 그런 내 생각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 들썩이는 내 어깨를 붙잡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죽어…”
“…”
“애 깨우지 마…”
“…응.”
약간 시무룩한 상태로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은은하게 조명이 켜져 있다. 여기서 지낸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냥 다움이가 여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푸근한 기분이 든다.
거실 소파에서 현수가 앉아서 자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 기다리다 잠들었나? 주방에서 집에 상주하며 일을 해주고 있는 가사 도우미 아주머니가 나왔다. 슬쩍 웃으며 우릴 향해 입가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움이, 기다리다 소파에서 잠들었어요.”
유리가 놀란 표정을 지었고, 내가 소파로 다가가자 곤히 잠든 다움이가 보였다. 얠 어떻게 하지 생각하는데, 으으응 하고 몸을 비튼다. 원래는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는 아이인데, 눈을 비비며 눈을 슬쩍 뜨더니 우렁차게 소리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아-빠!!!”
나도 살짝 놀랐다. 다움이는 허겁지겁 내게 달려왔고, 소리 지르는 목소리에 현수도 깼으며, 두 팔을 벌리며 내게 달려오던 다움이는 유리를 발견하고는 또 소리쳤다.
“엄-마!!!”
후다닥 날 향해 달려오던 다움이는 갑자기 방향을 틀어서 유리에게 날아갔다.
내가 달려오는 다움이를 안아주려는 자세 그대로 굳은 채 서러운 얼굴로 뒤를 돌아보자, 유리와 다움이가 애정 넘치는 포옹을 하고 있었다.
“…”
“어, 형. 왔어? 지금 몇 시지?”
“…”
“아, 다움이가 엄마 아빠 기다려야 된다고 막 우겨가지고…”
“…”
“…형?”
이대로는 안 된다. 무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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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에게 하루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고?”
휴 브레드먼 감독은 집에 도착해 잠자리에 들기 직전, 정유리 코치의 전화를 받았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물었을 때, 정유리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네. 별 건 아닌데, 하루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좋아. 하루면 되겠나?”
한국에서도 본인이 감독하는 팀에서 투타 겸업을 했으나, 그건 마무리 투수였다. 컨디션을 면밀히 체크해서 등판시키면 되는 일이었고, 한국은 이동 거리도 그리 멀지 않다.
죽고 못 살던 부인이 같이 오긴 했지만 여기는 한국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타지다.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
-네. 그냥 집에서 휴식을 취하면 될 것 같아요.
“알겠어. 내일은 훈련에 참여하지 말고 얌전히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라고 전해!”
-그러죠. 굿 나잇, 보스.
“그래. 필요하다면 구단 지원팀에, 아니. 내게 그냥 언제든지 말해! 스마트폰의 벨 소리를 켜두고 잘 테니까!”
정말 말도 못 하게 놀랐지만, 정유리의 말은 믿을 만하다. 절대 남편을 무리시키거나 모험 수를 두지 않을 것이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강건우는 말 그대로 팀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사람들은 시즌이 지나갈수록 강건우에 대한 분석이 진행될 거라 성적이 떨어지게 될 거라고 말하지만, 휴 브레드먼은 강건우의 건강만 관리되면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가 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이번 등판에서 보여줬다. 강건우가 강속구와 오프 스피드 피치만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투수가 아니라는 것을. 강건우가 구사하는 변화구들은 하나같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이다.
한숨을 내쉰 휴 브레드먼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맥주를 꺼냈다. 지금은 정유리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같은 시간.
정유리는 어처구니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강건우에게 말했다.
“…이러면 돼?”
“응. 고마워.”
“아니 뭐 오늘 등판했으니 내일 어차피 특별히 훈련은 안 할 테지만…”
“다움이랑 하루 종일 놀 거야.”
“뭐, 그래. 대신 알지? 어디 나갔다가 파파라치한테 찍히기라도 하면 나 거짓말쟁이 만드는 거니까.”
“알아. 집에서만 놀게.”
강건우의 대답에 정유리가 피식 웃었다. 아까 그 나라 잃은 것 같은 표정이란.
언제 저런 표정을 지은 적이 있었던가? 최소한 프로가 된 이후로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어차피 내일은 몸 상태 점검과 회복만 할 예정이었으니 하루쯤 쉰다고 문제는 없을 것이다. 몸 상태 체크야 집에서 자기가 해주면 되는 일이고.
야구보다 내가 좋다던 사람이다. 이제 그 대상이 가족으로 바뀌었고, 어차피 야구 선수로서 자기 할 일은 조금도 요령 피우지 않고 잘 하는 편이니 애랑 하루 놀아주겠다는데 막을 이유는 없었다.
감독에게 조금 거짓말을 하긴 했지만, 그 멘탈 무너진 표정을 봤다면 하루가 아니라 며칠 휴가를 줬을지도 모른다. 휴 브레드먼은 강건우 일이라면 사람이 바뀌니까.
“다움이랑 수영하고, 야구도 하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강건우가 심각한 표정으로 내일의 계획을 짜고 있다. 그냥 웃었다.
애 낳고 어딘가 좀 더 귀여워진 것 같기도 하다. 쟤가 애를 좋아하는 모습은 상상도 못 했는데,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좋아한다. 그리고 자기 직업 때문에 애랑 같이 시간을 많이 못 보내는 것을 정말 속상해한다.
“다움이가 내일 놀이공원 가고 싶다고 하면 어쩔 거야?”
강건우의 고개가 이쪽으로 천천히 돈다. 뇌가 멈춘 것 같은 얼굴이다.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만 놀라고 했는데. 어떡해야 하나.
“어…”
“어?”
“놀이공원을…”
“놀이공원을?”
“전세 내고 혼자 쓰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었다. 가끔, 현실감각이 좀 부족하고 이상한 소리를 하곤 한다.
그래도 그것도 나름대로 귀엽긴 하다. 야구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괴물 같지만, 아직 초보 아빠다.
“왜. 차라리 놀이공원을 하나 짓지그래?”
“괜찮은 땅 봐둔 거 있어?”
“으이그. 됐어. 빨리 자기나 해. 내일 놀아준다고 너무 무리하진 말고. 애랑 놀아주다가 부상당하면 평생 뉴스에 박제된다?”
“다움이한테 평생 추억으로 남겠네.”
“빨리 자, 큰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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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는 오랜만의 휴가를 즐기게 됐지만, 그래도 집을 떠날 수는 없었다. 강건우는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사람을 아주 잘 부려먹는 편이다.
집 내부에 있는 수영장에서 다움이와 한참 놀아주던 강건우가 소리쳤다.
“현수야!”
“어! 형! 나 여깄어!”
“수잔한테 짜파게티 좀 끓여달라고 해!”
“알겠어!”
“물기는 없지만, 소스 안 뭉치게!”
“어!”
“계란은 단단하지만 노른자 찢으면 살짝 흘러나올 정도로 익혀서!”
“어…알겠어!”
정현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수잔한테 이걸 뭐라고 설명해?
그냥 내가 끓여야겠다.
이래 봬도 군대 취사병 출신이다. 일단 물부터 끓이고, 물이 끓기 시작하자 면을 넣고 설탕을 조금 집어넣었다. 설탕을 넣으면 면이 탱탱하게 유지된다.
아직 덜 익었을 때 물을 적당히 남기고 버린 후, 짜장 스프를 투하했다. 물과 섞인 채 끓이면서 졸이는 동시에 계란도 굽기 시작했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계란을 강건우가 요구하는 정도로 익혀야 한다.
잘 저어주면서, 바깥 상황을 살폈다. 아직 신나게 수영 중이다. 저기서 몸을 닦고 오는 시간도 생각하자. 너무 잘 익히면 오는 도중에 조금은 불게 될 것이다.
살짝 덜 익었을 때 후다닥 그릇에 담은 뒤 계란을 올리고, 밖을 향해 소리 질렀다. 오는 동안 완벽해질 수 있게!
“형! 다움아! 짜파게티 먹어!”
강건우가 애 몸을 닦아주고 가운을 입히는 동안, 계란 위에 파슬리를 뿌렸다. 다움이 계란에는 특별히 하트 모양으로. 그리고 따로 말은 안 했지만 다움이가 좋아하는 슬라이스 치즈를 옆에 준비해둔다. 그리고 냉장고에 비치해뒀던 김치를 조금만 꺼내 물로 씻어 접시에 담았다. 단무지도 꺼냈고, 다움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컵에 물도 담았다.
모든 준비가 끝났을 때쯤 두 사람이 도착했다.
“우와!”
신난 다움이의 밝은 목소리다. 일단, 비쥬얼은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직접 했어?”
“우리 조카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내가 해야지.”
“고맙다. 잘 먹을게.”
강건우가 씩 웃으며 어깨를 두드려 주고, 다움이와 마주 앉았다. 다움이 앞에는 어린이용 포크가 놓여 있다. 두 사람이 웃으며 짜파게티를 한 입 먹었고, 그 모습을 긴장된 표정으로 바라보던 정현수는 다움이의 웃음에 마음을 놓았다.
“맛있서!”
“그래? 삼촌 최고네?”
“마자! 삼촌 최고!”
짜파게티 끓여주는 집사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괜찮다.
미국 와서 영어 공부도 하고, 애랑 놀아주고 운전기사도 좀 해주면서 짜파게티 끓여주는 거로 억대 연봉이면, 고용주 아드님의 짜파게티 입맛 정도는 맞춰줘야 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우리 고용주님은 보너스도 후하다.
“근데 넌 안 먹냐?”
“어. 난 형이랑 다움이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
강건우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말했다.
“그럼 나가서 밥도 먹고 옷이라도 한 벌 사 입어.”
정현수가 밝은 얼굴로 대답했다.
“옷?”
“어. 이번에 원정 가면서 시계 하나 사 왔는데 그거 너 차고, 그거에 어울리는 거로 사서 입어. 내 방에 시계랑 카드 있으니까 가져가.”
“충! 성!”
“마. 오버하지 말고 얼른 갔다 와.”
“예! 감사합니다. 매형! 다움아! 삼촌 갔다 올게! 잘 놀고 있어!”
삼촌의 모습을 보고 입가에 검은 소스를 묻힌 다움이가 헤헤 웃었다.
“삼춘 안뇽!”
강건우는 이내 고개를 다움이에게 돌리고 흐뭇하게 미소지었다.